문득 고개를 들어 눈에 담은 새카만 밤하늘에는 이질적일 정도로 환한 별 하나가 빛나고 있습니다.
당신은 걸음을 멈춰 서고,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오르는 누군가를 생각하며 눈을 감습니다.
나의 잿빛 밤하늘의 유일한 별 같은 그 사람.
...그때,
주머니 속 휴대폰의 진동이 울립니다.
꺼내어 확인해보면 문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해있습니다.
[추가 지령 전달. 속히 본부 복귀 요망.]
... ... 답지 않게 감상에 사로잡혔군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갈 때입니다.
... ...
본부에 도착하자마자 저 멀리서 당신을 발견한 상관 한 명이 다가옵니다.
"이봐, 왜 이렇게 늦은 거야? 보스로부터 직접 내려온 임무인데."
라며 당신에게 작은 금속 가죽 가방을 쥐여주곤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 Omerta. 알지?"
기억해, 우리의 숙명이잖아.
작은 속삭임을 끝으로 그는 멀어져 갔습니다.
오메르타, 이곳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행했던 맹세.
절대적인 복종과, 무슨 일이 있어도 조직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침묵의 약속.
그걸 왜 지금?
서서히 몰려오는 불안을 애써 무시하며 당신은 가방을 엽니다.
안에 있던 것은 총 하나, 여분 탄창 집, 종이봉투, 그리고... ...
흐릿한 사진 한 장.
에드윈 커티스:... ....(무슨 의미인지도, 또 어떤 임무인지도. 전혀 짐작가지 않았다. 이유모를 불안을 애써 무시하고 사진 한 장을 먼저 확인한다. 누구를 혹은 어떤 장소를 가리키는 사진일지.)
KP:관찰 판정
에드윈 커티스: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언제 찍은 건지 당신과 당신의 파트너인 비챠가 함께 있는 사진입니다.
머리에 꽃을 올리고 천진하게 웃는 그와,
조금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함께 색색의 꽃을 올린 채 카메라를 보고 미소짓는 당신.
누구보다 행복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 우리의 모습,
그리고 그 아래에 쓰인 붉은 글씨,
[Target]
에드윈 커티스:...타겟. (그 의미를 모를리가 없었다. 제거해야 할 대상. 없애야만 하는. 어째서? 나의 파트너잖아. 그를, 왜? ... ...) 오메르타. (설마, 네가? 하는 의심이 스친다. 여러 생각이 스치는 머리를 뒤로하고 봉투를 열어본다.)
KP:종이봉투
흔히 수행해야 할 임무가 쓰여 전달되던 지령 카드가 하나 들어 있습니다.
핸드아웃 오픈
에드윈 커티스:(사람을 죽이는 일이야, 이제는 몸에 배었으므로. 인간 자체를 죽이는 일은 어렵지 않은, 무척이나 간단한 일이 되어버렸으나, 이번 지령은 다른 일이다. 간단하다는 단어는 적 혹은 모르는 이들을 죽일 때나 해당되는 수식어였다. 하지만, 이건 결코 '간단한'일이 아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다시금 사진을 확인한다. 환하게 웃고있는 비챠, 그리고 나. ...이게 어떻게, 그의 손에 있는걸까.)
하...하하. 무슨, 헛소리를 하는겁니까 보스. (천천히 카드의 뒷면을 확인했다.)
카드의 뒷면에 붙어있던 것은 1박 2일간의 크루즈 여행 티켓입니다.
호화로운 패키지와 시설들로 유명해 티켓 한 장 값도 어마어마한.
그러나 당신에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정보입니다.
이 순간부터, 그곳은 당신이 '누군가'를 이틀 안에 죽여야만 하는 장소가 되었음을 직감했기 때문에.
에드윈 커티스:(티켓을 자세히 살핀다. 언제부터 떠나는 여행 티켓인지.)
검은색으로 적힌 숫자들은 내일 날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에드윈 커티스:....(작은 한숨을 쉰다. 작은 한숨이었나? 나도모르게 지어진 한숨은 깊었고, 나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내 파트너, 나와 함께했던. 소중한, 그를 어떻게. 시실리아의 마피아들은 이렇게나 잔인했던가. 그 대상이 내가 아니었기에 느낄 수 없던 잔인함이 지금에서야 비로소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다시 새겨지는 잔인함이었을지도 모르지. 다른 이를 시키면 되었을 것을, 굳이 그 총구를 내 손으로 겨누게 만드는 것은, 악질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잔인하십니다, 보스.
(오메르타, 침묵의 맹세. 그것을 이행하지 않은 자는 누구인가, 과연 네가 그것을 어겼기 때문에 이토록 잔인한 벌을 받는건가? 의문은 커져만 가고,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갈것만 같았던 의문을 가까스로 지워냈다. 일단, 주어진 것 부터 다시 봐야겠지.)
(총을 손에 익숙하게 쥐어내어 살핀다.)
KP:총
6연발 리볼버입니다. 탄창에는 총알 여섯 개가 모두 채워져 있습니다.
에드윈 커티스:(여섯 발 모두 장전되어있음을 확인한다. 여분의 탄이 들어있는 집도 확인한다.)
KP:여분 탄창 집
5개의 탄창이 들어 있습니다. 총알이 부족할 일은 없겠군요.
당신이 착잡한 얼굴로 탄창을 확인하고 있던 때입니다.
짧은 진동과 함께 핸드폰을 켜 화면을 보면,
그에게서 온 메세지가 띄워집니다.
[크루즈 여행이라니, 언제 예약했어? 내가 본부에 있을 때 말하지(・ω・`)]
[뭐 그래, 좋아~ 기대된다!]
이해할 수 없는 내용에 황급히 비챠와의 메시지 기록을 뒤져보면
[휴가 받았어요. 크루즈 여행 티켓이 두 장 생겼는데, 같이 가요.]
라는,
당신은 보낸 적도 없는 예약 문자 메시지가 발송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지령 카드의 마지막 문장.
'만일을 대비해 약간의 조치를 취해 두었으니...'
보이지 않는 족쇄가 온몸을 옥죄어오는 것만 같은 느낌에,
분명하고 잔인하게 깨닫습니다.
당신이 초대해버린 그 여행이,
제 손으로 비챠를 죽음으로 인도하는 여로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KP:SANC (1/1d4)
에드윈 커티스: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이성 1 감소
에드윈 커티스:(만일을 대비해 약간의 조취를 취했다. 하, 이런식으로 손을 써둘 줄이야. 나도 모르는 새에. 미간이 구겨졌다. 그는 분명 신났겠지, 그야 호화로운 크루즈 여행이니까. 겉만 보면. ...겉만, 보면 . 자연스레 힘이 들어가는 손을 겨우 풀어내고, 휴대폰을 쥐고 전화를 걸었다. 받는 이는, 뻔하지 않은가. 비챠외에 더 있을까?)
비챠:(뭔가 최신 유행인 것 같은 밝고 통통 튀는 팝송 전송음... 달칵!) 에드윈? 방금 문자 보낸거 보고 전화한거야? 무슨 말 하려는지 내가 맞춰볼까~ 시간 늦었으니까 같이 들어가자고 전화했겠지! (전화 너머 목소리가 평소와 같이 다정하고 생기있다.)
에드윈 커티스:(문득, 말문이 막혔다. 다정하고 생기넘치는 목소리. 평소와 다름없는, 혹은 얼마 더 듣지못할 그 생기어린 목소리. ...짧은 침묵 후에 평소와 같은 목소리를 내었다.)
오래 함께해서 그런가, 나를 너무 잘 아는거 아니에요 비챠? 응, 맞아요. 같이 들어가고싶어서. 밖이에요?
비챠:내가 널 모르면 누가 널 알겠어. (작게 웃는 소리.) 응, 나 정보 수집 겸 사전조사해둘게 있어서. 슬슬 정리하고 들어갈까 하던 참이라 방금 차 타고 본부 앞에 내리던 참이였는데 타이밍 좋네! 밖으로 나와, 집 가자. 본부에서 별 일 없었지?
에드윈 커티스:...그럼요, 별 일 없었지. (가지런히 정리해 손에 들고있던 가방을 꾹 쥐었다. 남들에게 하는 거짓말은 그렇게도 쉽게 입 밖으로 나오더니, 왜 네게 하는 거짓말은 이렇게 힘들까.)
금방 나갈게요. 타이밍이 좋았네. (애써 웃음기를 띄우고 발걸음을 떼어 밖으로 향했다.)
비챠:..별 일은 없어도 일이 힘들었나보네, 영 목소리에 생기가 없어. 한... 평소의 생기에 17퍼센트가 부족해! (부러 씩씩하게 힘을 불어넣어주려는 것 같은 목소리 후에 부스럭거리는 소리, 차 문이 쾅 닫히는 소리.) 굿 타이밍이지 아주~! 너한테 운전 시킬 생각이였는데 목소리 들어보니까 내가 운전대 잡아야겠다 싶네.
에드윈 커티스:별 거 아니에요. 살짝 지치는 것 뿐이니까. 17퍼센트 정도는 비챠 만나면 채워지니까 걱정말아요. 운전정도는 내가 해도 괜찮고. 여기까지 운전하고 왔잖아요. (곧이어 네 인영이 보이고) 저기 보인다. 끊을까요?
비챠:그 말 들으니까 나도 오늘 피곤했던거 싹 풀리는 기분인걸~ (까르륵!) 푸념할 거 있으면 털어놓고 그래, 우리가 일이년 본 사이도 아니고. 나 보여? 내가 끊을게, 오늘도 고생했어! 운전은 내가 한다! (밝은 목소리가 뚝 끊김과 동시에 전파로 전해지는 목소리가 아닌 현실의 자연스러운 목소리가 가까워진다.) 자, 자. 조수석에 앉으시지요.
에드윈 커티스:어차피 이제 집에 가니 푹 쉴수도 있고요. (끊겨진 전화를 짧게 바라보다 주머니 속으로 넣었다. 언제나 밝은 미소, 변함없는 금빛 머리칼과 푸른 눈동자. 눈을 마주하고) 그럼 오늘은 신세 좀 질게요. (웃으며 조수석에 앉고) 오늘 고생 많았어요, 비챠. 일 많았어요?
비챠:푹 쉬긴 어딜 푹 쉬어! 우리 내일 여행가는거 잊었어? 짐이랑 싸둬야 하는데 갑자기 그렇게 전해주면 어떡해. 미인은 챙길게 많은거 몰라? (투덜투덜 푸념하는 말투지만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요새 같이 여행을 갈 틈이 영 없었으니 네 제안에 즐거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디서 그런 표를 구했대~ 역시 우리 에이스 에드윈! (조수석 문을 닫아주고 곧 자신도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건 뒤 익숙하게 기어를 올리며 출발한다.)
에드윈 커티스:....아, 맞다. (내일이 여행이었지. 원하지 않은 여행. 그래도, 전까지는. 즐겨도 되지않을까. ....전까지는.) 우연찮게 구하게 됐어요. 좋은 기회니까.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흘긋 바라본다. 느리게 가면 좋을텐데. 이 모든시간이, 영원하거나. 혹은, 더디게 가거나.) 기대돼요? 내일 여행. 별 거 안챙겨가도 이미 거기에 다 준비되어 있을 것 같긴 한데.
비챠:어우, 얘좀 봐. 당장 내일 가는 것도 까먹다니. 진짜 우연찮게 구했나봐? (흐음~ 하는 소리를 내며 살짝 조수석 쪽을 흘긋 보지만 다시 시선을 앞의 신호에 둔다. 어두운 길을 부드럽게 빠져나가면 언제나와 같은 익숙한 상가들, 배경, 깜박이는 가로등이 빠르게 스쳐지나간다.) 어엄청 기대되지! 철저한 너니까 아마 위쪽에 일정도 다 올려놨을 거고. 거기에 화장품이 있으려나? 크루즈 여행은 처음이라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근두근 상태야. (휘파람 휘휘~)
에드윈 커티스:정말 우연찮게 구한게 맞으니까요. 그래도, 비챠 말대로 웬만한 건 다 치러해 뒀으니까 걱정 말고요. 호화롭기로 유명한 곳인데 화장품정도야 없을리가 있을까요. 비챠가 원하는거라면 다 있을게 분명한데. (차창 너머로 반짝이는 야경을 조금 더 눈에 담다가 너를 바라봤다.) 아, 돌아가면 저녁 먹을텐데. 먹고싶은 거라도 있어요? 운전해줬으니 저녁은 내가 힘낼게요.
비챠:역시! 으~음. 그런가? 그러려나? 좋아! 그럼 최소한만 챙기려 노력은 해볼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핸들을 휙 돌려 시원하게 코너를 돈다. 조금만 더 가면 치안이 좋은 곳에 둘이 함께 사는 집, 돌아갈 곳이 있을 것이다. 이 일도 몇 년 째인지. 그리고 우리가 함께한 것도 몇 년 째인지. 우리는 매 순간 돈독해지고 있음을 항상 느끼고 있다. 옆에 앉은 제 친구가 겨우 알아챌 만큼 고개를 도리도리 돌리며 여전히 시선을 앞으로 둔다.) 시간 늦어서 오늘 저녁은 패스할래. 그리고 너도 씻고 일찍 자두는게 좋지 않을까?
에드윈 커티스:(얼마 되지 않아 우리가 함께 살고있는 집이 눈에 들어온다. 동거를 한 지도 어연 몇 년 째. 서로와 함께 하는 삶에 너무 익숙해져, 혼자인게 더 어색한 삶이 되어버렸다.) 가끔은 든든하게 먹는게 좋을거에요. 매번 밥을 거스르거나 가볍게만 먹지 말고. 음... 역시 그러는게 좋을까요. 내일을 위한 준비만을 하고 잠에 드는 것도 나쁘지 않게네요. 내일이면 즐길 게 산더미처럼 많을테니까. (일단, 모든 생각을 제쳐두기로 했다. 즐거운 것만 생각하자고, 세뇌를 하듯.)
비챠:(언제나와 같이 안정적이게 주차를 하고, 기어를 내린 뒤 시동을 끄며 주섬주섬 일어선다. 옷 매무새를 정리하며 차 문을 닫고 나오면 자기와 비슷한 템포로 문을 닫고 나온 흰색의 머리가 차 너머로 삐죽 보여 속으로만 풋 웃는다.) 엄마야 엄마. 에드윈 완전 애 잘 돌보겠다, 그치. 하지만 저녁엔 원래 많이 안 먹고 늦게 안 먹는게 건강하댔으니까 괜찮아~ 샐러드는, 음. 샐러드니까 괜찮아. (엉뚱한 논리를 내세우며 두 정장 차림의 남성이 도어락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선다. 익숙한 공기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뭐가 있을까? 크루즈에 눈 팔리지 말고 나랑도 놀아줘야해, 에드윈. 알았지?
에드윈 커티스:애를 돌보는건 내 적성에 안 맞아요. 비챠가 어른이기에 다행인거지. (작게 웃으며 집 안으로 함께 들어간다. 익숙한 풍경, 익숙한 공기, 익숙한 동거인.) 샐러드는 샐러드니까 괜찮다니 무슨 이상한 논리에요? (가볍게 톡 치고) 당연한 소리를 하네요. 크루즈도 분명 즐길게 많겠지만 혼자서만 즐기면 재미 없는걸. 비챠와 함께 놀아야죠.
비챠:내가 애기였으면 당장 내팽겨쳤을 것 같은 말투다? 언젠가 만화에 나오는 애기애기 빔을 맞는다면 날 버리지 않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친우여. (괜히 이상한 말투로 고개를 끄덕인다. 익숙한 장소에서 시시콜콜한 농담이나 하니 긴장이 탁 풀린 것 처럼 빠릿했던 표정이 슬슬 늘어지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빨리 씻고 얼추 챙겨서 침대에 빨리 누워야 할 낯이다.) 너라면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다니까~... 크루즈에 수영장도 있겠지? 있다면 같이 수영도 하는 거야.
에드윈 커티스:비챠라면 버리지 않을지도 몰라요. 비챠에 대해선 잘 아니까. 어려져도 비슷하겠죠? (푸핫) 있지 않을까요? 없으면 제 값을 못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 저런 값의 크루즈라면 분명 있을거에요. 오랜만에 비챠 수영복입는거 보는건가요? (농담하며 비챠 얼굴 챱 잡는다) 졸리죠. 씻고 와요, 자자.
비챠:으음..음.... (네 말에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회상하는건지 한참 눈빛이 흐려졌다가 어색하게 웃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아니, 안 비슷할 걸... 진짜 사고뭉치였었는데. 골목대장이였어. ..맞다. 수영복 입어야 하는구나. 이럴줄 알았음 몸 좀 더 만들어둘걸~ 아. (챱 잡힘!) 너 손 잘 씻어.. 화장품 묻었겠다. (푸스스 웃는 소리를 내며 찬찬히 겉옷을 벗어둔다.) 으응, 티 나? 오늘따라 이상하게 엄청 피곤하네. 에드윈도 일찍 자자..
에드윈 커티스:뭐, 귀여우면 됐죠. (볼 쭉 늘리고) 이미 몸은 잡혀있잖아요? 그럼 됐지 뭘 더 하려 그래요. 난 비챠보다 못하니까, 위에 티셔츠 하나 입어야지. (제 배에 손 올려서 쪼물 해보다 손 뗀다) 어차피 씻을건데 묻는게 무슨 상관이에요. (화장실로 슬 밀어주며) 응, 같이 일찍 자요. 내일을 위해서.
비챠:그러고보니 에드윈 어릴 적 이야기는 거의 못 들은 것 같은데. 내일 꼭 들어야겠다. (이상한 다짐을 하며 어느새 잘 때 입는 편한 옷 차림을 하고는 미는 대로 슬슬 밀리며 화장실에 집어넣어진다.)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에드윈 엄마~.. 에드윈 너도 꽤 몸 좋지 않아? 아니야? (상대의 손이 하는 양을 물끄러미 보다 갸웃, 고개를 기울인다. 그것도 잠시 문을 닫아가며 좁아지는 틈으로 피곤하게나마 웃어준다.) 너는 방 안 쪽에 있는 욕실 써, 샴푸랑 새걸로 다시 사놨으니까 새거 들여놓지 말고. (문 닫힘!)
에드윈 커티스:비챠도 들려주기에요. 어린 시절 궁금하니까. 알았어요, 난 그럼 안쪽 방에서 샤워하고 나올게요. 샤워하다 자지 말고! (걱정스런 눈빛으로 잠시 보다가 안방으로 쇽 들어가서 씻고 나온다)
비챠:(문 너머로 울리는 듯한 네~ 네~ 엄마~ 하는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리고는 타월을 꺼내두고 있는 건지 잠잠해진다. 따뜻한 물로 재빨리 씻고, 따끈하고 노곤한 몸을 이끌며 나온다.) 으음... 노곤노곤하니 자기 딱이다. 나 그냥 일찍 일어나서 짐 챙길래... (비척비챠,..)
에드윈 커티스:(간단하게 씻고 나와 물기가 있는 머리를 타월로 말려내며 나온다.) 일어나서 챙기면 늦을지도 모르는데. 아니면 내가 대신 쌀까요? 아직 비챠보단 멀쩡하니까요. (침대로 이끌어주고 이불을 폭 덮어줬다.)
비챠:(자신이 쓰던 타올은 건조대에 대충 걸어둔 채 느린 템포로 젖은 속눈썹이 내려앉는 눈을 꿈벅인다.) 아냐, 괜찮아. 알람 맞춰두면 잘 일어나니까. n년간 이 일 하면서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몸이 알아서 익혔으니... 으응. (따끈! 마지막 의지를 끌어내서 핸드폰을 톡톡 건드려 아침 일찍 알람을 맞춰둔다.) 흐아..암.... 잘 자, 에드윈. 아침에 보자... (하고는 눈을 감았다.)
에드윈 커티스:잘 자요, 비챠. 모처럼의 휴일이니까.... (눈을 감는 것을 바라보고) 즐길 수 있도록... ....(말끝을 흐리고는 제 짐을 모두 챙겼다. 챙길건 얼마 없었다. 임무에 부여받은 물건들, 그리고 간단한 옷과 그 외에 필요한 것들. 가방을 닫고, 빈 비챠의 가방을 보다 대충 필요한 것들을 챙겨 넣어둔다. 혹시 모르니까. 그러고는 네 옆으로 천천히 눕고는 느리게 눈을 감는다.) 좋은 꿈...꿔요, 비챠.
당신은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옆에 누운 동거인이 밤 새 바스락거렸다는 것도 모를 정도로요.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여행 당일 아침입니다.
복잡한 심정에 무심하리만치 날씨는 얄궂게도 화창하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기만 합니다.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것만 같던 총의 금속질이 유난히도 차갑다고 느낄 때 쯤,
목적지인 선착장에 다다랐습니다.
일단은, 비챠는 저와 함께할 즐거운 여행을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비챠 앞에서 표정을 굳히고 있을 순 없죠.
입구 근처에서 한껏 들뜬 표정으로 먼저 앞서가 당신을 기다리는 저 얼굴 앞에서.
곧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누거나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으며 크루즈에 올라탑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괜히 비싼 크루즈가 아니었는지 순간 이곳이 배가 아니라 거대한 호텔이라고 착각할 만큼 호화로운 내부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누군가 중앙의 무대 위로 올라가 마이크를 잡습니다.
선장: 반갑습니다, 승객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항해를 책임질 선장입니다.
나눠드리는 팜플렛에 지도가 있으니 참고하시고, 이틀간의 여행을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섬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그 말을 끝으로 선장은 내려가고 선원이 다가와 팜플렛을 건네줍니다.
KP:팜플렛 오픈
에드윈 커티스:(팜플렛을 들어 살펴본다. 뭐 대충, 호화롭기 그지없는 곳이네, 싶다가 비챠에게 슬 보여준다.) 가고싶은 곳 있어요?
비챠:으음~ (어제에 비해선 확실히 나아진 안색으로 팜플렛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음... 으음... 끙... 배는 당장 안 고프니까 무대나 갑판 쪽에 먼저 가볼까?
에드윈 커티스:무대 한번 보고 바깥 구경하러 가요. (함께 무대로 이동해서 슬 구경한다) 그나저나, 여기 호화롭단 말은 들었는데 지나칠정도로 호화롭네요. 고급 호텔이라고 속여도 믿을만큼 크고, 넓고.
비챠:그럴까? 좋아~! (발걸음 맞춰 따라 걷는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흐트러지는 머리카락을 드문드문 귀 뒤로 넘기면서,) 너도 몰랐던 거야? 뭐야,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온 격이네. 하지만 우리가 언제 이런거 타보겠어~ 동료들 다 부러워서 질투하는거 아냐? (그리곤 잠시 그들 생각이 났는지 잔잔하게 웃는 낯이다.) 정확하진 않지만 객실도 호텔처럼 호화로울걸. 아! 신난다! (네 손을 잡고 무대 위로 종종 올라간다.)
KP:무대
아까 선장이 올라갔던 무대입니다. 높이가 꽤 되는지 사람들로 북적여도 무대 위는 잘 보입니다. 무대 위로 올라가 보면 아래의 풍경도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훤합니다.
에드윈 커티스:말로만 들었으니까요. 사전에 한번 와본 것도 아니고. (멋쩍게 웃으며 무대위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본다. 꽤 높다는 생각과 함께 호화로운 풍경이 전체적으로 눈 안에 담기자 잠시 말이 없어진다. 그러다 문득 임무가 떠오르고, 머리를 헤집어놓는다. 눈을 질끈 감았다 떠내고) 여기 서니까 잘 보이네요. 즐길 준비는 됐나요, 비챠? 이미 즐거워 보이는 것 같긴 하지만.
비챠:갑자기 오긴 했지... (음, 끄덕끄덕. 무대 위에서 사람들의 동태와 전체적인 구조를 보느라 바빠 파란색 바닷빛깔 두 눈동자는 네 고뇌의 표정을 보지 못 한 것 같았다.) 말도 마. 나 지금 인생에서 제일 신날 순간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자! 에드윈 선장님, 이제 어디로 갈까요?
에드윈 커티스:(푸핫 웃는다) 선장님? 마치 제가 이 배를 모는 사람 같잖아요. 선장은 (네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이렇게 바다처럼 푸른 빛을 머금은 눈을 가진 비챠가 더 잘 어울려요. 그럼 이제 바깥 구경을 좀 하다 올까요? 갑판으로 나가보죠. (손을 잡고 웃는다)
비챠:뭐래~ 너도 신났구나, 그치? 선장은 아무튼 에드윈 너야. 난 그냥 아틀란티스 소년 할래. 그 노래 알지? 저 먼 바다 끝엔 뭐가 있을까~ (화제를 휙휙 바꾸는 것에 지치지도 않는지 의식의 흐름으로 노래를 흥얼거리기까지 한다. 하이라이트 부분을 허밍으로 부드럽게 흘리며, 반 걸음 먼저 갑판에 도착한다.)
KP:갑판
근처에서부터 짠 내가 조금 섞인 것 같기도 한 시원한 바다 바람이 느껴지는가 싶더니, 곧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청명하도록 드높은 하늘, 산산이 부서지는 하얀 파도. 더없이 아름다운 풍경이군요. 편히 밖을 감상할 수 있도록 파라솔이 비치된 테이블이 여러 개 있습니다.
에드윈 커티스:(난간에 몸을 슬 기대고 바다를 바라본다. 에메랄드빛 바다는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듯 싶었으나, 어쩔 수 없는 불안함과 그에 딸려오는 불쾌감은 떨쳐낼 수 없었다. 푸르기 그지없는 풍경과 나는, 어쩐지 동떨어져있는 기분이었다.)
유명한 노래잖아요. (이어주듯 다음부분을 약하게 허밍한다.) 아틀란티스 소년도 좋지만, 그래도 선장도 어울리니까요. 태양같은 금빛의 머리칼, 바다처럼 푸른 눈. 얼마나 어울리는데요. 나는 ...(어울릴리가 없다고 속으로 말을 이어내고) 너무 칙칙하니까요. (하고 옅게 웃었다)
비챠:(난간에 등과 팔을 기대로 늘어지듯 숨을 토해낸다. 하, 좋다. 시선은 해가 없는 쪽의 청명한 하늘을 향한다. 옆에 있는 친구의 마음을 알기나 할까, 그의 얼굴엔 꼭 핀으로 고정한 듯한 뚜렷한 미소가 사라질 틈을 보이지 않았다. 네가 노래를 불러줄 때 까지도 그것을 온 몸으로 즐기는 건지 미약한 움직임으로 고개를 흔든다. 이어진 부정적인 말과 웃음에 고개를 선뜻 돌려 널 훑어보듯 짧게 바라본다.) 왜 그렇게 생각해? 흑발에 뭔가 탁한 색을 가지고 있었으면 몰라, 너도 밝은 색을 가지고 있잖아. 나는 네 머리카락이 눈 내려앉은 잔디밭 같다고 생각하고, 빨간 눈동자는 루비와 가넷 그 어딘가 즈음을 캐다 박은 것 같다고 생각해. (파란 눈동자가 깜박인다. 그렇지 않아, 에드윈? 씩 웃는다.)
에드윈 커티스:(행복하다, 라고 말하는 듯한 미소 가득한 얼굴을 그저 바라봤다. 저런 미소를 두고 내가 어떻게, 그 차가운 총구를 겨누고 말을 뱉을 수 있을까. 애초에 내가 그 총구를 겨눌 수 있기는 하는가.)
비챠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거겠죠. 나는 보석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비챠가 내 눈을 보석으로 만들어 줬고, 이 하얀 머리칼 조차 눈 내려앉은 잔디밭 같다며 낭만적인 말로 나를 표현하는데, 그것에 대해 부정하면 예의가 아니겠죠. 날 좋게 봐주는 비챠를 실망시킬 마음은 없는 걸요.
(약하게 웃으며 다시 바다를 바라봤다) 바닷바람이 좋네요. 이 청명한 바다 마저도. 오늘을 최고의 날이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네요.
비챠:어우, 얘 좀 봐. 그렇게 수동적이면 안 돼! (손을 드는가 싶더니 네 어깨를 툭툭 두드린다.) 에드윈 넌 자기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사람이야. 우리가 좀 험한 일을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네가 빛나지 않는 사람이게 되는 건 아니니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목소리가 조금 줄어든다. 하지만 그 뿐, 표정은 여전히 밝다. 생글생글하다.)
좋아. 숙제다 에드윈 커티스! 다음에... (잠시 말을 멈춰 숨을 내뱉다 다시 말을 이어간다.) 네 스스로의 장점 세 가지를 내 앞에서 말할 것. 내가 칭해준 너의 모습들 말고도 네 입으로 널 칭할 수 있을 것. 보상은, 뭐. 네가 원하는 거 들어주기로 정해둘까.
(네 시선이 움직이면 그에 따라 에메랄드 빛이 산란하는 바다의 포말을 눈에 담는다. 일렁이는 수면의 빛깔이 눈동자에 그대로 담겨지고 새겨진다. 표정은 모르겠지만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다정하다.) 너 같은 친구랑 같이 할 수 있는 모든 날들의 최고의 날이지만, 네 말도 맞아. 오늘은 내 최고의 날이 될 거야. 그렇게 믿어.
KP:관찰 판정
에드윈 커티스: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 너머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 순간적으로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한 번 눈을 깜빡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대로의 맑은 하늘입니다.
마치 하늘이 깨지기라도 할 듯이, 금이 간 것처럼 흐려보였는데...
불안함에 헛것이라도 본 걸까요?
에드윈 커티스:(하늘을 다시 바라보지만, 흐릿한 그 하늘은 온데간데 없다. 빤히 하늘을 바라보다 이내 머리를 약하게 털어 지워버린다.) 고마워요, 비챠. 내 파트너가 되어줘서. 항상, 고마워하고 있어요. 그냥, 말하고 싶었어요. (중얼이듯 뱉어낸다.)
...다음에, (마찬가지로 숨이 잠시 멎는다. 왜 다음을 기약할 때마다 숨이 멎는것만 같은지. 다음이 없을거란 것을 알기 때문인가, 혹은 죄책감때문인가.) 응, 다음엔 말할 수 있게 해볼게요. 원하는 걸 들어준다면 좋은 조건이니까요. 최대한 많이 찾고 찾아서 말해줄게요. 나는 나를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조금 걸릴 수도 있을지 몰라요.
(다정한 말에 귀를 기울이며) 특별히 오늘이 최고의 날인건 조금 의외네요. 늘 최고의 날이라면서. 늘 최고의 날인건 마찬가지지만요. ...(마치 무언가 아는 것 처럼, 아니라면 아닌대로 무언가 꿰뚫어진 것만 같아서. 묘한 기분에 보이지 않는 표정에 미간을 약간 구겨냈다) ...최고의 날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겠어요. 즐길 건 모두 즐겨야죠.
비챠:(강아지가 머리를 터는 것 같다는 뻘생각하는 표정... 핫!) 왜 그렇게 세상이 끝날 것 같은 말을 해? 새삼스럽게. 하지만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말해보겠냐는 생각도 드네. 크흠, 흠. 나도, 언제나 고마워하고 있어, 에드윈. 날 굳게 신뢰하고 행동에 나서주잖아. 너만큼 마음 잘 맞는 파트너도 없고... 아마 너 없었으면 다섯 번은 죽었을 걸. (진담도 농담처럼 말하는 말재주를 가진 이 사람은 잘도 그렇게 말하곤 푸스스 웃었다. 난간에 여전히 기댄 채로 고개를 젖히니, 햇빛을 받아 더욱 빛나는 금색 머리카락이 목을 간질인다. 분위기, 장소, 사람. 모든 것이 꿈만 같다.)
(오늘 함께했던 동료가 당장 내일 시신이 되거나 행방불명 될 수도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음, 이라는 단어는 한없이 멀었다. 그럼에도 그 말을 구태여 하는 것은 우린 서로에게 굳은 신뢰를 가지고 있으니까. 믿으니까.) 조금 걸리면 뭐 어때... 하루아침에 찾는게 더 어렵지.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들여다 보는 거야. 좋은 점도 찾고 나쁜 점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럴 땐 내 말을 생각해. 우선 좋은 것 부터 기억하고 되새겨. 내겐 없는 빨강이 너에겐 있다는 걸 기억해. 너의 나쁜 점은 내가 채울게, 반대는 네가 해줘. 알았지?
모순적인 말인거 알아. 그런데, 그런 예감이 들어. (인생 최후 최고의 날이 될 것이라는 걸 한 톨도 모르는 것 같은 멀끔한 얼굴이 화사하다. 곧 고개를 조금 기울인다.) 아, 아냐. 신경쓰지 마. 그리고 그렇게 얼굴 찌뿌리면 30부터 주름 생긴다.
에드윈 커티스:그냥 넓은 바다위에 이렇게 호화로운 배를타니까 뭐든 말하고 싶어져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평소엔 말할 기회가 적기도 했고. 늘 임무를 끝내고 나면 피곤에 절어서 잠에 들기 일쑤였기도 하고, 임무 중에 말하기는 좀 그렇잖아요. (괜히 분위기를 잡는듯한 너를 보고 웃음이 약하게 터져나왔다) 운명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잘 맞는 파트너는 없다고 나도 생각하거든요. 나도 함께 해주는 비챠가 없었더라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거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서로가 있기에 서로를 보완하고, 지킬 수 있는거니까. (반짝이는 머리칼을 바라보다 한번 쓸어주었다. 손 틈을 간질이는 머리카락은 잘 관리된게 분명한 듯 부드러운 결이었다.)(우리는 늘 다음을 기약하기엔, 너무 위험을 담은 일들을 해왔다. 하지만 오늘만은 정말 다음을 기약할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해 더욱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너는 모른다 한들 나는 이미 미래를 알고 있는 것이니까. 문득 스치는 하나의 생각, 만약 내가 여기서 죽이지 않는다면. 다른 이들이 매복해 있는걸까, 아니면 이대로 도망칠 수 있는 것일까. 이 역시 제 머리를 어지럽히는 생각 중 하나였으므로, 곧 지워냈다. 마지막으로 드는 생각 하나. ...지금 내 앞에서 다음을 기약하는 네게 내가 다음을 기약할 수 없도록 총구를 들이밀면 너는 무슨 표정을 지어낼까.) 맞는 말이죠. 처음에 모든 걸 다 찾아내는 사람은 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하는게 분명할거에요. 마치 비챠처럼? 그러니까... 내가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기에요.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서로를 채우고. 내게 없는 푸른 색을 기억할게요. (무언가 맹세라도 하듯, 말을 뱉었다. 부질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잡생각은 버려요. 이 푸른 바다에, 깊고도 깊은 바다에 던져서 침몰시켜버려요. 그런 생각을 없앨만큼 즐길 것은 넘쳐나니까. 조금은, 잊어버려도 좋으니까. (네 손을 꾹 잡아낸다.) 그리고 마치 내가 주름이 생기면 싫어할거에요? (인상 찌부!) 주름 생겨도 같이 있어줄거죠? 응? 뭐, 저도 너무 일찍부터 주름이 생기는 건 싫으니까요. 조심은 할게요. (미간을 매만지며 주름을 피는 시늉을 한다.)이제 어디갈까요? 아직 갈 곳은 많으니, 골라볼래요? (다시 팜플렛을 펼쳤다.)
비챠:(손이 다가오자 움찔 하는 기색도 없이 얌전히 손길을 받아들인다. 완전히 신뢰하기에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소소한 증거. 그렇게 가만히 눈꺼풀을 내리며 조곤조곤 말을 이어나간다.) ..그래. 답지 않게 분위기나 잡고 말이야! 놀러왔으면 놀러온 대로 깊은 생각은 다 던져버리고 재밌게 노는게 최고일텐데. (훌훌 털어내듯 난간에서 훌쩍 몸을 일으키며 읏차, 하는 소리를 낸다. 생각이 많아진 표정의 에드윈을 잠시간 눈에 담다가 짧고 과격하게 백색의 머리칼을 휙휙 쓰다듬어주고 멀어진다.)
나처럼? 나라고 처음부터 날 사랑했겠어. 당장 나 하나 확립하기도 힘들었는데. (짧은 과거 회상과 뜸들이는 숨. 그리고 앞의 건 잊어버리라는 듯 한 웃음.) 그러니 더욱이 널 도와줄 수 있지. 믿고 맡겨달라고! 아틀란티스 소년의 푸름을 진하게 맛봐라 이거야.
..아하하~ 30 넘으니까 피로가 쌓인다는게 뭔지 점점 체감되더라. 어른들이 그렇게 말했을 때는 웃으면서 넘겼는데... 흥. 에드윈 너도 곧이야~ 30대의 처음 생일을 기대하라구.... 아! 또또, 인상 찌뿌린다! 내가 너 고작 주름 하나 생긴다고 싫어하겠어? 오히려 주름 생긴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게 될 까봐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거지. 난 벌써 두렵다니까, 이 미모 다 죽고 주름 왕창 생긴 쭈글이 비챠의 모습이~ 그 때에 내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으면 네가 도와줄거라 믿고 있겠다 제군. (알아서 주름을 피는 시늉을 하는 모습을 보고 팜플렛으로 눈동자가 데굴.) 아깐 내가 얼추 골랐으니까 이번엔 에드윈 네가 골라보자. 배고프면 식당 가거나 바에서 한 잔 해도 되고, 수영장도 있고~ 물류 창고? 는 뭔지 모르겠네. 선실은 조금 이따가! 수영장이랑 식당 중에서 골라봅시다, 에드윈 씨.
에드윈 커티스:(얌전히 받아들이는 손길에 슬 웃었다. 우리는 두터운 신뢰로 만들어져있으며, 그런 증거들이 이런 사소한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조금 기쁠지도 모른다. 이 신뢰를... ...무너뜨린다면.) 심지어 일반 배도 아닌 이런 크루즈인걸요. 복잡한 생각을 하기엔 시간이 1분 1초도 아까운 기분이니까요. (곧 이어 제 머리칼을 쓰다듬는 손길을 가만히 받아내다 헝클어진 머리에 손을 뻗어 찬찬히 정리했다. 네 손길은 분명 짧고 과격했지만, 또한 부드럽기도 했다.)
나는 비챠의 과거가 어떤지 몰라요. 말해줘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묻어내는것도 좋겠죠. 과거가 어떻든, 지금은 지금의 비챠가 있을 뿐이에요.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으면 어때요? 지금의 비챠는 너무나도 자신을 사랑하는걸. 모두가 처음부터 무언가를,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요. 지금의 나처럼. ...첫 시작이 어려운거잖아요, 그렇죠? (웃었다. 어깨를 톡톡 쳐주고) 그래서 도와준다는 말이 나는 더 믿음직한거고요. 애초에 늘 믿고 있지만. 비챠니까. (뒤에 이어지는 말들에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비챠가.. 32살이었죠? 너무나도 동안이라, 자기관리 철저하잖아요. 그래서 늘 나이를 망각해요. 진짜 동갑내기 친구같기도 하고. 30대 생일은... ...비챠가 함께 해줄거죠? 혼자 생일을 맞게 된다면 슬플거에요. 늘 함께했던 친구가 있어줘야 안심도 되고 즐거울거라구요. (중간에 말이 잠깐 멈칫, 했지만 신경쓰지 말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알았어요, 인상 안 쓸게요. 물론, 안 싫어할거 알죠. 내가 그걸 모르겠어요? 농담이야. 난, 비챠가 좋아해준다면 나도 싫어하지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내가 날 싫어하지 않게 만들어 준댔으면서. (네 이마에 손을 뻗어 엄지로 꾹 눌러보며) 한 번 미모는 평생 간다잖아요. 비챠도 분명 계속 멋질거에요. 왜, 미중년이란 말도 있잖아요. 자기관리 철저한 비챠라면 늙어서도 분명 멋쟁이일게 분명해요. 그때 비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다 하더라도 내가 사랑해주고 도와줄테니 걱정 말고.(팜플렛으로 눈동자를 굴리는 것을 바라보다 자신도 팜플렛을 들여다봤다.) 아직 허기가 지진 않으니까... 조금 더 놀고 먹도록 하죠. 수영장 어때요? 오랜만에 같이 수영하겠다. 물 위에 있는데 물 속으로 들어간다니, 조금 아이러니 하기도 한데 어때요. 수영할 준비는 되어있나요, 비챠?
비챠:그렇지? 1박 2일론 좀 아쉬운 시간이 될 텐데 여기 있는 동안 뽕 뽑고 가야지. 흠. 돈 열심히 모아둬서 나중에 나이 먹으면 크루즈 여행 다닐 수 있는 잘생긴 미중년이 될래. 그러니까 너도 같이 열심히 저축해서 다시 이 크루즈에 오르는 거야. 갑작스러운 티켓 당첨이 아닌 우리가 우리의 일정을 고려해서 직접. 물론 그 때도 보스 허락은 받아야겠지만~ (아이가 미래의 꿈을 말하듯, 꿈꾸는 듯한 붕 뜬 어조로 즐겁게 중얼거린다.) 그 때 까지 보스가 여전히 보스일지는 모르겠네. 앗! 이 말 한거 절대로 비밀이다? 미안해요 보스~ (허공에 하트 표시!)
내 과거 별 거 없어. 네가 아는게 대부분 맞을 걸. 말 안한게 뭐가 있었는지도 까먹었달까... 이젠 정말 과거의 일들 뿐이니까. 암만 과거에 사로잡혀있어봤자 우리는 지금 바다 위를 부유하고 있는 즐거운 사람들인데. (숨,) 에드윈, 너 말 잘한다? 그럼! 한 발 내딛으면 두 발 내딛긴 비교적 쉬워지는게 사람 마음 먹어서 되는 일이니까.
...흠! 내가 동안이긴 하지. (부끄러운 것 처럼 양 손을 제 뺨에 대고 베시시 웃는다. 정말 부끄러운지 아닌지는 그로써만 알 일이겠지만.) 나도 그래. 에드윈 너랑 같은 학교를 나온게 아닌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라니까. 이런걸 추억 조작이라고 하나? 너랑 이미 여름 청춘을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함께한 기분인데, 실상은 일 때문에 만났다니. 이제와서 믿기지가 않는달까... (입술을 조금 오물거리며 햇살 아래 나른한 미소를 띄운다. 시선은 슬금슬금 팜플렛 쪽으로 옮겨가는 중.)
30대 생일? 섭섭한 말 하지 말아. 당연히 내가 주도해서 축하해줄건데? 누가 혼자 맞게 한대. 기대해도 좋다구, 흠. 뭘 준비할지 벌써 생각해둬야 할 것 같네. 그 때 받고 싶은거 있음 미리 말하고~ 스포츠카 같은 건 무리. 절대 무리. (팜플렛 보다 말고 과장된 엑스자 표시!) 수영장? 좋아! 조금 아이러니 하긴 하네. 물 위에서 물... 불 위의 불 같은 소리다. 네네~ 준비됐어요 선장님~ (손 잡고 수영장으로 총총 이동!)
배의 크기만큼이나 넓은 수영장입니다.
풀과 누워서 쉴 수 있는 벤치가 여러 개 있습니다.
커다란 창문 밖으로는 바다가 보입니다.
옆에는 탈의실과, 안전 요원들이 상주하는 휴게실도 있습니다.
비챠:...아! (퍼뜩 생각 난 것 처럼 손을 꾹 누른 채 돌아본다.) 에드윈, 우리 수영 시합 할까? 먼저 풀장 끝에 닿은 사람이 승리. 진 사람은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과한 금전적인거 말고. 어때?
에드윈 커티스:비챠가 주는 거라면 뭐든 기분좋게 받을 수 있으니 괜찮아요. 딱히 원하는 것도 없고. (손길에 이끌리듯 수영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돌아보는 시선에) 수영 시합? 잘 할지 모르겠는데.....한 번 해볼까요.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좋아요. 비챠 수영 잘했던가? (갸우뚱 기울어진 고개)
비챠:잘 할 것 같이 생겼는데. 흠~... 내가 수영을 잘 했나? (본인도 가물한 듯 끙끙거리다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적당히... 뭐. 어느 정도 응용할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일걸. 에드윈은?
에드윈 커티스:저도 평범하게 해요. 그냥 저냥.... (떠올리려는 듯 눈을 굴리다가) 안해본지가 너무 오래라서 그래요. 지금 해보면 알겠죠? (어디서 갈아입지, 하다가 탈의실을 발견하고.) 갈아입고 올까요? 이 상태로 뛰어들건 아닐테고.
비챠:그치? 우리가 암만 날고 기어봤자 건물 잠입이나 뭐... 땅 위에서 추격이나 하지. 수영은 할 일이 거의 없으니까 안 한지도 꽤 되었네. (이해한다는 식으로 눈 감고 끄덕끄덕.) 설마 이 상태로 수영하겠어? 음, 아. 잠시만. (가까운 곳에 있던 안전 요원에게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간다.)
그는 잠시 안전요원과 대화를 나누는가 싶더니, 티켓을 보이자 안전요원이 그를 어디론가 데려갑니다.
그리고 금방 돌아온 그의 손에는 심플한 디자인의 검은색 수영복이 들려있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난처한 표정입니다.
비챠:(머쓱한 웃음...) 에드윈 너... 사이즈가 몇이였더라? 나랑 비슷했나? 우선 나랑 같은 사이즈로 두 개 가져왔는데.
에드윈 커티스:사이...즈...요... (갑자기 머쓱해진 표정) 아마 비슷할거에요. 아마....도. 안 맞으면 교환하면 되겠죠? (일단 하나 받아들고 웃는다) 그러고보니 수영복을 안들고 오긴 했네요.
비챠:음... 좋아! 가서 우선 입어보고 와. 혹시 몰라, 같은 사이즈여도 그 새 살이 빠졌거나 쪘거나 했을지~ (장난끼 어린 미소와 함께 등을 툭툭 밀며 탈의실로 밀어넣는다.)
KP:행운 판정
에드윈 커티스: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탈의실에 구겨넣어져 밋밋한 수영복을 입자...
사이즈가 맞지 않는지 영 불편합니다.
아무래도 사이즈를 바꾸던지, 이대로 그냥 수영장에 들어갈지 정해야겠네요.
그리 생각하며 엉거주춤 밖으로 나가면
먼저 나왔는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그가 보입니다.
비챠:(쭈욱~) 갈아입고 나왔어? 어때?
에드윈 커티스:(엉거주춤...) 살짝 안 맞는 것 같긴 한데. 비챠가 보기엔 너무 안 맞는 것 같아 보이나요?
비챠:(걸음걸이 보고 웃음 참는 얼굴..) 글쎄? 민망한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뭐.. 개인이 아니라 이런 곳에서 주는 수영복은 같은 사이즈래도 아주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경우가 꽤 있으니까. 네가 너무 불편하지만 않다면야~...
에드윈 커티스:그럼 뭐, 하루종일 수영할 것도 아니니까요. 조금 참죠. (웃음...참지마...)(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한다...)
비챠:그치? 수영을 크루즈에서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놀다가 출출해질 즈음에 뭐 먹으러 가면 되겠다. (크흠!)(옆에서 발목 돌리고~ 다리도 쭉쭉 피고~)
에드윈 커티스:맛있는거 먹을 수 있겠네요. 이런 데에선 고급진 요리가 나올게 분명하니까. (따라서 쭉쭉 스트레칭~)
비챠:식재료도 분명 고급일테니까 오늘 만큼은 좀 마음 놓고 먹어볼까! (풀린 몸을 추스리고 물기가 바닥에 어리기 시작한 지점에 서있는다.) 봐줄 생각 없어, 소원 걸린거 기억하지? 나 진심이야.
에드윈 커티스:(옆에 나란히 서고) 그럼요. 저도 진심으로 헤엄칠테니까, 누가 이기는지 겨뤄보자고요. (작게웃고 들어갈 준비를 한다)
비챠:아틀란티스 소년과의 흥미진진한 대결! 3 셀테니까 시작에 뛰어드는거야? ..3, 2, 1, 시작! (신호와 동시에 물 속으로 뛰어든다.)
에드윈 커티스:(신호에 맞춰 물 속으로 뛰어든다!)
KP:수영 판정
에드윈 커티스:
수영
기준치:
30/15/6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비챠:
수영
기준치:
50/25/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람이 적은 풀장의 끝에 그가 먼저 도착하고, 한 박자 늦게서야 당신이 도착합니다.
그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며 젖은 머리를 털면서 브이, 를 내보입니다.
비챠:(까르륵!)
에드윈 커티스:(겨우 도착해 살짝 가쁜 숨을 뱉어낸다.) 아, 졌네요. 비챠 수영 되게 잘하는데요? 나보다 훨씬.
비챠:(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이 거슬렸는지 아예 뒤로 쓸어넘긴다. 물을 일부러 네 쪽으로 튀기며, 무언가 큰 것이라도 얻은 것 처럼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이다. 소원권을 그렇게나 쟁취하고 싶었을까.) 하하.. 오랜만에 해서 어쩔지 몰랐는데 몸이 기억하네. 너 바다에 빠지면 내가 구해야겠다.
에드윈 커티스:이렇게 열심히 한 거 보면 소원권을 그렇게나 얻고싶었나봐요 . 에이, 바다에 빠져도 못나올 정도로 맥주병은 아닌걸요. 방금도 보통정도는 했는데. (자신도 장난스럽게 물을 네 쪽을 튀긴다.)
비챠:그건 그래. 앗! (물에 다시금 젖었다가 개구쟁이 악동처럼 복수의 물길을 마구 날려준다. 첨벙첨벙첨벙! 물장구 소리에 묻힌 웃음 소리가 이 상황을 온 몸으로 즐기고 있는 것을 증명했다. 물기에 반짝이는 파란 눈동자가 휘어진다.) 소원은~ 음. 지금 당장은 생각 안 나니까, 아껴둘래. 괜찮지?
에드윈 커티스:...그럼요, 언제든지 말해줘도 상관 없어요. (참방거리는 소리가 마치 어린아이들의 놀음처럼 개구진 소리로 울렸다. 자신도 이 상황을 나름 즐겼으므로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을것이다. 물과는 대조되어보이는 불같은 붉은 눈도 함께 웃었다.) 그래도 잊어버릴 만큼 아껴두진 말아요. 알겠죠?
비챠:아니야, 곧 쓸 것 같으니까. 설마 죽기 전 까지 안 쓰고 아껴두겠어? 까먹으면... 모른 척 하면 안 된다! 아, 이거 이따가 핸드폰에 녹음해놔야겠다. (함께 행복하게 웃어준다. 피와 살점이 튀기는게 아닌, 시원한 물방울이 튀어오르는 이 순간들이 기억에 영원히 새겨질 것 같았다. 그렇게 물장구를 몇 번 더 치다가 슬슬 배가 고파졌는지 사다리를 올라 풀장을 나온다.) 이제 옷 갈아입고 뭣 좀 먹을까 싶은데.
에드윈 커티스:뭐, 그렇다면 됐어요. 까먹어도 내가 다시 알려줄테니 걱정 말고요. (행복한 순간이 영원하기만을 바라며, 헛된 바램임을 알아도, 바랄 수 밖에 없는. ...이 얼마나 잔인한 행복인가.)
그럴까요? 저도 슬슬 허기가 지는 것 같아서, 수영하고 물장구쳤더니 금방 배가 고파지네요. (천천히 물 밖으로 나와 물기를 털어낸다)
비챠:진짜지? 은근슬쩍 없던 일로 넘기기만 해봐. 갑자기 생각난 날에 아주 그냥 소원으로 뽕을 뽑아줄테니까. (물기 탈탈!) 너도 배 고플 즈음일 것 같았어. 아침밥 간단하게 먹고 여태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까? 아하하.. 옷 갈아입고 대충 머리말리고 올게. (하고선 웃으며 탈의실로 사라진다.)
에드윈 커티스:내가 잊어버리면 두개의 소원을 비는걸로 해요. 그럼 됐죠? 그러게요. 여태껏 별 거 먹지 않았으니까... 아, 나도 같이 가요! (뒤따라 총총 탈의실로 간다)
마음껏 수영을 즐기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
비챠는 먼저 옷을 갈아입었는지 수영장 입구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비챠에게로 향하고 비챠의 눈동자가 당신에게 향하던 그 순간,
허리춤에서 무언가 덜컥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옷을 갈아입으면서 총을 제대로 숨기지 못했습니다.
비챠는 이 리볼버가 임무 시에만 주어지는 총이라는 것을 알 텐데.
이미 비챠는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낭패라는 느낌에 얼굴을 굳히면... ...
비챠:일단 씻으러 갈까?
... 어라? 비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당신을 대합니다.
KP:심리학 판정
에드윈 커티스: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순간적으로 흔들리던 눈동자는 분명,
아까 비챠는 당신이 미처 가리지 못한 총을 보았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모르는 척하는 걸까요?
비챠:방에서 짐도 풀고, 아마 호텔처럼 서비스도 좋을 테니까 샤워실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선실 입구 쪽을 곧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미소짓는다.) 간단하게 씻은 다음에 방 앞에서 만나서 같이 식당으로 가자.
에드윈 커티스:... ...(굳어진 얼굴로 마주한다. 곧 평소의 얼굴로 바뀌었지만, 어째서? 왜 이 리볼버를 보고서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거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지, 혹은 나에게만 주어진 임무가 있는 것인지 혹은... 그도 나와 같은 임무를 부여받았을지. 아무것도 모르는 일이다. 그저 내가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임무를 부여받은 채 왔다는 것을 알고서도 모르는 척 한다는 것. ...그 뿐이었다.)
...그래요, 돌아가서 씻고 다시 만나요. (환하게 웃었다. 지금 총을 들이밀어봤자 소용도 없을 것이다. 나는...나는 이 총구를 들이밀 순간을 최대한으로 미루고 싶었다.) 씻고난 후에는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 채우고요.
비챠:(순간적으로 굳어진 얼굴을 보았을 것이 뻔한 시야 범위인데도 여전히 평소처럼 생글생글 웃는 낯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두꺼운 얼굴 가죽에 가리어 틈조차 내보이지 않는다. 그의 특기, 그가 가장 잘하는 것. 숨기고 있는게 있는 걸까? 어쩌면 눈치껏 입 다물고 있는 것일 수도, 무언가 착각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곧이어 두 쌍의 발길은 움직여지고, 선실 입구로 이끈다.)
입구로 들어서자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면 복도를 기준으로 양옆에 3개씩의 방문이 보입니다.
당신의 방은 왼쪽에서 첫 번째 방인 1호실,
비챠는 그 옆 방인 2호실입니다.
비챠:(쇠로 된 문고리를 잡고 각자의 방 문 앞에 선다.) 나 없는 동안 외로워하지 말고~ 씻고 짐 정리한 다음에 나오자.
에드윈 커티스:이상한 소리 말고, 이따가 보기나 해요. (푸슬 웃고 안으로 들어간다)
비챠:(과장된 서운한 얼굴을 비추다가 금세 실실 웃으면서 문을 닫는다. 이따 봐, 하고 목소리가 사라진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발코니>에 잠시 시선을 빼앗깁니다.
커다란 창 너머로 쉴 새 없이 파도가 출렁이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방 가운데를 차지한 <침대>와 그 옆에 놓여있는 <협탁>, <미니 냉장고>, 욕실이 있습니다.
에드윈 커티스:(모든 준비를 마친 후에 발코니에서 잠시 바다를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먼저 욕실로 들어간다)
욕실 안에 들어서자, 고급 호텔의 것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넓이와 세련된 디자인이 보입니다.
원하는 온도에 맞추고 물을 틀면 곧바로 그에 맞춰 물이 쏟아집니다.
배 위에서의 고급진 샤워라니. 시대도 참 발달했습니다.
에드윈 커티스:(따뜻한 물에 몸을 적신다. 모든 생각이 씻겨 나가도록, 꽤나 오랫동안 물 아래에 서있었다. 하지만, 물에 생각들이 씻겨 나갈리가 없었다. 흘러내리는가 싶으면 다시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를 반복하는 탓에, 시간만 지체되는 듯 싶었다. 느릿하게 눈을 떠 물을 끄고, 샤워를 끝내고 나온다.)
(물기를 수건으로 말리고, 몸을 가운으로 두른 후, 침대에 풀썩 눕는다.)
따끈한 몸으로 침대에 풀썩 누우면,
퀸 사이즈 정도의 적당히 넓고 부드러운 실크 재질의 침대가 온 몸으로 느껴집니다.
잠이 잘 올 것 같군요.
KP:관찰 판정
에드윈 커티스: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베개 쪽으로 눈길을 돌리니 베개 밑에 종이 쪽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KP:핸드아웃 오픈
에드윈 커티스:(쪽지를 들어 살핀다. 4-IS...? 무슨, 의미지?)
(혹은, 다른 숫자를 겹쳐뒀나? 고개를 갸웃거리고 잠시 드러누워있다 일어나 협탁을 살핀다.)
확인해보면 [4-IS] 라고 쓰여있습니다.
협탁엔 작은 화분과 비상 연락용 전화기가 놓여 있습니다.
에드윈 커티스:...(작은 화분을,,본다)
KP:작은 화분
무엇인지 모를 식물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꽤 향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과학(식물학)/교육 판정
에드윈 커티스:
언어(모국어)
기준치:
70/35/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니)
KP:?
에드윈 커티스: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디선가 본 적 있습니다. 이 꽃은 분명, 시클라멘입니다.
꽃말은 <의심>
KP:관찰 판정
에드윈 커티스: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화분 밑에 종이 쪽지가 끼워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KP:핸드아웃 오픈
확인해보면 [R+R 029871] 라는 글자가 쓰여있습니다.
에드윈 커티스:(R+R 029871....? 도대체 왜 내 방에 이런 것들이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머리를 굴려본다)
KP:지능 판정
에드윈 커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KP:에드윈은 똑똑하니까 생각 한 번 더?
에드윈 커티스:(다시..생각해보자)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쓰담)
에드윈 커티스:(쓰담받음)
KP:R+R이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무언가의 앞글자 같습니다.
에드윈 커티스:(4-IS도 생각해보자)
KP:4-IS... 조금 단순히 접근해서, 숫자와 영어 자체에 뜻이 있는게 아닌 모양을 보는 건?
에드윈 커티스:(리볼버인가?)
(글러먹은 머리)
(배..?)
KP:생각해보면 오른쪽 왼쪽 할 때, 오른쪽이 Right였죠. 오른쪽으로 두 번, 돌려서 읽어보는 건?
에드윈 커티스:(전화기 한번 봐보자...)
KP:비상 연락용 전화기
수화기를 귀에 대면, 지직거리는 기분 나쁜 소음만 들려옵니다. 버튼을 눌러도 딱히 변화는 없습니다.
듣기 판정
에드윈 커티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귀 팍!)
KP:(호오)
에드윈 커티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집어던지지 않고 내려둠)
이것저것 더 해보거나 자세히 들어보려고 해도 다른 점은 찾지 못 하고 내려둡니다.
에드윈 커티스:(냉장고나 보러 간다..)
KP:미니 냉장고
미니 바입니다. 각종 술, 주스 등, 돈이 청구되는 음료가 있습니다.
에드윈 커티스:(철저하게 돈 받는군... 술 하나 꺼내본다..)
자본주의는 미니 냉장고 안 까지 침투한 모양입니다.
안에 있던 술은 도수가 그리 높지 않은 달달한 과일주입니다.
에드윈 커티스:(잔에 따라서 한 잔 마신다. 다시금 쪽지들을 살펴보면서.)
(같이 술잔을 기울일 친구가 없는건 조금 허전하다는 생각도 한다.)
쪽지에 적힌 의미심장한 문구들은 여전합니다.
에드윈 커티스:(쪽지를 챙겨들고 베란다로 나간다)
KP:베란다
이따금씩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배경음 삼아 밖을 구경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난간이 꽤 높아 떨어질 위험은 없어 보입니다.
관찰 판정
에드윈 커티스: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하...)
KP:밖을 유심히 보나요?
에드윈 커티스:(유심히 봅니다)
KP:관찰 재판정
에드윈 커티스: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난간 아래의 물결이 심하게 출렁이는가 싶더니
기괴한 모습을 한 물고기가 펄떡이며 튀어 오릅니다.
일순간 눈이 마주친 그것은, 이 세상의 생물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생김새였습니다.
KP:SANC (0/1d2)
에드윈 커티스: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이성 감소 없음
에드윈 커티스:...저게, 뭐지? (순간적으로 얼굴을 구겼다.)
그렇게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면, 어느새 수면에 노을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그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에드윈 커티스:(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방 밖으로 나선다.)
문을 열고 나오면 편하게 차려입은 그가 한 발 먼저 나와있습니다.
비챠:타이밍 좋네~ 나 방금 막 나왔는데. 침대 봤어? 너무 푹신해서 슬쩍 누웠다가 그대로 기절할 뻔 했다니까. 배만 안 고팠어도 그대로 잤을지도 몰라..
에드윈 커티스:그대로 자면 맛있는 저녁을 먹지 못하니까요. (손을 내밀었다) 이제 배 채우러 갈까요? 벌써부터 기대되는데.
비챠:분명 후회했을 걸. (익숙하게 손을 잡고 기억하는 방향으로 발을 움직인다.) 좋아!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어버렸으니까 두 배 더 맛있게 먹자고.
넓은 구조 때문에 얼마 걷다 보면, 뷔페식의 넓은 식당에 도착합니다.
웬만한 호텔의 식당보다 커 보이는군요.
마침 지금은 저녁 시간이라 따끈한 음식들로 가득합니다.
바로 옆에는 각종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바가 있습니다.
테이크 아웃도 가능해 갑판의 야외 테이블에서도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에드윈 커티스:(주변을 슥 흝다가) 저녁 먹고, 야외 테이블에서 칵테일을 마실까요.
비챠:좋은 생각이야. 가벼운 술잔 나누는 정도는 숙취도 없겠지. (아까의 사태는 전혀 모르는 것 같은 두근두근한 표정으로 빈 2인석에 앉는다. 그리고 메뉴판을 쭉 훑는다.) 나는... 오랜만에 야심찬 마음으로 알리오 올리오 하나 먹을래. 너는?
에드윈 커티스:(...어떻게 그 일이 있어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지. 너는 그 가면 뒤에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인지, 감춰내는 것에 너무나도 능숙한 너를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잠시간 너를 바라보다가.)
그럼 나는 연어 샐러드와 안심 스테이크로 할게요. (웃었다.)
비챠:(응? 하는 표정으로 눈을 마주치다가 상대도 메뉴를 정하며 웃자 천진하게 따라 웃으며 마침 지나가던 웨이터에게 또박또박 메뉴를 주문한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면 주문한 메뉴가 담긴 트레이 두 개를 든 직원이 얼굴을 내밉니다.
각자 시킨 것을 앞에 내어주면서 맛있게 드셔달라는 말과 함께 바쁘게 사라집니다.
비챠:나 스테이크랑 연어 한 입씩 주기다. (반질반질한 포크를 들어 색 없는 파스타 면을 돌돌 감는다.)
에드윈 커티스:절반을 줄 수도 있는걸요. 그리고 연어샐러드는 같이 먹으려고 시킨거고. (어째선지 입맛이 그리 돌지 않는지라, 느린 손으로 음식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 제 몫의 스테이크에서 한 조각이라기엔 조금 큰 몫을 네 접시에 조심히 얹어준다.)
비챠:절반까지 안 줘도 돼. 아, 진짜? 같이 먹으려고 시킨 거였어? 그렇다면 아주 나이스 초이스라고 말해줄게. 뭐든 채소를 먹어줘야 한다니까. (포크를 집지 않은 손으로 엄지를 치켜올림과 동시에 돌돌 말린 포크를 제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는다. 참을 수 없는 행복한 얼굴이 떠오른다... 이어 자기 접시에 놓인 큼지막한 조각을 보자 눈이 커진다.) 너 안 먹어? 이렇게까지 많이는 어짜피 나도 못 먹어, 맛만 보려고 했던 거야. 에드윈. 왜 이렇게 식욕이 없어보일까?
에드윈 커티스:비챠와 함께한 날이 몇년인데요. 모르면 안되지. (작게 웃고는 스테이크를 한 입 잘라 먹고는) 이정도면 충분해요. 샐러드도 있고. 오늘따라 그렇게 식욕이 없네요, 모처럼의 고급진 음식들인데. 아깝게... 미안해요, 대신 비챠가 맛있게 먹어줄래요?
비챠:그것도 그렇네. 아마 이 세상에서 나를 제일 잘 알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열심히 오물거리면서 잘도 말한다. 유심히 네 칼질을 지켜보다가 걱정스러운 기운이 얼굴에 내려앉는다. 포크질이 한 층 느려진다.) 그래..? 감기 걸린거 아니야? 놀러왔을 때 제대로 즐겨야 할 텐데. 걱정되네. 나 어짜피 많이 먹는 편은 아니니까 적당히 먹고 남기자. (접시에 놓인 스테이크를 바라보다가 반으로 잘라 입에 넣는다. 확실히 맛은 있는데 걱정이 한 번 생기자 영 씹는 것이 즐겁지 못 하다.)
에드윈 커티스:그렇다면 영광이죠. 누군가를 잘 안다는건 흔하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게 비챠라서 더 좋은걸. (네 행동이 느려진 것을 보고 얼굴에 기분좋다는 얼굴을 띄워낸다) 그래도, 아예 다 못먹을 정도는 아니니까 걱정 말아요. 식욕이 적다고 해도 맛있는건 변하지 않잖아요. (냠!) 비챠도 많이 먹는 편은 확실히 아니긴 하죠. 그래도 모처럼이니까. (네 상태를 살피듯 흘긋 바라봤다)
비챠:어우, 얘 좀 봐라. 내 뒤를 이어서 정보 수집하는 잠입 임무 맡겨도 손색이 없겠네. 말 왜 이렇게 잘한대?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밝고 재치있는 목소리로 손사래를 친다.) 알았어. 걱정 안 시키고 싶으면 제대로 먹고! 맞아. 모처럼, 이니까. 오늘이랑 내일 만큼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날이니 굴레에서 벗어나는 짓을 해도 괜찮겠지. 알겠으면 적어도 남은 스테이크는 다 비워! (샐러드를 집어 입에 넣는다. 맛있긴 하네.)
에드윈 커티스:그래도 비챠만큼은 못하죠. 비챠가 옆에 있으니까 뭔가 옮은거 아니에요? 닮는다고 하던가. 나는 그런 정보수집보단 현장에서 뛰는게 더 맞아요. ...아마도? (고개를 살짝 갸웃이고) 알았어요, 다 비워낼테니까 걱정 말아요. (냠냠.)
비챠:그렇지, 친구는 닮는다고들 하니까. 물론 나도 아무리 널 닮아도 현장에서 나서는 것 보단 뒤에서 수작질하는게 더 어울리긴 해. 가끔 같이 침투할 일 있으면 서로서로 등 봐주는 정도지... 그래서 더욱 최고의 파트너야, 에드윈 너는. 알고 있지? (거의 다 비어가는 접시 위에서 토마토를 콕 집어 입에 넣는다.) 그래그래. 잘하고 있어. 혹시 나 때문에 억지로 먹고 있는거 아니지...?
에드윈 커티스: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격이니까요. 어떻게 최고의 파트너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알고있죠. 누구보다 더? (마지막으로 남은 조각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아니에요, 딱 이정도가 적정량이었어요. 배부른 정도인걸.
비챠:(뿌듯하게 미소짓는다. 요즘엔 바빠서 같이 밥을 먹을 시간도 손에 꼽았는데, 이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테이블에 앉아 느긋히 식사를 할 수 있다니. 꼭, 꿈만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흠! 나도 딱 배부른 정도야. 애매하게 과식할 뻔 했네. (포크를 내려둔다. 곧 접시가 비워진 것을 확인한 웨이터가 트레이에 담아 접시를 치우자, 의자에서 슬쩍 일어선다.) 술 한 잔 마실 배는 비워뒀겠지~!
에드윈 커티스:(..마지막이 될 모든 것들을 선연하게 눈에 새기듯 오래도록 바라본다. 네 모습 하나하나를. 혹시 모르는 일이므로. 얼굴에서는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술이 들어갈 배는 원래 따로 비워둬야 하는거 아닌가요? (천천히 주변을 정리하고 일어나서 바로 간다.) 비챠는 뭐가 마시고 싶어요? 나는, 모히또 정도로 하려고 하는데.
비챠:(옷을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눈이 딱 마주친다. 굳이 무언갈 더 묻진 않고 그저 방긋 예쁘게 웃어주며,) 역시 뭘 좀 안다니까. 나는... 음. 너랑 같은 걸로 할래. 사진도 찍자고, 모히또 짠! 하는거. (바 쪽으로 뒤따른다.)
바텐더: (다가오는 두 일행을 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주문하시겠습니까?
에드윈 커티스:좋아요, 같이 추억 남기면 좋죠. (마주 웃고는 바텐더의 질문에 친절히 대답한다) 모히또 두 잔, 부탁할게요. (비챠를 흘끔 보고) 푸른 바다가 우리의 안주가 되어주겠네요.
바텐더: 모히또 두 잔, 확인했습니다. (묵묵히 음료를 제조하기 시작한다...)
비챠:너 그런 말도 할 줄 알고.. 우리 에드윈 다 컸네 다 컸어. (부러 애 취급을 하면서 실실 미소짓곤 하얀 정수리를 톡톡 두드린다.) 바닷바람 맞으면서 잔 나누면 분위기에 취할지도 모르겠다. 나 헛소리 하면 방에 집어넣어줘!
에드윈 커티스:내가 애인줄 아나요. (잠시 부루퉁한 얼굴을 하다가) 비챠보단 비록 몇 살은 어리지만요. (톡톡 두드려진 정수리를 살짝 매만지다) 그럼요. 위험한 짓이나 이상한 소리 하면 넣어버릴거니까요. 적당히 취하기. 알겠죠? (눈웃음을 짓는다.)
비챠:나한텐 나보다 어리면 다 애야. 이게 바로 어른의 여유다 이 말이지.. 나 벌써 취했니? (몸개그라도 하는지 자기 입을 한 번 가볍게 탁, 치곤 머쓱하게 웃는다.) 이게 다 분위기가 좋아서 그래... 언제 이렇게 짬 내서 술도 마시고 하겠어? 물론 짬이야 내면 나긴 나지만 그거랑 이런 여유랑은 아주 다르니까. 일은 바쁘고~ 몸은 날로 피로가 쌓여가고~ 아하하. 약속, 약속! (따라 눈을 가늘게 휘어 웃어준다. 바 안에선 피아노 선율의 노래가 잔잔하게 흐르고, 사람들의 적당한 웅성임과 음료가 섞이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잘생긴 흑발의 바텐더: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라임조각이 예쁘게 담긴 음료수 두 잔을 각각 자리 앞에 놓고 다시 묵묵하게 안 쪽으로 들어간다.)
에드윈 커티스:마치 내가 학생인 것 처럼 대하니까 그렇죠. 뭐, 이런 분위기에서 분위기 안 타는게 더 이상할 법도 하죠. 오랜만에 즐기는 거니까. (귓가에 들리는 네 목소리, 그리고 주변의 소음과 멜로디. 모든것이 뒤섞여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혹은 아주 좋은 화음을 만들어 내는듯 하기도 했다. 잠시 피아노 선율을 감상하는 듯 싶다가 나온 음료 잔을 들어 한 잔을 네게 건넸다.) 생각보다 빠르게 나오네요. (바텐더 흘긋 보다가) 이제 밖으로 나갈까요? 아니면 안에서 앉아서 밖을 구경해도 좋고.
비챠:이해해줘서 고마워. 이렇게 말해도 내가 널 최고의 파트너로써 동등하게, 또 배울 점이 많은 친구로 여기는건 알아주면 좋겠다. (사뭇 진지한 목소리가 잠시 녹아들었다가 이내 끝으로 갈 수록 가볍게 떨어진다. 잔을 받아들자 시원한 기운이 손목을 타고 흘러 기분이 더욱 고양되는 것을 느낀다.) 아까 계획한 대로 갑판에서 마실까? 흘긋 보니까 노을 지기 시작하는 것 같던데. 바다에 해 가라앉는거 구경하자.
에드윈 커티스:우리는 늘 서로에게 배워가잖아요. 새삼스럽게. (푸핫 웃는다) 내게도 비챠는 늘 최고의 파트너이자 친구에요. 말 안해도 서로가 잘 알테지만. (찰랑이는 음료를 잠시 바라보다가) 노을이 지는 풍경은 정말 예쁘잖아요. 분명 좋은 눈요깃거리가 될거에요. (잔을 들고있지 않은 손을 내밀었다.) 갈까요? 바다위에서 보는 노을은 수면에 비춰져서 배로 아름다울것 같으니까요.
비챠:그렇긴 해. 나 너한테서 무기 다루는 법 배워서 유용하게 써먹은 것만 해도 다 못 센다니까. 아, 잠시만. (옆옆자리에 앉은 누군가에게 잔뜩 구애를 받고 있는 분위기의 흑발 바텐더에게 잔을 흔들어보이며 바깥을 가리킨다. 바깥에서 마실 테니 잔을 가지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허락을 받은 뒤, 내밀어진 손이 무색하지 않게 빠르게 잡아낸다. 일의 흔적이 잔뜩 새겨져있는 손.) 분명 장관일걸~ 핸드폰 챙겨왔지? (네 주머니를 흘긋 보다가 자연스럽게 고개를 앞으로 돌린다.)
에드윈 커티스:그렇게나 많이 알려줬던가요. 그렇게 치면 머리를 쓰는 쪽은 비챠에게 많이 배웠죠. (네가 허락맡는 모습을 보곤) 허락 맡아야 한다는 생각은 차마 못했네요. 역시, 비챠라니까. (빠르게 제 손을 잡아내는 모습에 뭐가 그렇게 급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천천히 이끌었다) ...그럼요, 기록은 전부 해두는게 좋으니까. (어쩌면 투박한 느낌이 들 지도 모르는 손으로 네 손을 붙잡고 갑판으로 나온다. 서서히 오렌지빛이 물들어가는 하늘을 흝고) 벌써부터 장관이네요.
비챠:뭔가 칭찬의 장이 된 것 같아서 머쓱한데~... 고마워. 아, 허락은 혹시 해서 한 거야. 그래봤자 크루즈 안이라 절도는 왠만하면 안 일어날테고, 분실하거나 깨트리기라도 하면 저 바텐더 분도 알아채시겠지. 후후... 사실은 말이야, (갑판에 자리 잡으며 은근한 미소로 속닥거리는 톤..) 허락 받으면서 잠시 이 쪽으로 시선을 끄니까 바텐더 앞의 은발 머리 사람이 되게 미묘한 시선으로 이 쪽을 보더라고. 역시 그거지, 그 사람 바텐더 꼬시는 거지? (남의 연애사가 제일 재밌었어요. 청량한 음료를 한 모금 마셔 입에 굴리곤 미소짓는다.)
에드윈 커티스:만약을 대비하는 거잖아요. 뭐든, 조금 더 생각을 하는 비챠덕분에 깨달은 느낌이네요. (속닥거리는거 듣다가...) 그런 것 같던데요. 은근히 그 바텐더분께 말도 계속 걸고 그런걸 보니... 뺏기기 싫은걸까요? (생각하는 듯 고개를 살며시 기울였다가) 어쩌면 이미 연인일지도 모르지만요. 그럼 이제.... (잔을 들고) 건배?
비챠:부끄럽게 왜 이러시나~ (노을에 주홍빛으로 물들어가는 금빛 머리카락을 몇 번 쓸어넘긴다. 고개를 바다 쪽으로 돌리면서 말을 이어간다.) 생각이 쓸데없이 많은 건데 어쩌다 한 번씩 잘 들어맞을 때가 있고 방금이 딱 그런 때였던 거지. 나 너무 올려치기 하면 기고만장해져서 돌이킬 수 없다? 어? 아하하. 뺏긴 무슨, 분명 잘생기긴 했지만 이 쪽은 연애 생각 한 톨도 없으니 걱정 말라고 전해주고 싶네.. 그러려나? 이러든 저러든 잘 되었으면 좋겠다만. (잔을 비슷한 높이로 들어올린다.) 우리의 안녕을 위해서, 건배! (쨍!)
에드윈 커티스:기고만장 해지면 얼마나 기고만장해진다고 그래요. 가끔은 기고만장해져도 괜찮잖아요? 뭐, 직접적으로 전하지 않아도 그쪽은 잘 알았을거에요. 우리가 추근덕댄것도 아니니까. 좋은 사랑 하면 좋겠네요~ (흘려가듯 말하며) 우리의 안녕을 위해서. (유리가 부딫히는 소리가 맑게 울린다. 잔 속에서 일렁이는 음료를 한 모금 마셔낸다. 상큼한 맛이 입 안을 감돈다.) 맛있네요, 그쵸.
비챠:(약간 초록빛이 감도는 음료가 담긴 잔을 노을에 비춰본다.) 나 같은 사람은 한 번 들뜨면 답이 없어... (끙...) 예전에 위장 임무로 머물렀던 호텔에선 분위기에 취해서 임무도 잊고 투숙객들이랑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던 적도 있었고, 무엇보다 헛소리가 줄줄 새어나오니까. 내 헛소리만 밤새 듣고 싶은 건 아니겠지, 에드윈? (까르르 웃으며 음료를 들이킨다.) 맛있네~.. 비싼 값을 제대로 한단 말이야. 네 덕에 이런 곳 까지 오고... (노을에 시선이 뺏긴 듯 말이 늘어진다.)
에드윈 커티스:이젠 내가 있으니까 그런 걱정은 덜어도 되지 않아요? 내가 제지해주면 되니까. 임무에 지장이 갈 정도였다면 물론 제지했을거에요. 오늘같은 이런 휴식에는 상관 없지만. 비챠의 헛소리가 즐겁기만 하다면 들어줄수야 있긴 하지만요? (다시 한 모금 마셔내어 목을 축인다. 어쩐지, 계속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라서. 그러다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가는 해와 붉은 하늘, 서서히 어둠에 삼켜져가는 하늘을 바라본다.) ...운이 좋았던 거죠. 그 뿐이에요.
비챠:믿음직하네. 어이구야, 오늘은 겸손 안 해도 돼. 운도 실력이라잖아, 난 오늘 온전히 그 운 덕에 이런 휴식을 취하고 아름다운 광경을 구경하고 있는 걸? 그러니까.. 무슨 고민이 있다면 나한테 말해. 너 어제부터 뭔가 고민이 있는 것 같던데. 술기운을 빌려서라도 털어놓을 수 있는 거라면야. (부담스러울까 싶어 웃는 낯을 계속 하늘에 시선을 고정한다. 드문드문 철썩이는 소리와 바다 내음이, 이 순간이 너무나 생생하다. 눈을 잠시 길게 감았다가, 느리게 떠본다. 잔을 검지와 엄지로 잡아 안의 음료를 휘휘 돌린다.)
에드윈 커티스:...고민은 무슨, 그런거 없어요. (언젠간 말해야 하지만, 너도 알 테지만.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취하면 말하게 될 지도 모르죠. 하지만 비챠까지 무거워 질 필요는 없잖아요? (부러 밝게 웃었다. 더 감추려고. 더, 더 이 감정을 아래로 끌어내리려고. 지금을 즐기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무거운 것도 아니고. 신경 안써도 돼요. 신경 써줘서 고마울 뿐이지. (마저 잔을 비워냈다. 빈 잔 너머로 노을져가는 하늘을 비춰봤다. 투명한 유리는 또렷이도 그 너머를 비춰내었고 잠시 그 것을 바라보다 잔을 내렸다.)
비챠:정말이지? 흠...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노을에 젖어가는 하얀 옆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한다. 눈동자 너머까지 꿰뚫어 볼 것 처럼 잠시간 그리 시선이 머무르더니, 곧 자연스레 떼어진다. 한 번에 잔을 비워낸다. 심각한 주제에 사람이 너무 밝게 웃어도 걱정이 되는 건 마찬가지라, 다만 입을 달싹거릴 뿐이였다.) ..에드윈 너도 다 마셨지? 잔 반납하고 슬슬 들어갈까? 하늘이랑 바다 구경도 이만하면 오늘 치는 다 한 것 같은데.
에드윈 커티스:...응, 해도 다 져가고. 조금... (해가 완벽히 져 가는것에 눈을 떼지 못하다가 거의 사라져갈때 쯤 발걸음을 돌렸다.) 이제 들어가요. 마음같아서는 한 잔 더 하고 싶지만. (다시 네게 손을 뻗었다. 분명 말하지 않아도 너는 나를 걱정하고 있을 것이 뻔했다.) 이제 돌아가면 그대로 각자의 방에서 쉴 건가요?
비챠:한 잔 더 하면 내일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온전히 즐기지 못 하고 말 거야, 밥도 맛있게!(강조) 먹고 괜찮은 술도 나눴으니까 오늘은 이만 들어가서 쉬자. (군말없이, 언제나처럼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내밀어진 손을 잡아 걸으면서 말을 계속한다.) 그렇게 되겠지? 부를 일 있으면 부르고, 핸드폰도 있고 보니까 객실에도 전화기 있던 것 같으니까.
에드윈 커티스:(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너무 지나친 것들은 좋은 것을 불러오지는 않으니까요. 내일을 마저 즐기려면 쉬는게 좋겠어요. (바에 들러 잔을 반납하고 바텐더에게 감사 인사를 하듯 옅게 웃어주었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으면 잠깐 방에서 나와도 좋으니까요. 보통은 휴대폰으로 연락할테지만. (어느새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객실로 향하는 길이다.) 내일 보기로 약속하고 헤어질까요?
비챠:내가 할 말을 그대로 다 해주네. (네 말의 끝 마다 끄덕이며 언제 분위기가 바다에 스며드는 노을처럼 가라앉았었냐는 듯 해사하게 웃어준다. 슬슬 한 층 더 환하게 켜지기 시작하는 객실 복도의 조명들에게서 눈을 돌리거나 하면 어느새 자신들의 방문 앞이였다. 아까처럼 제 방문 앞에 우뚝 서, 상대를 바라본다.) 별 일 없으면 그렇게 되겠지? 먼저 들어갈게, 나는 아까 전에 다 못 한 옷 정리나 해야겠다. (뻐근한 듯 이리저리 기지개를 피며 가볍게 인사를 한 후, 청량한 향을 남긴 채 방 안으로 사라진다.)
에드윈 커티스:우리는 텔레파시가 통하니까요. (시답잖은 농담을 던지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 안으로 들어가는 너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미안한 감정만을 잔뜩 상기시킨 채 자신의 방으로 들어선다.)
그렇게 다시 방 안으로 들어서면,
이런저런 감정과 생각에 짓눌렸던 무언가가 탁 풀린 듯 피로가 몰려옵니다.
에드윈 커티스:(몰려오는 피로에 쓰러지듯 침대에 눕는다. 깜빡 깜빡. 느리게 눈이 깜빡이고 이내, 암전된다.)
푹신한 고급 침대에 몸을 맡깁니다...
매트릭스에 몸이 가라앉는 것 처럼 천천히 수마에 잠겨듭니다.
완전히 잠에 빠져들기 직전의 그 순간,
애석히도 당신의 잠을 방해하는 휴대폰의 진동이 울립니다.
에드윈 커티스:(번뜩 눈을 뜬다. 하마터면 그대로 잘 뻔 했다는 생각을 하며 간신히 눈꺼풀을 뜨고 휴대폰의 진동을 확인한다.)
흐린 시야로 확인해보면 문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해있습니다.
[임무는 잊어버렸습니까?]
순식간에 잠이 달아날 정도로 오싹한 느낌이 들고,
이어 울리는 또 한 번의 진동.
[그렇게 그를 죽이는 게 망설여지신다면, 그는 어떨까요.]
무얼 위해 그토록 지켜왔을지 모를 침묵은 곧,
[당신이 받은 임무를 알게 되면, 그러기 위해 당신을 초대했다는 걸 알면 꽤나 재미있겠군요.]
탄환이 되었다.
[그 결과는 직접 감상해보시죠. 방아쇠는 제가 친절히 당겨드렸으니.]
... ... 누구를 향한?
띵동,
조용한 방 안에 맑은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나 문자 하나를 받았는데."
"... 할 얘기가 생겼지, 우리."
에드윈 커티스:(불안함이 온 몸을 휘감는다. 이 탄환은 누구를 향한 탄환인가. 나를 향한? 너를 향한? 나의, 침묵은 결국 숨길 수 없는 총구였으며 그저 천 하나를 덧씌우고 가려내기만 했을 뿐인, 그런 속임수였던 것이었다. 이렇게 허무하게도 누군가가 그 천을 걷어내기만 하면 네 머리에 총구가 들이밀어져 있을, 그런.
입술을 짓이겼다. 당신은, 최악이야. 내가 만난 인간들 중에서도. ...최악이야. 그런 생각을 할때 쯤, 초인종이 울린다. 그 너머의 사람은 누군지 짐작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비챠.
방아쇠를 당긴 건 내가 아니다. 보스가 당겼다면, 이 모든 일을, 그 임무를 누가 부여받았는지 까지 알았겠지. 결국 침묵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었음에도, 나는 침묵했다. 이제 그 침묵은 깨져 드러나버렸다. ...이젠, 어쩔 수 없어.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움직여 문을 열어낸다. 너를 마주하는 나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어떤 표정을 지어내야 할 지 몰랐다. 웃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용서를 구해야할지. 결국 어떠한 선택도 내리지 못한 채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을, 표정을 띄워내지 못했다.)
...들어올래요?
비챠:(열린 문 너머엔 아까와 같은 모습. 잠시간 정적이 흐른다.) ..이런 긴 이야기는 안에서 해야겠지. (이 앞에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내일을 고한게 채 한 시간도 안 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덤덤하게 웃는 낯이다. 구두를 벗고 실내로 들어서는데도 말이 없다. 주변에선 여전히 청량한 향이 언뜻언뜻 감돈다.)
그래, 음.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할까. 네가 받은 임무에 대해 전해들었어. 왜... 내가 타겟으로 정해졌는지는 나도 모르겠네. (목소리에 가식이나 거짓은 없다. 담백한 저음.)
에드윈 커티스:(한시간도 되지 않아 다시 재회. 아까 마지막으로 맡았던 청량한 향이 아직도 감돈다. ...내일, 웃으며 만나기를 바랐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복귀하기를 바랐는데. 욕심은 결국 무너져버린다.)
...보스가 그러던가요. 임무에 대해서. 아까 보지 않았나요? 내 실수로, 보였다고 생각했는데. 아, ...한 가지 물어도 될까요. 비챠.
(잠깐의 정적 후 꺼낸 말. 아까의 실수에 대해서도 재차 물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물음에 대한 것은 당연하게도, 들었던 그것.)
오메르타. 침묵의 맹세. 이건, 그냥 내 개인적인....추측일 뿐이에요. 비챠, 그것을 어긴 적이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외에는 지금으로서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어떤 이유로 네가 타겟이 되었는지. 어째서 네게 내 손으로 직접 총구를 겨눠야하는지.)
비챠:임무 때만 주어지는 리볼버, 말이지. (주춤거리는 기색이다. 잠시 할 말을 찾는 듯 고개를 숙이더니 목소리가 아래로 흐른다.) 네게만 주어진 개인 임무인 줄로 알았어. 개인 임무는 맞기야 했지만.. 크루즈에 탄 고위 간부가 타겟이라던가. 내 걱정 덜려고 별 말 안하는 줄 알았고.
(오메르타. 꺼내진 단어에 어깨가 잘게 움찔거린다. 뒤이어 들려오는 의문 섞인 목소리가 네게 향한다.) 뭐? 아니, 그런 적 없어. 내가 말이 많긴 많아도 함부로 남들한테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이 아닌 건 너도 잘 알잖아, 상대가 너라면 몰라... (표정이 스륵 사라지고 다시금 무표정한 눈매가 띄워진다. 심호흡을 하려는 것 처럼 한 박자 느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그래서.. 이제 어길 거야.
네가 날 죽이지 못 한다면 내가 널 죽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받았어. 어찌 되었든 조직을 따르겠다면 우리 둘 중 하나는 필연적으로 죽어야 하겠지. 하지만! 어떻게 그러겠어. 너를 어떻게 잃어. 내 생명을 잃는 것도 두렵지만, 그것과 똑같이 생사를 함께 해 온 친구를 나 살자고 단번에 기습처럼 쏠 수 있진 못 해서. (하더니 잘게 떠는 손으로 제 주머니에서 네 것과 똑같이 생겼을, 차가운 리볼버를 꺼내 보인다.)
너도 날 죽이고 싶지 않다면 조직을 배신하고 함께 도망가자, 에드윈.
에드윈 커티스:...그랬더라면, 고위 간부를 처리하라는 둥의 임무였다면 이미 처리했었겠죠. 비챠와의 휴식읆 망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 ...미안해요, 말을 하지 않아서. 조금 더, 일찍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결국 끝까지 말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드러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요.
(씁쓸한 표정이 얼굴을 뒤덮는다. 제 물음에 대한 답을 듣고 한결 편해진 낯이었으나, 오메르타, 그 조항을 어기지 않았다면 대체 무슨 연유로 그를 죽이라는 건가?)
그럼요. 비챠는...그럴 사람이 아니니까. 그래서 의심했어요. 무슨 이유로 보스가 비챠를 죽이라는 임무를 주었는지. 왜, 그러한 임무를 줘야만 했는지 이해가 필요했어요.
(제 주머니에 넣었던 리볼버를, 꺼내놓았다. 얼어붙을 듯한 냉기를 가진 리볼버는, 누군가를 쏘면 상대의 체온을 앗아가기에도 충분한 것이었다. 오메르타. 그럼, 무엇을....하고 생각하는 찰나에 네 말이 이어진다. 지금, 어긴다고?)
하...하하, 그래. 그 보스가 이 곳에 우리 외에 다른 자들을 심어두지 않았을리가 없죠. 우리만 보냈더라면 분명, 어떻게든 했을테니까. .... .... (네 말을 천천히 듣는다. 나도 너를 죽이고 싶지 않았고,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은 너도 나를 죽이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리고 곧 이어 꺼내진 내가 부여받았던 리볼버와 같은 냉기를 가진, 살상하기에 충분한 리볼버를 바라본다. 잔인한 사람. 보스. 내가 어째서 당신 밑에서 이 목숨을 걸고 임무를 행했는지. 한심해지는 순간이었다.)...만약, 조직을 배신한다면요. 그렇다면 우리의 생사는? 비챠에게 이 리볼버를 건넨 자도 조직 사람이라면, 우리의 계획을 알아버린다면. 가만히 있을까요?(도망치자, 라는 것에는 머리로는 동의했다. 하지만, 마음 속에 자리한 공포심이, 그 이성을 제지하는 듯 했다. 도망친다면, 우리는 성공적으로 도망 칠 수는 있는 것인가. 결국 우리 둘 다 죽게된다면. ...나는 그것 까지 바라지 않았는데. 떨리는 손으로 리볼버를 꾹 쥐었다.)
...만약, 죽여야 한다면. 우리 둘 다 서로를 죽이라는 임무를 받았으니... ...비챠는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에드윈 커티스:(차라리 너를 위해 내가 죽는 것이 낫겠다,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나는 겁이 많은 사람이다. 소중한 이를 쏘라는 것은, 나에게 불가능 한 일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나를 쏜다면? 그 생각까지 도달하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비챠:임무엔 항상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잖아. 혹시라도 스트레스 받을까봐 별 말 안 했던 거였는데. 여태 반응들을 생각해보면 이제야 이해가 가면서도... 아니. 아니야, 네가 왜 미안해하고 그래. (리볼버를 다시 주머니에 구겨넣고는 천천히 손을 뻗어 네 팔목 언저리를 붙잡는 손길이 조금 애처롭다. 무언가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 처럼 그 약하게 쥐는 행동에 감정의 무거움이 뒤따른다.)
나도 보스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평생을 목숨 바쳐 충성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번만큼은 도저히 따를 수 없다고 끝내 판단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을 죽여온 손으로써 널 붙잡는 것도 좀 멍청한 것 같아 보이겠지만, 그래도. 에드윈. 생각해봐. 네가 여태 날 죽이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는 건, 그리고 내가 이 총을 지금에서야 지니게 된 것은. 우리에게 처음부터 따라붙는 조직원들이 있었다는 거야. 애초부터 우린 신뢰받지 못 했고, 둘 중 어느 하나가 죽어도 그들에겐 상관 없다는 거지. 그런 자들 밑에서 여전히 충성을 다하고 싶은 거야?
(뜸,) 오메르타 말이야. 귀에 딱지가 앉도록 외우고 되새겼던 그 맹세. 깰 일 따위 없을 거라 생각했어. 그럴 이유도 계기도 없을 테니까. 근데 그 이유도 계기도 전부 너라면,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불가항력이잖아.
비챠:그러니까 도망치자. 우린 할 수 있어, 모든 죽음의 순간들에서 서로 등을 맞대고 버텨온 나날들이 있잖아. (아침의 바닷물 같은 눈동자가 곧게 빛난다.) 너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다 보여. 내가 그것도 모를까봐. 하지만 선택은 네가 맞길게. 난 아직 총에 장전 안 했고, 넌 당장이라도 날 겨눌 수 있어.
어느새 울 듯한 얼굴을 한 비챠갸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속삭입니다.
우리 도망가자.
당신은 소중한 사람을 위해, 비챠를 위해 조직을 배신할 수 있을까요?
당신도 비챠처럼 그를 위해 모든 맹세를 저버릴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그래야만 한다면
탄환은 또 다른 맹세가 될 테지만
그럴 수 없다면, 배신은 없어야만 한다면
탄환은 곧 침묵이 될 겁니다.
오로지 당신의 손에 달렸습니다.
에드윈 커티스:(손에 든 리볼버의 탄환을 도르륵, 돌려낸다. 차가운 금속음이 돌아가는 소리. 찰칵거리는 소리. 총알 6발이 전부 장전되어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애초부터 장전되있던 총을, 왜 탄환을 뺄 생각을 못했을까. .... 탄창에서 모든 탄환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비어버린 탄환은 누구를 향해? 이제, 누구를 향할 리가 없었다. 총을 든 손을 잠시 내린 채, 울 듯한 얼굴을 한 너를 바라본다.)
오메르타, 침묵의, 죽음의 맹세는 이렇게 쉽게 깨지는 거였구나, 싶어요. 결국 하나의 룰에 지나지 않는 건데 무엇하러 이렇게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는지.
(헛웃음이 지어진다. 결국 깨질 약속은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도망. 모든 임무를 버리고 도망친다. 그리고 이 맹세를 깨게 만드는 이가 너라면, 기꺼이 그 맹세따위 깨버리겠다고. 그렇게 다짐하고 생각했다.)
우리가 그 목숨을 걸어낸 임무들에서 괜히 살아왔겠나요. ...서로가 있었기에, 가능한 거였으니까. 우리는 누구 하나 없으면 안되는 거니까.
(지금까지 제가 한 생각을 부정하고 떨쳐내려는 듯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눈 앞의 너를 안았다. 그리고 나지막이,)
도망쳐요. 모든 걸 던져버리고, 비챠를 배신하지 않을테니 조직을 배신하고 도망가요. ...모든 맹세를 저버리고, 우리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낳는다고 해도. 서로가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것만 같으니까.
에드윈 커티스:(그러니까, 이건 당신들을 향한 경고입니다. 침묵을 깰 탄환을 발포하지는 않았다. 대신, 라볼버를 강하게 바닥으로 내리쳐 산산조각냈다. 이로서 나는 당신들을 배신하겠다고. 오메르타, 그 침묵의 맹세를 깨고 비겁하더라도 달아나겠다고.)
...그런데, 이 배가 항구에 도착하기 전 까지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비챠:괜히 그런 규율이 있겠어. 어기는 자들이 결국 있으니까 그럴싸한 이름까지 붙어서 조직 입단 때 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거겠지. 그리고 우리가 그걸 증명하고 있는 꼴이네. 아하하.. 하. (웃음이 떨린다. 곧이어 시선이 허공에서 맞물리는데, 시선을 피하지도 않고 약하게 입꼬리를 들어 대응한다.)
우리는 누가 하나 없으면 안 되는 거니까. (네 말과 어투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맹세를 나누듯 끄덕여보인다.) 도망치자고 말해줘서 고마워. 난 네가 여기서 죽었다면, 나도 그 뒤를 이었을 거야. 어짜피 죽을거 발악이라도 해보는게 후련하지 않겠어? 운 좋으면 살아나가는 거고. 어짜피 이 즈음이면 배에 숨어있던 조직원들이 우리의 의도를 눈치챘을 거야. 배가 항구에 도착하기 전 까지는, 재량껏 버텨봐야지.
(바닥에 떨어지는 탄환들에 잠시 눈길을 주다가 허리를 숙여 그것들을 하나하나 집어 반대쪽 손바닥에 올려둔다.) 네 의지는 충분히 이해했어. 이제부턴 이 총알 한 발 한 발이 도망에 도움이 될 테니까 허투루 낭비해선 안 되겠지. (그리곤 자신의 빈 리볼버에 네 탄환들을 끼고, 뒷주머니에 들어있던 새 탄창을 네게 건네어준다.) 그렇다고 총까지 부수는 건 좀 과격하지 않아, 에드윈 커티스 씨? 너무 확실하게 보여줘서 이젠 있던 긴장마저 풀어질 것 같네. (겨우내 웃었다.) 내가 총 두 자루 있던거 아니였으면 넌 꼼짝없이 주먹으로 싸웠어야 했어. 내 방에 가서 여분 한 자루 더 가져오자. 마음 단단히 먹고.
에드윈 커티스:(떨리는 네 목소리. 너도 많이 떨고있구나, 싶어 애써 자신도 웃음을 지어냈다.)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버텨봐야겠죠. 언제 도착할지 조차 모르겠지만, 어쩌겠어요. 우리가 자초해서 맹세를 깬걸.
(탄환 하나하나를 줍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아.. ...생각이 짧았네요. 어쩌면 그들과의 싸움을 할 지도 모를텐데. (멋쩍게 웃으며 네가 건넨 탄창을 받아들었다.)
...미안해요, 비챠가 두 자루가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불리했을거에요. 긴장이야 풀어졌다면 조금 다행이고. 아, 저도 가져온 여분의 탄창이 있으니 이것도 챙기죠. (하고 제 가방에서 나머지 탄환들을 꺼내어 챙겼다.) 이제, 총을 챙기러 갈까요.
비챠:이게 유일하게 우리가 살아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될 거야. (아주 중요한 문장을 말하듯 모든 음절을 또박또박 곱씹으며 눈을 맞춘다. 목소리는 더없이 진중했다.) 좋아. 마음의 준비는 되었을 거라 믿고, 조용히 따라와. 내 방에서 빨리 총만 챙기고 배가 도착할 때 까지 어딘가 안전한 곳을 찾던가 해야할 것 같으니까. (현관 쪽으로 몸을 돌린다. 무방비하게, 상대를 오로지 신뢰하면서 넓다란 등을 보인 채로 조용히 현관 문을 연다.)
(한 발 먼저 나가 상황을 살핀 후 안전하다는 말 대신 손짓으로 전한다. 마찬가지로 조용히 제 방의 문도 열고, 상대를 안으로 들여보낸 후 자신도 재빨리 들어가 문을 닫으며 총을 찾는다.)
에드윈 커티스:(저 넓은 등을 지켜줄 수 있는 건 나일 것이고, 또한 내 등을 지켜줄 수 있는건 비챠뿐일 것이다. 서로를 의지하기에, 서로를 믿는. 그런생각을 하며 네 행동을 따라 네 방안으로 들어간다.)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린건 아니죠? (긴장을 풀자는 듯 농담을 하나 던졌고.)
비챠:설마. 이 살벌한게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잊겠어? (긴장을 깨는 농담에 픽 웃어버리곤, 말을 받음과 동시에 짐 사이에서 깨끗한 금속의 리볼버를 꺼내 네 손 위에 올려준다.) 지금 장전해두는게 나을 걸~... 에드윈, 난 널 믿고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지키고 살려보낼거야. 네가 죽어도 같이 죽을 거니까. (넌지시, 그리 중얼인다.)
에드윈 커티스:(제 손에 쥐여진 리볼버에 아까 건네받았던 탄을 능숙하게 끼우고는) 안 그래도 받자마자 장전할 생각이었으니까요. ...그건 나도 마찬가지에요. 무슨 일이 있어도, 비챠를 지킬테니까. 그러니까 같이 살아 나가요. (그래도 만약 내가 죽는다면, 너만은 살아나갔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은 꺼내지 않았다. 말해봤자 너는 원하지 않았을 테니까.)
비챠:좋아. 죽는 이야기 보다는 살아나갈 이야기를 하는게 더 도움이 되겠지! 서로를 지키면 무서울게 뭐가 있겠어. 우린 이렇게 살아왔고 지내왔잖아? 이것보다 익숙한 일은 없겠지. (후련하게 털어내듯 한 번 몸을 쭉 피곤 조용한 발걸음으로 문 앞에 붙는다.)
가자. (신호와 함께 문을 열었다.)
침묵은 탄환이 되었고,
탄환은 또 다른 맹세가 되었습니다.
조직을 배신하고 모두의 표적이 되더라도 끝내 비챠에게 향하지 못한 탄환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지켜낼 것이라는 맹세로.
우선 임무 장소, 비챠 그를 죽이기 위해 오른 이 유람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자,
맞닥뜨린 것은 세 명의 조직원.
아무래도 미리 이곳에 잠입시켰던 모양입니다.
전투 페이즈
KP:비챠 - 에드윈 - 조직원 순으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비챠 턴
비챠:(언뜻 현관 문 너머에서 구둣발소리를 들었던 것 같기에 먼저 공격할 태세를 취할 수 있었다. 재빨리 총구를 가장 왼쪽의 조직원에게 향해, 발포한다.)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KP: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비챠의 총구는 바른 곳을 향했지만,
아무래도 조직원의 눈치가 한 박자 더 빨랐던 모양입니다. 빗나갑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비챠가 맞추지 못했던 조직원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인원이 꽤 있네요.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당신의 총알은 아슬하게 빗나갑니다.
KP:조직원 턴
그들은 무표정하게 비챠를 향해 달려들거나, 총구를 겨눕니다.
KP:
조직원 (리볼버)
기준치:
60/30/12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rolling 1d3
(
2
)
=
2
보너스 데미지 2
에드윈 커티스:(조직원들을 짜증난단 눈으로 본다...)
총알은 다행이 빗나갔지만 주먹은 차마 피하지 못 하고, 한 발짝 옆에 선 그가 비틀거립니다.
KP:비챠 체력 -4
그들을 거슬리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당신에게,
비챠는 괜찮다며 약하게 신음을 냅니다,
KP:비챠 턴
비챠:얼굴은 피해주지 그래~ (비틀거린 것도 잠시, 일부러 여유 있는 음성으로 도발하듯 다시 왼쪽의 총을 든 인물에게 겨눈다.)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들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였습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비챠에게 주먹질을 했던 조직원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배에 같은 조직원이 몇명 있는지, 알려줄 생각은 없겠죠.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
KP:보너스 데미지 3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상대는 재빨랐지만, 총알보다 빠르진 못했습니다.
복부에 명중합니다.
중앙의 인물은 피를 뱉으며 답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냅니다.
KP:조직원 턴
조직원 (리볼버)
기준치:
60/30/12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3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보너스 데미지 1
어째선지 조직원 세 명 다 비챠에게 우선적으로 살의를 내보이더니,
두 명의 주먹은 헛손질로 끝나지만
총을 든 사내는 명중합니다.
비챠는 크게 휘청이며 벽에 몸을 기댑니다.
KP:비챠 턴
비챠:후.. (드물게 미간을 찡그리며 고통이 섞인 심호흡을 하더니 자신에게 총을 쏜 좌측 인물의 심장을 노리며 다시금 발포한다.)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피해:
8
부상은 그를 휘청이게 했고,
덕분에 어깨 너머로 빗나갑니다.
조직원이 약간 비웃은 것도 같습니다.
비챠:에드윈 턴
?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무언가 본거같지만....) 뒤로 물러나요, 비챠. (비챠 앞으로 나가 막아서며, 다시금 방아쇠를 당긴다. 이번에는 비챠에게 총을 쏜 조직원에게.)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동료의 부상으로 인한 동요인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 탓인지.
당신의 총알은 벽에 큰 자국을 남깁니다.
KP:조직원 턴
조직원 (리볼버)
기준치:
60/30/12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피해:
8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방심의 증거로 두 명의 공격은 화려하게 빗나갑니다.
차마 피하지 못 한 주먹이 비챠의 팔을 가격합니다.
KP:비챠 턴
비챠:(하얀 와이셔츠가 붉게 물들어가는데도 끝내 뒤로 물러나지 않는다.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며 가운데의 조직원에게 발포한다.)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결국 중앙의 조직원에게 명중합니다.
그는 많은 양의 피를 뱉어내다 벽에 비틀대며 붙습니다.
가운데의 조직원이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집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왼쪽의 조직원에게 발포한다. 이번엔 엇나가지 않기를 빌며.)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의 총구는 흔들림이 없었지만,
상대도 가만히 맞아주기만 할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KP:조직원 턴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그러나 방금 당신의 발포로 대열이 많이 흐트러진 모양입니다.
살의는 여전히 비챠를 향했으나, 아무것도 그를 위협하지 못 했습니다.
KP:비챠 턴
비챠:(벽에 등을 기댄 채로 숨을 몰아쉬며 에드윈이 노렸던 총 든 조직원에게 쏜다.)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후...)
자꾸만 손이 떨리는 것이, 곁눈질로 보아도 선연합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다시 같은 목표에 발포한다. 더이상, 다치면 안될텐데.)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
KP:보너스 데미지 2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친구를 지켜야만 한다는 일념이 총알에 깃들었을까요.
상대의 어깨에 정통으로 상처를 남깁니다.
일순 휘청였지만 아직 괜찮은지 다시 자세를 바로잡습니다.
KP:조직원 턴
조직원 (리볼버)
기준치:
60/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에드윈, 회피 판정
에드윈 커티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습처럼 당신을 향한 공격에도 침착하게 회피해냅니다.
KP:비챠 턴
비챠:...에드윈! (저걸 맞았다면 분명 급소에 맞았을 것이 눈에 선명한데, 어떻게든 피해낸 에드윈을 보고 자기 상태는 잊은 채 큰 소리를 낸다. 역시 전투는 에드윈 네가 전문이긴 해,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금 몸을 움직여 좌측 조직원에게 쏜다.)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8
보너스 데미지 1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마지막을 예감했는지 한 발 한 발에 신중함을 담아,
쏘아낸 탄환은 좌측 조직원에게 정확히 명중합니다.
울컥, 뜨거운 피를 토해내더니 총을 바닥에 떨어트림과 동시에 무너집니다.
좌측의 조직원이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집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이제 하나, 신중하게 정신을 다잡고 발포한다.)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하나. 단 한 명에게 향한 총알은 애석하게도 빗나갑니다.
KP:조직원 턴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그것을 피해내느라 주먹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는지
비챠는 가까스로 몸을 굴려, 피해를 받지 않았습니다.
KP:비챠 턴
비챠:큭, (벽에 자신의 핏자국을 남기며 움직인 탓에 크게 얼굴이 일그러지지만, 고통에도 포기할 수 없는 게 있으므로 우측의 조직원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제발!)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
보너스 데미지 1\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숨과 함께 흔들린 총구 탓에 겨우내 상대의 팔에 명중한 듯 합니다.
한 명 남은 조직원은, 자신의 동료 둘이 쓰러졌음에도 개의치 않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지독하게도 교육을 받은 자들. 오메르타, 그것이 무엇이라고. 마피아들의 규율, 그것 또한 하나의 규칙임에 불구한 것을. ...한 편으로는 대단하기도,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조직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이리 쉽게 내버릴 수 있는건가?)(발포했다.)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
KP:보너스 데미지 1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상대의 움직임이 굼떠진 탓일까요?
급소를 명중하진 못 했지만, 그럼에도 피해는 확실히 줍니다.
그런 느낌이 듭니다. 얼마 안 남았다고.
KP:조직원 턴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
보너스 데미지 1
에드윈, 회피
에드윈 커티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친구를 지켜야 한다는 강한 일념이 도리어 당신의 움직임을 방해한 모양입니다.
KP:에드윈 체력 -3
비챠 턴
비챠:(자신을 지키느라 제 앞을 가리며 대신 맞는 모습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걱정하는 말을 내뱉는 순간조차도 그에게 마음의 짐을 지게 하는 것 같아서, 입술만 꼭 깨문 채 발포한다.)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절박함이 새겨진 탄환은 상대의 다리에 명중합니다.
상대는 크게 휘청입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이게 마지막이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발포한다. 이제 그만.... ...)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현대 문명이 괜히 총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는 듯,
당신은 근접 거리에서 주먹을 쓰는 상대에게 확실하게 명중시키고 맙니다.
그는 피하려고 몸을 움직였지만, 어찌 인간이 총에게 대항하겠나요.
비참히 쓰러집니다.
KP:전투 종료
비챠:(총을 맞은 곳을 꾹 누르며 지혈하면서, 겨우내 숨을 몰아쉰다.)
에드윈 커티스:(안도의 숨을 내뱉듯, 깊은 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비챠를 보고 걱정스러운 얼굴을 가득 띄워낸다) 괜찮아요? 크루즈 내에 의무실이 있을텐데... ...일단은, (제 셔츠를 바라본다.)(응급처치가 가능한가?
KP:응급처치가 가능합니다.
응급처치 판정
에드윈 커티스:(제 셔츠를 뜯어 비챠가 총을 맞은 부위를 감싸 지혈한다.)
응급처치
기준치:
60/30/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
(To GM)rolling 1d3
(
2
)
=
2
KP:비챠 체력 2 회복
비챠:큭, 아야야.. (셔츠가 감싸지면서 소리를 참으려 애썼지만 그런다고 참아지는 총상이 아니였기에, 결국 아픈 소리가 잇새를 비집고 나온다. 결국 걱정을 시키고 말아서 더욱 안색이 안 좋다.) ...고마워. 또 의지만 하네.
하지만.. 여기서 이렇게 있으면 안 돼. 어서 내려가야만 해... (무거운 몸을 일으킨 뒤 네 팔을 잡는다.)
에드윈 커티스:일단, 의무실을 찾을까요. 이 상태로는.. ...힘들지도 모를텐데. (꽉 묶어주고) 의지를 하는게 어때서요. 의지하라고 내가 있는거잖아요. (제 팔을 잡는 것을 도와주고 부축한다.)
비챠:그치만, 자꾸 짐이 되니까. 마피아 이름값은 해야하는데 말이야... 하하. (이마저 거절하거나 괜찮은 척을 하긴 힘들었는지 얌전히 부축당한다...) 의무실이 있는진 모르겠는데, 있어도 아마 그들이 점령하고 있을 거야. 우선 내려가서 숨을 곳을 찾은 뒤에 다시 생각해보자.
그를 부축한 채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어느새 앞이며 뒤며 총소리와 소란에 놀라 뛰쳐 나온 승객들로 북적입니다.
비명소리에 묻혀 옆 사람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
쉼 없이 밀치고 움직이는 사람들 때문에 금방이라도 비챠를 놓칠 것 같습니다.
"저기 있다, 잡아!"
그리고 뒤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와 당신들을 향하는 수많은 발소리들.
빨리, 어디든 몸을 숨겨야 합니다.
KP:지능 판정
에드윈 커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침착하게, 소음에 개의치 않고 머리를 굴립니다.
당신은 무대가 꽤 높아 아래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던 것을 떠올립니다.
무대에 올라가면 어느 곳이 사람이 적은지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에드윈 커티스:(비챠를 부축해 최대한 잡히지 않게,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가 무대 위로 올라간다. 어디로 가야할지, 찾아야한다.)
사람에게 부딪힐 때 마다 옆에서 앎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그도 발을 멈추지 않습니다.
무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이미 이곳저곳에 조직원들이 퍼져있고 당신들을 찾아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이는 가운데,
유리 파편들이 튀어 있어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 식당과 바가 눈에 들어옵니다.
에드윈 커티스:(위험할지도 모르지만, 해야만 한다.) 비챠, 조금만 더, 참을 수 있죠? (차라리 내가 맞았으면 좋았을걸. 왜, 그들은 비챠만을 공격했던건지 알 수 없다. 무대 아래로 내려가 식당으로 향한다.
그는 간신히 웃어보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무거운 감정과 성인 남성 한 명을 이끌고 식당으로 향하면
당연하게도 직원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그릇과 잔들이 여기저기 깨져 있어 위험하기 그지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바의 카운터가 꽤 넓고 커 아래에 숨기 좋을 것 같습니다.
KP:행운 판정
(To GM)rolling 3d6*5
(
6
+
5
+
5
)
*5
=
80
에드윈 커티스: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비챠:
행운
기준치:
80/40/16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우리 친구구나)
에드윈 커티스:(친구 맞죠..)
급하게 식당 안으로 들어서다가 온 바닥을 장식한 유릿조각에 찔립니다.
사이좋게요.
KP:비챠, 에드윈 체력 -1
에드윈 커티스:(윽!)
비챠:(아야!)
(유릿조각에 찔린 것 보다 총상이 더 타격이 컸기에 잠시 찌뿌리고 만다. 너와 같은 곳을 보았는지 바의 카운터 안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저기에... 잠시 숨자.
에드윈 커티스:(고개를 끄덕이고 안으로 들어서서 바로 부축한다. 유릿조각에 찔리는 고통따위, 긴박한 상황 속에서는 그저 잠깐 아프고 말 뿐이었다. 이쪽에 신경 쓸 겨를은 없었으니까.) 이쪽엔 유리조각이 없으니.. 바 테이블에 앉아 기대서 좀 쉬어요. 많이 아플텐데.
비챠:고마워... 너도 아주 괜찮은 건 아닐 텐데. (믿음직한 품에 기대며 가까스로 안 쪽에 몸을 구겨넣는다. 한 숨 돌렸다는 듯 네가 둘러준 셔츠 윗부분마저 붉게 물들어가는 걸 잠시 확인하면서, 바깥에 귀를 기울인다.)
에드윈 커티스:...비챠보단 멀쩡하니 걱정 말아요. (잠시 말을 고르는 듯 하다가) 나한테 숨기는 건 따로 없는거죠. ...그렇죠. (왜 비챠만이 표적이었는지 알 수 없었기에, 물었던 질문이었다. 쓸데없는 물음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곧이어 침묵했고 마찬가지로 귀를 기울이는 듯 싶었다.)
비챠:비교적, 이잖아. 후우...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힘겹다. 이런 상처를 입은 것도 오랜만이라 적응이 힘들었나. 새삼 제 파트너가 아주 대단하게 여겨진다. 매번 이런 상처를 감당해야한다니. 그런 생각은 한 켠으로 미뤄두고, 네 물음에 답하기 위해 입술을 벌린다.) 숨기는 거. (잠시 속눈썹이 내려앉는다. 잠깐의 머뭇거림, ) 글쎄. 없다곤 못 할 것 같네. 하지만 아직 말해주기엔... 이른 것 같아. 숨겨서 미안해. (하지만 이것 뿐이였어. 끝내 내뱉지 못 한 마지막 말이 입 안에서 맴돈다.)
에드윈 커티스:.... ...그래요, 나중에 말해주고 싶으면 말해주겠지. 비챠를 믿으니까요. (말해주지 않아도 상관 없었다. 무엇을 숨기든 비챠의 판단이니까. 존중할 수 밖에 없겠지. 친구잖아. 얕게 숨을 내뱉고, 바 너머로 시야를 확인한다.)
비챠:..날 이렇게나 믿어줘서 고마워. 에드윈. (옅은 안도감과 감동이 서린 미소.) 내가 친구 하난 잘 뒀지... 아하하. 언젠간 꼭 말할 테니까, 지금은 살아나가는게 우선이겠지.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는지 네가 바깥을 확인할 때 자신은 지혈에 신경을 집중한다.)
바깥을 흘깃 확인하려다 카운터 옆을 급히 뛰어가는 발소리에 다시 숨을 죽입니다.
"아직도 못 찾았어? 혹시 모르니 물류 창고 잘 지키고 있으라고 해!"
유리의 바삭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시 구둣소리는 멀어집니다.
에드윈 커티스:(멀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쯤, 살짝 고개를 들어 너머를 확인한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일단 지금 여기는 우리 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물류창고를 포함한 여러 곳에 퍼져있는 것 같은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지능 판정이 가능한가요?)
KP:가능합니다.
에드윈, 지능 판정
에드윈 커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함만이 차오릅니다...
비챠:...가자. 어짜피 여기에 숨어있기만 해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작지만 그 의지는 확실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셔츠가 둘러진 곳을 부여잡고, 천천히 일어서서 네게 시선을 둔다.) 무언가 있으니까 지키고 있는게 아닐까 싶네. 전략은 내가 전문이니까 내 감을 믿지, 에드윈? (손을 내민다.)
에드윈 커티스:(무언가 있으니까? ...그 무언가가, 뭘까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고 내밀어진 손을 잡고 부축한다.) 믿어요. 믿지 않았다면 여기 없었겠지. 이번엔, 비챠가 도와줄래요?
비챠:그것도 그러네. 우린 언제나 서로를 도왔잖아? (약하게 웃고,) 아까 팜플렛 위치 기억하니까 물류 창고로 가는 건 한순간이야. 총 장전하고, 다시 태세 정비하고. (달그닥거리며 탄창을 새로 갈아끼운다.)
에드윈 커티스:내가 앞설게요. 비챠는 몸을 사리는게 좋을 것 같으니까요. 부상도, 가벼운게 아니고. (남은 탄을 확인하고 나머지를 채운다.) 가는 길만 조금씩 알려줘요. 나도 어렴풋이 위치는 기억하니까.
비챠:...부탁할게. 전투에 대해선 네가 더 잘 알 테니까. (미안함이 뚝뚝 묻어나는 음색이 머뭇거리듯 느릿하게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것이 최선이라는 것도 알기에. 네가 탄창을 다 갈아끼움을 확인하고 방향을 지시하며 물류 창고로 바삐 향한다.)
얼마 걸리지 않아 물류 창고로 기억하는 곳에 도착합니다.
굳게 잠긴 커다란 철제 문과,
그 앞을 지키고 서 있는 두 명의 조직원.
옆에서 당신에게 기대듯 선 비챠는 잠시 움찔, 하지만 그것도 잠시.
능숙하게 총을 겨누는 자세를 취합니다.
그를 지켜야죠, 당신.
깊게 생각할 틈은 없습니다.
적의를 드러내는 상대를 해치우고 나아갈 뿐.
우리의 맹세는 아직 꺾이기엔 이르니까요.
에드윈 커티스:(옆에서 총을 드는것에 맞춰 자신도 총을 겨눈다. 너를 지켜야해, 반드시. 그런 집념하나만으로 상대의 머리를 향해 겨누는 자세를 취한다.)
상대도 전투 태세를 취하는 것이 보입니다.
우리는 한 때 동료였을 조직원들에게서 오직 서로를 지킬 수 있을까요.
아직 모릅니다. 상황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같은 생각을 가집니다.
KP:전투 페이즈
비챠 - 에드윈 - 조직원 순으로 진행됩니다
비챠:(재빠르게 총구를 왼쪽 조직원에게 향하고 머뭇거림 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리볼버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먼저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리고 맙니다.
옆에서 안타까움이 서린 숨소리가 들립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숨돌릴 틈 없이, 네 총알이 빗나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왼쪽 조직원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KP:피해 보너스 1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그 탄환은 정확하게 상대의 급소를 꿰뚫었습니다.
단숨에 큰 피해를 받자 왼쪽의 조직원은 울컥, 피를 토해냅니다.
하지만 아직 버틸만한지 주먹을 말아쥐고 공격해옵니다.
KP:조직원 턴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1
2
(에드윈에게 기대던 몸을 한순간에 떼어내 회피를 시도한다.)
KP: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28
판정결과:
실패
?
비챠:(에드윈에게 기대던 몸을 한순간에 떼어내 회피를 시도한다.......)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그는 매섭게 날아오는 주먹으 피하려 몸을 움직였지만,
순간적인 고통에 아주 잠깐 머뭇거렸던 탓인지
주먹에 환부를 직격당하고 맙니다.
몇 걸음 멀어진 곳에서 그가 힘 없이 비틀거리더니,
곧 맥없이 쓰러지고 맙니다.
이 직업의 감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가 바닥에 쓰러져 흘리는 피의 양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죽음의 향기가 이 공간 안을 채우며, 안 좋은 예감을 더욱 키웁니다.
...
그를 공격했던 조직원은 비챠의 상태를 확인하곤 한 발 물러서 간을 보는 중인 것 같습니다.
에드윈 당신은 이 순간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에드윈 커티스:(분노가 몸을 휘감는다. 이미 치명타를 입었던 너에게는 방금의 공격 또한 치명적이었겠지. 예상은 빗나가지 않는다는 듯, 너는 쓰러졌고 온기를 잃어간다. 흥건하게 바닥을 채우는 붉은 피는 그와 같은 빛을 띈 제 눈에 광기를 심었고, 성큼 다가가 그를 공격했던 이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발포한다. 나는 더이상 이들을 가만 둘 수 없었다. 애초에 살려 둘 생각조차 없었으나, 지금은 더욱이 살려둘 이유조차 사라졌을 뿐이다. 침묵의 맹세, 누구를 위한. 결국 무엇으로 인해 침묵하는가.)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광기 서린 탄환은 그의 머리를 직격했습니다.
당황하며 당신을 밀어내려던 두 손이 축 처지며,
곧 뜨끈한 피의 향과 함께 당신의 앞에서 좌측의 조직원은 쓰러집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쓰러져있는 비챠의 주변엔 더운 침묵만이 자리합니다.
KP:조직원 턴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여전히 동료애라곤 한 톨도 없이 무감하게 주먹을 내질러옵니다.
에드윈 커티스:(주먹질을 피해내고, 총구를 겨눈다. 그리고 당겨지는 방아쇠. 당신도 마찬가지야. 하, 하하. 헛웃음을 지었다. 웃음소리는 새어나왔으나 나는 웃고있는가? 글쎄, 울고 있는게 맞는 것이겠지.)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피해:
7
요동치는 감정에, 뜨거워지는 머리에 전투의 감을 상실했을까요.
어깻죽지를 얻어맞은 덕에 총은 빗나가버립니다.
비챠의 상태는 여전합니다.
아니, 피 웅덩이가 조금 더 커졌습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흔들리는 감정을 다잡으려 해도, 할 수 없었다. 불가능했다. 친구의 죽음을 눈 앞에 두고 태연할 수 있는 자가 어디있는가? 흐릿한 시야 너머로 총구를 겨눈다. 나는, 복수를 해야만 해. 적어도 눈 앞에 이들에게는.)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복수의 감정이 머릿속에서 뜨겁게 휘몰아칩니다.
피 냄새, 얼얼한 고통, 혈관을 타고 흐르는 열기.
무엇을 위해 싸우는 걸까요.
KP:조직원 턴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에드윈, 회피 or 반격
에드윈 커티스:(다시 한 번, 발포한다.)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반격은 성공합니다.
상대의 주먹은 허공을 휘두르고,
총알은 멋지게 명중합니다.
만약 비챠가 옆에 있었다면, 이게 바로 문명의 이기라고 농담을 쳤을지도 모릅니다.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 (그렇게 농담해줄 이는 ,이제 곁에 있지 않은데. 차가운 바닥을 나뒹구는 그를 힐긋 바라본다. 조금만....기다려, 조금만.)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노리던 급소는 살작 빗겨갔지만
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상대의 피는 그 양이 늘어납니다.
KP:조직원 턴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에드윈 회피 or 반격
에드윈 커티스:....죽어요, 제발.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KP:근접전 기준치에 비해 리볼버의 기준치가 높으므로 반격 인정합니다.
원한 섞인 목소리는 허공에 녹아듭니다.
상대에게서 검붉은 핏물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얼마 안 남았어.
KP: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한발 더, 그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마지막이면 좋겠네요. 당신의 동료처럼.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마지막을 고하는 문장은 그 의미를 잃고 말았습니다..
여전히, 어딘가 꿈결같이 무감한 눈동자는 끝까지 당신을 노립니다.
KP:조직원 턴
조직원 (근접전)
기준치:
60/30/12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
보너스 데미지 3
우
에드윈 커티스:(그의 몸짓을 피해 총구를 겨누고,)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치명상을 입었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몸놀림이 당신의 복부를 가격합니다.
KP:에드윈 체력 -4
에드윈 턴
에드윈 커티스:(복부를 가격해오는 몸놀림에 일순간 호흡이 멎는다. 숨 쉬기가 버겁고, 비틀거린다. 입에서는 비린 맛이 감도는 듯 싶었고, 그런 중에도 총구를 겨눴다.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다.)
리볼버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7
KP:
조직원 (회피)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의 몸놀림보다 당신의 총알이 한 발 더 빨랐습니다.
끝내, 그는 철제 문 앞에서 비틀거리다 쓰러지며 끝을 맞이하고 맙니다.
KP:전투 종료.
에드윈 커티스:(자신의 몸을 수습하지도 않은 채, 죽어가는 조직원들을 더 눈에 담지 않은 채 비챠에게로 향한다. 빅토르, 비챠. 아.... .... 그 앞에 주저앉는다. 눈물이 떨어진다. 이미 바닥을 붉게 물들이는 피가 멈출리가 없었다. 다시 되돌아갈리가 없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있는가. ...나는, 살아있을 자격이 있는가. 떨리는 손 끝에 리볼버가 달그락거린다.)
맥을 대어보아도, 고동의 흔적은 없이 애매한 온기만이 느껴질 뿐입니다.
그를 둔 채 당신은 허무하게 눈물을 흘립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요.
그 때,
비챠:....에드윈?
분명 숨이 멎은 그가,
끝을 확인한 그가,
이 쪽을 보며 힘겹게 당신의 이름을 내뱉고 있습니다.
KP:이성 판정
에드윈 커티스: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KP:죽었다 되살아난 경우, 죽음을 경험한 것에 이성 감소 1D6
에드윈 커티스:
rolling 1d6
(
2
)
=
2
KP:이성 2 감소
입에서 다량의 피를 뱉어내며 피에 젖은 금발머리의 남성이,
몸을 일으켜 느릿하게 앉는 것을 슬로우 모션처럼 굳은 채로 지켜봅니다.
자신도 의아한 모양입니다.
어째서?
에드윈 커티스:... ...(일어나? 하지만, ....하지만, 기쁜건 감출 수 없었다. 그를 무의식적으로 꾸욱 껴안고 눈물만이 뺨을 적시고 흘러내렸다.) ...돌아와줘서, 고마워요. 비챠. (붉은 선혈은 아직도 이렇게 남아있는데. 알 수 없었으나 그의 몸에 다시 온기가 도는 것은 명확했다. 다행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비챠:(주위를 얼떨떨하게 둘러본다. 정리가 된 상황을 뒤늦게 인지하고선 상처는 거짓처럼 사라졌지만 그것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피웅덩이를 한 번, 네 실핏줄 선명한 눈을 한 번. 주먹을 꾹 쥐던 손을 풀어 눈물과 핏방울이 자리한 뺨을 쓸어준다.) 나 때문에... 울기까지 하고. 그래도 결국 믿음직하게 이겨냈구나, 에드윈. 훌륭해. 잘 버텨줘서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에드윈 커티스:... ...정말, 죽은 줄 알았으니까요. 비챠가 온기를 잃었었으니까요. 어떻게 안 울수가 있겠어요. (그제서야,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 미안할게 뭐가 있어요. 고마울 뿐이지. 이제 다시는... ....쓰러지지 말아요. (더 꽉 껴안았다가 놓아줬다)
비챠:나도, 분명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꾹 안아오는 온기에 숨이 막힌다는 듯 힘없이 웃으면서 네 어깨를 툭툭 치다가 입을 꾹 다문다. 감동의 재회는 조금 나중에. 지금은 우리가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너와 나를 위해서라면 당장 털고 일어서야만 했다.) 약속할게. 두 번이 있을 거라곤 생각 안 하니까... 응. 가자. (품에서 벗어나 슥 일어나며 물류창고의 문을 가리킨다.)
에드윈 커티스:기적은... 다시 올 것같지 않으니까요. (끄덕이고 네 손을 잡아 이끌어 물류창고로 향했다.)
함께 물류 창고로 향하면,
커다란 철제 문과 그 중심 조금 아래에 전자 도어락이 보입니다.
찍어서는 풀 수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당신은 이에 대한 단서를 가지고 있을 터입니다.
에드윈 커티스:(몇자리의 도어락인가?)
보아서는 몇 자리인지 알 수 없습니다.
에드윈 커티스:(1860....꾹....)
오른쪽으로 두 번 돌려서,
숫자로 보이는 것들만을 입력하면.
익숙한 전자음과 함께 굳게 닫혀있던 철문이 스륵 열립니다.
비챠:(시선을 교환하고, 여전히 손을 잡은 채 네가 들어서기를 기다린다.)
에드윈 커티스:(교환한 시선을 앞으로 옮기고, 손을 맞잡은 채 함께 안으로 들어선다.)
물류 창고
여러 보관함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창고입니다.
퀴퀴한 냄새와 어두운 조명 때문에 썩 기분이 좋진 않군요.
바로 옆 벽면에는 배치도가 붙어 있습니다.
KP:핸드아웃 오픈
에드윈 커티스:일단...하나씩 천천히 볼까요. (비챠와 함께...A 보관함부터 봐본다)
(아니다)
비챠:(이 많은 것들을 다 봐야 한다고...? 하는 표정이였다가 같이 우뚝 섬)
에드윈 커티스:(D의... 15번째.....보관함 본다)
D의 15번째 보관함을 열어보려고 하면,
굳게 잠겨있어서 열 수 조차 없네요.
이렇게 느긋하게 여러 곳을 열어볼 시간이 없습니다.
언제 그들이 다시 들이닥칠지 몰라요.
(...!!!)(A의 15번으로 달려감)
비챠:(어어어)(이끌려감)
번뜩이며 떠오른 생각에 A의 15번 째 보관함을 열어봅니다.
KP:A-15
유일하게 잠겨 있지 않은 칸입니다.
열어보면 안에는 작은 상자 하나와 책 한 권이 들어있습니다.
에드윈 커티스:(책을 살핀다)
책을 펼치면,
KP:[죽어야 사는 나무] 핸드아웃 오픈
에드윈 커티스:(고개를 갸웃이고 작은 상자도 열어본다.)
KP:<상자>
안에는 총알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일반적인 총알과는 달리, 마치 홀로그램처럼 은은한 빛무리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총에 장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드윈 커티스:....(지금 장전해야하나? 생각중)
KP:(머리를 굴리나요?)
에드윈 커티스:(굴린다.)
KP:지능 판정
에드윈 커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이 탄환은 어딘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 한 발 뿐인 것을 보아하니 챙겨두면 쓸 곳이 있을 것 같습니다.
비챠:(네가 물건을 살피는 동안 귀를 기울이며 바깥의 상황을 살피는 듯 싶더니, 흠칫 몸을 떨며 네 옷자락을 당긴다.) ...빨리 나가야 할 것 같아. 여기 있다간 꼼짝없이 몰리고 말 거야.
에드윈 커티스:(자신의 주머니에 챙겨두고) ...볼건 다 봤으니 이제 나가죠. (급하게 물류창고를 벗어난다)
비챠도 조심스럽게 당신의 뒤를 따릅니다.
물류 창고 밖으로 나가면,
어느샌가 내부를 한가득 차지한 조직원들과 마주쳐버립니다.
정말로 더는 도망갈 곳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쯤,
유일하게 길이 비어있는 갑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챠도 같은 곳을 보았는지
이내 당신의 손을 잡고 갑판을 향해 달려갑니다.
정신없이 달려 갑판의 끝까지 다다랐으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새벽녘의 검푸른 바다,
주위는 온통 적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어느새 동이 트기 시작해 햇빛이 비쳐오는 하늘은 이번에도 무심하리만치 맑습니다.
아무리 필사적으로 고민해봐도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비챠의 하얀 얼굴은 왠지 모르게 초연해 보이기만 합니다.
그는 곧 맞잡은 손에 힘을 주더니,
비챠:같이... 도망쳐준다고 했지, 에드윈.
(갑판의 끝에서 어스름한 햇빛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은 굳건하고, 초연하고, 모든 것을 견뎌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의 것이였다. 손을 여전히 놓지 않은 채 가만히 입꼬리를 올린다. 귀를 괴롭히는 파도소리와 점차 다가오는 조직원들의 사나운 구둣발소리, 그리고 네 온 몸을 스치는 바람소리.)
...그럼 저 망망대해까지 같이 떨어져 줄래?
하고는,
난간으로 서서히 몸을 기울입니다.
에드윈 커티스:네가 원한다면, 비챠. 당신이 원한다면 기꺼히. 저 깊고 검푸른 바다로 뛰어들게요. 지금 나는, 비챠가 어디로 가자고 해도 갈 생각이었으니까요.
(작게 미소를 띄워냈다. 굳건하고, 초연하고 모든 것을 견뎌낼 준비가 된 너의 옆에 선 나 또한, 너와 같은 모습이었겠지. 손에 힘을 꾹 쥐고. 따라 몸을 슬 기울였다.)
저들을 따돌리고 망망대해로 떨어집시다. 신이 도와준다면 우리는 살 수 있을테니.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뜬 시선은 너를 향해있었다.)
상황은 뜻대로 흘러가주지 않았지만, 우리의 결속은 단단했습니다.
우리는 저 차가운 새벽녘의 망망대해에 빠질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야, 믿고 있으니까요.
먼저 비챠의 몸이 크게 기울어지고,
그의 손과 연결된 당신의 몸도 함께.
온갖 욕설과 소리를 내지르며 당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채,
우리는 차가운 바닷물로 잠겨듭니다.
. . . . .
쿨럭, 몇 번의 젖은 기침과 함께 천천히 눈을 뜨면
아직 흐릿한 시야로 청명한 하늘이 보입니다.
온몸이 바닷물에 젖었지만, 그래도 목숨은 건진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크루즈 여행의 목적지가 섬이라고 했던가요.
아무래도 그곳인 것 같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비챠는 보이지 않고,
대신 그의 행적을 알려주는 모래사장 위의 발자국이 늘어져 있습니다.
발자국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종착지는 웬 동굴입니다.
에드윈 커티스:...비챠? (축축해져 무거운 몸을 이끌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동굴에 다다르면...
마찬가지로 물에 젖은 비챠의 뒷모습과
정체 모를 커다란 동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받침대 위에 올라앉아 있는 모양새인 그것은
귀에 촉수와 물갈퀴를 달고 있고
코끼리처럼 긴 코의 끝에는 커다란 원반이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그저 기이하고 끔찍하기만 한 괴물의 모습입니다.
KP:SANC (0/1d6)
에드윈 커티스: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6
(
3
)
=
3
KP:이성치 3 감소
멀리서 당신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가만히 동상을 보고 있던 그가, 천천히 당신을 돌아봅니다.
이내 당신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며 느릿하게 입을 엽니다.
비챠:벗어난 것 같지만 벗어날 수 없어. 곧 그들이 여기로 올 거고, 그렇게 되면 더는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없을 거야. (사박사박 바닷모래를 밟으며 한 걸음 거리까지 가까워진다. 무언가 철컥이는 익숙한 소리가 난다 싶으면 그것은 어느새 네게서 챙겨온 네 몫의 리볼버였을 것이다. 그 리볼버의 탄창을 열어 보통의 총알을 바닥에 툭, 툭 빼내고, 그 빛을 내는 것 같은 총알을 끼워넣는다. 기이한 동상을 등진 채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간다.) 그러기 전에.... 선택을 해.
네가 생각하고, 고민하고, 배신하고, 맹세했을 선택을.
멀리서 이곳을 향해오는 유람선의 뱃고동 소리가 들려오고,
당신의 손에 언제 챙겼는지 모를 총을 쥐여주는 비챠의 속삭임이
귀에 선연히 날아듭니다.
너는, 누굴 죽일 거야?
(To GM): 그리고 누굴 살릴 거야?
에드윈 커티스:... ...
(제 손에 쥐여진 리볼버를 내려다본다. 모든 탄창이 빠지고 새로운 탄, 물류창고에서 발견했던 단 한개의 탄환만이 끼워진 리볼버. 나는, 지금 무슨 선택을 해야할까. 살고싶다. 살고자 너와 함께 그 유람선에서 뛰어내렸다. 하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그들은 먹잇감을 한번 물면 놓지 않는 하이에나와 같아서 우리가 바다로 몸을 던졌음에도 끝까지 이 곳으로 쫓아오고 있다. 이 상황에서 나는, 아직도 너와 자신의 생명을 붙들고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가? ...한 명이 죽어야만 그들은 우리를 놓을것이다. 하지만 이미 그들을 배신한 이후에 삶은 어떻게 되는가. 과연 순순히 물러날 것인가? 마피아라는 작자들이, 한번 배신했던 조직원을 다시 자신의 조직원으로 삼을 것인가? 결국 모두는 죽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그전에 묻고 싶었다.)...둘 중 하나가 죽어서 살아남는다면, 그 사람은 삶을 보장받아, 비챠?
비챠:(생각이 많은 듯한 네 얼굴만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동굴 안을 울리는 익숙한 목소리를 귀에 담았다. 두 입술은 천천히 벌어져, 영 시원찮은 대답만을 내놓을 것 같이 굴었다.) 그 이후 어떻게 살아가냐에 따라 다를 테니까 내가 확답은 해줄 수 없지. 다만, 난 네 선택을 믿어. 그 뿐이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던 탓하지 않고 그저 받아들일게. (물론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 오랜 시간 서로를 잘 알아왔기에 네가 본인의 목숨만을 위해 친구를 쉽사리 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배 위에서 뼈저리도록 깨닫고 왔기에. 무언가 말을 더 하려다 다물린다. 눈빛은 어딘가 먼 곳의 너를 보고 있는 것 처럼 흐리다.)
아, 그래. 나 수영 시합에서 이긴 소원권 있잖아. (문득 떠올랐다는 말과 함께 아주 작게 웃었다. 우리의 즐거운 시간의 잔재가 남아있었지.) 그거 지금 쓸래. 아주 명확한 소원이라기 보다는... 음. 무언가,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무언가 알았다면. 부디 내가 바라는 선택을 해 줘. 난 이미 네게 내가 원하는 바를 말했던 적이 있거든. (이제 네 답을 기다리는 표정이다.)
에드윈 커티스:...만약에 말이죠. 살아남아서, 그렇게 살아남아서 살 수 있다면. ....더 삶을 누릴 수 있다면, 난 그게 네가 되기를 바라요. (잘게 떨리는 손. 아직 누군가를 겨냥하지 않았음에도 그 총구는 누군가에게 향할 것을 자신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비챠도 알고 있잖아요. 내가 배 위에서 무슨 선택을 하려 했는지. 당신이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요. 당신은 내가 살길 바랄거라는거. 나는 네가 살길 원하고, 비챠는 내가 살기 원하죠. 우리는 늘 그랬어요. 아닌가요?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아끼기에 서로를 위했고,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았죠. 근데... 이제는 누군가를 죽이라니. ...배 위에서부터 참 잔인한 소리뿐이에요. 결국 이런 곳까지 와서는 마지막으로는 총을 겨눈다니. (배 위에서의 노력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결국은 정해진 결말이다. 어느 누가죽든, 결말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마피아에는 몸을 쓰는 사람이야 널렸어요. 하지만 머리를 쓰는 인간들은 그렇게 많지 않지. 그러니 다시 일에 복귀한다 해도 필요한 인재가 낫지 않겠어요? 평범한 삶을 부여받아도 당신은 그 머리로 어떻게든 살아 나갈거라 생각해요. 비챠니까요. 나는 그것을 믿으니까요.
소원, 이뤄주지 못할 것 같아요. 승부는 졌지만, 총을 건넨건 비챠니까. 선택권을 준 ...잘못이에요. (흔들리는 총구가 제 턱에 맞닿는다.)
미안해요, 이게 내 답이에요.
비챠:너라면 그렇게 말할 것 같더라. 자기보다도 서로를 아낄 수 있는 친구는 정말 흔치 않은데 말이야... 친구 하난 참 잘 뒀어. 그치. (바닥에 시선을 두며 애꿏은 모래만 구둣발로 자꾸만 짓이긴다. 총알처럼 박혀오는 네 말들을 묵묵히 경청하느라 멈춘 발짓에 모래 사락거리는 소리조차 없이 정적만이 맴돌다, 다시금 들려오는 거창한 뱃고동 소리에 정신이 든 것 처럼 고개도 들린다. 다시 눈이 마주치고 긴 속눈썹은 푸른 눈동자에 힘없이 그림자를 내린다.) 차라리 이게 반대였다면... 아니, 아니야. 아마 반대였어도 똑같은 결과였을 것 같네. 내가 날 쏘고... 그리고... (짧은 침묵.)
그렇게 치면 너처럼 머리도 잘 쓰고 몸도 잘 쓰는 사람은 더 흔치 않은데 말이야. 난 그런 것들이 사소하게 다 마음에 들었어. 돌아보면 의지도 참 많이 했다 싶고. 그런데. 정작 우리 둘 중 하나가 없으면 우린 이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을까? 머리만 써서는 실행하지도 못 하고 그저 더욱 안타까움만 늘어갈 뿐인데... (마지막 말들을 토해내듯 목소리가 잘게 떨려오는 것을 너도 충분히 느낄 거리였다.)
...그래. 그게 정 네 선택이라면. 그것을 마지막으로 밀어주고 믿어주는 것도, 이겨내는 것도 파트너의 몫이겠지. 소원도 못 들어주고 말이야, 못난 파트너 같으니라고... (네 턱 밑에 닿는 총구를 보면서 마지막을 예감한 것 처럼 툭, 힘없이 너의 가슴팍을 치고 떨어진다. 두 눈동자에 하염없이 물기가 어린다.) 네 말대로 선택권은 네가 가지고 있고 마음은 이미 굳힌 모양이니까. 미안해하지 말아, 에드윈. 커티스.
그렇지만 난 언제나 널 생각하고 있을게.
비챠:널 추억하고, 내 안에서 영원히 살 너를 기억하고 버틸게. (마지막 말은 한껏 가까워진 뱃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To GM): 널 구하러 갈게.
에드윈 커티스:미안해요. 그리고, 그동안 고마웠어요 비챠. 당신은 내 영원한 파트너였고, 그 누구도 그 자리를 당신이 아니면 채우지 못했을거야. (떨리는 눈꺼풀이 제 눈을 덮고, 이내 시야를 까맣게 물들인다.)... ...안녕, 비챠. 행복하기를 바라요. 고통스럽다면 날 잊어도 좋으니, 제발 마지막까지 행복하기를. (너를 더이상 마주하기 힘들었을까. 아니면 배 위에서 마저 흐르지 못했던 눈물을 감추려고 했던 걸까. 눈가에 맺혀 흐르기도 전에 방아쇠를 당겨 제 스스로의 숨통을 끊어냈다.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가는 모든 추억들은 대부분 너와 보낸 것이어서, 더욱 망설여진 손이었지만 결국은 끝을 보았다. 너는 살고, 나는 숨을 멈추고. 그렇게, 끝이었으면 좋겠다고.)
희미하게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음울한 동굴 안에서,
당신과 비챠의 숨소리만이 허공에 뒤섞입니다.
이내 당신의 총구는 자신에게로 향하고,
울 듯한, 그러나 조금은 받아들인 듯한 표정의 비챠를 눈에 담으며 방아쇠를 담겼습니다.
...
총알은,
당신의 몸에 흡수되듯 사라지고,
피 한 방울 역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발끝부터 서서히 몸이 흐려져갈 뿐.
비챠:(눈물을 간신히 삼켜내며 흐려져가는 네 모습에 손을 뻗는다.) 어떻게 널 잊어. 나는, 영원히 널 잊지 못 할 거야. 정말... 죽기 직전까지 그런 말이나 하고. 나는 이제 어떻게 버티나.... (힘없이, 닿지 못 한 손을 아래로 내린다.)
에드윈 커티스:... 차라리 한 번에 갔다면 좋았을텐데. 이게뭐에요. 더 고통스럽잖아. (결국 울어버린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렇게 울보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쩌면 너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버텨 줘요. 나는 비챠가 버틸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까 . 비록, 내가 가지고 있는게 없어 추억할 만한 물품 조차 남기지 못한다고 해도. ...이건 가지고 있을래요? (제 자켓을 벗어 바닥으로 툭, 떨군다. 닿지 못하는 네게 건네줄 수 있지도 않았다. ...가져가 주기를 바랄 뿐.) 내 마지막 흔적이라고 생각해 줘요. ...아무런 색을 가지지 않은 검은색이지만, 그 속에서 백색을 찾아줄거라 생각해요. ...다시 한 번, 힘들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끝은 웃음으로 남겼다. 마지막 모습에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비챠: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난, 버틸 수 있을 것 같... (말을 마치지 못 하고 젖은 목소리와 함께 눈가가 시큰해지는 것을 생생하게 느낀다. 이게 어떻게 꿈일 수 있을까. 그저 꿈이였다면 나았겠지만, 악몽이길 원한 적은 없었는데. 네 말을 잇지도 못 하고 잠시 소매로 눈물을 급하게 닦아내다가 바닥에 떨어진 자켓을 소중히 주워든다. 그것을 품에 꼬옥 안고,) ...고마워. 덕분에 조금 더 버틸 힘이 생길 것 같아. 내겐 없는 검은색을 줘서 고마워. 백색같은건 찾지 않아도 돼. (여전히 물기어린 목소리였지만 한 번 숨을 고른 뒤 나온 음색은 진중하고 엄숙했다.)
네가 왜 미안해. 아직 들어야 할게 남았는데. 내가 숨기고 있던 걸 드디어 들을 차례야. (뜸.) 있잖아, 에드윈. 여기는 네 악몽 속이야. 이제야 말해서 미안해. 우리 조직은 어떤 이상한 존재한테 완전히 지배당해서, 네가 제물로 바쳐졌고. 그 때문에 넌 빠져나올 수 없는 악몽에 갇힌 거야. 이 곳의 이방인은 나야. 널 현실로 돌려보내려고 내가 네 꿈 속으로 들어온 거야. 이상한 점 못 느꼈어? 바보. 죽었던 사람이 살아날 리가 없잖아. 그치... (점점 사라져가는 널 두고 이제야 말 할 수 있는 현실이 미웠다. 현실이라기보다는 꿈이지만, 곧 자신에겐 현실이 될 곳이였으니 딱히 틀린 말은 아니겠지. 다시 또 눈물이 차올라서 애꿏은 동굴 벽을 보려다가 그 순간조차 아까워 똑바로 널 응시한다. 속눈썹에 맺힌 물기가 아슬하다.)
그래서, 그 특이한 총알 있잖아. 그걸 맞아야지 현실로 돌아갈 수 있었어. 총을 맞지 않은 사람은 이 악몽 속에 갇혀서 영원히 나쁜 부분만을 반복하고... 음. 잘 가, 에드윈. 이걸로 너라도 살렸으니 됐어. 그럼 된 거야. 난 이 악몽 속에서 널 생각하며 버틸게.
에드윈 커티스:...뭐? (동공이 흔들렸다. 여기는 나의 악몽, 다시 살아난건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럴거라고, 나는 전혀 몰랐으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비챠가 미워요. 왜, 왜 그런걸 지금에서야 말해주는거야. 내 악몽이라면 내가 겪어야 마땅한데 왜... 왜! 네가 여기에 남아야 하는거에요. 그럴거면 미리 말을 하지그랬어. 그러면 같이 총알을 맞을수도 있었잖아. 이기적인 사람. 나를, 날 돌려보내고 자신만은 여기에 남겠다고? 이 끔찍한 내 악몽속에서 혼자? 이해 못해. 나는 이해 못해요. (웃음? 그딴건 이제 지을 수 없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 속에서, 흐릿해져가는 나는 눈물만 잔뜩 쏟았다. 미워서, 그런 네가 밉고 고마워서. 왜 나를 위해 이런 것을 감내해야하는지.)
이젠... ...내 악몽이 아니라, 네 악몽이잖아. (목소리는 흐느끼는 소리가 물들어있었다.) 최고의 파트너? 이젠 아니야. ... 아니라고요. (네게 상처가 되는 말을 내뱉는다. 이 현실이 아닌 곳에서 현실이 되어가는 이 순간에.)
... ...대체, 내가 뭐라고. 이 지독한 악몽 속에 스스로 갇히기를 유도했나요. 난... 난.... ....(이어지지 못하는 단어만이 입 밖으로 내뱉어진다. 울음에 막혀, 수많은 생각에 막혀 말이 이어지지 못한다. 난, 널 두고 여기서 떠나갈 수 없는데.)
비챠:미안해. 여태 말하지 못 해서 미안해. 말해선 안 됐어, 네가 선택을 하는 그 순간까지도. (차마 눈을 마주하지 못 한다.) 그치만 나 혼자 살아나간다면 여기에 들어온 이유도 없으니까, 괜찮은 결말이라고 생각할래. 아하하.. 결국엔 또 서로를 너무 위한 모양이 되었지만. (네가 자주 입고 다니던, 피곤한 날이면 소파에 아무렇게나 걸쳐져 있던, 다림질을 급하게 하던, 그런 추억과 네 체향이 배어있는 검은 자켓을 제 어깨 위에 걸쳐본다. 적당히 잘 맞네. 소중히, 너무나도 소중하게 자켓을 걸친 채 원망과 설움 섞인 질문에 약하게 웃어준다. 이질적인 광경.)
미워하려면 그렇게 해. 그것도 네 선택이잖아. 살아나가서 날 미워하고 원망해도 돼. 그렇게 날 기억해준다면 상관없어. 내가 여기에 남아야 하는 이유? 그게 내 선택이였으니까. 널 구하는 것. 그게 날 죽일지라도 너에게 가는 길을 찾을 거야. (흐느끼는 목소리에 가슴이 옥죄인다. 그래도 꿋꿋하게, 여기서 내가 무너지면 평생 할 말도 하지 못 하고 영영 작별이라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버텨낸다. 이젠 네 눈물이 빛과 함께 사라지는 걸 본다.) 한 때 네 최고의 파트너였으면 충분해. 재밌었고 또 눈물도 나고~ 아프기도 하고~ 기억해, 우리 같이 사진 찍었던 거? 술 진탕 마시고 뻗어선 다음날 아침에 서로 화장실 신세 졌던 것도. 하하! 아, 그래. 내 방에 있는 노트북 비밀번호는 0721이고 통장 도장은 침대 옆 두 번째 서랍 안에 있어. (꼭 모든 것을 남기고 떠나는 사람처럼.)
울지마, 에드윈. 아까 내 소원 못 들어줬으니까 이거라도 들어줘. 자꾸 그렇게 찡그리면 주름 생긴대도... (머뭇거리는 하얀 손이 빛과 함께 흐려지는 네 손 언저리에 닿은 것도 같았다.) 마지막은 웃는 모습으로 기억할 수 있게 해줘.
에드윈 커티스:...그럼, 내가 다시 이 악몽으로 들어와 너를 구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든 난 당신을 구하러 올거야. 그게 내 마지막 선택이자, 당신을 기억하는 방법일겁니다. 당신을 구하려고 당신이 썼던 모든 방법을 되짚어 돌아올거에요. 날 기억하지 않아도, 날. ...날, 기억한다고 해도 난 당신을 구할거야. 어쩌면 우리는 같은 짓을 반복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게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지.마지막인 것 처럼 말하지 말아요. 모든 것은 돌아와서 말해. 함께 돌아왔을때, 그때 ...그때 말해주란 말입니다. (붙잡지못하는 손이 허공을 붙잡고, 아래로 떨어지고.)
... 나는 더이상 웃을 수 없는데, 어떻게 웃으란 말입니까. ...나는, 당신을 기억하며 매일같이 울지도 모릅니다. 다시 되찾으려 노력할거니까. ...그러니까 기다려요. 내가 돌아올때까지.
다시 돌아와 당신을 돌려보낼 때 까지. (어쩌면 이루어질 수 없는 약속. 한번 행했던 일은 다시 행할 수 없을지도 모르나 기적은 있기 마련이지. 그러니, 다시 한 번.)
... ...다시 만나요. 날 잊지마, 날 기다리면서, 기억해줘요. 반드시 다시 만나러 갈 테니까. (가슴께를 꾹 쥐었다. 너무 아파서, 숨을 쉬지 못하겠는데, 너를 계속 눈에 담고싶어서. 흐르는 눈물 속에서도 널 보고싶어서. 그리고, 네 마지막 말을 들어주기 위해서. 결국은 울음속에서도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웃는 모습으로 기억해주길, 네 ...바램대로.)
비챠:...글쎄. 그것까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네가 구하러 온다는게 네 선택이라면 어쩌겠어. 이래저래해도 결국 받아들이고 말겠지. 우린 항상 그랬고 그래왔잖아. 원망하더라도 넌 결국 현실에서도 날 기억해줄거잖아. (확신에 찬 말투와 애달프게 끊기는 목소리를 한 채 물 속에서 허우적대듯 허공을 휘어잡았다가 놓는다. 곧이구나. 마지막인 것 처럼 말하지 말라,는 네 말과는 달리 이제 정말 끝임을, 마지막을 실감한다. 끝까지 믿음직스럽긴. 울다가도 웃음이 나올 것 같네.) 바보같이 같은 짓을 반복하더라도. 그것이 매 순간 우리가 한 최선의 선택이였다면, 그것에 따를래. 그러니 날 구하러 와. 내가 널 데리러 갈게. (무언가의 약속처럼 우리는 또 다시 정처없는 신뢰를 쌓아간다.)
응, 다시 만나. 그 때 까지 잊지 않아. 끝 없는 악몽 속에서도 우리 즐거웠던 추억들은 절대 잊지 않아. 이 순간도, 네가 어떤 표정을 했는 지도. 어떻게 잊겠어... 옳지, 예쁘다. 거봐. 웃으니까... 예쁘, 잖아. (힘겹게 따라 웃어준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미소를 우리는 지금 이 순간 꿈결처럼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