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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개변과 개변과 개변 ~정이당을 향해 걷는 39시간~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을 

W.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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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 아셔 (시스템)

PC - 클로에 지오반니 (전뮤걔)

 

세션 카드 - 전뮤걔

 

 

중간중간 17금 아래의 성적 묘사와 노출이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열람 시 스포와 그 점에 대해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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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 아셔
 
PC - 클로에 지오반니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을
 
맑은 날입니다.
 
제국의 아침은 오늘도 평화롭습니다.
 
새가 노래하듯 지저귀고 하늘은 푸른 물감이 번진 듯이 말갛게 파랗습니다.
 
당신은 호화로운 용사의 방 안에서 기분 좋게 몸을 일으킵니다.
 
비록 무시무시한 모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지만요.
 
뭐든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좋은 꿈을 꾼 것 같습니다.
 
성년이 되는 오늘,
 
당신은 마왕성으로 떠나야 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겠지요.
 
클로에 지오반니:(,,,)
(갔다오면 음탕한 생활 보내도 되겠지)
 
성공적으로 마왕을 해치운 용사가 된다면 얼마든지요.
 
..축복과 기대를 함께 받으며, 의무와 권리를 함께 지면서,
 
당신을 보살피고 가르쳐주는 황성의 사람들과 신전의 사제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입니다.
 
세상은 마왕, 아셔의 마력에 지배당해 당장 제국의 변방만 나서면 그가 부리는 괴수들로 우글거리고,
 
세계는 그 마력에 맞설 수 있는 성력을 가진 단 한 사람, 당신이 꼭 필요하다고.
 
당신은 성년이 되는 날, 사악한 마왕을 마주해야 한다고.
 
클로에 지오반니:(개웃긴 세상 내가 성력,,) (ㅋㅋ)
 
그 성력의 검으로 마왕의 심장에 칼날을 꽂아넣고 돌아온다면,
 
세계는 당신으로 하여금 비로소 완전한 평화를 되찾을 거라고요.
 
어릴 적에는 당신에게만 주어지는 그 막중한 의무가 두려웠던 적도 있었을까요?
 
하지만 당신은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 속에 길러졌습니다.
 
그것을 배반할 수는 없겠지요.
 
이 날을 위해 수련도 열심히 해왔습니다. (아마)
 
클로에 지오반니:(괄호 치워)
 
이 날을 위해 수련도 열심히 해왔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좋아 계속 해)
 
.... 새삼 다짐합니다. 세계를 위해.
 
몸을 씻고 정복을 갖춰 입고 나면 누군가가 문을 노크합니다.
 
열어보니 하인이 머리를 조아리며 당신에게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하인: 용사님. 황제 폐하께서 부르십니다. 출정하실 시간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아.. 말 길게 하면 그 사람 주둥아리부터 어떻게 하고.. (앞머리 대충 흐트러트리며 한숨 쉬며 하인 바로 옆으로 휙 나가버립니다.)
 
하인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는 듯이 문을 닫고 뒤를 따릅니다.
 
다시금 검을 찹니다. 묵직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짜증나게 또 무거워) (꿍얼) (거리면서 거의 다 도달할 때 즈음 곧게 허리를 피고 긴 망토를 가볍게 피어 공중에 날게 하며 들어간다. 환한 미소와 순한 얼굴은 덤.)
 
귀여워
 
클로에 지오반니:(안다.)
 
알면 됐다
 
..황제 폐하를 알현하기 위해서는
 
황성 안에 있는 용사의 방에서 안의 작은 신전을 거쳐야 하지요.
 
클로에 지오반니:(xx)
(옆 방에서 자라)
(그래 간다 신전)
 
황성이란게 쓸데없이 넓고 그런 것이죠 받아들이세요 용사여
 
아무튼, 이제 마왕을 무찌르고 돌아오기 전까지는 다시 보지 못할 평화로운 풍경들을 새삼스레 눈에 담습니다.
 
화려한 출정식이 거행되는 날, 어린 사제들은 들떠있기도 한 것 같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귀여운 짜식들,,) (어린 사제 중 외모가 특출난 아이에게 꽃 한 송이 꺾어 쥐여준다..)
 
어린 사제는 조금 놀란 듯 받아들더니 미묘한 웃음으로 꽃 한 송이를 꼬옥 쥐어듭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내가 세상을 지킬 테니, 너는 내가 지킨 세상에서 너의 몫을 하여라. (용사 웃음)
 
가만히 듣던 어린 사제가 눈썹을 처연하게 늘어트립니다.
 
어떠한 말도 못 하고 그저 끄덕이다 무리 속으로 슥 사라지더니,
 
곧 수군거리는 이야깃소리가 들려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반했나 곤란한데 크고 와라)
 
반한 얼굴은 아니였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자기 사랑 대단한 용사) (다들 날 사랑하는데) (잉)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아마 수군거리는 저 이야기들은 전부 용사님, 당신을 향한 기대 어린 것들이겠죠.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김비챠 (GM):클로에, 듣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키야)
 
"용사님이? 그래봤자, ……에 불과하시잖아."
 
"전부 …… 건데. 어쩌면 좋아, 불쌍해……."
 
사제들의 말에 당신은 의아해집니다.
 
물론 자신들과 얼마 나이차가 나지 않는 당신의 용사라는 운명이 가여울 수도 있겠지요.
 
클로에 지오반니:(사제들 뒷담 까는 거.. 적당히 둘의 어깨에 어깨동무 스윽 하면서 사람 좋은 웃음 지으며 선다.) 사제님들, 뭐가 그리 걱정이십니까? 나는 마왕 하나 죽이기 위해 이십 년간 살아왔으니, 나의 탄생은 그의 삶으로 인해 존재하고 나의 끝은 그의 죽음으로써 이루어질 것입니다.
 
히끅
 
사제들이... 설마 들을 줄은 몰랐다는 듯이 어깨를 바르르 떱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괜찮아 괜찮아) (^^) (떠는 어캐 토닥임)
 
어린 사제: 아, 아니예요. 용사님... 부디 마왕을 무찌르고 영광스럽게 돌아오시기를... 굳게 바라는 바입니다! (호달달..)
 
클로에 지오반니:떨지 마십시오, 네가 니들.... 당신들 죽인다 했나? 굳게 바라면 뒷말을 하지 말던가. 황제를 보러 가는 길입니다. 입 간수 하는 게 좋을 겁니다. (사제 이마에 검지 손가락으로 가볍게만 딱밤 날려주고 마저 길을 떠납니다.)
 
분위기가 싸해집니다. 딱밤을 가볍게 맞은 어린 사제는 입을 꾹 막고는 울듯이 도망칩니다.
 
잠시 느려졌던 걸음을 다시 빠르게 옮깁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그래도 느림)
 
모두 당신의 느린 속도가 익숙한지 맞춰 걷는 모양입니다. 하인이 허리를 약간 굽힌 채 뒤를 따르고,
 
오늘따라 유난히 볕이 눈부신 대전으로 나아갑니다.
 
기사단이 열을 지어 각 잡힌 채 서 있고,
 
황좌 위에 위엄 있게 앉아있는 존경스런 황제께서 당신을 보고 몸을 일으킵니다.
 
한 번도 내려오지 않은 황좌 위에서 친히 내려옵니다.
 
황제: 클로에.
 
클로에 지오반니:어이쿠, (또 뭔 말을 하시려고 직접 내려오기까지 하시나 웬만하면 저 해가 도망가기 전 안에는 끝내주시지요 황제님) (을 줄여서) 친히 내려와 주시다니, 송구합니다.
 
황제: 그래....클로에 지오반니, 이 제국의 자랑스런 용사여.
부디 바라노니,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김비챠 (GM):클로에, 심리학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심리학
기준치: 25/12/5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o0(신보다 내가 낫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당신에게 다가오는 황제는,
 
누가 봐도 나라의 용사를 아끼는 군주의 모습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여엄병) (속으로 나쁜 말) 제국은 황제님이 계시니 누구의 가호가 필요하겠습니까, 그저 믿고 다녀오겠습니다.
 
왕은 흡족한 듯이, 내심 걱정이 서린 듯한 주름진 얼굴로 끄덕입니다.
 
당신을 깊게 신뢰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니 당신의 손을 간절하게 맞잡은 황제의 손을 보고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었을까요.
 
황제: 부디 세상을 꼭 구해주시오.
 
클로에 지오반니:클로에 지오반니, 마왕을 죽이기 위해 태어나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황제님께 입은 은혜를 갚기 위하여 마왕을 죽인다고 말하겠습니다. 저의 사명보다도 더욱 위대하신 황제님이시니. (청결한 용사 웃음)
 
막중한 기대와 염원 속에, 당신은 오랫동안 하지 못할지도 모를 인사를 그에게 올립니다.
 
기사단이 일제히 당신에게 머리를 숙이고, 이윽고 먼 여정을 떠나는 당신.
 
햇살이 축복처럼 눈부십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눈 아파 새끼들아)
(기사단이면... 갑옷 아님? 눈 아픔?)
 
번쩎!
 
블레스 유
 
클로에 지오반니:(신의 가호가 있던가,,) (대충 손 흔들고 망토 펄럭 하면서 떠난다.) (태양이 나의 길동무요 바람이 소식을 전할 테니 나는 결국 이 제국에서 떠나지 아니함과 같다)
 
금빛으로 찬란히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다른 사제들이 멍하니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모두의 시선이겠죠, 황성의 온 사람들이 지금 용사의 뒷모습을 주목하고 있으니까요.
 
 
몇날 며칠을 걸어 변방으로 향합니다.
 
여기까지는 평화롭게 제국의 사람들에게 환대받으며 왔지만, 이제부터는 다릅니다.
 
국경에는 마물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했으니까요.
 
과연 저 멀리 불길한 어두운 숲이 보이고, 인적은 점점 드물어집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억울한 게 있습니다. 말도 없냐?)
(나라가 뭔 말도 없어)
(이러니까 마왕 하나도 못 이겨먹지 에잉 쯧)
 
마물을 본다면 말이 놀라서 도망가는 걸 고려하지 않았을까요?
 
클로에 지오반니:(약해 빠진 말따위 필요 없다 가자)
(삐진 로에)
 
그들의 생각이 어떠하든, 당신은 친우도 말도 없지만 여전히 나아갑니다.
 
삐로에
 
당신은 이제부터 안전하지 않은 길임을 느끼고 검을 빼듭니다.
 
괜찮습니다. 몇 번이고 수련했으니까요.
 
클로에 지오반니:(몇 번 빠졌고,,)
 
성력을 받은 용사는 절대 약하지 않습니다.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주인공 치트라는게 있잖아요 괜찮아
 
클로에 지오반니:(내가.. 주인공?) (두근)
(가자 마물이나 나와라 심심해 죽겠네)
 
용사가 주인공인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국경에 걸친 마지막 가난한 마을을 뒤로 하고, 숲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갑니다.
 
나무 그늘은 빽빽하고 바람 소리는 고요합니다.
 
어둠입니다…….
 
순간, 어둠 속에서 수많은 눈동자가 빛납니다.
 
4마리의 마물이 당신에게 급작스레 달려옵니다!
 
김비챠 (GM):(SANC 0/1d4)
 
클로에 지오반니:(귀여운 짜식들)
SAN Roll
기준치: 90/45/18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귀여운 짜식들)
(동물 다루기 가능한가요?)
 
공포 한 점 없는 두 색의 눈동자가 마물들을 쭉 살핍니다.
 
동물... 마물...... 동물.... 마물......
 
안 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
 
그들에겐 평범한 동물과 다른 칼날같은 송곳니와 톱 같은 발톱이 있기에 함부로 다가서다간.. 목숨은 커녕 시체도 남지 않을지도 모르니까요.
 
검을 쥡니다.
 
마왕성으로 향하는 위험한 여정의 시작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별로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은 걸. (무거운 검을 한 손으로 쥐어서 휘휘 돌린다.)
 
용사의 사명을 짊어지고 검을 쥐었으니 개인의 심정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그들이 다가옵니다.
 
김비챠 (GM):전투 페이즈. 클로에-마물1-마물2-...마물4 의 순으로 공격턴이 돌아갑니다.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
기준치: 50/25/10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죽지 마라. 죽지 마라.)
(기절만 해라.)
 
김비챠 (GM):
rolling 1d100<52
 
(
43
 
)
 
 
=
1 Success
rolling 1d100<52
 
(
38
 
)
 
 
=
1 Success
rolling 1d100<52
 
(
83
 
)
 
 
=
0 Successes
rolling 1d100<52
 
(
67
 
)
 
 
=
0 Successes
 
두 마리의 마물은 날렵하게 피했지만,
 
나머지 두 마리는 그러지 못 했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이야.. 나 꽤 세네? 검 제대로 휘둘러 본 적이 있어야지.. (;)
 
후방에 있던 두 마리의 마물이 처참히 나가떨어집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안 죽었지? (힐끔)
 
용사의 재능이라는 걸까요?
 
성력이 담긴 힘이라 그런지, 제대로 맞은 마물은 죽은 것인지 움직일 생각을 않습니다.
 
산 두 마리 마물만이 크르릉대고 있습니다.
 
마물 턴
 
클로에 지오반니:(곤란..)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21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8
 
)
 
 
=
1 Success
회피 혹은 반격
 
클로에 지오반니:
기준치: 50/25/10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0
 
용사의 검은 마물에게 제대로 먹혀 들어갑니다.
 
그것들은 도리어 처참히 당해, 손 쓸 수도 없이 바닥을 나뒹굽니다.
 
클로에 지오반니:(힝..) 너무 세도 곤란하다. 검은 못 써먹겠어. (검 대강 버리자..) (죽은 마물들 적당히 묶어서 끌고 갈 수 있나요? 근력 판정으로 요구한다)
 
검을... 버리나요?
 
클로에 지오반니:(버리지 말까? 그럼 주워다가 쓰지만 말자) (간지 용으로..)
 
김비챠 (GM):마물들을 적당히 묶어서 끌고 갈 시, 근력 어려움 이상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4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용사의 검은 간지템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용사는... 마물들을 묶습니다.
 
이게 무슨 광경일까요.
 
주섬주섬....
 
클로에 지오반니:마왕한테 마물이.. 자식일 수도 있으니까. 혹은 친우? 시체라도 주자고. (나아간다. 총총.)
 
상냥한 용사님이였네요.
 
클로에 지오반니:어느정도는. (총총)
 
마물들은 꿈쩍도 않고 질질 끌리며 바닥을 청소합니다.....
 
마왕성으로 가는 길이 닦입니다. 뽀득뽀득
 
클로에 지오반니:(응급처치 해볼까? 담 희생양도 생기면 다 같이 하자)
(총총. 총총.)
 
미치겠네
 
해괴한 꼴로 계속 나아갑니다.
 
마왕성은 아직 끄트머리도 보일 기미조차 없습니다.
 
수풀 속에서 별안간 쇳소리가 들린다 싶으면,
 
10 마리의 마물들이 눈을 번뜩이며 달려들 타이밍을 재고 있는 모습을 한 발 먼저 발견합니다.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김비챠 (GM):편의상 한 굴림 당 3마리로 취급하여, 3 3 3 1 로 판정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검 말고, 잠시 끌던 마물들을 뒤로 물린 채 주먹을 쥔다.)
 
여전히 묶인 마물들은 미동도 없이 얌전히 뒤로 옮겨지고,
 
용사는 주먹을 쥐어 새로이 나타난 그것들에게 강하게 타격을 넣습니다.
 
김비챠 (GM):
rolling 1d100<52
 
(
56
 
)
 
 
=
0 Successes
rolling 1d100<52
 
(
60
 
)
 
 
=
0 Successes
rolling 1d100<52
 
(
54
 
)
 
 
=
0 Successes
rolling 1d100<52
 
(
15
 
)
 
 
=
1 Success
 
세상에... 태어나길 용사로 태어난 당신은 주먹에도 성력이 깃들어있나요?
 
클로에 지오반니:(하하)
 
9마리의 마물들이 비틀거리며 검은 체액들을 토해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수련 같은 거 게으르게 해도 됐었잖아,,,,, (잔소리하던 누군가 떠올림)
 
1 마리만이 가까스로 피해, 그르렁거립니다. 9마리의 마물들은 위태롭지만 아직은 숨이 붙어있는 모양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숨만 붙어있으면 못 움직이나?)
 
수련하셔야 해요 용사님! 클로에님, 검술 수업 시간입니다! 용사님..! 클로에 님...!!
 
아슬하게 공격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귀찮게 그렇게 수련하고 싶으면 밤 중 내 침소로 오던가)
(가자)
(덤벼)
 
용사여...
 
누군가의 한숨소리가 시공간을 초월해 들리는 듯 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왜 부르는가 ......)
(...........................)
 
어떤 형태든 당신은 잘 해내고 있으니, 돌아가서도 당당해지면 그만입니다.
 
애초에 돌아갔다는 것은 마왕을 무찌르고 세계의 평화를 되찾았다는 것이니까요.
 
클로에 지오반니:(그렇지 뭐) (후비적)
 
마물 턴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65
 
)
 
 
=
0 Successes
rolling 1d100<50
 
(
48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74
 
)
 
 
=
0 Successes
rolling 1d100<50
 
(
18
 
)
 
 
=
1 Success
 
클로에 지오반니:(약해 빠졋군)
 
김비챠 (GM):회피 혹은 반격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ㅋ)
 
 
클로에 지오반니:(하~ 어쩔 수 없지 성력을 가지고 태어나 20살 먹은 용사는 지금 자존심이 최고조이다)
 
최고로 high한 자존심
 
마물들은... 용사의 원 펀치에 우수수 바닥을 나뒹굽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개웃기네)
(주섬주섬 주워서 같이 묶어두자)
 
같이 묶어두나요?
 
김비챠 (GM):클로에, 근력 어려움 이상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
(그럼.. 다 같이 펴두고 응급처치 가능? 딱 숨만 붙어있게)
 
이게 대체 무슨 광경이람
 
클로에 지오반니:(불살엔딩)
 
진짜웃겨죽겠어요 용사님
 
배를 까 뒤집힌 상태로 골골거리는 마물들을.. 나란히 펴둡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귀여워) (골골)
(죽어가는 병아리 같아)
 
말이 골골이지 생긴 건 끔찍한데
 
>죽어가는 병아리<
 
죽어가는... 병아리
 
클로에 지오반니:(클로에에게 뭐라도 안 귀여우리)
 
납득합니다.
 
김비챠 (GM):클로에, 응급처치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응급처치
기준치: 50/25/10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ㅋㅋ 치료에는 소질이 없음)
 
안타깝게도 그들의 멍 든 곳을 제대로 건드려버린 모양입니다.
 
움찔, 하고 근육이 경련하는 것이 느껴지더니,
 
마물들은 틈을 타서 죄다 줄행랑을 치고 맙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이야 잘 움직이네..
 
죽지 않고 기절했던 모양입니다.
 
생명의 공포.. 위협,.. 그것을 뛰어넘는 용사의 무서움
 
클로에 지오반니:살았으니 됐어. 그냥 두고 가면 죽을까 봐 걱정했었고. (마스터! 플레이어는 새로운 것을 원합니다. 아까 마물들이 토해낸 검은 액체를 몸에 바르면 동물 다루기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마물들은 지능이 낮은 것 같으니 냄새로 확인할 텐데 인간 외의 냄새가 난다면 ... 경계를 늦출 것 같다.)
 
일단 발라봅시다.
 
클로에 지오반니:(슉슉)
(유사 흑발 클로에)
 
뭐?
 
침착
 
온 몸에서 구린 쇠냄새가 납니다.
 
이런 꼴로 마왕을 만났다가는 마물로 오해받을지도요.
 
클로에 지오반니:(그럼 꼬시기 더 쉽겠네)
(자 가자)
 
머리카락 끝에서 뚝, 뚝 하고 진득한 검은 액체가 떨어집니다...
 
계속 나아갑니다.
 
.. 그 때입니다.
 
유유히 걸어 나아가는 당신의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 오, 세상에!
 
클로에 지오반니:(아 마왕이면 곤란해)
(씻고 만나려고 했어)
 
한 두 사람의 발소리가 아닙니다.
 
클로에 지오반니:(한 사람인데 발이 여러 개일 수도 있지,,)
 
; 뒤를 돌아보자,
 
어쩐지 황성에서 보았던 사제들과 비슷한 인상착의를 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용사인 당신을 알아보는 걸까요?
 
도와주러 온 걸까요?
 
클로에 지오반니:길 잃었습니까? (검은 액체를 잔뜩 묻힌 용사)
(도움..? 한 방이면 뒈질 것들이,,)
 
?: ...당신은? 그래, 맞군요!
 
길을 잃었다기엔 당신을 아는 듯한 말투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딴 말 하네? 질문에 답 안 하고? 마이너스 일 점.)
 
당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을 하든 그들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한 사람은 입을 다물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를 가늠할 적에,
 
?: 바보 같은 제국의 충견이 아니십니까!
 
클로에 지오반니:(플러스 이 점. 상대를 잘 파악한다.)
정답입니다. 사람 보는 눈이 아주 탁월하시군요.
 
도합 플러스 일 점의 사제는 눈을 희번뜩 뜨며 입꼬리를 길게 찢어 웃습니다.
 
당신의 말이 웃긴지 해괴하게 웃는 소리를 내고는, 무어라 주문을 외웁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나한테 관심 있나?)
 
그러자 주변 수풀 사이에서 기회를 노리던 마물들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짐을 느낍니다.
 
궁정의 하얀 사제복과 달리 새카만 사제복을 입고 있는, 가장 선두에 선 사람이 광인처럼 낄낄 웃어댑니다.
 
대화를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오. (박수 짝짝.) 감사합니다. 마저 나아가겠습니다. 도움을 주시다니, 당신도 바보 같은 제국의 충견이시군요. (마왕성으로 갑시다.)
 
그들은 일순 당황한 듯, 혹은 불쾌한 듯 눈썹을 치켜올립니다.
 
곧 히죽 웃더니, 의연히도 나아가는 당신의 등 뒤에서 목소리를 흘립니다.
 
사제: 모든 것이 결국 운명의 농간입니다... 아하하, 킥킥....
 
클로에 지오반니:웃음은 수명을 늘려준다는 속설이 있다합니다. 황성에서만 도는 속설이니 당신은 몰랐겠지요. 한 칠십여 년 사실 듯 하네요. (뒤돌아서 방긋 웃어준다.) 운명의 농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운명은 살아 숨쉬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죠. 가여운 운명을 타고 났다고 말하는 것이라 들어, 이 미천한 삶에 축복을 내려주신 거라 믿겠습니다. (다시 가자. 한 마디 더 벙긋거리면 칼 들겠다. 난 마물에게 자비롭지만 인간에게는 아니지)
 
그들은 당신의 말에 무어라 반박하려고 했는지 뒤쪽에서 기분 나쁜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용사는 개의치 않고 발을 움직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마물 꼬셔봐야지..)
 
자박자박 멀어져가는 발자국 소리들.
 
아무 일 없던 듯 사라집니다.
 
기분 탓일까요… 눈을 돌리면 숲속의 어둠은 한 겹 더 짙어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내가 검은 물을 뒤집어 써서)
(;)
 
기분 탓이 아니였군요.
 
눈 앞에 끈적하니 흐립니다.
 
눈 앞이
 
마왕에게 가는 길을 필사의 각오로 막기라도 하듯 괴수들은 발길을 뗄 떼 마다 달려들었지만,
 
당신은 쉽게, 또 용맹하게 그들을 처치하고 검은 핏물로 그득한 비린 명예의 길을 거침없이 걸어갔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내 동물 다루기)
(애완마물)
(내 꿈이)
 
클로에 지오반니의 애완 마물의 꿈이 박살나는 소리
 
클로에 지오반니:(한 마리만 주세요. 한 마리만.)
(아무거나 좋습니다.)
 
용사의 소박한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제국력 305년 개봉
 
클로에 지오반니:(마왕 동물 다루기로 애완마왕 만들기 전에 한 마리만 부탁)
 
원대한 꿈을 가지고.. 거친 땅을 밟습니다.
 
대륙의 끝으로 가면 갈 수록 땅은 척박해지고,
 
바람은 거세지고, 발걸음을 떼기는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다가오는 날은 결국에 다가오고야 맙니다.
 
눈을 들면, 저 멀리 희끗하니 보이는 검은 성채.
 
잠깐 걸음을 멈춥니다.
 
저것이, 마왕이 산다는 세계의 끝 죽음의 성.
 
숨을 삼킵니다.
 
여태껏 겪어본 적 없는 지독한 중력에 짓눌리는 듯한 힘.
 
세상의 끝에 선다는 것은 이토록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던 걸까요.
 
마음 속으로 두려움이 찾아들었나요?
 
고작 그런 위압감에 두려움을 가졌다면 이 곳에 서있지도 않았을 겁니다.
 
경험해 본 적 없는 죽음이 가까이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경한 감정만이 새겨집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마물 좃밥이던데..) (짓눌리는 머릿속, 처음 겪어보는 기분이 색다르다. 그는 나의 탄생이자 나의 끝이니 기꺼이 최악의 죽음을 선사하려 한다. 그는 얼마나 오래 살았을까. 차라리 죽음을 바라고 있지는 않을까? 살아가며 들어왔던 그의 욕은 여기까지 도달하며 전부 없앤다. 초면인 자를 내가 알 리가 없다. 죽여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더라도.)
 
당신은 용사였지요.
 
돌이키기에는 이미 너무나 많은 축복을 받았습니다.
 
당신은 이전과 같은 다짐을 새로이 새기고,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은, 악을 처단할 것입니다.
 
용사 클로에는, 숨을 들이킵니다.
 
진득한 혈향.
 
문득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 주위를 둘러보면,
 
7 마리의 마물이 당신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점점 좁혀옵니다. 포위해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그.. 약간 그거 공룡들 진정시키는 그 짤)
(그거 함)
(동물 다루기 가능?;)
 
클로에는 양 손을 펴 천천히 마물들을 진정시킵니다..
 
효과는 미약했다!
 
기절시킨 다음에 시도해봅시다.
 
클로에 지오반니:(OK..)
 
현재 그들의 빛 들지 않는 눈동자에는 인간을 물어뜯을 욕망 외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김비챠 (GM):편의상 한 굴림 당 세 마리 취급하여, 3 3 1 로 판정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주먹 쥠. 마왕 보고 있으면 어쩌지?)
 
황성의 사람들에게 들어온 바로는... 괴이한 뿔이 돋고 마물을 부리는 힘이 있어 먼 곳까지도 볼 수 있다던데...
 
처음부터 모두 보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손가락 하트 뿅.)
 
마왕은 모르겠고 용사가 귀엽다
 
하트 뿅이 과연 전해졌을까요?
 
클로에 지오반니:(양 손으로 뿅뿅.)
 
적어도 눈 앞의 마물들에겐 통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악 귀여워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아 하트 날리느라 방심함)
 
주먹 대신 하트가 날아갑니다...
 
사랑 가득 담긴 공격에 마물들은 침을 뚝뚝 흘리며 달려듭니다.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69
 
)
 
 
=
0 Successes
rolling 1d100<50
 
(
16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61
 
)
 
 
=
0 Successes
 
클로에 지오반니:(좃밥)
 
세 마리의 좃.. 마물들이 사냥개처럼 당신의 어깻죽지를 노립니다.
 
김비챠 (GM):반격 혹은 회피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좃마물,,)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이번에도... 당황하지 않고 도리어 주먹을 내지른 용사에게 마물 세 마리는 반동으로 우수수 쓰러집니다.
 
남은 네 마리가 기회를 노립니다.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주먹에 힘 풀린 듯)
(좃마물)
 
기복이 심한 용사님
 
마물들이 일순 안도한 것 같기도 하고
 
마물 턴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42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16
 
)
 
 
=
1 Success
 
클로에 지오반니:(쫌 한다?)
 
동료의 죽음에도 개의치 않고 인간을 살을 노리는 검은 마물들이 사방에서 달려옵니다.
 
김비챠 (GM):회피 혹은 반격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전투가 행운이 되던가)
(됐던 거 같으니 함)
(피해 판정 안 된다 합니다)
 
김비챠 (GM):
(To GM)rolling 1d2
 
(
2
 
)
 
 
=
2
 
김비챠 (GM):
(To GM)rolling 1d2
 
(
1
 
)
 
 
=
1
 
김비챠 (GM):hp 4 감소
 
클로에 지오반니:(용사는,, 처음 다쳤다,,)
 
어깻죽지의 옷이 너덜하게 찢어집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곤란)
 
날카로운 손톱에 베였지만 고통은 크게 다가오지 않을 텝니다.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용사는 전투에 임합니다.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고통에 둔한 탓에 크게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가 이번의 유효타를 만들어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주먹으로 대가리 침.. 화났다!)
 
 
클로에 지오반니:(뇌에 깡통 들었냐)
 
김비챠 (GM):
rolling 1d100<52
 
(
2
 
)
 
 
=
1 Success
rolling 1d100<52
 
(
18
 
)
 
 
=
1 Success
?
 
클로에 지오반니:?
(좀 하는데??)
 
아무것도 듣지 못 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는지 아주 날쌔게 검은 그림자들이 흩어집니다.
 
마물 턴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46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99
 
)
 
 
=
0 Successes
 
클로에 지오반니:(펌블)
(쟤 펌블이에요)
 
클가락질
 
한 마리가 크게 휘청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세 마리가 당신의 다리를 노리며 땅을 박차 달려듭니다.
 
김비챠 (GM):회피 혹은 반격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
(용사 지쳤다. 찾지 마라.)
 
성력빨이 다 됐나
 
그 새 감을 잃었나요, 용사님?
 
클로에 지오반니:(지쳤다. 환대 받고 싶어.)
(난 곱게 자랐다고..)
 
아직 여정은 절반도 채 진행되지 않았는걸요, 힘내요 용사님
 
사랑과 따뜻한 황성 안에서 곱게 자란 새싹 용사님..
 
지금 그 용사님의 다리에선 크게 베인 자국이 생기고, 그에 따라 피가 송골송골 맺혀 나오고 있습니다.
 
김비챠 (GM):클로에 hp 2 감소
 
클로에 지오반니:(어쩐지 야한 분위기~)
 
위기가 아니라?
 
클로에 지오반니:(야한 위기~)
 
 
다시,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송골송골 나오는 붉은 피는 흑색의 피와 섞이려나?) (같은 거 고민하면서 주먹 쥠)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4
?
 
김비챠 (GM):?
rolling 1d100<52
 
(
79
 
)
 
 
=
0 Successes
rolling 1d100<52
 
(
97
 
)
 
 
=
0 Successes
 
 
김비챠 (GM):?
 
클로에 지오반니:(좃밥들)
 
좃밥들
 
피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군더더기 없는 내지름에 마물들은 괴상한 울음소리를 냅니다.
 
좃밥들 턴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7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15
 
)
 
 
=
1 Success
?
 
클로에 지오반니:(뭔데,,)
 
매도당하면 강해지는 마물들
 
김비챠 (GM):회피 혹은 반격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그렇게 내 깔이 되기 싫냐고)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아오)
 
마왕의 술수인가
 
마물들은 이미 마왕에게 한 몸 바쳤는지 죽어도 클로에의 깔은 되기 싫어하는 눈치입니다.
 
김비챠 (GM):
(To GM)rolling 1d2
 
(
1
 
)
 
 
=
1
 
김비챠 (GM):
(To GM)rolling 1d2
 
(
2
 
)
 
 
=
2
 
클로에 지오반니:(마왕은 나한테 한 몸 바칠 거야 빨리 숙여)
 
김비챠 (GM):hp 3 감소
 
그것은 아직 먼 이야기
 
원대한 꿈을 가진 용사 턴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성력 좃됐네)
(내가 좃밥임)
 
갑자기 왜 이래
 
클로에 지오반니:(어떤 새끼가 성력 있댔냐)
(나 아님)
 
황성의 사람들이 그랬어요
 
클로에 지오반니:(돌아가면 니들은 뒈졋다)
 
근육을 다쳤는지 휘청, 한 탓에 주먹은 아무런 힘도 실어내지 못 했습니다.
 
과연..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안좃밥들 턴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97
 
)
 
 
=
0 Successes
rolling 1d100<50
 
(
29
 
)
 
 
=
1 Success
 
클로에 지오반니:(크으 좃밥 3명)
 
안좃밥 1 마리가 매섭게 발톱을 휘두릅니다.
 
김비챠 (GM):회피 혹은 반격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하!)
 
위기 상황에서 더욱 강해지는 걸까요?
 
매섭게 달려드는 마물의 발톱에도 굴하지 않고, 당신은 그것의 명치를 가격합니다.
 
주먹 끝에서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강해진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어떤 새끼가 강해졌다고 했어)
 
플래그 꽂아버림
 
하지만 널 어떻게 좃밥이라 부르겠ㄴ;
 
아.. 용사에겐 환대와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원래 권선징악 인지라,, ,,, 내가 악이어서;)
 
아!
 
~오! 하는 빨간 옷 남자애 짤~
 
클로에 지오반니:(그림지원)
 
귀찮습니다.
 
마물들 턴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87
 
)
 
 
=
0 Successes
 
클로에 지오반니:(좃밥)
 
사이좋게 허탕만 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가자 클로에턴)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짝짜꿍
 
세 마리와 한 명이서 아주 그냥 헛손질 헛발질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장면!
 
마물들 턴
 
1d100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12
 
)
 
 
=
1 Success
 
클로에 지오반니:(알겟어.)
(조따 세네..)
 
니가 몰알아
 
클로에 지오반니:(클로에 지오반니, 여기서 죽다.)
(마왕 구경도 못하다.)
 
마왕 얼굴도 보지 못 하고 죽을 순 없지요
 
힘내봐요, 용사님!
 
김비챠 (GM):반격 혹은 회피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위기 상황에서 성장하는 용사님
 
클로에 지오반니:(이야기 따라서 가기는)
 
결국 주인공이였나요, 당신은
 
끝의 끝에서, 지친 숨이 나오기 전에 전투를 마무리짓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커어억 뒈지겟네)
 
마물들이 경련하듯 꿈틀거리다가 잠잠해집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마물들에게 빨리빨리 응급처치 한다 허억 뒈지겟네 힘든 웃음)
 
정말 웃긴 용사님이야
 
김비챠 (GM):(마물들에게) 응급처치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응급처치
기준치: 50/25/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김비챠 (GM):?
 
클로에 지오반니:(붉은 피와 검은 피를 눈가에서 닦아내며 무릎을 굽혀 마물들에게 자비를 내립시다. 그러고서.. 냄새 맡아보라고 마물들 코 근처에 주먹 쥐어 손 내밀어요. 동물 다루기.)
 
김비챠 (GM):동물 다루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동물 다루기 Roll
기준치: 40/20/8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xx)
 
다된밥에 실패 뿌리기
 
클로에 지오반니:(강행 함만. 실패하면 다시 싸움.)
(애완마물에 인생 배팅)
 
김비챠 (GM):ㅇㅋ 화끈한 용사님, 동물다루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동물 다루기 Roll
기준치: 40/20/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9ㅋㅋ
 
김비챠 (GM):ㅋㅋ
 
클로에 지오반니:(ㅋㅋㅋㅋ)
 
ㅋㅋ
 
클로에 지오반니:덤벼 은혜도 모르는 것들
옆집 용사도 은혜는 알더라
 
멍청한 마물들은 자신의 상처가 낫자 의무를 잊지 않고 다시 그르렁대며 달려듭니다.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아..... 큰 일 났다,, 용사 안 할래)
 
동물을 다루고 싶어하는 그에게 대체 누가 성력을 쥐여줬는가
 
용사 파업 선언을 속으로 새기는 용사님.
 
마물들 턴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38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10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91
 
)
 
 
=
0 Successes
 
클로에 지오반니:은혜도 모르는
개새
(xx)
 
크르르릉
 
클로에 지오반니:깜찍한 놈들
미안
 
개는 귀엽기라도 하죠
 
예?
 
클로에 지오반니:살려줘;
 
은혜도 모르는 개새들은 이번엔 확실히 당신을 물어뜯고자 다짐했습니다.
 
김비챠 (GM):반격 혹은 회피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김비챠 (GM):?
 
클로에 지오반니:(아!!!!!!!!!!!!!!)
(망할 자식들 다 같이 뒈지자)
(은혜도 모르는 것들이 마물 고기는 맛있냐 )
 
너죽고 나죽자의 마음가짐으로 휘두른 주먹엔 시커먼 액체로 흥건합니다.
 
6마리가 단번에 바닥에 떨어지고, 한 마리만이 두려운 듯 주춤거리며 이를 드러냅니다.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니들은 ......... (후... 용사 웃음 버리며 희번뜩 눈 뜸;)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진심 클로에
 
클로에 지오반니:좋게 좋게 해주면 알아듣지를 않아 인간이나 마물이나 똑같이 미개하기는 (본심 남발;)
 
드디어 본심을 드러낸 용사!
 
잘생겼다.
 
클로에 지오반니:(곤란)
 
김비챠 (GM):
rolling 1d100<52
 
(
71
 
)
 
 
=
0 Successes
 
클로에 지오반니:(마물.. 겁 먹었나 봐)
(미안,,, 다시 웃을게)
 
낑낑
 
웃으면 뭐합니까,
 
응급처치를 받았기에 체력 상태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였던 마물은 한 번의 주먹질에 바로 나가떨어집니다.
 
다시 고요함이 주변을 감쌉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마지막 낑낑 마물에게 한 번 더 자비를 베풀자. 동물 다루기. 이번에는 냄새 똑바로 맡아라 마왕 편에 붙는 게 이득일지 용사 편에 붙는 게 이득일지 정도는 생각하라고)
 
김비챠 (GM):자비로운 동물 다루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동물 다루기 Roll
기준치: 40/20/8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김비챠 (GM):?
 
클로에 지오반니:(kia)
(kia)
 
이걸?
 
그의 본심과 자비로운 손길에, 바닥에 쓰러졌던 낑낑 마물이 빛 들지 않는 눈동자를 당신에게로 향합니다.
 
김비챠 (GM):응급처치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응급처치
기준치: 50/25/10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김비챠 (GM):ㅋㅋ
 
클로에 지오반니:(내가 안고 갈게.)
(ㅋㅋ)
(혼자는 너무 외롭다..)
 
하지만 그 뿐, 거의 기절하듯 축 처진 마물은 혼자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안고..가나요?
 
클로에 지오반니:(안고 가자.. 이따 다시 치료해주지 뭐..)
 
혼자서는 이 밤이~ 너무너무 추워요우~
 
찐득찐득 낑낑 마물이 파티에 합류했다!
 
클로에 지오반니:(와! 이름은 쫀쫀이.)
(다시 가자. 총총.) 나머지 것들은.. 아까 보니까 잘 살아있던데. 괜찮겠지. (총총.)
 
마물을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시간은 흐르고 있고, 어쩌면 당신 품에 안긴 그 마물도 제대로 정신을 차리면 다시 물어뜯으려 달려들지 모르죠.
 
클로에 지오반니:(이미 이 마물은 나에게 빠졋는 걸)
 
하지만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입니다.
 
마물이라는 것은 보통의 동물과 다르니까요, 어떤 예상치 못 한 행동도 감수해야만 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나보다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할 리가 없지 같은 거 생각하며 종종 걸음)
 
아!
 
종종... 총총... 낑...
 
한 사람과 한 마물은 그렇게 희끗한 검은 성채에 한 층 더 가까워집니다.
 
윤곽이 선명하게 보인다고 생각이 들 때 즈음,
 
불온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고개를 돌립니다.
 
김비챠 (GM):관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헤헤 쫀쫀이 귀엽다)
 
별 다른 징조를 발견하지 못 하고 쫀쫀이의 상태를 살피며 걷던 당신의 뒤에서,
 
창문 사이로 부는 듯한 쐐액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면 이미 늦었습니다.
 
김비챠 (GM):hp 1 감소
 
클로에 지오반니:(콜, 록; 콜록;) (체력 1/3 닳은 용사)
 
날카로운 기습에 콜록거리며 주변을 제대로 살피면 박쥐 형태의 마물들이 시꺼멓게 떼를 지어 하늘을 장악한 모습이 보입니다.
 
질리지도 않고 들이닥칩니다.
 
마왕의 손아귀같은 모양을 한그 검은 박쥐들의 폭풍은 당신의 피를 온통 빨아먹을 생각으로 가득 찬 욕망 뿐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느그들 피 먹어)
 
얼추 세어보면 11 마리.
 
클로에 지오반니:(빡치게 빨간 피 좋아하면 토마토 먹던가)
 
토마토와 피가 같나요?
 
인간 피가 취향인가보죠 새삼스럽게
 
클로에 지오반니:(인간이 오지도 않는데 뭔)
 
아까보다 더 버겁게 느껴지는 건 지친 탓의 착각일까요.
 
클로에 지오반니:(보이지 않는 마왕에게 하트 뿅.)
 
굶주린 그들은 자비같은건 없습니다.
 
마왕은.. 아무런 신호도 없습니다.
 
사악한 마왕같으니라고.
 
클로에 지오반니:(부끄럼 많나 봐 귀엽네)
 
??: ....
 
방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요.
 
검을 날리던, 다가오는 것을 쳐내던 당신이 해오던 방식으로 물리치면 되는 겁니다.
 
김비챠 (GM):편의상 한 굴림 당 4마리 취급합니다.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몽글쓰)
(한 손으로 쫀쫀이 앉고 한 손으로 대충 주먹 허공에 갈긴다. 굿로에.)
 
이런 상황에서도 여유와 쫀쫀이를 잃지 않는 굿로에
 
김비챠 (GM):
rolling 1d100<52
 
(
45
 
)
 
 
=
1 Success
rolling 1d100<52
 
(
63
 
)
 
 
=
0 Successes
rolling 1d100<52
 
(
91
 
)
 
 
=
0 Successes
 
클로에 지오반니:(좃밥스~)
 
앞에 있던 몇 마리가 주먹에 맞은 탓에 도미노처럼 주변의 마물에게도 타격이 간 모양입니다.
 
7마리가 공중에서 위태하게 날아다니고, 4마리는 여전히 대열을 유지한 채 틈을 노립니다.
 
마물 턴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35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1
 
)
 
 
=
1 Success
rolling 1d100<50
 
(
32
 
)
 
 
=
1 Success
?
 
클로에 지오반니:?
미안.. 좃밥이라고 안 놀릴게..
마왕한테 하트 날려서 개빡쳤냐?
진짜 너무하다.
 
그렇게 푸념을 늘어놓으며,
 
김비챠 (GM):반격 혹은 회피 판정. 대성공한 4마리의 공격은 대성공이 아니면 피할 수 없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흑흑.)
 
김비챠 (GM):
(To GM)rolling 1d2
 
(
1
 
)
 
 
=
1
 
김비챠 (GM):
(To GM)rolling 1d2
 
(
2
 
)
 
 
=
2
 
김비챠 (GM):
(To GM)rolling 1d2
 
(
2
 
)
 
 
=
2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폭풍의 공격에도 침착하게 쳐내면,
 
순식간에 7마리의 마물은 피 한 방울도 제대로 못 본 채 처참히 지면으로 추락합니다.
 
김비챠 (GM):hp 2감소
 
끝이 없이 들이닥칩니다.
 
비린 피냄새와 몰려오는 숨찬 주먹질,
 
클로에 지오반니:(시체 로에) (미간 구긴 채로 한숨 쉰다..)
 
지긋지긋한 살육을 자행하며 주먹을 휘두릅니다.
 
키에엑―! 마물이 비명을 지르고, 그럼에도 다시금 달려들어 당신을 물어뜯기 시작하고,
 
어쩔 수 없이 자꾸만 팔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낍니다.
 
아찔한 고통은 없지만 조금씩 흐려지는 시야에 두 눈을 뜨는 것도 힘겨워집니다.
 
클로에 턴
 
클로에 지오반니:(검을 든다. 죽어도 검 들고 죽는 게 멋있잖아? 쫀쫀이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고 발 밑으로 내려 놓은 뒤, 배웠던 자세는 전부 무시하며 제가 편한 너비로 발을 벌리고 검을 휘둘렀다.)
기준치: 50/25/10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7
(역시 난 멋져.)
 
길들인 마물은 여전히 간신히 숨만 쉬는 채로 발 밑에서 미동도 없습니다.
 
가장 편하고, 가장 확실하게.
 
검날은 날카롭게 바람을 일으킵니다.
 
김비챠 (GM):
rolling 1d100<52
 
(
22
 
)
 
 
=
1 Success
 
그러나... 하늘을 나는 것들에겐 아슬하게 닿지 못 한 바람이 되었습니다.
 
마물 턴
 
김비챠 (GM):
rolling 1d100<50
 
(
46
 
)
 
 
=
1 Success
 
클로에 지오반니:(니가 주인공 해라 마물들아)
 
김비챠 (GM):회피 혹은 반격
 
클로에 지오반니:(그래.. 다수가 좋지 역시)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꼭 인간계 점령해라 못하면 니들은 죽은 내 손에 뒈져)
 
거듭된 출혈과 상처에 검으로도 제대로 막지 못 하고 시야가 훌쩍 뒤집힙니다.
 
김비챠 (GM):hp 2 감소
 
고통은 거의 없더라도, 맨 살이 찢기는 이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 더이상은, 더이상은......
 
당신의 목줄기를 물어뜯기 위해 달려드는 마물이 시야에 가득 들어차는 것을 마지막으로,
 
용사 클로에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쫀쫀아믿는다)
 
 
눈을 뜹니다.
 
당신은 침대에 눕혀져 있습니다.
 
천장이 희고 눈부신 빛으로 일렁입니다.
 
붉은 햇빛이 어딘가에서 비쳐 들어오고….
 
안락합니다. 마치 돌아온 것처럼요.
 
…기억을 더듬어보면 목줄기를 물어뜯던 짐승의 이빨, 고통이며 감촉이 남은 듯 아직도 선연한데.
 
꿈이었던 걸까요?
 
클로에 지오반니:(번뜩 눈을 뜬다. 쫀쫀이는 어딨지? 나는 지금 몸을 일으킬 수 있는 상태인가?) (한 번 주운 것에 끝까지 책임지는 용사)
 
번뜩 눈을 떠 둘러보면 그러나, 용사의 방도 황성 안도 아닌 처음 보는 장소입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 움직이자 몸이 삐걱입니다.
 
쫀쫀이.. 길들였던 마물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몸에는 아직 조금의 끈적임이 남아있지만 피와 함께 얼추 닦여있는 듯 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후.. (찾으러 가야겠네..) (앞머리 휘휘 흐트러트리기.. 클로에 습관일지도 모르겠다.) (팔 휘휘 돌리며 일어난다.)
 
책임감 넘치며 앞머리를 흐트러트리는 습관이 있는 용사는 몸을 일으킵니다.
 
정신이 돌아오자 곳곳이 아주 약간 욱신거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무래도 꿈은 아니었나봅니다.
 
그래도 움직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김비챠 (GM):테이블침대거울창문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창문으로 몸을 움직인다. 문 밖으로 나가면 어떤 새끼가 있을지 모르니..) (반짝거리는 머리카락)
 
척 봐도 지상과의 거리가 꽤 되는 높이입니다.
 
뛰어내려 탈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창문 밖으로는 노을이 지고 있는 탓에, 하늘거리는 머리카락은 어두운 적금빛으로 물들어갑니다.
 
바깥은 황무지지만, 그조차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이렇게 높은 건물이.. 황제가 사는 곳이랑, 마왕성 말고 어디가 있지? (용사는 원래 혼잣말이 많다.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창문을 열어볼 수 있나?)
 
주인공처럼 창문을 열어봅니다.
 
서늘한 바람이 뺨을 간질이는 것이 느껴집니다.
 
클로에 지오반니:(크게 숨 들이 쉰다. 이것이 마지막 호흡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폐에 가득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익숙하니, 지루하다고 무의식적으로 떠올린다.) (거울로 총총. 내 꼴 좀 보자. 97.4%확률로 여긴 마왕성이다.)
 
새로운 공기가 폐 안을 가득 채워, 머리가 한 층 맑아집니다.
 
거울. 무엇인가 오래된 듯한 이 방에서 유일하게 반짝이며 새 것처럼 빛을 내는 물건입니다.
 
깨끗하게 비치는 거울 위로 클로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데,
 
김비챠 (GM):관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주운 미쳤네)
 
문득 거울을 보는 눈길 안으로, 기시감이 스칩니다.
 
왜?
 
클로에 지오반니:(얼굴 멀끔한가?) (기시감에 눈 똘망하게 떴다가 가늘게 뜨며 거울 본다.)
 
당신의 얼굴은 여전히 클로에 지오반니, 당신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잘생겼다는 소리군)
(app 50이 나댈 게 아님)
 
외모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ㅋㅋ
외모
기준치: 50/25/10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까오 상하네)
 
머리 끄트머리에 피가 굳어 붙어있는 꼴이 조금 안쓰럽기도 하고..
 
하지만 두 눈동자만은 여전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흑흑. 거울을 향해 매혹해본다. 안쓰러운 클로에.)
 
?
 
거울을 향해 매혹하면.. 튕겨서 본인에게 매혹하는 것 아닌지
 
클로에 지오반니:(자기 위로다.)
 
김비챠 (GM):매혹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매혹
기준치: 75/37/15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역시 난 잘생겻어)
 
현태 상태가 어떻든, 당신의 눈짓과 손짓 그 모든 것은 매혹적입니다.
 
안심해도 되겠어요.
 
클로에 지오반니:(^^) (얼굴에 취함) (테이블로 총총. 먹을 거 있나.)
 
총총
 
정갈한 원형의 나무 테이블입니다.
 
어쩐지 사용감이 좀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 당신이 마지막 순간까지 휘두르며 베었던 검도 갈무리되어 있네요.
 
김비챠 (GM):관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먹을 것은 없고, 반쯤 비워져있는 잉크 병과 펜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잘 살펴보면 까만 잉크는 오래되어 병 속에서 굳어 있습니다.
 
꽤 시간이 지난 것 같네요.
 
클로에 지오반니:(ㅇㅉㄺ) (눈 됨)
(잉크를 안 닫아두다니.. 부자인가..) (펜 주섬 줍는다. 누군가 헛짓거리 한다면 눈을 찌르겟서. 검도 주섬.)
 
귀엽고 살벌한 호신용 펜과 검을 챙겼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침대 총총.)
.o0(쫀쫀이 찾으러 가야하는데)
.o0(울고 있으면 어쩌지)
 
쫀쫀이는 커녕 그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울적..)
 
침대. 당신이 누워있던 침대입니다.
 
희고 푹신합니다.
 
다만 조금 오래된 것인지 삐걱이는 나무 소리가 나네요.
 
김비챠 (GM):관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xx)
 
특별한 점은 없어보이는데.
 
다시 한 번 침대에 누워봅니다.
 
침대 위에서 몸을 움직일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여전하지만, 그래도 편안하고 아늑합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삐걱 소리가 좋아서 이리 저리 뒹굴 뒹굴)
(내 침대는 맨날 좋은 것만 써서 소리가 안 난단 말이지)
 
뒹굴...뒹굴...
 
삐걱이지만 먼지가 일어나지는 않는다는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황성의 침대와 비교하면 평범한 재질이지만서도 눕기 딱 좋은 크기에, 마음이 편해집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코 막고 냄새 맡아본다. 여기 클로에는 인간이니까 냄새 잘 맡음) (킁킁)
 
그러네
 
킁킁....
 
포근한 냄새와 약간의 꽃 향기가 납니다.
 
얼마나 오래 누워있던 걸까요.
 
클로에 지오반니:(내 냄샌가?) (킁킁킁)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흠. 쫀쫀아~ 용사님이 구하러 갈게. 내 공주님.. (문 벌컥 연다. 잠겨 있어도 뜯겨져서 열렸을 만큼 화끈하게.)
 
용사 클로에의 여행 ~쫀쫀이를 찾아서~
 
클로에 지오반니:(비록 hp 1 용사님이지만)
 
고풍스러운 나무 문이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활짝 열립니다.
 
모 장르의 소설이 생각나는 몸 상태..
 
문 바깥으로 나서나요?
 
클로에 지오반니:(화끈하게 나가보자.)
 
화끈하게 문 바깥으로 나서면, 여전히 하얗게 일렁이는 천장.
 
높게 솟은 성채의 뾰족한 지붕은 마법처럼 투명하여 눈 안에서 붉은 햇살로 반짝거리고,
 
성 안은 마치 거대한 온실 같습니다.
 
여름 햇볕 안에 들어와 있는 마냥 따스하고 안온했습니다.
 
가운데가 뻥 뚫려 난간에서 홀을 내다볼 수 있는 구조로,
 
중앙 홀은 그 가운데 꽃마저 드문드문 화려하게 피어 있습니다.
 
당신은 불현듯 정신을 잃기 전에 보았던 흉흉한 마왕성을 떠올렸습니다.
 
어쩌면 마왕에게 잡혀온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멍한 채로 당신은 발걸음을 옮깁니다.
 
잘못 찾아온 것일까요?
 
혹은 죽어가는 이의 마지막 꿈 속일까요?
 
선한 누군가가 당신을 이곳까지 옮겨다준 걸까요?
 
아니면 이조차 마왕의 술수일까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때입니다.
 
아셔:클로에.
 
호명하는 목소리.
 
고개를 들면,
 
적금빛 찬란한 머리라카락과... 보석같은 황금색 눈동자를 가진, 장신의 사람이 서 있습니다.
 
어쩐지 마왕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o0(크고 비싸보인다)
 
황성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두려워하듯 이마에 난 뿔도,
 
뒤집어쓴 새카만 망토도,
 
박쥐의 것 같은 날개도 없습니다.
 
마주치고서 영원처럼 멈추서 섰던 당신.
 
순간 말이 없습니다.
 
침묵을 깬 것은 당신의 앞에 선 그입니다.
 
아셔:..놀랐어?
..그래. 내가, 마왕. 아셔야.
 
그렇게 말하는 마왕은 당신을 보며 어쩐지, 조금 웃고 있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오. (눈 동그랗게 뜨고 구경한다. 천진난만한 두 눈동자가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한 것마냥 네 곳곳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반짝거리네, 크고.. 음. 가벼운 감상을 내놓은 후 너의 두 눈을 마주보았다. 네 표정에 의미가 있는지는 굳이 떠올리지 아니한다. 다만 그는, 초면인 모든 이에게 웃음을 지었다. 적색의 노을이 그의 눈동자 색에 일말도 침범하지 못한 채 원래의 고고한 두 색을 유지한다.) 놀랐냐고 묻는 것은 내가 놀랐기를 바랐음에 한 것입니까?
 
아셔:(상대가 자신을 온통 살피는 눈길을 보고도 미동 없이, 조금의 불쾌감도 없이 미미하게 웃고 있는 낯이다. 눈이 마주쳐도 그 상태 그대로 멈추어 서 있었다.) 음... 하하. (정중한 질문의 어투에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사람처럼 장갑 낀 오른손을 꼼질거리며 웃는 소리만 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느 정도는. 사람이 찾아온 것은 정말 오랜만이라 놀라게 하는 방법을 까먹었단 말이지. 안녕, 용사님.
 
클로에 지오반니:당신이 그렇다면 기꺼이 놀랐다고 말씀드리죠. 사람들이 해괴망측한 얼굴, 칙칙한 분위기에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린다는 생김은 어디에도 없어 조금 놀라기는 하였습니다. 각오를 하고 고개를 돌렸건만 보이는 것이 저 적색의 노을보다 반짝이는 머리카락에 시선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보석의 두 눈동자. 순간 노을빛이 당신에게서 비추어 나오는 것이라 착각할 정도로 아름다우시군요. (환하게 미소 지으며 저의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는 로프를 내렸다. 그러고서, 네 오른손을 가볍게 들어올렸다가,) 안녕하십니까. 클로에 지오반니, 당신을 죽이러 온 용사입니다. (손등에 짧게 키스한다.)
 
아셔:(네 목소리가 읊는 듯한 단어 하나하나를 전부 놓치지 않고 탐욕스럽게 자신의 침묵으로써 집어삼키며, 온전히 드러난 생기 넘치는 얼굴을 눈에 담는다. 오른손을 잡힐 땐 조금 움찔했지만 거부감은 없는 모습이였다. 장갑 너머로 닿는 느낌이 한 번, 떨어지는 감각이 한 번.) 황성에선 참 특이하게 용사를 교육한 모양이야. 당당하고.. 말도 잘 하네. 응... 고마워, 클로에 지오반니.. 용사님. (살짝 늘어지듯 담담히 말하는 말투는 사악한 마왕이라기 보다는 지나가던 마을 청년의 것과 유사하다고 느껴질 법도 한 것이였다. 홀의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빛 아래 선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죽음을 고하는 키스로 시작되었다.) 어서와, 클로에.. 소문으로만 듣던 용사가 얼마나 잘생기고 아름다운가 구경해보려고 했는데... 그러다가 데려오게 되었네. 마물에게 쉽게 죽게 둘 수는 없는 눈동자여서, 그만.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재치와 진실된 음성이 애매하게 섞인 말을 마지막으로 입을 부드럽게 다문다.)
 
클로에 지오반니:나의 탄생은 당신으로 이루어져 태어났건만, 고작 인간이 다스리는 제국에서 나를 교육하였다 하여 내 본질이 바뀔 리가 없지 않습니까. 나는 오직 당신을 위하여 태어난 존재. 나의 전부는 오롯 나입니다. 외부에서는 흔들 수 없죠. (여전히 조금 숙인 허리로 고개만 들어올려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인다. 빙긋 올라간 입꼬리는 순하기에 그지 없어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살아왔을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붉으스름한 볼이 적색의 노을과 어우러져 본 역할을 다하지는 못하더라도. 네 오른손을 놓아주지 않는다. 에스코트하 듯 살짝 걸치게 한 네 손에 더 다가가 소매 안으로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넣어 손목을 간지럽힌다.) 소문이 꽤나 정확하군요? 마왕성에도 소문이 닿기는 하나 봅니다. 바람이 전해주더랍니까? (녹빛의 에메랄드가 번뜩이며 이곳으로 도달하지 못할 바람을 기억한다.) 아참. 제 근처에 쓰러져 있던 마물을 보셨는지요. 다쳐서 움직이지는 못할 처지였습니다.
매혹
기준치: 75/37/15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셔:...용사의 탄생은 마왕으로 이루어져 태어났다니. 참.. (부정하는 걸까, 하찮은 생각이라고 여기는 걸까. 말은 더 이어지지 않고 부자연스럽게 끊어졌지만 표정은 씁쓸함에 가까웠다.) 얼굴만 괜찮은게 아니라 말도, 목소리도 들어줄 만한 용사님이네. 마물들에게... 데려오라고 시켜서 다행이야. 널 그대로 두었으면 참 아쉬울 뻔 했지, 클로에. 네 전부를 나로 정의하게 두는 것도 재밌다고 생각해. 사실이 어떻든.. (언제 보았다고 그 새 친밀하게 이름을 부르는 모습은 순박한 인간의 탈을 쓴 마왕이던가. 오른손이 생각보다 길게 잡혀있었다고 생각됐는지 슬쩍 결속을 풀려 움직였지만 그것은 곧 허망히 무산되었다. 안 쪽의 손목이 은근하게 간지럽혀지는 느낌에 몸이 잘게 떨려 손을 타고 전해질 듯 자꾸만 움찔댄다. 크게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았던 어두운 피부는 조금씩 열기를 띄고.. 도망칠 곳을 찾아 데굴 구르던 황금색 눈동자는 마침내 에메랄드의 눈빛에 묶인 양 우뚝 멈추어버린다. 첫 눈에 끌어당겨지는 감정. 몇 번이고 입술이 뻐끔대었다가, 겨우내 네 말에 답하기 위해 떨쳐낸 듯 고개를 털어내었지만 정신 깊숙이 얽힌 그것을 털어내기엔 역부족이였다.) ...아, 음. 이 곳에.. 살다 보면 여러 것들을 알 수 있지. 용사의 탄생도, 이름도, 생김새도... 바람보다는 조금 더 형체가 있는 것들이 전해주지만. ...클로에는, 마물에게 다쳐서 이렇게 마왕성에 오게 되었는데도 그걸 챙겨? (영 탐탁치 않은 눈치이지만 말하지 못 할 것도 없었는지.) 봤지... 그건 돌아갔어. 자기가 살던 곳으로. 인간이 아무리 마음을 얻으려 해봤자 마물일 뿐인데.
 
클로에 지오반니:동의하지 않으시나 보군요. 어째서죠? 용사는, 마왕이 존재하기에 있을 수 있는 겁니다. 꼭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용사가 되어 당신의 앞에 두 다리 굳건하게 서있었겠지요. (누구든 저보다는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 툭하면 수업에 빠지고 어여쁜 하인들을 찾아 돌아다니며 가벼운 언행으로 선생들에게 잔소리를 듣기 일수였으니 황궁 안 그를 교육했던 이들은 모두 한숨과 함께 용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얼굴이오, 사상이오, 품행이라 한 입으로 모아 말했으리라. 꼭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은 있다. 어차피 나는 마왕을 죽이기 위해 태어났으니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마왕이 없으면 용사 또한 없습니다. (머릿속으로 타이밍을 센다. 하나, 둘, 왜 말을 잇지 않지? 라고 의문이 들 때 즈음 다시 입을 열고, 쏟아내고. 마왕이라는 이 자는 대화를 나눌 상대가 부족한 모양인 듯 했으니 그쪽에서 무언가를 말하기 어렵게 하는 건 그에게 아주 간단한 일이다.) 하하. 검술 훈련보다 말하기를 한 시간이 더 긴 탓입니다. 그저 용사 클로에가 게으르다고 생각하였는데, 당신에게 더 재치있게 말을 하기 위한 필연이었나 봅니다. 마왕님. (날카로운 송곳니를 자랑하는 것 마냥 양쪽 입을 길게 찢어 웃어보인다. 눈은 웃지 않았으니 너를 또렷하게 보고 있었고, 네 감정 하나하나를 명확하게 읽으려 잠시도 쉬지 않는다. 멈춘 두 손가락이 아슬아슬하게 너의 살갗에 닿으며 빠져나오니, 시선을 굳이 네 소매로 돌리지 않았기에 단추를 찾느라 네 손목을 가볍게 쥐었던가. 엄지손가락으로 단추가 있는 부분을 꾸욱 눌렀다가 익숙한 손길로 천천히 풀어낸다. 너와 눈이 마주하게 되었을 때 꽤 탐욕을 불러일으키는 눈동자라고 생각하였으며 그는 탐욕적인 인간이었다.) 마물이랑 소통도 되십니까. 그 마물은 나와 초면이었고 초면인 것을 경계하는 건 모든 생명체의 기본입니다. 이제는 안면을 아는 사이가 되었으며 서로를 믿을 수 있었으니 마땅히 친구를 챙기는 게 저의 도리고요. 나는 그 마물이 나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시 만날 수 있겠죠. 그리고 마물에게 다친 것 정도는 뭐. 마왕님이 자비를 베푸셨지 않나요.
 
아셔:그 부분이 싫어. (한 번 고개를 숙였다가 힘겹게 들어올리며 함께 들려온 낮고 거친 음성이였다. 필요 이상으로 말이 짧고 불친절하게도 뒷 설명은 없이 자기 할 말만 하는게 이 마왕의 습관이였다. 그것은 오래도록 이 넓고 공허한 성에서 자문자답을 해오며 굳어진 것도 같았다. 어쩌면 혹시 모르지, 이전에도 원래 이런 성격이였을지. 마왕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 ..클로에는,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서 태어났다는 걸... 받아들이는 거야? 어쩌면 아까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태연히도 내 앞에서 입 발린 말들이라니. (부러 쏘아붙이듯 날카롭게 말을 이어간다. 용사의 포용력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걸까, 동시에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도 같은 초조한 눈동자가 한동안 방황한다. 용사가 마왕을 죽이기 위해 태어났다면, 마왕은. 침착을 되찾기 위해 심호흡을 가볍게 하고 다시 담담히 말을 해내어간다.) ...그런 것 같았지. 검을 못 쓰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마물들도 고전하던데... 하하. 참 대단한 용사님이야. 끝에선 결국 쓰러졌지만 인간은 마물에 비할 수도 없으니까 당연한 수순이지. 다만, 네 얼굴을 제외하고서도 난 용사와의 정정당당한 승부만을 기대해왔으니까... 어울려줘야겠어. 밥 먹고 푹 쉬어서 회복한 내일에 다시 검을 맞대는 거야. 용사와 마왕으로써. 클로에에게.. 선택권은 없고. (여기까지 말하고 힘이 겨웠는지 깊은 숨을 오랫동안 내리쉬었다. 그러다가도 상대의 얼굴을 보면 절로 입꼬리가 올라서려는 것을 억지로 아랫입술을 깨물어가며 억누르는 모습이 꽤 절박해 보일 법도 했다. 웃음 뿐만이 아니라 더운 숨이 흘러나오려는 걸 막는 것에도 급급했고. 손목이 쥐여졌을 때는 의아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평정을 잃고 빨갛게 달아올라 당황하는 마왕의 얼굴은 전혀 사악한 마왕이라고 명명할 수 없는 모습이였다. 진작에 손을 뿌리쳐야 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부딪혀 결국 아무것도 못 한 채 소매에 서늘한 기운이 들어섬을 깨닫고 만다.) 그, 그만. 클로에... 용사. 그만해. 초면이라고 경계하는게 모든 생명체의 기본이라면서... 넌 완전히 말의 반대로 하고 있잖아. 그 마물이 널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다면 언젠간 만날 수 있을 거야. 아니라면... 아닌 거고. (어쩐지 확신이 없는 말투로 계속 부끄러워한다. 여태 이런 적이 없었는데... 하고 작게 중얼거리고,) ... ...배, 안 고파? (부끄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한 변명이랍시고 생각해낸 것은 식사였다.)
 
클로에 지오반니:이런. (쳐지게 두어 순한 인상을 주던 그의 눈썹에 그대로 미간만 좁아져 안타까움을 표하는 표정으로 바꾸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들은 언제나 제멋대로에, 말수가 적다니까. 속으로 저의 황제와 비교하였을지도 모른다. 싫다는 말은 무조건적으로 부정을 뜻하니 네가 무엇이 마음에 안 드는지 찾아내고 고쳐 정정하는 게 옳은 일이겠다만 어쩐지 네 밑에서만 있기는 싫은 마음이 모습을 들어내었다. 위에서 군림하고 아무도 나를 내려다보지 못하게. 그것은 용사가 아닌 클로에 지오반니의 목표. 지금은 용사였음에 숨기는 것이 맞겠지. 굳이 정정은 하지 않겠다. 어이쿠 옳습니다, 하는 것에는 재능이 없다. 내가 말한 것들은 세상의 진리이니 수정할 도리도 없고.) 받아들인다는 건 무엇이죠. 애초에 그렇게 설계된 건 개인이 거부할 수 없는 겁니다. 마음에 든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가능했다면 저도 마왕성 근처에 발 끝조차 디디지 않았을 테고요. 물론 마왕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걸 알았다면 목숨을 걸고 당신을 보러 왔을 것이지만. 얼굴을 숨겼던 이유는 자신에게 청혼하러 올 인간들이 귀찮아서이신가요? (세상이, 모든 인간들이 나를 이곳까지 발걸음하게 만들었다. 다수가 원하는 것은 세상에서 진실이 되어 흐르고 누군가는 그것을 그들의 용기라고 말할 테며 나는 몇 명의 희생이라고 말하겠다. 다수는 고작 원하는 것밖에 하지 못한다. 이루어 줄 능력이 있는 건 단 몇 명.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대가를 치뤄야 한다. 원하지 않은 능력이라 하더라도. 날카로운 너의 말투에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듯 한 없이 다정하고 고요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지금 적색의 노을은 꽃의 부드러움을 가지고 나의 소리는 바람에 서로를 간지럽히는 꽃들의 노래이니 분위기는 평화롭기 그지 없도록 한다. 봄의 벌판. 당신은 알까.) 오, 저 따위에게 선택권이 없는 건 당연하죠. 그렇다면 당신의 생각을 바꾸는 수 밖에 없겠군요. 나와 검을 맞대는 걸 꺼려하도록. 마왕님은 그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내가 그렇게 만들거니까. 저는 고작 당신에게 정정당당한 승부로 인한 죽음을 내리기 위해 온 것이 아닙니다. (짓는 웃음을 참는 네 모습은 나쁘지 않았다. 저런 얼굴이면 울음 참는 것도 나쁘진 않으려나, 직접 보기 전까지 알 수는 없겠지. 네 모습을 상상으로 그리며 거짓이 아닌 웃음을 지어보인다. 다문 입은 네 말에 답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한 쪽만 올라간 입꼬리는 순수와 거리가 멀다. 이미 가까운 거리에서 반 발자국 더 내딛으니 나는 이미 마왕성의 한 가운데요 물러설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거부해도 좋습니다, 뻔한 말은 굳이 입 밖으로 소리내지 않는다. 지루하기도 하고. 마왕인데 싫으면 알아서 내치지 않을까. 자신을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서 가증스럽게 떠올리는 생각이다. 풀어해친 소매를 팔 쪽으로 대충 접어내리고 맨 손목을 잡아 올려 안쪽에 짧게 입을 맞추더니 제 고개를 돌려 바깥을 세게 깨문다. 눈웃음 짓는 것으로 네 질문에 답을 한다.)
 
아셔:아... (순간적으로 여러 표정이 동시에 스쳐 지나가며 가라앉을 줄을 모른다. 대부분이 긍정적이지 못 한 감정인지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가, 입꼬리가 축 내려갔다가, 자조하듯 바람소리를 내거나. 마지막에서 굳은 표정은 무표정에서 조금 슬프도록 웃는 처연한 표정이였다. 생긴 것만 봐서는 인간은 커녕 꽃 한 송이도 쉽사리 꺾지를 못 할 인상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마왕성이 세계의 끝에 있는 건... 애초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었으니까. 그렇지. 네 말이 맞아, 클로에. 네가 용사인 것 처럼 거스를 수 없이 설계된,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그런 요소들 중 하나인 거야. 우리도 마찬가지고. 내가 아름답다는 말은 네가 쉬이 하는 농담이겠지만 나머지 말들엔 전부 고개를 끄덕여줄게. 너는 네 분수를 알고, 나는 내 처지를 알고. 이거면 됐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이 이야기를 읽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할 테니까. 다음 생에선 마왕성 근처에 발 끝도 숨도 닿지 않는 삶이 되기를 바랄게, 클로에. (우리는 잘 짜여진 이야기 속 요소라고 감히 말하는 마왕은 네 생각같은건 하나도 모르는 채로 순진하게 너의 다음 생에서의 평범함을 바란다. 굳이. 능력이 있는 몇 명이 대가를 치뤄야 한다면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잘 웃고 잘 이야기를 하고 동물을 잘 다루는 평범한 사람으로. 이런 용사라면 마왕으로써 도저히 만나고 싶지도 거부하고 싶지도 않아지니까. 저 가슴에 칼을 찔러넣어야 할 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지는 노을같은 웃음과 자장가같은 목소리에 마음이 약해지니 무슨 모진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적막과 바람소리만이 가득했던 황량한 마왕의 성 안에 활기찬 목소리가 들어서는 순간을 평생 잊을 수가 없다.) 내 생각을 어떻게 바꾸려고, 그렇게 당당하고.. 확신에 차서 말하는 거야? 아무리 그러더라도 결국 난 마왕이고 넌 용사야. 노력같은 걸로 마음을 쉽게 바꿀 수 있다면 세상은 멸망 안 하지. 하지만... 어떤 재밌는 일을 하는지는 지켜봐야겠네. 검을 맞대는 순간이 오기 직전까지 시간을 줄 테니... 하루 정도는 마음대로 해. 날 기습해서 죽이던, 어떻게 설득을 해보던.. 아, 바깥엔 마물들이 있으니까 도망을 치는 건 힘들 거야. ....(함부로 도주 시도를 하지 말라는 말을 그리 돌려 말하던 도중에 반 발자국 가까워져 이 모든 상황과 성의 중심이 된 용사의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만다. 끈질기게 길고 긴 삶 속에서, 먼 옛날 언젠가엔 있었다고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기록 같은 옅은 욕망의 불씨를 타오르게 하는 바람 같은 것을 느낀다. 용사를 맞이하기 위해 차려입은 깨끗한 와이셔츠의 소매 자락은 더 이상 손목을 덮는 역할을 하지 못 하고 걷히는 것을 가느다란 눈으로 지켜본다.) ...윽. (깨물릴 때 내는 정해진 소리라는 것은 없다. 아프다기 보다는 당황에 낸 침음와 함께 꿈틀, 하고 손목에 비춰지는 파란 핏줄이 도드라진다. 거부할 수는 있었지만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는 것이라 자신을 설득하며, 애써 다른 소리를 해보려 입을 벌린다. 머릿속은 피부 위에 잇자국이 남으면 어떡하지, 밤 되기 전 까진 사라지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들로 혼란함을 네 앞에선 전혀 숨길 수가 없고.) ..배고프다는 걸로, 알아.. 듣겠어. 이동하자. 음식이 식으면 안 되지. (크라바트로 가려진 목이 후끈거린다.)
 
클로에 지오반니:... (너의 말에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여러 것이 교차하여 지나가는 너와는 다르게 이 세상 어떠한 단어로도 명확하게 꼬집어 서술할 수 없는 표정. 비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사랑에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 모든 것들이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함으로 본 의미가 무엇이던 상관 없었겠지. 순한 얼굴의 너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지루하기 짝이 없는 황성인들의 이야기만 듣다보니 그 재미를 오랜 시간 잊고 있었다. 과거 잠시 취미로 가졌던 이야기 모으기, 스스로 자처했던 이야기꾼, 나의 일부일 뿐이기에 끄집어낼 수 있는 것. 이야기꾼이 입을 연다.) 마왕님! 나는 권력 없는 일개 용사가 그리 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수많은 개미들이 저 거대한 돌덩이가 움직여 달라 아무리 빌어봤자 이루어질 수 없지요. 당신에게 인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미개한 것들이 빌어봤자 당신은 당신이 택하는 길로 갈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당신은 당신의 처지를 모르시나보군요. 마왕성이 세계의 끝에 있는 건 이곳을 시작으로 모든 것을 멸하거나, 혹은 자신의 존재를 숨기거나, 끝에 만족하여 살아가는 것으로 오직 당신의 배경일 뿐이니 선택은 스스로의 몫입니다. 용사와 싸울 수도, 혹은 용사와 사랑을 하게 될 수도 있죠. 용사라는 게 마음에 안 드시면 제가 공주나 왕자처럼 굴어볼까요. (한 쪽 입꼬리를 올려 바람처럼 이야기를 흘려보내는 톤이 아까와는 다르다. 용사는 배경이 아닌 이유를 가지고 탄생했지만, 마왕은 배경을 가지고 탄생했지 않았던가. 긴 세월 지친 마왕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보인다.) 실언했습니다. 나는 다음 생에도 당신을 알아갈까 합니다. 당신이 궁금해졌습니다. 나 홀로 죽어 다시 탄생해도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계셔주시겠지요. (죽음을 두려워했던 적은 없다. 탄생부터 모두가 말했던 마왕을 죽이라는 것은, 애초에 스스로를 내던지라는 세뇌와 같았기 때문일 거라 클로에는 추측한다. 다음 생에는 마물로 태어나도 나쁘지는 않을 거다. 나라면 마물이라도 잘생겼겠지, 뭐. 든 생각에 푸스스 웃음소리를 떠다니게 하니 봄바람에 흘러가는 꽃가루와 유사하다.) 마왕님이 더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매력적입니다. 아주 긴 세월 홀로 살아- 스스로가 외로운지도 모르고 있을 마왕 하나 꼬시는 건 쉬운 일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다만 그 상대가 어떤 모습일지 심히 걱정했으나 당신의 금빛 눈동자에 용사 클로에가 먼저 마음을 빼앗겨 버렸으니 전전긍긍 중입니다. 제 사명을 지키지 못할까 두렵군요. 하루면 충분합니다. (도망을 칠 생각은 추호에도 없다는 듯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세게 문 곳을 입 안에 머금어 입술로 오물거리다가, 고개를 물러서게 하니 떼어내니 실처럼 가느다란 것이 노을빛에 자극적인 색으로 비추어져 다시 입술을 가져다댄다. 짧게 쪽, 소리를 내고서 키스하고 다시 고개를 드니 만족스러운 호선을 그리고 있다.) 미리 준비도 해두셨군요. 안내 부탁드립니다.
 
아셔:..그렇지. 인간들은 고작 내 손짓 한 번에 날아가는 나약한 나비같은 존재고, 내 선택이 곧 세계의 멸망을 불러 일으킨다 전해지는게 내 위치였지. (자신의 존재를 새삼 깨닫는 아이처럼 멍청한 되새김이였다. 상대에게 내어주지 않은 반대쪽 손으로 주먹을 꾹 쥐다 힘없이 풀기를 반복한다.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는 것. 정해진, 해야할 일을 진행하는 것. 마왕이 아닌 아셔로써의 의무.) ...됐어. 공주나 왕자는 무슨... 그냥 그대로, 너처럼... 있어. 어떤 모습이던 다 클로에 너겠지만. 아... 그럼 존댓말을 그만두라고 하면 그만두어주려나. (약간의 기대감이 어린 깜박임이 몇 번 이어진다. 확실히 네 생각대로 그는 약간의 자극에도 커다란 반응을 보이며 용사의 존재를 그리 좋게 보진 않으면서도 클로에 지오반니라는 사람 그 자체엔 흥미와 아는 것이 있는 듯 굴었다.) 그런 말 말아... 클로에. (머리 끝 부터 시선이 죽 내려가, 멀끔한 바닥으로 떨어진다. 자신이 없는 음성이 흐른다.) 다음 생에서도 날 알아가려 들지 마. 왜? 이런 마왕을 알아가서 좋을게 뭐가 있다고 그래.... 네 말대로 네가 죽어서 다시 탄생해도 이 자리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널 맞이하긴 할 거야. 마왕은 용사의 손이 아니면 죽지 않으니까. 하지만... 내가 너라면, 그런 다짐은 안 해. 그러니 빈 말이나 농담이라도 다음 생에서 보자는 말은 하지 말자. (다음 생을 아주 전제로 두는 것도 모자라 뼈에 새겨진 부정을 온통 쏟아내는 입은 드물게도 늘어짐이 거의 없이 바르고 침착했다. 가능하다면 이번 생에서 자신의 의무를 끝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일까. 웃음이 기분 좋은 용사에게 검을 겨누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강할까.) ..하아.... 알았어.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난 열심히 꼬셔지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한숨과 함께 어쩔 도리가 없다는 양 머쓱하게 웃는 모습. 만난 지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상대에게 반 쯤은 말려들어갔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이 휘어지는 눈썹을 보인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해도 놀라지 않으리라 말을 하며 다짐했지만 그것은 곧 십 초 하고도 조금 더 되지 않아 완전히 부수어지고 말 줄은,) ... ... ... 클로에, 너..... (장갑과 걷어진 소매 사이에 드러난 피부 일부분에 작은 잇자국과 그것을 더욱 눈에 띄게 하듯 붉게 오른 부분을 당황스럽게 쳐다보고, 상대의 입을 쳐다보고... 황급히 손을 떼어내어 몸을 홱 돌린다. 넓다란 등을 보이더니 곧 성큼 걸어 앞서나간다.) ...따, 따라와. 빨리. 놓치면 길 안 알려줄거야.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해는 다 져서, 완연한 저녁입니다.
 
마지막 만찬이라도 준비했는지 마왕, 그러니까 아셔는 황급히 당신을 다이닝 룸으로 인도하고..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성찬을 보며 당신은 잠깐 놀란 기색을 보일 법도 했습니다.
 
노릇하게 구워져 윤기를 내는 통통한 칠면조 구이, 먹기 좋게 잘린 스테이크, 튀긴 동양식 요리, 소스를 버무린 채소 샐러드, 달콤한 디저트...
 
일단은 죽여야 할 의무를 가진 상대와 이런 진수성찬을, 사이좋게 식사라니요!
 
클로에 지오반니:(마왕님도 나한테 관심이,, 있나,,,) (헛생각 자연스럽게 한다..) 스테이크를, 잘라서 줬네. 내 눈 앞에서 당신이 잘라주는 거면 좀 더 기뻤을 텐데. (아까 들은 네 말을 수용하는 듯 자연스럽게 나오는 반말로 의자를 꺼내달라며 뒷짐 지어 너를 바라보았다.)
 
아셔:(안내하는 동안 겨우 표정 가라앉히고 묵묵한 척...) ..그래야만 할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하지만.. 다음 생에서 그럴 일이 있다면 고려해볼게. 그러니 이번엔 얌전히 먹어. (반말을 쓰는 당신의 앞에서 조금 더 풀어진 분위기로 농담도 해보면서, 이 쪽도 자연스럽게 의자를 꺼내주다가 아차 싶었는지 우뚝 멈춘다. 하지만 이미 꺼낸 거.. 클로에 몫의 의자를 쭉 꺼내주곤 맞은편에 본인도 앉는다.) ...입에 맞았으면 좋겠네.
 
클로에 지오반니:꼭 행동에 이유가 있어야 해? (묵묵한 척 하는 아셔 봄.. 손목 봄.. 노골적인 눈..) (네가 꺼내주자 피식 웃으며 털썩 의자에 앉는다. 황성에서 높으신 분들에게 교육 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몸짓이다.) 얌전히 먹으라는 건 뭐야. (볼 안에 공기를 넣었다가 입을 벌려 디저트로 포크를 찍어 올린다.) 나야 뭐든 잘 먹지. 마왕님은 가리는 음식이 있어? 엄청 오래 살았으면 제 입맛 정도는 확실하게 알 거 아니야. 혹은 질리는 것과 원래 싫어하는 것의 구분점이 모호해지려나?
 
아셔:...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게 보지마. (딱히 할 말이 없는 사람처럼 힘겹게 뜸을 들이다가 네 시선의 방향을 뒤늦게 눈치챘는지 황급히 손목을 가린다. 생각해보니 화나네.. 왜 내가 당황해야하지? 하지만 당황스럽다. 아직도 목 뒤가 뜨끈하다.... 네 몸짓이 어떻든 개의치 않고 은식기를 들어 고기류를 쭈욱 찢어 제 그릇에 가져다둔다.) 잘 먹을 것같이 생기긴 했어. 나는... 크게 가리는 건 없지만 굳이 고르자면 완전히 푸른 채소만 올라가있는 식탁? 그냥 대충 만드는 대로 먹는 편이야. (한 입 크기로 찢어선 칠면조 고기를 클로에 앞에 놓인 접시에 올려둔다.)
 
클로에 지오반니:.... 마왕님이 직접 식사를 만드는 건 아니지? (냠. 달달한 디저트가 혀에서 녹는 걸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삼킨다. 식사 순서따위 배우지 못한 듯, 네 행동에 어깨를 으쓱하더니 웃음 소리 흘리고서 왼손 검지손가락으로 제 아랫 입술을 톡톡 건드린다. 아. 먹여달라는 듯 입을 벌리고.) 채소도 골고루 드셔야지. 편식쟁이네.
 
아셔:..마물들 보고 만들라고 시킬 순 없잖아. (때에 맞지 않게 조금 수줍은 어투다. 대체 어느 부분에서 수줍음을 느낀 건지. 어짜피 오래 사니까 편식해도 괜찮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려다 입술에 검지가 닿는 그 모습을 보곤 말도 꺼내지 못 한다. 자기도 모르게 포크에 결대로 찢긴 먹음직스러운 고기를 찍어 상대의 입 부근에 내밀 때 까지도 홀린 듯 알아채지 못 한다.)
 
클로에 지오반니:그건-.. 그렇지만. 생각보다 요리를 잘하나 봐. 진수성찬인데, 완전. 그럼 이 큰 성 청소도 혼자 해? 안 힘들어? (본인 방 청소도 해본 적 없는 20세, 용사.) (눈 휘게 웃더니만 네가 건넨 살점을 포크에 닿지 않게 물어 빼낸다. 쏙 입 속으로 들어가는 고기. 씹기는 한 건지 의심될 정도로 빨리 삼켰다.) 착하네. 마왕님도 내가 먹여주는 음식 먹고 싶어? (제가 쥐고 있던 포크 대강 내려놓고 양손 깍지 끼어 테이블 위에 올린다.)
 
아셔:..고마워. (오랜만에 듣는 칭찬에 부끄..수줍... 냅킨으로 입 가리고 살짝 웃는다.) 성은... 나 말곤 없으니 딱히 더러워질 일도 없고, 안 쓰는 방이 대부분이니까 할 만 해. (아무렇지 않게 마왕 이미지를 깨는 발언을 또 해낸다. 대걸레를 들고 홀을 청소하는 마왕... 열심히 머랭 휘핑을 치는 마왕... 그런 자신은 신경쓰지 않고 네가 오래 씹지 않고 삼켰음에 눈썹을 약간 일그러트린다.) 꼭꼭 안 씹으면 체해. ..네가 먹여주는 음식? (양손 깍지 낀 모습 눈에 담다가 무언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표정은 잔잔해졌지만, 그래도 한 번 쯤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는지 조심스럽게 끄덕인다. 마지막 만찬에서 친근함을 느껴보는 것 정도는...)
 
클로에 지오반니:고마워 할 건 없어, 마왕님. 난 칭찬을 하지 않아. 사실을 말할 뿐이지. (귀엽게도 구는군. 속으로 생각하며 빙긋 웃어보인다. 맑게 물든 붉은빛 볼이 수줍다.) .. 안 쓰는 방에는 먼지가 쌓이는 건가. 이렇게 넓게 지은 이유가 뭐야? 눈 뜨고 일어나보니 이미 성이 있었어? (가정적인 마왕... 집에 한 마리씩 들이고 싶네,,) 난 배탈 한 번도 난 적 없는데. 원래 이렇게 먹었어. (노래 부르는 듯 가볍게 흥얼거리더니 만찬을 쭈욱 둘러본다. 깍지를 풀어 가벼운 손짓으로 포크를 잡은 뒤 자르기도 귀찮아, 잘 잘린 스테이크 한 조각을 콕 찔렀다. 뜨거운지 확인해보려 제 아랫입술에 조각을 톡 댄 뒤 다시 네 입가에 가져다 댄다.) 난 마왕님이 웃는 게 보고 싶어.
 
아셔:거의 봉인된 거나 다름없지... 여기는 쓸데없는 방이 너무 많아. 세 개 정도만 있어도 그만인데. 마왕성이라는게 뭐라고... 넓게 지은 이유? 그건, 음. (기억을 거꾸로 되짚어 가는 듯 눈동자가 천장의 샹들리에를 향하고, 검지 옆면으로 턱을 짚어 잠시간 생각하더니 고개를 설레 젓는다.) 기억이 안 나네. 너무... 너무나도 오래되었고, 퇴색된 탓에... (생각을 짚어가길 포기했는지 와인 한 모금을 살짝 머금어 삼킨다. 근데 마왕 왜 한 마리..야?) ..강하네. 배 아프면 딱히 해줄 조치도 없으니까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아. (입가에 대어진 스테이크 조각의 동선을 눈에 전부 담아버린 자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의식하고 하는 건가? 어느 쪽이든 곤란했다. 이제와서 거절하기도 뭐하니까 어쩔 수 없이 입을 벌려 약하게 고깃조각을 물어 포크에서 빼낸다. 오물오물... 쿨럭!) ......왜 웃는게 보고싶은 건데?
 
클로에 지오반니:우선은 성이어서 그렇게 크게 만든 걸까? 정말 오래 되었나 보구나, 스스로도 기억 안 날 정도면. 외로웠겠네, 자극도 없고. 어쩌면 나는 너를 위해 여기에 온 걸지도 모르겠다. 네가 인정만 한다면 너의 아주 긴 삶 동안 가장 즐거운 며칠을 보내게 해줄게. 죽은 뒤에도 잊지 못할 거고, 혹은 내가 죽게 되어도 잊지 못할 거야. 너에게 나는 그런 존재로 인식 될 걸. (술은 몰래 마셨다가 혼났던 기억 뿐인지라 네가 마시는 와인을 눈 동그랗게 뜨고서 깜빡깜빡 바라본다. 마왕이 인간은 아니잖아) 그렇다는 소리는 마왕님도 건강하다는 소린가. 용사 클로에는 기뻐. (키득, 짧게 웃는다.) 뭐가 그렇게 부끄러워. 원래 인간들은 이렇게 해. (씨알도 안 먹힐 거짓말을 능글맞게 내뱉으며 입가에 뭐가 묻지도 않았건만 진실의 여부는 네가 알 수 없을 테니, 손을 뻗어 엄지 손가락으로 네 입가를 문지른다.) 사랑하는 자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누가 보고싶지 아니하겠어.
 
아셔:..무엇이든, 마왕의 거처라고 하면 평범해선 안 되는게 아니였을까 싶어. 세계의 끝에 존재할 법한 이미지를 유지해야 무시를 안 당하니까? 마왕다운게 뭔진 잘 모르겠지만은. 외로운건.. 됐어. 익숙해. 가끔, 아주 드물게 불청객이 찾아오는... 오늘 같은 날에나 식기 여러개를 꺼낼 뿐이지. (띄엄띄엄 제 생각들을 꺼낸다. 이렇게 물음에 따라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것도 꽤 오랜만인지라 힘겨운지 심도있는 대화는 어려운 듯 싶었지만 아주 조금 이 상황이 즐겁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같다 느낀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마왕의 머릿속에 깊이 지워지지 않을 흉터를 남기겠다 선언하는 이 용사에게 정말로 딱 며칠 정도는 자신을 맡겨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무른 생각도 스치우고.) 잊지 못 하긴 하겠지. 아무것도 없던 곳에 가끔 침범해온 불청객들은 더욱이 기억하기 쉬우니까. (키득 하고 웃는 소리를 따라 아주 조금 웃어버리고 마는 자신을 돌아본다.) ...원래 인간들이 그렇게 한다고? (의심스러우나 인간들의 생활과 문화에 대해선 당연히 그들과 지낸 용사가 가장 잘 알 것이므로 할 말도 기억도 찾지 못 했는지 게슴츠레 쳐다보는 시선만 남긴다. 의식하고 나면 이미 손은 닿아있고, 이젠 익숙해질 법도 됐는데 똑같이 화끈 달아오르는 귀와 목은 안타까울 정도이고. 눈썹은 팔 자로 휘는데 눈매는 울 것 같이 변하는 미묘한 표정으로 널 바라본다. 견딜 수가 없었다. 포크를 내려놓고, 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꼴이 우스울지도 모르겠다.) ...그만해. 인간들이 하는 짓이던, 장난이던. 그만해줬으면 좋겠다. 용사.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꾸며진 정색. 더 이상 가까워지면 정말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어질 것만 같아서.)
 
클로에 지오반니:마왕이 뭐 대단한 거라고. 당신 보니까, 평범하기 그지 없는데. 나보다 더. 세상에는 마왕이 당신 하나 뿐인데 당신이 정의지. 그렇지 않아? 마왕님. 당신이 하는 모든 행동이 마왕다운 거야. 손짓, 호흡, 걸음, 언행. 전부 다. 네가 원하는대로 하면 돼. 지금 상태로써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 찾지도 못할 것 같지만. 전에 찾아온 불청객은 어땠어? 참고로 별로 궁금하지는 않아. 예의상 묻는 거야. 난 지금 오롯 너의 정보만이 알고 싶거든. (당당하게도 말하는 그의 말투는 자신에 대한 자존심과 자신감이 가득했으며, 너를 제멋대로 다룰 수 있을 거라는 믿음또한 존재한다. 어찌보면 그저 천진난만하게 보일 웃음을 지어보인다. 환하다.) 하하. 정말 잊지 못하는 걸로 끝나지는 않을 걸. 계속해서 과거를 되짚어보게 할 거고, 뒤돌아보게 할 것이며, 네 선택을 후회하게 할 거야. 나를 사랑하게 될 테니까. (네 웃음에 뭐가 만족스러운지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마왕님.. (네 시선에는 시무룩한 느낌이 들게 입꼬리를 내렸었다. 여전히 네 입가에 엄지 손가락을 대고 아이스럽게 입술을 조금 내밀었다. 토라진 아이 마냥. 그러고서 네 문장은 전혀 듣지 못한 듯 치워버리고 오직 네가 내뱉은 용사, 이 한 단어에 제 관심을 쏟는다.) 이름 불러줘. 마왕님. 당신이 불러주는 내 이름이 좋아. (손가락을 움직여 네 아랫입술을 가볍게 눌렀다.)
 
아셔:평범해? ...내가? (일그러지게 미소짓다가 고개를 살짝 내리운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 평범하다고 느껴줘서... 일단 고맙다고 해둘게. 확실히 황성에서 말하는 모습과는 좀 다르긴 했을 거야. 대충... 박쥐같은 날개도 없고 뿔도 없으니까. 진짜 마왕은 용사가 보기에도 평범하게 생겼는데 말이야, 무슨 자신감일까. 하하.. 불청객. (빈 손 끝으로 고급스러운 나무 탁자의 표면을 느리게 톡톡 쳐 잠시 적막으로 가득 찬 방에서 소리가 끊기지 않도록 한다. 이전의 기억을 되새기려는 듯 한 모습으로 한 열 번 정도 일정한 소리가 들렸을 즈음에서야 겨우 말을 시작한다. 오랜 친우, 혹은 아이에게 자기 전 들려주는 옛 이야기 같은 것을 꺼내는 다정한 목소리.) ..정말 불청객 그 자체였지. 대뜸 찾아와서 날 죽이겠다고 했어. 그리곤... 어떻게 했더라. 네가 들어서 즐거워 할 만한 이야기는 없을 것 같은데. 결국 그 불청객은 날 죽이지 못 했고 내가 그를 죽였어. 그게 마왕으로써의 역할이니까...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서서히 시선이 네 뺨을 타고 올라가 눈동자에서 멈춘다. 식탁에 올려진 촛불의 빛에 은은하게 비추어지는 어두운 낯은 자신감 넘치는 용사의 모습과는 비교될 만 하였다.) ...이게 끝이야. 나는 그렇게 다시 살았고, 그 이전 불청객들도 비슷했어. 이 이야기는 그만하도록 할까. 너의 그런.. 나를 알아가고 사랑하게 만들겠다는, (이 대목에서 조금 볼을 붉혔다.) ..자신감들이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가 없지만. 응원하지, 용사. 클로에 지오반니. (수줍어하거나 더 정색하는 것 대신에 조금 머뭇거리더니, 나무 식탁을 치던 손을 느릿하게 들어선 아랫입술을 눌러온 네 손의 손목을 가볍게 그러쥐었다. 힘 주어 내리지는 않고, 엄지로 맥을 짚듯 더듬어 지긋이 손목을 누르면서 눈을 깜박이지도 않고 상대를 바라보는 것이 다였다.) 식사는.. 다 했다는 뜻으로 알겠어.
 
클로에 지오반니:(일렁이는 촛불 색의 따스한 공간 안에 고요, 고요를 깨는 너의 규칙적인 소리가 나쁘지만은 않다고 떠올린다. 조용한 건 오직 밤 뿐이었는데, 그 시간에는 주로 혼자였으니 새로운 고요와 마찬가지였으나 현재 유사한 고요 속 나는 너와 함께다. 다정한 목소리, 그래, 대부분의 이들이 나에게 속삭였던 톤. 나는 소중하고 강하며 마왕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 모두가 나에게 기대를 걸었고 그 기대를 온전히 받으며 큰 클로에 지오반니는 너의 그런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에게 익숙이란 독과 같았으며 지루는 수명을 깎아가는 벌레이다. 감정을 숨길 필요가 없던 탓에 그의 왼쪽 눈썹이 움찔하고 불만을 표한다.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을 때 했던 이것은, 황성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나 너에게는 어떻게 닿을지 알 수 없다. 우선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다. ) 나랑 마찬가지잖아. 조금 지루한 클리셰였나? 좀 더 색다르게 들어올 걸 그랬어. 아, 나는 마물들한테도 져서 구해진 뒤 마왕성에 들어왔으니 색다른 건가. (웃음끼가 섞인 목소리는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즐겼다는 표를 하는 듯 이어진다. 살짝 기울인 고개에 정돈되지 않은 머리카락이 옆으로 뭉쳐지며 하얀 이마가 드러난다.) 그럼 왜 나는 안 죽였어? 나도 널 죽이겠다고 했는데. 아, 혹시 게네도 식사 대접한 뒤에 죽였나? (마주보아지는 금색의 두 개에 눈을 휘었다. 촛불의 적색빛에 네 아름다움이 더해지는가, 은은한 빛에 어우러지지 못하는가. 그가 알 수 있는 건 제 자신은 어떤 장소라도 빛날 것이라는 거.) 당신이 가장 잘 알 거라니까. (그러고서 네 마지막 문장에 입을 길게 찢어 웃는다.) 그건 내가 원하는 문장이 아니야. (끼익, 의자가 뒤로 밀리며 그가 일어난다. 손을 움직이지 않은 채로 몸을 돌려 테이블에 걸터앉는다. 의자의 위에는 가볍게 발 끝만 닿을듯 말듯 올려둔다. 상체를 너에게로 기울인 탓이다. 네 아랫입술을 문지르더니, 이내 네 입 속에 손가락을 넣겠다는 표로 다문 입 위에 꾸욱 누른다.)
 
 
아셔:
(항상 나란히 놓이지만 공존할 수는 없는 마왕과 용사, 두 사람이 고요 속에서 마주한다. 그의 작은 표정 변화조차 잡아내지 못 할 것 같았던 둔감하고 무른 마왕의 눈동자가 순간 잘게 떨렸다.) ..뭔가 잘못 말했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미안.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행동 자체엔 상대를 잘 안다는 듯이 구는 모습을 자꾸만 보인다. 다정했던 목소리가 순식간에 꼬리를 내리는 양 아래로, 뚝 떨어져 웅얼거리는 듣기 힘든 형태가 되어서 말의 시작을 장식한다.) ...그래. 너랑 마찬가지였지. 색다름을 추구해서 뭐 해.... (눈치보듯 어물쩍,) 마물들도 제대로 이기지 못 했으면서. 첫 등장이 어떻든 너는 나에게 그저 클로에 지오반니야. (갑자기 친근함이라도 느꼈을까, 그런 건 아닌 듯 싶지만 또 어떤 연유인지 이름 대신 용사라는 단어가 들어갈 부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름을 부른다. 말하고 나서 본인도 조금 미묘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별 것 아니라는 듯 금세 돌아온다. 오히려 미묘한 표정을 부른 큰 원인은 네 하얀 얼굴이였을지도 모르고.) 나는... 정정당당한게 좋다고 말했던가. 그들도 전부 회복시켜서 정정당당히... 만난 다음 날에 검으로 싸워서 이긴 거지. 오해할까봐 말하지만... 음식에 독을 넣었다던가, 식사 후에 기습적으로 칼을 찌르진 않았어. (왜 용사에게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인가. 자신의 상황이 조금 웃겼는지, 혹은 네 길게 웃는 입모양이 눈에 들어왔는지 어느새 푸스스 웃고 있는 그였다.) 난.. 잘 알지만 잘 몰라. 네가 원한다는 그 문장도 모르... (끝을 맺지 못한 단어들이 혀 끝에 맺히다 숨과 함께 삼켜진다. 그에 따라 크라바트에 아슬하게 가려지지 않고 드러난 목젖이 노골적이다 싶을 정도로 짧게 움직임을 보였다가 가라앉는다. 허나 두 눈동자에 크게 드러난 동요는 한참이 지나도 사그라들 줄을 모른다. 아랫입술이 문질러질 때에는 숨을 쉬지 못 했고, 꾸욱 눌러지는 느낌이 그 의도와 함께 선명히도 느껴졌을 때에는 이성적인 사고판단이랄 것이 전부 하찮게 느껴질 정도로 위태로운 낯이였다. 아무런 소리도 오가지 않았지만 팽팽한, 일방적인 긴장감이 맴돌던 중에 입 새로 작은 한숨이 새어나온다. 입을 아주 살짝, 살짝 벌리고선 눈을 질끈 감는다.)
 
클로에 지오반니:(제 표정 변화는 스스로가 의식도 하지 못한 듯 네 떨리는 눈동자를 정확하게 캐치한 용사가 의문을 표하며 양 눈썹을 들어올린다. 눈도 동그랗게 뜨니, 신기한 것을 들은 꼬마아이의 얼굴. 추욱 쳐진 꼬리가 눈에 절로 그려져 더 당황스러웠을 뿐이다. 네 성격이야 진즉 소심한 편임을 알아챘지만 이렇게까지 자신감 없을 필요가 있나. 혹은 자존심이 부족한 건가? 이런 상대를 놀리기 좋아하는 그였지만 마왕이 이런 상대 안에 들어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고민하는 탓에 살짝 벌려진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송곳니가 눈에 띈다.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할 순간의 고민은 금시에 끝마치고 꾸욱 윗입술을 아랫입술로 누름과 동시에 양 끝을 늘린다.) 마왕님이 뭘 잘못 말했던, 그게 당신이 사과할 일은 아니지. 마왕이니까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말을 하는 게 정석이고. 당신의 상냥함이 마왕답지 않다고 말하지는 않을게. (그러니까 아까처럼 말해줘. 마왕님 목소리, 좋거든. 평소에 대화할 상대가 없었을 텐데. 혹시 혼잣말 하는 습관 있어? 이런 저런 말들을 덧붙였다. 본질을 흐리기에 아주 적합한 대화 방법이지.) 그 말, 용사로는 안 본다는 소리인가? 그저 클로에 지오반니라니. 아니면 클로에 지오반니 안에 용사라는 것도 포함이야? 용사를 그만두면, 그 자체로 생각해주려나? (사랑한다는 듯한 문장, 그저 사랑해, 라는 것이 아님에도 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들을 그는 끊임없이 내뱉었다. 한 호흡마저 당신에게 고백하는 것 마냥, 한 시선마저 당신을 아낀다는 것처럼. 다정하기에 그지 없는 이룸. 너의 변명에는 작은 웃음소리를 끊기게 내뱉는다.) 애초에 회복 시켜줬다는 거에서 그 뒤의 변명은 필요 없었어. 비겁하게 죽일 거였음 애초에 회복도 안 시켜줬겠지. 나 역시 그냥 뒀다면 죽었을 거고. 마왕님, 혹시 죽고 싶어? 굳이 나를 구한 이유가 뭐야? 대화 상대가 필요한 것이라면 내일 싸우자는 말은 안 했을 거고. 설마 진심으로 정정당당한 싸움을 바란다고 말할 건 아니지? 애초에 마물을 안 치운 게 더 이상하잖아. 정정당당한 싸움을 바랐으면 용사가 성인이 되는 그 날 마중 나가면 되지. 숲으로. (가벼이 묻는 이 질문들은 가벼운 무게를 지니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가볍게 묻는 것은 상대가 격한 분위기로 답했을 때, 왜 별 것도 아닌 걸로 화를 내, 같은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자가 주로 쓰는 방법이던가. 용사 클로에 지오반니는 얄궂게 웃는다. 네 웃음을 만족스러워 하며.) 네가 아는 것으로 나는 이루어져 있어. (끊어진 네 문장에 너에게로 향하지 않은 손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대강 접시를 치운다. 식기들이 부닥치는 소리와 그가 소리내어 높게 웃는 것이 겹치어 야릇하기 짝이 없다. 결국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에 맞추어 깨지는 소리가 나는 동시에 웃음 소리를 멈추었다. 맑게 묽든 볼이 상황과 어우러져 더 상기되어 보인다. 상체를 더 낮추어 너의 얼굴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찢어진 입매는 정의로운 용사의 일말에도 다가가지 못한다. 네가 입을 벌려줌에 퍽 만족한 듯 하다. 작게 벌린 입을 가볍게 누르더니 작게 원을 그리며 쓰담았고, 힘을 주어 틈새로 욱여 넣는다. 네 아랫니에 제 엄지손가락을 자국이 남을 정도로 꾸욱 누르더만 안으로 급작스레 구겨넣어 혀에 잠시 문지르고 바로 빼내어 네 입술에 문댄다. 그대로 천천히 떼어내 저의 입술에도 노골적으로 비벼 웃었다.)
 
아셔:(혼잣말 하는 습관은 딱히.. 아니. 있는 것도 같네. 입술에 올려져 욕망을 조금씩 주장하듯 벌려오는 손가락 탓에 큰 움직임 없이 최대한 조곤조곤, 네 대화 방법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이끌려 속삭이듯이.) ..아니. 그런게 아니야. 너는 용사임이 틀림없으니 당연히 용사로 보지. 하지만... (무언가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게 있다고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어수선한 표정으로 뻐끔거리다가 입을 다물려고 했지만 입술이 조금씩 움직일 때 마다 상대의 손가락이 누르는 부분을 정확히 새겨버릴 것 같아 이도저도 못 하고 성대에서 나오는 목소리만 막아내듯 끝을 흐트린다. 이렇게까지 네 페이스에 말려들 줄은 몰랐는데. 용사를 맞이할 땐, 엄숙하고 정말 마왕 그 자체로 대하자고 오랜 기간 동안 다짐하며 세운 굳건한 벽이 상대의 얼굴을 본 순간 거짓말처럼 녹아내린 기분이였다. 마치 홀린 것 처럼.. 속으로만 허탈하게 웃는다. 지금 처참히 깨진 접시 따위가 정신에 들어오겠는가, 네 모든 문장마다 새로운 감정을 일깨워가는 느낌을 받는다는게 아니러니하도록 익숙하면서 생소한데. 차갑던 피부 위로 없는 열기마저 생기도록 하는 용사, 클로에 지오반니. 제 입을 헤집고 잇자국을 새겨 그 자신의 입술에 맞닿게 하는 매개체로써 엄지를 택하다니. 너는 지금 엄지손가락으로 마왕을 짓눌러 정복했다는 것을 영영 몰라줬으면 좋겠네, 싶었다. 번들거리는 입술을 윗니로 살짝 깨물어 빨듯 하다가 다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볼이 붉다.) ...악취미일지도 모르지. 굳이 회복시켜서, 목숨을 건 도박을 하는... 그런. 죽고 싶냐고? 하하. 클로에... (순간적으로 둘을 감쌌던 들뜬 기류가 무너진다.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입꼬리를 한껏 올리고, 웃는 소리까지.) 자꾸 두 번 말하게 할 거야? 진심이야. 정정당당한 싸움을 바란다고. 마왕과 용사로써. 어짜피 우리 둘 중 하나는 죽어야만 해, 그게 세상의 이치야. 내가 굳이 성 밖으로 직접 나설 정도로 부지런하진 못 하며 또한 여태 굶주린 마물들에게 그 정도 즐거움이라도 못 줄까. (할 수 있는 최대의 비열하고, 거만하고, 비웃는 낯으로 턱을 들어 상대의 웃는 얼굴을 흘긴다. 얼마 유지하지 못 하고 일그러진 그것은 다시 일자형의 묵묵한 형태로 돌아온다. 힘든 일을 했다는 것 처럼 미간을 구기며 고개를 아예 돌려 자리에서 박차듯 일어선다.) ...알아들었을 거라고 믿을게. 자... 식탁에 앉는 건 예의가 아니야, 용사. 식사 시간이 끝났으면 성이라도 함께 둘러볼까 하는데. 내일 내가 죽어서 황성으로 돌아가게 되면 마왕성 구조 정도는 말해야 하지 않겠어? (그럴싸한 이유와 함께 성큼 걸어가, 다이닝 룸을 나가는 문 가까이에 등을 보이고 선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클로에 지오반니:내가 언제 예의 지켰다고. 예의를 논하려면 이미 한참 늦었어. (네가 성큼 걸어나가자 아쉽다는 듯 두 눈을 감고서 한 쪽 손을 허공에 빙글 돌린다. 어깨까지 으쓱이니 한 편의 소설 같은 행동이다. 아예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넘어간다.) 그래, 내가 며칠 묵을 곳인데 뭐 있는지는 알아야지. (뒤에 웃음 소리가 따라 붙는 문장이다. 비열한 네 모습을 보지 않은 것처럼.)
 
아셔:(넓다란 등 너머로 작은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자기 전에 깨진 것들 치워야지, 하고 머릿속에 할 일 리스트를 넣어두며 이 사고뭉치 용사를 이끌기 위해 문을 나선다.) 며칠도 아니고 하루지. (굳이 정정해주는 미덕까지. 길쭉한 다리로 몇 발자국 먼저 성큼성큼 어떤 방향으로 나서면서도 가끔 잘 따라오나 확인하는 눈치이다.)
 
클로에 지오반니:(아마 네가 따라오는지 처음 확인 했을 때 보았을 것은 테이블 위의 디저트를 한 손으로 입 안에 구겨 넣는 용사였을 거다. 한숨 소리가 들려올 때는 쿡쿡 밖으로 내보이지 않는 웃음을 속에서 냈다.) 며칠이 될 수도 있지. (냠냠) (종종 걸음으로 뒤따른다. 구경할 게 많은가?) 천천히 걸으면 안 돼? (매우 느림)
 
아셔:(잘 먹으니 뿌듯해야할지.. 눈썹 치켜올리다가 쓸데없는 생각이란걸 알고 털어낸다.) 글쎄. ...알았어. (조금 기다렸다가 보폭 맞춰 걸어준다. 딱히 답답하지는 않은지 싫어하는 모습은 없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실내 정원이 꾸며져 있습니다. 아름답네요.
 
김비챠 (GM):교육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이게)
 
이름 모르는 연분홍의 꽃들이 사랑스럽습니다.
 
마왕의 취향일까요?
 
클로에 지오반니:(총총. 꽃으로 다가간다.) 꺾어도 돼? 직접 기르는 거야? (톡톡 건드려봄..)
 
아셔:...마음대로. 너무 한꺼번에 많이 꺾지만 않으면 돼. 장미 있는 쪽은 손 조심하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 먼저 한 송이 꺾어 살핀다.)
 
클로에 지오반니:앗, 아끼는 거 아니었구나. 나는 안 된다고 할 줄 알았어. (빙긋 웃어보이며 한 송이 조심스럽게 꺾는다. 줄기 쪽이 짧게. 그리고서 머리카락에 폭 장식함! 아셔 봄!)
 
아셔:뭐... 안 된다고 할 것 까지야. (말은 짧게 줄였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조금 흐뭇한 얼굴로 네 모습을 눈에 담는다. 갈색 머리카락 사이로 연분홍의 장미가 꽂힌 모습을 보았을 때에는 자각하기도 전에 이미 손을 뻗어 가볍게 네 옆머리를 넘겨 정리해주던 참이였다. 부자연스럽게 손을 아래로 내리며 황급히 다른 꽃밭에 시선을 돌려 하는 말은,) ...예쁘네. 꽃이.
 
클로에 지오반니:(네 손길에 이미 부산스럽게 흐트러진 생머리가 정돈 될 일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푸스스 웃어보인다. 저 꽃과 마찬가지로 찰나에 피는 수줍음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천천히 지지 않는다는 걸까.) 자기가 아끼는 건 남에게 조금도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 수두룩해, 마왕님. (다정하기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지만 듣지 못할 거리는 아니다. 들으라고 한 거고.) 나도 예쁘잖아. 칭찬 안 해줘?
 
아셔:(처음엔 이 삭막한 공간에 조금이라도 생기를 채우기 위해 조금씩 심어가던 것이 세월이 지나며 새로 피고, 스러지고, 다시 피어선 거대한 꽃밭을 이룬 것이 바로 이 곳의 시작이였다. 여전히 반복하고 있고. 어쩌면 이번에도 용사가 죽는다면 다음 불청객이 찾을 때 까지, 이 꽃밭은 끝없이 크기를 늘려갈 것이다. 하지만 클로에 지오반니라는 불청객이 이 곳에서 웃었던 순간은 늘려지지도, 줄여지지도 않을 것을 안다. 짧은 꽃의 수명보다도 더욱 찰나인 아름다움은 눈꺼풀 안에 새겨진다. 다정하다는 말엔 거부감이라도 드는지 눈살을 살짝 찌뿌리지만.) ..굳이? ...예쁘네. (말하고 자기가 더 부끄러워함!)
 
클로에 지오반니:주름 져. 아, 마왕님은 안 늙나? (네가 눈살을 찌푸리자 손을 들어 네 눈가를 가볍게 문질러준다. 멀뚱히 뜬 눈이 호기심을 비춘다. 아예 안 늙나? 엄청 오래 산 것 같은데.. 입꼬리를 내리자 성인이라기에는 한참 어린 얼굴이다.) 알아. 그래도 마왕님한테 한 번 더 듣고 싶었지. (제 입가를 살짝 가려 키득거린다. 그러고서 내뱉는 뻔한 것.) 마왕님도 예뻐. 새카만 밤에도 이렇게 반짝여? 보고 싶다.
 
아셔:(문질당함... 반듯해짐! 반사적으로 눈 꼭 감았다가 한 쪽 눈만 살짝 떠서 손가락을 올려다본다. 놀란 기색은 있지만 불쾌한 것은 아닌 듯 가만히 서서는,) 음.. 늙는 거라면. 안 늙지... 아마. (확신 없는 말투로 제 뺨과 턱 사이를 살짝 손 끝으로 매만진다. 네가 어린 아이처럼 입가를 가려 맑게 웃을 적에는 수줍어 하는 성격을 간신히 숨기는 티를 잔뜩 내면서 헛기침을 몇 번.) 흠.. 글쎄. 어둠 속에선 누구나 그렇든 그냥 평범할 걸. 빛 아래선.. 나 뿐만이 아니라 너도 반짝이잖아. (어스름한 햇살 아래 황금빛을 머금은 머리칼을 상상하다가 거둔다. 손에 들었던 연분홍 장미를 겉 옷의 왼쪽 가슴 주머니에 꽂아두고 다시 발을 바삐 움직인다.)
 
클로에 지오반니:(반듯한 마왕님 봄.. 사람이 하라는 대로 휘둘리는 성격인가.. 계속 만날 사람이었으면 꽤나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느긋하게 입에만 미소를 머금으며 손을 내림과 동시에 네 볼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쓴다.) 그럼.. 마왕님은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컸어? (눈 가늘게 뜨며 네 덩치를 본다. 어느 시점부터 성장이 멈췄다고 하기에는 너무 적절하게 멈춘 것 같은데. 어쩌면 가장 활동이 활발한 신체나이에서 멈춘 걸지도 모르겠다고 더듬더듬 추측해나간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는 성장이 멈춘 걸까? 오직 마왕이라는 얄팍한 직위를 지키기 위해서? 모순 투성이인 너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본다. 마왕만 아니었으면 최악이지만, 뭐. 마왕인 너에게 흥미가 있다.) 내 빛이 너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 아, 넓은 들판 위 뜨거울 정도의 태양빛에 온전히 비추어지며 나를 덮치는 센 바람. 그때의 나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아.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걸? (제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니건만, 그는 부끄러움도 없이 술술 내뱉는다. 장미가 네 주머니에 안착하는 걸 의아하게 바라본다. 의미가 있나.) 천천히 가자니까. (삐진 척 하며 안 움직임!)
 
아셔:(마왕에게 독심술이 있어서 지금 네 생각을 읽을 줄 알았다면 필히 씁쓸하게 표정이 가라앉았을 테였지만 그런 능력은 없었는지 약간 눈을 피하고 말 뿐이였다. 네 미지근한 손이 쓸고 지나간 자리엔 화상처럼 뜨겁게 달아오른다고 느꼈다.) 태어날 때 부터.. 는 아니지. 기억엔 거의 없지만 아이였던 적도 있었어. (그립다, 하고 머릿속에 차분한 감정이 떠오르는 건 진짜 자신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그리 느꼈다고 기억의 흔적이 되새겨지는 것 뿐이였다. 말투 자체는 담담하고,) 멈춘 것이나 다름 없지. 가장 크고, 가장 건강할 때. 용사 너 처럼 말이야. (꽃을 가슴팍에 꽂아두고 등을 돌렸다가 용사 너 처럼, 하는 부분에서 한 번 가볍게 돌아보고 다시 움직인다. 더 이상 개인적인 부분은 깊게 말해주지 않겠다는 듯 완강한 태도로. 하지만 발걸음이 아주 느린 것은, 분명 넓은 들판 위 찬란하게 쏟아지는 햇빛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너를 상상해보느라 그런 것이 아니였을까. 천천히 가자는 말은 한 발 늦게 들었는지 느릿하게 돌아보다가 굳게 선 자세로 한 손을 정중히 내민다.) 가야지. 늦장 부리다간.. 밤이 늦고 말 거야.
 
클로에 지오반니:마왕님이 어렸을 때?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듯 음-, 이라며 자각 못할 신음을 새게 한다. 잘 상상이 가지 않는 모양이다. 흠. 이라며 거칠게 내뱉은 날숨과 함께 미간을 뚱하게 구긴다.) 잘 모르겠다. 지금 너무 커서 그런가, 마왕님은 어릴 때도 컸을 것 같아. 그게 진짜가 맞을까? 마왕님은 엄청 오래 살았으니, 책에서 읽었던 인간들의 어린 모습을 보고서 착각하는 거라고는 생각 안 해? 기억은 제멋대로에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착하지. 그리고서 시간이 지나면 겪지 않았던 일조차 겪었던 일처럼 되어버려. 그래서 무서운 거라잖아. 인간은 수명이 짧아 그 정도가 덜하지만 그럼에도 심각한데, 마왕님은 더하겠지. 기록이란 기억이 불확실하기에 작성하는 거고. (반박할 거면 자신의 어릴 때 이야기를 더 해달라는 눈이다. 멀뚱하게 뜬 눈이 이야기를 바라는 어린 아이의 눈과 같이 빛난다. 그러고서 느릿하게 움직이는 네 모습에 분명 저를 떠올리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빠른 시일 내, 두어 시간 내에. 너를 온전히 나를 채울 수 있을까.) 나는 아직 키 더 클 걸. (나처럼, 이라는 말에 덧붙인다. 멈추지 않았다고 굳게 믿고 싶은지 꽤 완강한 투다.) 밤이 늦으면 안 될 이유라도 있어? (망토 자락을 드레스 마냥 엄지와 검지로 살짝 잡아 들어올리더니,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장난스럽게 웃어보인다. 그러고서 네 손 위에 제 손을 가벼이 겹친다. 무도회에 초대받은 한 인간처럼.) 밤에는 낮과 다른 것들을 볼 수 있지.
 
아셔:어릴 때도.. 컸던가. (생각이 나지 않는지 끙 앓는 소리..) 평범하게 자랐던 것 같은데. 아.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기로 마음먹은지 몇 분도 되지 않았는데 상대가 몇 마디 하면 습관처럼 받아버리느라 다짐이 무색하도록 되어버리니. 이 상황이 못마땅한지 짙은 눈썹이 꿈틀거린다. 옅은 한숨과, 반짝이는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애수의 미소? 자기 자신도 모를 애매한 표정을 지은 채로 무도회의 주인공처럼 구는 네 움직임 하나 놓치지 않는다.)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지.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지금으로썬 전부 안개 낀 듯 흐릿한 기억 뿐이니까.. 다만, 나에겐 그 기억이 있었다는 확실한 반증이 있으니. 그것 하나만 있으면 난 여기에 서 있는 이유도 잊지 않아. (머릿속은 몰라도 이미 시야 안에는 클로에 지오반니로 가득하다. 상대의 머리를 바라보다가 더 안 클걸, 하고 장난인지 진담인지 작게 중얼였다. 가볍게 겹쳐온 손을 혹여 바스라질까 싶은 듯 살포시 그러쥐고, 눈짓으로 이제 이동할 것이라 알린다.) 그 다른 것들을 보기 위해서 널 이끄는 거였어. 지금이면.. 그래. 아주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밤이니까.
 
복도
 
층계를 올라오면, 당신이 처음 문을 열고 나왔던 방의 복도입니다.
 
과연 마왕성이니만큼 크고 넓은 곳, 길게 늘어진 복도들의 방.
 
아셔는 한 방 한 방 문을 가리키며 다 비어있는 방이노라 설명하지만,
 
끝에 있는 마지막 방에 대해서는 입을 다뭅니다.
 
아셔:..저기는 내 공간이니까. 들어가지 말아줬으면 해. 최소한의 예의로써, 지켜줘야 하는 거야.
 
김비챠 (GM):관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문 틈으로 보이는 건...
 
.......
 
어두워서 안 쪽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클로에 지오반니:(터벅터벅 가서 열어보자!)
 
아셔:(들어가지 말라고 방금 말했는데)(터벅터벅 걸어가려는 조짐을 보이는 클로에의 팔을 꽉 잡아서 고개를 젓는다.)
 
클로에 지오반니:(웃) (잡힘) (눈 깜빡이면서 올려다본다.. 별로 시무룩한 눈도 아니고 웃는 눈도 아니지만 그저 올려다 본다.)
 
아셔:(표정에 약해질 법도 한데 살짝 움찔 하고는 만다. 아주 강력하게 안 된다는 눈빛)(내가 용사를 주웠나 강아지를 주웠나.......) ...괜한 말을 했군. 별게 있는게 아니라 그냥 내 방이라서 그리 말한 것 뿐이니까... 그런 눈 하지는 말고.
(외면하면서 팔 잡고 방 지나쳐서 좀 더 걷는다...)
 
클로에 지오반니:(그냥 올려다 봤을 뿐인데) (안 가려고 바닥에 발 딱 붙임) (산책 도중 집 돌아가기 싫어하는 강쥐처럼)
 
아셔:(그냥 올려다 보기만 해도 부끄럽고 그런듯..)(마치 안 사주면 안 가겠다고 떼쓰는 애를 보는 것 같은 기분에 얼척없어짐 근데 쬠 귀엽다. 아. 이런 내 자신도 얼척없어.) .... ....가야지. (살살 달래는 말투...)
 
클로에 지오반니:보여주면 안 돼? 어차피 마왕님 없을 때 들어가 볼 건데. 곁에 있을 때 들어가는 게 낫잖아. (낑... 낑.....) (귀 뒤로 축 쳐지게 한 멈무...) (이번엔 초롱초롱 눈 한다. 주인 잃은 멈무 눈) (제 팔 잡고 있는 네 손 위에 다른 쪽 팔의 손 턱 올림..)
 
아셔:.........(눈질끈..... 이 당당한 용사를 어쩜 좋나.. 하지만 예상하지 못 한 일도 아니라는 듯이 여전히 완강한 태도..!) 아니. 내가 없을 때도 들어가지 못 하게 할 거야. 프라이버시 정도는...지켜주길 바래. (주인 잃은 멈무 눈 미치겠다 진짜. 팔에 손이 올려지자 한숨 푹 내쉬더니 들쳐안아버릴 것 처럼 팔을 네 쪽으로 꾹 민다.) 들어가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소원을 하나 들어줄게. (후..)
 
클로에 지오반니:(완강한 당신을 보고 얼굴 표정 뚱하게 만들며 올려다 본다. 더 고집 피울 생각은 사라졌는지 어깨에 들어갔던 힘을 축 풀며 아예 시선을 돌려 너를 보지 않았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네 말에도. 그저 가늘게 뜬 눈으로 애먼 곳이나 바라보고 있는다.) ...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가 나오는 문장 없이 입술만 적신다. 여전히 혼자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는 않는다. 누군가 저의 고집을 거절한 게 있었을 리 없던 용사의 암묵적인 투덜거림이다. 네 행동을 보지 못한 것 마냥 군다.)
 
아셔:..... (황성은.. 용사를 오냐오냐 하면서 키웠나? 그럴 수도 있지. 문제는 그냥 어리광부리는게 아닌 상대가 어리광부리는 클로에 지오반니라는 것이다. 더 세게 나오지 않자 오히려 당황했는지 살짝 굳는 것이 팔에도 전해진다.) ..미안. 소원도 별로 마음에 안 든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더 없어. (어떻게 달래야 할지도 모르는 쑥맥은 안절부절하는 티를 잔뜩 내면서, 결국엔 진짜 강아지를 안아올리듯 상대를 번쩍 든다. 말이 번쩍이지 그냥 땅에서 조금 발이 떨어질 정도로만. 이대로 나머지를 구경하고 싶은게 아니면 제 발로 움직이는걸 추천한다는 눈..)
 
클로에 지오반니:(꾸우우우욱) (정말 들어올려지자 더 뚱해짐..) (대롱 떠있는 발) (구겨진 미간) (불만) (너와 두 눈을 마주 보지만, 불만이 가득 차 있는 눈이다. 왜 안 보여줘?) 난 네 방이 궁금한데. (툭툭 끊어져 나오는 말들은 지금 이 상황이 매우 마음에 들지 않음을 표한다.) .... 소원은 조금 더 고민할래. (작게 한숨 쉬고서 달랑 들린 그대로 팔을 들어 네 목을 껴안는다. 가자.) (여전히 삐짐)
 
아셔:(뭐가 이렇게 불만이지? 이게 아닌가? 당황 황당 혼돈 경악)(왜 안 보여주냐니... 프라이버시라니까.) ...볼 것 없다고 해도 참.... 삐지지 말고. 아.. 그리고 소원은 목숨 관련이나 그런건 안 돼. 들어줄 수 없는 것도. (단단히 못을 박아두고는 목을 껴안아오는 상대를 어쩔 수 없다는 양 받아들인다. 진짜 이대로 가나? 싶은 눈치이지만 말한다고 쉽게 풀어줄 것 같지도 않아서, 그냥 끄덕이고 제대로 고쳐안은 뒤 등 토담대며 계단 쪽으로 향한다..)
 
 
복도 끝에 난 계단으로 힘겹게 올라가면 탑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뾰족하게 솟은 탑은 이제 별이 하나 둘 뜨기 시작하는 하늘에 맞닿을 듯,
 
쏟아지는 별을 맞을 듯, 아득하게 높습니다.
 
여기서 보면…
 
아주 저 멀리, 날씨가 좋은 날에는 민가가 어렴풋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람이 한 차례 붑니다.
 
아셔가 동시에 중얼거립니다.
 
김비챠 (GM):듣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셔:늘 생각했어. 나도 사람과 함께 살고 싶다고...
 
듣기 힘든 작은 목소리.
 
당신에게 건네는 말이 아니었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마왕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어려운 걸요.
 
클로에 지오반니:.o0(이걸 왜 나한테 말하지?; 같이 살아달라는 건가?;)
 
아셔:(아 아차)(아직 얘 안 내려줬구나)(감성모드 호다닥 끝내고 클로에를 바닥에 내려준다;)
 
클로에 지오반니:(흠...) (쓸쓸해 보이니 뺨에 쪽 해준다..)
 
아셔:?
(내려주려다가 굳음)
 
클로에 지오반니:(애매한 자세 되며)
 
아셔:(어정쩡한 돌덩이 됨...........) 너..... 자꾸, 그럴 거야?
 
클로에 지오반니:(어쩡쩡한 용사님 됨) 내가 뭘? 마왕님, 외로웠구나. 굳이 내 귀에 안 속삭였어도 충분히 알던 내용이긴 하지만.. (마왕님 목 더 세게 껴안으며 다시 쪽!)
 
아셔:...아니, 순간 널 들고 있다는 사실을 까먹었... 그렇게 크게 들렸어..? 윽,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천천히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귀와 뒷목..... 목이 끌어안겨지는 바람에 고개가 약간 숙여지고 또 적나라한 쪽 소리가 들리니 차가운 밤 바람도 의미가 없다. 장갑 낀 손으로 뺨을 열심히 문지른다..)
 
클로에 지오반니:(상처!) (그 정도로 싫었던 거냐고) (물론 싫었을 리가 없지만) 앞으로 계속 들고 다닐 건데 잊지 마. 당연히 크게 들리지. 나도 모른 척 혼잣말 해줄까? 마왕님이 어서 날 사랑하게 됐으면 좋겠는데-.. (중얼거리는 톤으로 말을 하지만 두 눈동자가 너를 보며 개구지게 휘어진다.) 붙어있으면 좀 덜 춥다고 해. 우리 둘에게는 별 의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네 어깨에 제 턱 올려서 속삭인다.)
 
아셔:(싫진 않지만)(그치만 속 꿰뚫려 보이는 것 같아서 괜히 심통남)(그치만 싫진 않았어) ..그게 소원인거야? 앞으로 계속.. 안 들고 다닐 거야. 잘 걸어다닐 수 있으면서... 아. 그만, 그만... (사랑 안 해, 싫어, 하고 애써 거부하듯이 양 손으로 귀를 막는 제스쳐를 취했다가 내릴 즈음에 어깨에 실려지는 적당한 무게감과 짙은 향에, 정신을 놓고 등을 끌어안을 뻔한 제 팔에 힘을 꾹 주어 참는다. 옷에 가려져서 다행이지, 아니였다면 힘을 주느라 팔에 도드라지도록 튀어나온 핏줄을 죄다 보여서 놀림을 당했을 것이다. 슬쩍 반 걸음 뒤로 느리게 걸어서 턱을 빼낸다. 가까운 거리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그래서. 둘러본 소감은 어때.
 
클로에 지오반니:이런 걸 소원이라고 빌겠어? 마왕님이 친히 내려주신 소원권인데,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써야지. 아직 고민 중이야. (고민한 시간을 일말도 보이지 않은 주제에 천연덕스럽게 말을 잇는다. 네가 반 발자국 물러서자 우습다고 속으로 떠올린다. 멀어진 게 고작 반 걸음이라니. 한 걸음 다가가 너에게 바싹 붙는다. 몸을 붙이지만 팔로 껴안지는 않고 망토 안으로 뒷짐을 지었다. 방실 웃으며 키 차이에 힘겹게 올려다 본다.) 며칠 묵기에 나쁜 곳은 아닌 것 같아. 음식도 맛있고. 비록 제대로 먹지는 못했지만~, (네가 식사 시간 때 있었던 일을 떠올리는 시간을 주 듯 말을 멈추었다. 그러고서 웃음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문장.) 마음에 들어.
 
아셔:그럼 얼마나 더 거창한 곳에 쓰려고 그래. 고민은.. 내일 아침이 되기 전에 끝내야 할 텐데. 쓰지 않으면 나야 고맙겠지만. (아무리 동요하는 모습을 보여왔어도 내일 검을 맞대겠다는 굳은 결심이 끊어지지는 않은 모양이였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까지 성정에 맞지 않도록 집착하게 만드는 걸까. 도합 반 걸음을 더 가까이 달라붙어온 너를 밀쳐내지도 못 하는 주제에.) ...며칠이라는 단어는 틀려. 네가 죽어도 성립하지 않을 것이고.. 네가 살아도 넌 황성으로, (약간의 머뭇거림.) 돌아가야 하니까. 다른 세계의 음식을 입에 담고 지하 세계에서 영영 돌아가지 못 한 이야기는 있지만 여긴 그저 세계의 끝일 뿐이니까. 넌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만 해.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지나치게 굳은 확신마저 느껴지던 음성 끝이 잘게 떨린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그 틈을 부여한 네가 제일 잘 알 것이다. 괜히 아랫입술을 혀로 훑어 마르지 않게 하고 시선은 저 너머 밝은 별에 두어본다.) ..마음에 든다는 말도 내 마음에 들지는 않네. 아주 눌러붙겠다는 듯이 굴어서. 하하...
 
둘러본 소감이 어떻냐며 묻는 마왕의 말은 그러나,
 
딱히 그 자체를 궁금해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백 번 양보해 마왕이 용사가 아닌 처음 만난 사람에게 거처를 소개시켜준다 생각하고 있다라 치더라도,
 
친근하게 구는 양은 꼭 잘 아는 사람을 대하는 듯한 반응입니다.
 
도대체 이 마왕은 무슨 속셈인 걸까요.
 
대화를 하다가도, 당신은 종종 생각이 많아집니다.
 
아셔:그래서, 시간이 늦었지. 피곤하진 않아?
 
클로에 지오반니:전혀. 마왕님과 함께 할 밤을 기대하고 있어. (^^)
 
아셔:(움찔!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동요하지 않으려고 심호흡...) ... ...유감이지만 우린 다른 방을 쓸 거야. 넌 아까 깨어났던 그 방으로 돌아가. 승부는 내일 보고, 돌아가지 않는다면 다시 또 안아서 데려가야겠지.
크기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크기
기준치: 70/35/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클로에 지오반니:마왕님도 내 방 쓰면 되잖아. 침대가 조금 작나..? (컸던 것 같은데, 제정신이 아니었던지라 기억이 영 흐리다. 여전히 가까이 붙은 채로 팔을 들어 제 볼을 톡톡 친다. 그러고서 본래의 야릇한 웃음을 잠시 지어보였다가, 순하게 눈을 휘며 웃는다.) 마왕님.. (제 볼 언저리에 있던 손을 자연스럽게 네 어깨에 얹고, 다른 쪽 손을 들어 네 입가를 가린 손의 손목을 잡아 옆으로 치운다. 금방이라도 추락할 듯 아스라이 빛나는 별들을 배경 삼아 찬 바람에 휘날리는 그의 올올이 두꺼운 머리카락이 덜한 어둠에 시커먼 색을 띈다. 짙은 갈색은 본연의 색을 유지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투명한 두 눈동자로 너를 갈망한다. 순수한 색에 정반대의 의미를 품은 것이 더욱 도드라진다. 어둠에 갓 익숙해진 눈으로 빛이 덜해진 널 바라본다.) 아셔. (옅게 지었던 미소가 길게 찢어지며 이 성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네 이름을 또렷하게 말하였다. 마왕이 아닌 너를 부른다. 고작 두 글자일 뿐인 네 이름임에도 뚜렷하게 새겨진 의도. 가는 음색이 수 많은 것들 중 너를 향해 흘러간다.) 키스할게. 입 벌려.
 
아셔:그러니까 왜 같은 방을 써야 하는지... (씁) 침대는 큰데 나한텐 아슬해. ...아니 이게 아니잖아. (입 가리던 손으로 결국 얼굴 쓸어내린다. 마음은 착잡해 죽겠는데 또 눈 앞의 사람을 거부할 수는 없어서 곤란하게 내려보려던 참에 하필 네가 은근하게 웃어오는 걸 보고 만다. 가까운 거리 탓에 심장이 방정스럽게도 두근거리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아 물러나려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었다면 이미 뿌리치고 방으로 돌려보내고도 남았겠지.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자신은 지금 매우 이성적인 상태임을 끝없이 되뇌인다. 바람에 스스스 소리를 내며 흩어지는 것 같은 검갈색의 머리카락 너머로 시선을 흘리면 민가조차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별빛의 무리들만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지금 여기는 우리 둘 뿐이구나. 시선을 내린다. 시각도, 청각도, 후각도, 촉각도 전부 네게 지배당한다.) ..용사. 그러지 마. 그런... (그런 목소리로 그런 말을 하지 말아, 하고. 네가 이름을 부를 때 내가 용사라고 칭하는 것은 마지막 발악이였다. 이대로 분위기에 흘러가면 안 되는 것을 머리로는 너무나도 잘 아는데, 손은 네 뒷머리를 쓸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니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 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불가항력이라는 단어를 이런 곳에 쓰나? 자신이 지금 입을 벌려 조금 가까워지는 것도 불가항력이라면.)
 
클로에 지오반니:같은 방을 안 쓸 이유도 없고. 응? 너무 큰 사람도 불편한 점이 있구나. (제가 멋대로 다루기에도 조금 불편할 것이라 생각한다. 평소 바람을 읽던 용사의 귀에 너의 두근거림이 가득 찬다. 그의 심장은 고요하여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지만, 스스로조차 착각하게 만들 소리에 손 끝이 잘게 떨린다. 두근거림, 저 별보다 빠르게 질 이것에 그는 본 의미를 잠시 잊고 행동하기로 한다.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따라. 얇게 벌린 입술 사이로 찬 온기의 숨이 빠져나온다.) 이름 불러 줘. 클로에, 라고. (미끄러지며 네 어깨에서 내려가는 손이 가슴팍을 지나 네 겉옷의 단추에 닿는다. 느릿한 손으로 단추를 소리 없이 풀어나간다. 고개를 숙여 다가오는 너를 향해 참을성 없는 그가 발꿈치를 들며 먼저 다가간다. 고개를 자연스레 젖히면서 입술을 포개었다. 혀를 쓰지 않고 잡아먹을 듯 네 입술에 소리 없이 눌렀다가 노골적인 소리를 내며 잠시 떨어진다. 눈을 슬며시 뜨고 네 얼굴을 곳곳 살핀다. 잠시 저만 숨을 깊게 들이킨 뒤 제 오른손을 네 겉옷 안으로 넣어 여전히 낮은 온기의 하얀 손가락으로 네 바지 안에 가벼이 넣는다. 검지와 중지로 네 꼬리뼈를 문지르다 와이셔츠 안으로 손을 옮겨 척추를 타고 올라온다. 와이셔츠 단추를 풀지 않았으니 그 정도가 짧다.) 아셔, 아셔. (와이셔츠 안으로 다 들어가지도 못한 손은 쫙 피어 손바닥으로 네 등허리를 문지른다. 잠깐 사이 약간만 띄우게 했던 발꿈치를 다시 최대한 높게 든다. 다른 쪽 손으로는 그저 네 겉옷 위 허리춤에 손을 돌려둔다. 얇게만 지속하는 키스이다. 고의인지 혀를 쓰지 않고서 침이 섞일 정도로 깊게 입술만 반복적으로 겹친다.)
 
아셔:(이 심장이 언제까지 뛸 수 있을까. 온 동맥에서 느껴지는 숨가쁜 박동이 다 뛰고 나면 나는 곧 죽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버겁게 느껴졌다. 지금은 모든 감각이 예민해져서 네가 손 끝을 잘게 떠는 것도 극대화되어 옷 너머로 전해지는 듯 했다. 이름. 고작 이름 하나만 부르면 이 뒤에 따르는 황홀한 상 같은 것을 받을 수 있는 건가. 나는 너를 더 이상 클로에 지오반니가 아닌 제국의 용사로써 받아들이기로 굳게 다짐했건만.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고통스러웠다. 전엔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까지 누군가에게 빠진 적은 없었으니 어찌할 방도조차 찾기 못 하고 겨우겨우 네가 하는 박자에 맞추어 쫓아가는 첫 데뷔탕트의 아이처럼 굴면서도 눈동자는 뚜렷하게 너를 맺는다.) ...클로에. (별빛은 쏟아지지만 그것을 등지고 뭉쳐 서로에게 그림자를 드리운 그믐칠야의 캄캄한 밤, 거친 지하의 목소리로 몇 글자의 이름을 호명한다. 목에서 터져나와 운을 떼고, 입을 오므리고, 마지막엔 키스하기 좋도록 적당히 벌어져서 끝나는 이름. 그 목소리 만큼은 감히 마왕의 것이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욕망에 가득 차서는, 자기가 내뱉고도 놀란 눈치였다.) 아... 잠깐. (몸을 감싼 옷자락 두 겹을 간단히 무시하고 전해지는 네 손의 감촉이 감질나다고 느낀 것도 한 순간이다. 이제와서 단추를 푸는 손길을 뿌리칠 수도 없으니 네게 온전히 맡기고만 있다가 한 순간 풀린 갑갑한 겉옷 안에 바람이 들자 편안한 숨을 쉰다. 네가 온다고 간만에 챙겨입었던 건데. 네 손에 풀릴 줄은 상상도 못 했지. 포개져오는 입술이 아까 손에 닿았던 것 보다 훨씬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을 기분 탓으로 치부해버리고 네 뒷머리를 만지던 손에 힘을 주어 지탱해 짧게 숨을 나눈다. 찰나라는 단어가 붙을 정도로 아쉽게 입이 멀어지면 마왕은 그 새 사람이 바뀌기라도 했는지 숨을 몰아쉴 틈도 보이지 않고 너의 하얀 뒷목을 슬금 매만지기 시작한다. 부드럽게, 머리카락 안을 쓸기도 하면서. 옷 안을 파고드는 손은 그닥 뜨겁지 않았던게 맞는지 제 피부가 유독 달아올라 그리 느껴졌는지 해답을 찾지 못 한 상태로 작은 침음이 흐른다. 편안함과 불안함을 동시에 느낀다. 그리운 느낌과 생소함도 함께.) 왜, 그리.. 이름을... 부르는 거야. 클로에. (두 번째로 입이 맞닿았다가 떨어지면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로 띄엄띄엄 말을 뱉어보인다. 아직 해가 뜰 기미도 보이지 않는데 두 눈동자엔 널 보내거나 보내지고 싶지 않다는 것 처럼 집착의 빛이 반짝거린다. 곧 반대쪽 팔을 네 허리 뒤 쪽에 받치듯 두르곤, 오른쪽 다리를 슬쩍 움직이나 싶더니 허벅지로 네 긴 로브 너머를 은근하게 문지른다.) 클로에 지오반니. 너는 정말.. 나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지금이면 모른 척 하고 돌아갈 수 있어. 클로에. (행동과 말이 일치하지 못 하는데도 꿋꿋이 마왕의 의무와 운명을 거스르지 않으려 노력하는 꼴이 애처롭다.)
 
클로에 지오반니:(나의 심장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하면, 분명한 거짓이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심장이 뛴 적이 없고 사랑에 빠져 심장이 뛰어본 적은 없지만 클로에 지오반니는 살아 숨쉬기에 심장이 뛰고는 했다. 조용한 밤, 바람이 멈추고 동시에 모든 동물들이 숨을 죽이는 그 일순간 만큼은 옅게나마 분명 존재하는 그의 삶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너는 어떤가. 지금 나는 너의 오감을 오직 나만으로 채우기 위하여 나의 오감을 온 곳에 신경 써야했다. 작은 바람소리에 집중하고, 바닥의 온기를 살피며, 마땅한 장소를 훑는다. 관람하는 수 많은 별들에게 비웃음을 지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지만 너의 소리는 나의 들음을 제한시킨다. 두근거리는 박동이 규칙적이지 못하게 뛰면 다른 소리를 듣지 못할 뿐더러 그것이 너의 온전한 소리인지, 아니면 듣지 못했던 나의 심장 소리가 밤이 찾아와 들려오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게 된다. 너의 심장 박동에 맞추어 클로에 지오반니의 심장도 서서히 빨라지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일치하게 될 두 삶.) (네가 나를 부른다. 오직 네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였던 모든 행동들. 먼저 다가가고, 한 발자국 빠지기도 하며 대개 너에게 사랑한다 읊어주는 것. 나의 이름을 부르라 명한 것도 이와 마찬가지의 이유이다. 이름을 부름으로 인해 너는 나에게 빠졌음을 바보같게도 증명하였으며 모든 것이 용사의 의지대로 움직임을 고귀한 네 입으로 속삭였다. 부는 바람이 처참하게 비웃는 웃음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나의 완벽한 승리이다. 바람은, 누굴 비웃고 있는 걸까. 욕망에 가득 찬 네 목소리가 마땅히 마왕이라는 한 단어에 알맞게 들어갔기에 용사는 더욱 죄책감을 지울 수 있었다. 허리춤에 두었던 손을 다시 앞으로 가져와 와이셔츠를 밑부터 푼다. 가볍게 입술을 닿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아 중간에 손이 미끄러졌다가, 네게 아주 조금 더 다가가는 것으로 무산 시킨다. 두어 개를 풀고서 뒤로 넣었던 손을 더 깊숙하게 넣는다. 엄지 손가락 옆으로 네 척추를 따라 위에서부터 아래로 쓴다. 와이셔츠를 풀었던 손은 그대로 네 와이셔츠 위 배 부분에 둔다. 발꿈치가 조금 내려갈 때마다 호흡을 크게 들이쉬고 다시 올라오고는 한다.) 아셔. 아셔.. 내가 이름 부르는 게 마음에 안 들어..? (잠시 떼어내어 너를 흘긋 올려다 보며 말한다. 애교스럽게 덜 젖힌 고개와 어두워 제대로 보이지 않음에도 분명 붉게 상기되어 있을 볼과 동글게 좁힌 입술로 너를 잠시 바라보고, 시선을 내린다. 마냥 속상해 하는 사람처럼. 그가 너에게 바라는 문장이 명백하다.) (제 뒷목이 쓸릴 땐 어깨를 크게 움찔했다. 네 손길에 당황한 듯 새는 숨을 막지 못해 호흡이 흐트러지기도 한다.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다시 가늘게 뜨며 고개를 비틀어 네 입술 위를 혀로 가볍게 쓴다. 타액이 떨어지지 않도록 바로 입술을 겹친 뒤 떨어진다. 닿아오는 네 몸짓에는 피식 웃음소리를 흘린다.) 아셔가 날 사랑했으면 좋겠어. 억겁의 시간을 모두 잊을 만큼 널 나로 채우고 싶어. 나 외에.. 모든 걸 잊었으면 해. (최악의 죽음을 선사하게 위하여 클로에 지오반니는 찬란한 선고를 내린다. 성별을 분간하기 힘든 목소리가 본래와 다르게 개구진 분위기를 모두 지우고서 너를 향해 명확하게 말한다. 흐린 목소리 조차 대본의 일부인 듯 상황에 맞아 떨어진다.) 벗겨줄까? 아니면 스스로 벗을래. (끝이 내려가 의문형으로 맞추어지지 않은 것이 강요적인 투와 유사하다. 그러나 그는 한 쪽 입꼬리를 올려 다름 없는 미소를 짓는다.)
 
아셔:(이 순간 나는 오로지 너에게만 온 감각을 집중한 탓에 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지만 거짓이라도, 네가 그 입술로 사랑을 논한다면 기꺼이 그것에 묶여 흔드는 대로 흔들릴 것이다. 이렇게 누군가를 만져본게 얼마만이였더라. 그동안 너무나도 외로웠던 자에게 사랑이 담긴 손길을 내밀면 잡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지 않겠는가, 입술이 한 번 떨어질 때 마다 갈증이 난 듯이 더욱 허리를 숙여 가까워지다 못 해 네 아랫입술을 이로 살짝 무는 도중에도 시선이 떨어질 줄을 몰랐다. 너의 타액만이 나의 목을 축일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끝없이 욕망을 표하며 입맛을 다시는 모습. 너의 완벽한 승리이다. 내가 앞으로 어떤 손짓을 해서 널 입에 담고 품에 안더라도 주도권은 네게 쥐여져있을 관계를 나는 잘 안다.)
(곱게 다려진 와이셔츠의 단추가 하나씩 풀려나갈 때 마다 어두운 색의 피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마왕성에서 그저 지켜보거나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닌지 꽤 볼 만하게 근육이 붙어있는 체형이였을 텐데도 눈에 띄게 부끄러워하며 어깨를 약하게 떨기도 했다. 이 때 입이 맞닿은 시점에서는 제가 먼저 혀를 내밀어 네 입술을 훑고 멀어지는 확실함도 보였다. 상대에게 푹 빠지지 않고선 어떻게 저런 눈빛으로 너의 눈매,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 콧날, 뺨, 로브에 가려졌지만 위에선 보이는 하얀 목선을 뜨겁게 바라볼 수 있겠는가. 목 뒤를 만지던 손을 떼어, 손등으로 네 뺨을 가볍게 쓸어본다. 애틋하게 미소 지은 얼굴로.) ....아니.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야. 사실 마음에 들어. (네가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좋아. 그러니까.. 속상해 하지는 말아. 속삭이듯 가까이서 웅얼거려본다. 네 표정 변화 하나하나에 마음을 쏟으면서 거짓 한 점 없는 진실된 목소리로만 말하는 것이, 이 극의 관객이 보았다면 꽤 안타까워하며 동정했을 지도 모른다. 거짓말도 할 줄 모르고 상대의 진심도 파악하지 못 하는 순박한 마왕. 마냥 순박하다기엔 자신의 목에 묶인 빨간 타이를 푸는 손이 퍽 다급하다. 네 입에서 달콤한 유혹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올 적엔 그 손을 잠시 멈추었지만 은근히 아래를 문지르는 허벅지는 뗄 줄을 모르고 답을 잇는다.) ...진심이야? 마왕이.. 제 본분도 잊고 그저 수만 수억의 시간과 분 초의 사이사이를 전부 너로 채웠으면.. 좋겠어? (묻는 말투지만 이미 사실이니 딱히 묻는 것도 아니고 네게 확인을 시켜주는 의도로 물어오며 눈썹을 축 늘어트린다.) 나는... 음. 아니야.. 내가, 벗..을 테니까 기다려. 네 방으로 가자, 침대 크기가 어떻든.. 여기보다는 나을 테니까. (이미 반 쯤 벗겨진 모습이라 부끄럽지만 없던 일로 흐지부지하게 보내고 싶진 않은지 등을 끌어안던 팔을 놓고 마찰열이 살짝 남아있는 다리도 바닥을 밟도록 내린다. 아래에 피가 몰리는 기분이라 조금 힘겨웠기에 붉어진 얼굴을 한 채, 그는 끝내 사랑한다는 말 하나만은 꺼내지 않았다.)
 
(To GM): (사랑해. 수 백 수 천 번을 거친 삶 속에서 단 한 번도 말하지 못 했던 세 글자를, 이번에도 쉬이 말할 수는 없었다. 사랑해, 클로에 지오반니. 사랑해. 내가 여기까지 버틸 수 있던 이유는 세상을 평화롭게 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널 이렇게나마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였어.)
 
클로에 지오반니:(할 수만 있다면 지금 이 감정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다.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떨림과 설렘은 너의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심장 박동이 동일해지는 그 순간까지 그는 너의 갈망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미 완성된 관계에서 더 나아갈 필요가 없음에도 나는 너를 더더욱 빠져들게 만들고 싶어한다. 본래 용사로써 가졌던 의무와 연간된 유혹이 아닌 그 깊이 이상으로. 사랑의 끝자락에도 다가가보지 못한 용사가 이해할 수 없는 그 안으로. 새로운 앎에 대한 갈망일 뿐이리라고 클로에 지오반니는 확신한다. 평범한 인간이 아닌 세상의 끝자락에 외로이 시간을 보낸 마왕. 그 어떤 용사도 물리치지 못하고 죽였던 그가 나에게 빠져든다는 것. 감히 도달할 수 없는 생명체를 제 손아귀에 쥐었다는 그 매력 앞에 미개한 인간이 욕심을 덜할 수는 없다. 심히 만족스러운 기분에 상기된 볼이 열기를 띈다. 제 아랫입술이 너에게 가볍게 물리면 내려갔던 입꼬리가 올라가며 소리 없는 웃음에 그의 가슴팍이 잘게 움직인다.) (네 손등에 닿은 뺨이 유일하게 흥분된 온기를 품고 있다. 보드라운 피부가 너에게 쓸려 그는 네 배 위에 있던 손을 들어 너의 떠나는 손을 잡아 돌린다. 손바닥으로 저의 뺨을 담게 하니 사랑에 빠진 이의 황홀한 미소가 그의 얼굴에 지어진다. 순박한 마을 청년 같은 모습에 이어지는 작은 우스개 소리. "이 여인이 처음은 아니시겠지요?" 라며, 누굴 향한 우스개인지 모를 말을 한다. 여전히 부산스럽게 흐트러져 붕 뜬 생머리는 반곱슬처럼 보일 정도이고, 순한 얼굴이 평범하기 그지 없지만 그는 스스로가 아름답다고 떠올리며 그에 알맞게 행동한다. 본디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법이라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남을 유혹하는 듯 가볍기에 그지 없고 얇은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은 꾀어내는 것에 틀림 없는 것들. 그런 것들이 진심을 담은 너의 미소를 받을 자격이 있을 리가 없다. 권선징악의 이야기에서 악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린 이 이야기는 누구에 의해 구원받아야 하는가. 권선징악은 무너져 결국 악이 승리할 테니, 그 안의 반전이 흥미롭길 바라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이름이 좀 더 길었다면 부르기 좋았을 텐데. 내가 아셔를 부르는 걸 좋아하는 만큼, 나도 아셔가 날 불러주는 게 좋아. 날 바라. 조금 더.. (그는 새어나오는 욕망을 막아본 적이 없다. 웅얼거리는 네 목소리에는 몸을 잘게 떨었지. 몸이 긴장되는 것이 온전히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마지막 문장은 거의 한숨을 쉬는 것처럼 얇은 목소리로 말하게 되었다. 제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가 놓는다.) .... 속삭이는 건 좀. (다시 천천히 호흡을 고르면서 말한다. 스스로의 신체가 흥분되는 것이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든 탓이다. 살짝 구긴 미간이 그도 모르는 습관이다. 창피함을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제 입술을 오물거린다. 진실된 네 목소리에 진실로 답해줄 수 없는 용사는 언제나처럼 널 사랑한다는 의미의 문장들을 잘게잘게 내뱉을 뿐이다. 다급한 손짓에 장난끼가 돌아 타이를 풀기 어렵도록 네 손목을 잡고서 입을 맞춘다. 이번에는 빠르게 떼지 않고 혀를 넣어 네 입천장을 긁는 듯 섞었다. 중간 너의 타액이 혼잡스럽게 그의 안에 들어왔을 때 노골적으로 침을 삼키는 소리를 낸다. 제 왼쪽 허벅지를 들어 네 다리 사이를 꾸욱 누른다.) 응, 네가 시간을 어떻게 흐르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보다 느리든, 빠르든, 적어도.. 나보다 네가 아프게 사랑했으면 좋겠고, 네가 더 진실되게 날 사랑했으면 좋겠어. 아셔.. 사랑해. (완전한 거짓말을 내뱉었다. 신이 있다면 그를 심판할 때 한치의 고민도 없이 지옥으로 떨어트릴 것이라 클로에 지오반니는 생각한다. 마왕이 내 눈 앞에 있지만.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한다.) .. 안아서 옮겨줘.
 
아셔:(지금 이 이야기들은 어딘가에 기록되지도 않기에 우리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 할 것이다. 최종에 살아남는 자가 안고 갈 옛 치기어린 행동에 불과하지 않겠지. 그것이 내가 된다면 죽어가는 순간까지도 되새기고 곱씹을 것이 눈에 선했다. 네 기준으로 고작 하루도 덜 되는 시간동안 함께한 것 뿐인데 사랑을 논한다니. 서로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기도 전에 몸부터 맞대고 있는 이 상황과 자신의 무름을 비웃고 싶었지만 지금엔 네게 쏟는 숨 하나조차도 아까운데 자조를 할 시간이 있을 리가. 오랫동안 느낀 적 없는 강렬한 맥박이 얇은 피부를 전율시킨다. 지금 목에 칼을 꽂아넣으면 피하고 지혈할 틈도 없이 즉사할 것이다. 목숨을 건 행위임을 뇌가 인식하고선 더욱 아드레날린을 뿜어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네가 주는 모든 자극들이 더욱 널 원하게 만들어 끝도 없이 탐한다. 입술을 맞대고 혀를 섞으면서도 손 쉴 틈 없이 보드라운 네 맨 살을 만지고 끈적하게 물들이고 싶다는 생각이 실낱같은 이성에 야릇한 바람을 불게 하여, 상대의 손이 자신의 손을 잡아 돌렸을 때와 귀여운 웃음소리가 귀를 휘감았을 적에는 정작 웃지 못 했다. ..이 여인이 처음이지. 그르렁대는 듯한 거친 목소리로 그렇지 못 한 내용을 뱉어낸다. 타는 태양같이 강렬한 시선으로 그 여인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네가 굳이 아름답게 행동하려 하지 않아도 애초부터 아름다웠는데, 아주 작정한 너를 누가 싫어할 수 있을까. 마왕은 지금 용사의 손가락 마디만 움찔거려도 그 손에 입을 맞추고 싶어하는 눈치다. 살랑거리는 밤 바람에 붕 뜬 검갈색 생머리의 끄트머리를 살포시 잡아 키스도 해주고 싶었다. 드문드문 드러나는 하얀 목에도, 그 아래에도.. 이미 추태는 다 보였지만 그래도 성급함만큼은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느라 미간 사이에 깊은 주름이 생긴다.) ...그렇다면 내게 이름을 지어 줘. 네가 내 이름을 부를 때 마다 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게. 클로에... 클로에, 지오반니. (네가 이름을 지어준다면 이 다음부터는 마왕 아셔가 아닌 다른 이름의 마왕으로써 불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 세상에 지금의 네가 없더라도 네가 내 마음을 헤집어 놓고 떠났다는 증거로써. 잔인한 자학이 되더라도 그렇게 추상적인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우리가 함께 존재했다는 증거로써.)(당연하지만, 네가 말하는 사랑이 진실된 감정인지 가늠하는 것 보다 몸의 변화를 관찰하는게 더욱 쉬운 일이였다. 잘게 내뱉어진 사랑의 문장들을 한 획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맹수처럼 집어삼키며, 타이를 푸는 것을 빠르게 포기한다. 이젠 입을 맞추는 것에도 요령이 생긴 듯 고개를 살짝 움직이기도 하고 타이밍 맞게 숨을 쉬기도 하면서 안정감 있도록 혀를 섞어내는 모습이다. 아, 매력적인 클로에 지오반니. 네 침 삼키는 소리에 나는 더욱 더럽고 추악한 욕망이 그득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면 넌 웃을까. 더, 더 나를 삼켜. 열이 몰리는 아랫쪽에 네 허벅지가 닿을 때면 허리를 슬쩍 움직여 아쉽지 않은 상상을 한다.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네 동의를 얻고, 한 손은 하얀 뒷목에, 한 팔은 네 얇은 허리에 둘러 밀착하듯 안아들면 자연스럽게 벌려진 다리에 자신의 허리가 겹쳐진 자세가 된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익숙한 길로 되돌아간다.) 지금 내게.. 잔인한 저주를 하는구나. 굳이 바라지 않아도 돼. 이미... 네가 말한 정도이거나, 어쩌면 그 이상의 상태에 놓여있다고 생각하니까... (속삭이는 것에 약한지 그저 예민한 건지 모르겠지만 일부러 귓가에서 낮게 중얼거린다. 이번에도 사랑한다는 말은 직접 내뱉지 않고 그저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눈만을 했다. 물론 네가 지옥으로 떨어질 때 나는 이미 그 곳에서 기다리리라. 떨어지는 꽃처럼 추락하는 널 다정하게 안아드는 연습도 해둘 것이고, 그리하여 둘이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된다면. 마왕을 죽여야 하는 목적을 잃은 네가 나를 사랑할 필요성이 없게 되어도 좋으니까. 과한 욕심이다.)
 
클로에 지오반니:(마왕성이라는 배경을 지니고 태어난 당신과, 마왕을 죽이라는 단 하나의 사명을 지닌 용사는 배경을 등지고 사명을 향해서 이 장소에 서있다. 네 모든 행동과 호흡, 손짓과 눈짓조차 모두 마왕다운 것이라 그는 말했던가. 이는 네가 마왕이기 때문이며, 일반적인 사람들이 알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것들 뿐이다. 손수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든다던가 쓰는 방들은 제때 치운다던가. 클로에 지오반니가 남들이 하는 마왕들의 욕을 진지하게 듣는 편은 아니었으니 첫만남 때 덜 놀랄 수 있던 것이라, 일반인들이 너를 마주하면 마왕이 아닌 인질이라 판단했을지도 모르겠다. 고집 센 높은 녀석들은 네가 네 입으로 직접 마왕이라 말해도 믿지 않았을 거다. 사고방식처럼 인식된 것은 깨지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용사에게 사고방식처럼 인식된 것은 당신의 죽음은 마땅히 세상 모든 것들 중 가장 고통스러워야 한다는. 유일무이한 최악을 선사하는 것. 그것은 용사가 마왕을 사랑하게 될지어도, 마왕이 용사를 사랑하게 될지어도 바뀌지 않을 사고思考. 많은 이들을 고통 속에 파묻게 한 인간의 공포를 뿌리 째 뽑아야 할 정의를 가진 이. 한 단어로 용사라고 칭하고는 한다. 용사의 머릿속은 지금 아주 간단한 욕망에 몸을 맡기었다만 이것조차 너를 최악으로 인도하기 위한 길이라 판단했다. 너 역시 아주 오래 살았으니 결국 우리 둘의 엔딩이 어떻게 될지 정도는 알고 있겠지. 그럼에도 나에게 몸을 맡긴 너는 이미 죽어있는 것과 다름 없다. 단지 일말을 욕구를 위해 죽음을 택한 것이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리가 없다는 확신을 품은 클로에 지오반니의 심장은 지금 너와 같은 속도로 뛰고 있다. 지나치게가까운 거리는 너의 호흡조차 알고 싶지 않아도 느끼게 하고 너의 뚜렷한 욕망이 전염될 듯 다가온다. 나를 가지겠다는 단 하나의 바람.) (당연 농담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될 네 말에 눈을 접어 웃다가 정말이냐 다시 묻는 듯 순하게 내려간 눈을 뜨며 너를 바라본다. 무언 행동을 동반하지 않은 채 너를 바라만 보던가. 클로에 지오반니의 눈은 아주 처음부터 너를 위해 다정함이 깃든 것에 변함이 없으나 차분해진 현재는 뒤의 밤하늘과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많이 급해보이네, 표정조차 숨기지 못한 네 모습을 보고서 웃음 소리와 함께 흐릿하게 내보낸 문장이다. 볼을 감싼 네 손바닥에 고개를 돌려 짧게 입을 맞춘다. 쪽, 쪽, 다만 반복적이게 이어지고서 여전히 입술을 가져다 댄 채 고개를 돌려 너를 올려다 본다. 다시 네 손을 잡아올려서 약간은 엉켜 있지만, 힘을 가벼이 주면 부드럽게 쓸릴 짙은 갈색 머리카락에 가져다댄다. 그가 고개를 조금 흔들 때마다 머리결이 네 손가락 사이를 간지럽힌다. 네 머리칼을 쓰담아주고 싶으나 현재로썬 매달리는 꼴이 되어버릴까봐 그러지 못한다.) .... (스스로가 더 깊은 최악에 도달하게 해달라 제 입으로 말하는 너를 진심을 그득 담아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본다. 제가 원하는 걸 정확하게 읊고 있는 모습이 우습기에 짝이 없기 때문이다. 지능이 모자른 동물을 보는 것처럼, 반려가 아닌 오롯 애완을 목적으로 둔 무언가를 보는 것처럼. 몇 시간 뒤 내가 너를 죽이지 못하여도 너는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을 받게 되리라. 너에게 거는 족쇄를 고민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니콜로. 아셔 니콜로. 난 아셔 이름도 좋으니까.. 미들네임처럼. 마왕님에게 미개한 인간의 성을 내릴 수는 없잖아. 아셔 니콜로, 아셔, 니콜로.. 언젠가 두 개의 이름이 합쳐져 하나가 되겠지. (아주 사랑하는 연인을 보는 듯 두 눈이 가늘게 휜다. 당장이라도 너에게 키스하고 싶음을 표하는 듯이 네 이름을 한 번 중얼거리고서 말을 내뱉지 않고 작게 벌린다. 물론 참을 필요는 없었기에 눈을 감으며 발꿈치를 들었다. 빨리도 적응하네, 능숙하다고는 못할 솜씨의 너에게는 도중에 입을 찢어 웃으며 혀를 맞댄 채로 웃음 소리를 넘기기도 하고 일부로 입만 벌린 채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짧게 짧게 이어지는 장난들이 어제 막 사귄 연인들을 형상한다. 장난은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고 네 욕망을 아슬아슬하게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 자신을 드는 네 손짓에 자연스럽게 몸에 힘이 들어간다. 안착했을 때 즈음 다리에만 약간의 힘을 주어 허공에 뜨게 한다. 닿은 자세가 신경 쓰이는 듯 허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간신히 양손으로 네 팔을 잡는다. 굳은 상체가 미숙하다.) 윽, 하하.. 내가, 어느 정도를 바라는 줄 알고 그런 말을 해? 나는 욕심이 많아. ... 적어도 지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줘. 아셔 니콜로, 응..? (나를 만족시킬 것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서 하는 말은 네가 이를 이루기 전에 죽을 것이라 판단하고 내뱉는다. 수명이 아주 긴 것의 사랑을 인간은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죽은 뒤에 너는 또 영원을 살게 될 것이며 그렇게 나를 잊으리라고, 클로에 지오반니는 그런 눈을 한다. 슬픔을 담은 두 눈동자가 어느새 고의를 잃는다. 일부로 제 귀에 중얼거리는 네 문장들에 미간을 구기고서 톤이 변하지 않는 신음이 새어나온다. 붉어진 귀를 눈치챔에도 가리지 못한다. 흔들리는 동공으로 널 바라보다가 속눈썹을 내리며 시선을 아래로 둔다. 네가 제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한 듯 군다.)
 
아셔:(용사가 마왕에게 유일무이한 최악을 선사하는 것. 너의 사고를 입 밖으로 내었다면 어두운 색의 입술이 벌어지며 웃음 소리를 내었을 것이다. 이미 과하게 고통스럽고 유일무이한 최악이 너로 하여금 일궈지고 있는데, 무엇을, 얼마나 더 최악으로 만들 생각인지. 너의 생각을 알지도 못 하고 네가 말하는 사랑을 완전히 믿지는 못 하지만, 그 믿지 못 하는 것들로 나는 사랑을 한다. 불신하기에 더욱 갈망하고 확인받기를 원해 매달린다. 밧줄로 목을 매고 있고 그 줄의 끝을 네가 쥔 채로 서서히 당겨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처절하게 바라고 또 바란다. 당장 죽더라도, 죽어가더라도 널 전심전력으로 사랑하고 불 타 재로써 사라지고 싶었다. 피부가 닿아있는 곳은 불에 덴 듯 이렇게나 뜨거운데. 생각해보면 네겐 내 모습이 우스워보일지도 모르겠다. 고작 반나절만에 이렇게 풍덩 빠져서 어쩔 줄 모르는 마왕이라니. 불멸자의 사랑은 다른 걸까, 하고 생각했을지도. 진실은 아무에게도 향하지 못 하고 입술을 내밀어 쪽 하고 내는 귀여운 소리와 함께 녹아 스며든다. 올려다보는 시선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취할 듯한 꽃내음을 독점할 수 있다면 행복할 텐데. 고개를 살짝 숙여 네가 한 것 처럼 갈빛 머리카락에 가볍게 쪽, 하는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추고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이젠 정말 어찌되든 좋다. 이게 유일한 내 결정이였다.) ...니콜로. 아셔, 니콜로. (일순 그 다정한 낯이 잠잠해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엇이 재미있는지 입꼬리가 조금 오른다. 니콜로, 인간의 승리. 마왕의 이름 옆에 붙어서는 안 될 모순을 너는 내게 붙여주었고 나는 당연한 수순처럼 끄덕이며 받아들인다.) 고마워. 사실 어떤 이름이든 좋았겠지만... 생각지도 못 한 걸 받아버려서 살짝 놀랐어. 아셔 니콜로.. 조금 완전해진 기분이야. (이 다음 말을 하기 위해 잠시 뜸을 들이던 새에 키스의 신호가 다가오면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 족쇄를 채우고 난 뒤에 종속의 각인을 새기는 듯한 행위를 격하게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아까의 방 앞이라, 문 옆의 벽에 등을 기대어 너를 높게 들어안은 자세로 입을 떼어낸다. 입술 사이로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이 죽 늘어지다 떨어져 풀리다 만 타이에 짙은 얼룩을 남긴다. 상대의 신음에 자극받아 더욱 버거워진 아래, 검은색 정장 바지에도 얼룩이 생길 듯 말듯 아슬함을 느낀다. 안은 자세에서 네 아래쪽에 두어번 비벼 자신의 상태를 상대에게 알린다. 그윽한 시선과 침착하지만 여전히 욕망 서린 목소리가 그 새 잠긴 듯 깔려 흐른다.) 지금보다 더... 하하. 클로에, 네가 원한다면. 별을 따다 주는 것 보다 훨씬 가치있고 할 만 한 것 같네. (욕심 많은 용사님. 내가 너를 어떤 깊이와 부피로 사랑하는지 영영 모를 테지만, 그래도 괜찮으니 생명을 쏟아 기꺼이 네 욕심을 채워줄 것이 본인이였다. 무채색의 나날 속에 침입한 너는 기억 속에서 결코 퇴색되지 않을 색채로써 영원히, 영원히 기억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눈 앞에 비친 슬픔이 들어찬 두 빛깔의 눈동자부터 결코 잊지 못할 것을 나만이 알고 있다. 그 영구 기억을 더 진하게 덧칠하기 위해, 네 등에 둘렀던 오른팔을 손만 움직여 허리춤을 간질이며 어루만졌다가 슬쩍 내려 골반 앞쪽을 꾹 누른다. 위치가 애매한 것이 노골적이다. 이젠 정말 말하기도 힘겹다는 듯 드문드문 침음을 내며 벽에서 등을 떼어 방문을 대충 발로 밀어 열고는, 아까 네가 일어났던 그 침대에 귀중한 보석을 다루듯 눕혀 내려두는 동시에 오른쪽 뺨에 한 번 입을 맞춰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죽을 듯 사랑하지 않으면 지을 수 없을 것 같은 표정을 한 채 몸을 네게로 기울인다.) 싫으면.. 어떻게든 날 밀어내. 언제든 널 위해서라면 그만둘게. (마지막 여유.)
 
클로에 지오반니:(수명이 채 오십도 간당한 인간에게 사랑은 순간이오 몸의 욕구를 푸는 잠깐의 나눔이니 인간으로써 순간의 사랑은 짧은 생에 더 짧은 흠. 혹은 호흡과도 같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갈 작은 것. 그들은 쉽게 빠졌고 금방 흐트려진다. 봄에 피는 꽃과 닮아있다. 따라서 죄책감도 없고 후회도 없으니 가장 쉽게 입에 담았을 문장이다. 네가 나의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었을 때 클로에 지오반니가 떠올리길 지금 뛰고 있는 심장이 오직 너의 것을 따라 뛰는 속도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것. 미소 짓는 네 얼굴을 마주 보고 일순 머릿속 복잡한 것들이 사라진다. 네 목줄을 쥐고서 가만 서서 고통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을 하지 못해 스스로의 손목에 줄을 감아 함께 잘라버릴 위기에 처하여, 스스로의 멍청함을 탓해야 마땅하건만 그곳까지 생각이 도달하지 못한다. 용사 클로에 지오반니는 태어나서 20년간 오직 너를 위해 살아 숨쉬어 왔으니 지금 또한 마찬가지다. 너만 숨을 멈추게 할 때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세상 모든 것들이 나를 축복하고 떠받들며 사랑할 것이지만, 죽이기 전까지는 난 마왕이라는 단어에 속한 일부분에 불가하니 지금의 행동들과 생각은 자연스러운 건가. ... 역시 뭔가 잘못 된 것 같은데. 새하얗게 비워졌던 안이 너에 대한 것들로 잔뜩 엉켜버려 눈썹을 추욱 쳐지게 두어 울상스러운 표정을 만든다. 상황과 조금 어울리지 않으나 그로써 어찌 할 수 없다. 눈물이 맺히지는 않음에도 맑은 두 눈이 너로인해 일렁인다.) 아셔도 완벽해. 그저 내 욕심에 충족되지 못했을 뿐인 걸. 아셔 니콜로. 네 일부에 내가 들어간 것 같아 기뻐. 이 기쁨을 알까? 몸 깊숙한 곳이 간질거리는 기분이야. ... 적어도 내가 아는 단어들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겨우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이어간다. 쳐지게 둔 눈썹이 여전하다. 어느샌가 서서히 진실을 말하게 된 용사가 마지막 문장을 흐린다. 스스로 걸음으로 생기는 신체의 흔들림이 아닌 남에게 들려 시시각각 조금씩 자리가 달라지는 머리카락과 몸이 박자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여 호흡에 문제가 생긴다. 팔을 겨우 잡았던 양손을 올려 네 목 언저리 위에 두고서 엄지손가락으로 뺨을 쓸며 종속을 이어나간다. 소리 없이 들이쉬었던 호흡이 이때는 겨우 들이쉰 건지 공기가 제 입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급하게 내고, 중간에 끊어지기를 반복한다. 떨어지는 타액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막아내지 못하고 숨을 고른다. 달아오르지 않았을 몸이 네가 주는 자극으로 인해 하체가 찌릿해짐을 느끼며 순간적으로 허리를 숙인다. 너의 어깨에 이마를 묻어 우는 소리 같은 신음을 흘린다. 검지 손가락이 잘게 경련한다.) .. 내가 넘칠 만큼 흔한 별을 바랄 리가 없잖아. 높은 하늘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별보다, 땅에 단 하나 있는 내가 훨씬 아름다워.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을 확신하는 듯 다시 묻지도 않고서 넘어간다. 자꾸만 목 아래로 사랑한다는 문장이 맴돌았으나 이것이 진심인지 의심하게 된 순간부터 클로에 지오반니는 감히 속삭일 생각을 하지 못한다. 목이 꽉 막힌 기분은 처음이다.) 아셔 니콜로.. (대신 내뱉는 너의 이름. 내가 씌운 족쇄. 네 이름을 부를 때면 무른 감정들이 물러나고 만족감이 그를 감싸안았다. 인간의 승리,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던 나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임에 결국 승리하는 건 나. 널 사랑하게 되어도... 이룰 수 있을 숙명. 그는 널 부르며 마지막 엔딩을 결정했다. 최후까지 미뤄뒀던 최악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간지럼을 타지 않는지 네가 제 허리춤을 간지럽힐 땐 사랑스럽다는 것마냥 푸스스 웃어보일 뿐이었지만 골반 앞쪽에서부터 느껴지는 저릿함에 발가락이 모아지며 약한 신음이 샌다. 분위기에 민감했던 탓에 본래 외로 예민하게 느껴지었다. 입술을 모았다가 허리를 움직여 네 밑을 나름 힘을 주어 누르며 위아래로 문지른다. 흘러내린 로브의 사이로 하얀 다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하얗고 얇은 천이 허벅지 약간을 겨우 감싼다.) (스스로가 외로운지도 모르고서, 결국 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으면서도 거절했던 마왕. 정정당당의 네 글자를 내세우며 죽었을 날 치료해준 마왕. 황성에서 귀가 아플 정도로 들었던 소문과는 정반대였던. 수 많은 수식어들을 너에게 붙여본다. 네가 이 최후를 겪을 만큼 잘못했던가. 용사로써 생각해서는 안 될 문장을 떠올려 버린 클로에 지오반니가 너의 조심스로운 손길로 침대에 눕혀지며 아랫입술을 세게 깨문다. 날카로운 송곳니 덕에 피가 송골 고였다. 뺨에 이제는 익숙한 촉감이 닿았을 땐 오른쪽 눈만 찌푸리면 될 것을 그게 되지 않아 양쪽 눈을 모두 감았다가 뜬다. 그를 바라보는 너의 표정에 결국 두 눈을 접어 웃어보이고 만다.) 거짓말. 아까부터 그만 못 둘 것 같이 굴고 있잖아. (농담처럼 말하고서 네 목을 끌어 안는다. 이마를 맞대어 입꼬리를 내려서 두 눈을 깜빡이며 가까이서 너를 바라보다가, 다시 방긋 웃는다.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는데 입이 떼어지지 않는다. 마왕성에 도착했을 때부터 거짓말만 주구장창 속삭인 용사는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었다. 진실은 내뱉는 순간부터 책임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눈동자에 감돈 슬픔, 책임이 너무나 무거웠던 용사는 눈을 감는다.)
 
아셔:(유혹스레 웃다가 서서히 울상이 되어가는 표정에 거울을 자처하듯 자신의 눈매와 입꼬리가 일자로 살짝 굳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 봐, 상대의 감정 하나하나에 쉽게 동요하고. 어찌하여 그런 표정을 짓는 지 파악할 수 없는 멍청한 자는 그저 우울해하지 말라고, 심장 박동이 맞물린 만큼 네 혼란도 내가 공유하여 삼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이마를 맞대고 눈을 감는다.) 네 욕심의 일부나마.. 잠시나마 충족시킬 수 있게 하는게 내 욕심이야. 그러니까 계속 어리광이든 욕심이든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돼. ...기쁨? 네가 지금 기쁘다면 나는 기쁠 수 밖에 없어. 너로 인해서 많이 저릿하고.. 여러모로. (나직한 음성이 흐르고 숨을 짧게 쉬는 동안 눈을 떠 일렁이는 두 색의 눈동자에 눈을 고정한 채로 잠시간 움직이지 않는다. 기쁨을 말할 때 서서히 올라가는 입꼬리에 겨우 안도하면서, 네가 둘러오는 팔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모자라 완전히 소유권을 내준 시종처럼 목을 내어준다. 네가 소매 속에 작은 칼을 숨겨왔다면 이대로 찔려 죽겠지만 그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뺨을 쓸어오는 작은 엄지에 입을 맞추는 시늉을 하고 은은하게 웃는다. 관리를 별다르게 하지 않는 자신의 피부보다 훨씬 부드럽고 하얀 손가락의 감촉에 시선을 내리깔았다가 얼마 후 눈을 올려 네 상태를 살핀다. 네가 달뜬 호흡을 내뱉는게 아주 마음에 드는 눈치다. 상대의 눈엔 제가 이성을 놓은 짐승처럼 보이지 않기를 머리 한 켠에서 바라다 순간 허리를 숙이며 사랑스럽도록 우는 소리를 내는 너를 저도 모르게 더욱 꾹 끌어안고 말았다. 놓치지 않도록, 떨림 하나 쉬이 보내지 않도록. 달래는 손길을 가장해 등을 도닥이다가 손 끝으로 날개뼈의 모양을 새긴다.) 그래, 별보다도 더욱 빛나고 단 하나 뿐인, 아름다운 나의... 클로에 지오반니. 용사와 마왕이라는 위치가 아니였어도 나는 너에게 입을 맞추는 것에 욕망을 배제하고서라도 거부할 수 없었을 거야. (너는 어때, 하고 묻지는 않았다. 상대에게 답을 들을 생각으로 한 말도 아니였고 그저 네가 한 말에 동의하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은 말이였으니까. 아셔 니콜로, 하고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을 불리면 끄덕이거나 손가락을 느리게 움직여 배와 가슴께 사이의 어딘가를 옷 위로나마 쓸어내리는 행동으로 듣고 있어, 하고 답하는 것 같이 굴었다.) ...윽. (음악도 흐르지 않고, 고요함만이 맴도는 곳에서 너의 과감한 행동에 드문드문 목에서 누르는 듯한 신음을 뱉으면 어쩐지 부끄러워진 이유에 눈썹에 힘을 주게 되었다. 습관이라기엔 이 때 뿐일 행동이라 별 의미를 두지 않은 채, 침대에 상대를 눕혀두었기에 드디어 비어있는 손으로 다급하지만 부산스럽지는 않게 정장 자켓을 벗어 아무렇게나 내려두고 빨간 타이도 함께 둔다. 아까 네 손에 의해 단추가 풀려 벌어진 틈새 사이로 괜찮게 잡힌 근육의 모양새와 하얀 와이셔츠에 대비되어 보이는 피부가 드문드문 보일 것도 같다. 다시 가까워지면서 눈에 들어온 새빨간 핏방울을 혀로 핥으면 마치 제물의 피를 취하는 마왕처럼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피 나잖아, 깨물지는 마... 물 일 있으면 내 팔 물어도 돼. (하고 팔을 걷으면 다이닝 룸에서 남겼던 흔적이 여태 사라지지 않은 것이 눈에 들어와 슬금 웃고 만다. 그 때, 아니. 그 전부터 이미 너에게 넘어가있었는데 괜한 부정을 하며 버티다 결국 이 꼴이라니. 하지만 후회는 없다.) 아니야. 네가 싫다고 하면 내가 내 손을 물어뜯어서라도 그만둘거야. 난 너를... 아끼니까. (다시 슬픔의 감정이 일렁이다 눈을 감은 순간을 잡아낸다. 그가 눈을 감고 있을 때 긴장을 풀고 아주 잠깐 슬프고 또 슬퍼하는 표정을 띄웠다가 다시 눈을 뜰까 싶어 천천히 가라앉혀, 더는 미룰 수 없이 마디진 손을 움직여 널 가리던 로브의 단추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서서히 풀어간다.)
 
클로에 지오반니:(로브가 서서히 풀려갈 때 즈음, 눈치 챈 것이 제가 안에 입은 하얀 옷. 정상적인 차림새는 아닌지라 네가 놀라지는 않을까 싶었다. 스스로 로브를 벗을 생각이었으나 급작스럽게 든 창피함에 얼굴을 붉히고서 이제와 막을 수도 없어 눈을 피한다. 로브가 자연스레 흘러내림과 동시에 붉은 기 도는 하얀 피부가 드러난다. 얼마 전 생긴 상처도 곳곳에 있으며 무엇보다 관리되지 않은 근육이 겨우 존재를 표한다. 힘에 비하여 돋보이지 않는 것이 체질의 탓일 수도 있고. 안의 하얀 옷이 옷의 기능을 하지 못한 채 속살을 비추었다. 밑으로 짧고 반투명한 재질이 유사한 치마가 허벅지를 감싸며 클로에 지오반니가 다리를 모은다.) ... 사실 처음이라, 뭘 해야할지 잘 몰라. (웅얼거리며 말하니 그와 어울리지 않다. 여전히 올린 입꼬리는 쳐지게 둔 눈썹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여러 감정을 복합적으로 담지 않고 언제나 하나의 것만 눈동자에 담았던 그는 약간의 창피함이 스친다. 옷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기가 꺼려지기도 하여 눈을 꾹 감았다가 네 등을 끌어 안으며 몸을 일으켜 앉아 입을 맞춘다.) 말은 고맙지만. 내가 싫을 리가 없잖아. 지금이라도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앉음과 동시에 전부 흘러내린 로브는 침대에 안착했다가, 바닥으로 부드럽게 추락한다. 너의 어깨 위에 양 손을 올린 뒤 밀어서 네 체중을 뒤로 하게 해 대강 앉는 자세로 만든다. 그러고선 네 다리 위에 사뿐하게 앉았다. 여전히 입을 맞추는 채로.)
또잉
 
김비챠 (GM):~중략~ img
 
용사 클로에 지오반니는 마왕, 아셔 니콜로를 받아들입니다.
 
잠시나마 서로의 의무를 잊고 욕망에 몸을 맡겨 취했던가요.
 
깊은 밤이 되도록 서로를 탐해, 젖은 키스로 마무리한 행위 후 조금 작은 침대 위에 두 사람이 잠을 청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눈을 감은 채 잠에 들지는 않았던 당신의 옆에서 기척이 느껴집니다.
 
천천히, 깨지 않도록 배려하듯 끌어안던 자세에서 벗어나 그가 몸을 일으킵니다.
 
자는 듯 눈을 살포시 감고 고른 숨소리를 내는 당신의 이마에 가볍에 입을 맞춘 마왕은,
 
한동안 그 모습을 눈에 담듯 움직이지 않다가 오래 머물지 않고 조용히 옷을 챙겨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이불을 바르게 덮어주는 느낌과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
 
문 너머에서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졌을 즈음에 눈을 뜹니다.
 
마왕의 소굴에서 편안하게 잠이 드는 용사라니.
 
아무리 제 손에 마왕을 쥐었다고 하여도 하루아침에 그 의무를 내던진 것은 아니니까요.
 
가만히 되새겨보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마왕이 이상하게도 친숙한, 그러니까 꼭...
 
황성의 이들이 말하는 것과 달리 그들과 똑같은 사람에 불과한 것 같다는 직감이 차오릅니다.
 
……아뇨, 이럴 수는 없어요.
 
당신은 그를 죽이기 위해서만 살아왔습니다.
 
그것만이 당신 생의 의미이자 목표이자 가치였는데.
 
마왕이 저런 사람이라면, 저토록 인간적이라면,
 
그리하여 모두가 말하는 '마왕'에서 벗어나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그저 먼 길을 한 명의 살인자가 되기 위해 온 셈입니다.
 
들뜬 여운은 가시고 침착함만이 자리합니다.
 
그는 어디로 갔을까요.
 
결국 성냥을 그어 불을 붙인 등잔을 들고서 로브를 두르고, 방을 나섭니다.
 
클로에 지오반니:(나서기 전에 창문 밖 좀 보자. 쫀쫀이가 찾아오지 않았을까..,,,)
 
창문을 열어보면, 아까와 별 다를 것 없는 황무지같은 풍경에 어둠이 드리운 것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많던 마물들도 어디로 갔는지, 생명이라고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클로에 지오반니:(시무룩...) (아직 절 찾아다니고 있지는 않을까, 마왕이 죽으면 마물도 모두 사라지려나. 속으로 걱정을 하며 창문을 연 채로 문 밖으로 나섭니다.)
 
더운 방 안의 공기 대신에 비교적 시원한 바깥의 공기가 들어옴을 느끼면서, 문을 조용히 열고 발걸음 소리가 사라진 방향으로.
 
빛이 가득히 일렁였던 천장은 별빛조차 투과해내지 못하고 검습니다.
 
이렇게도 다를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암흑으로 뒤덮인 성 안.
 
홀에 피어있던 꽃잎은 기이한 마법 같고,
 
어슴푸레한 등불에 그림자가 비치는 것을 보며 당신은 조심조심 복도를 걷습니다.
 
발소리가 나지 않게, 아주 느리게.....,
 
" .....서."
 
목소리입니다.
 
흠칫 멈춰섭니다.
 
누구일까요? 마왕이 떠올랐으나, 이 넓은 마왕성에 정말 그 혼자 뿐일까요?
 
당신은 기척을 죽이고 어두운 복도를 더듬어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나섭니다.
 
아, 저 방입니다. 복도의 맨 끝에 있는 저 방입니다.
 
아까 마왕이 보지 말라 막았던 그 방입니다.
 
문틈으로 촛불처럼 가녀린 빛이 비칩니다.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빛줄기를 따라 문에 바짝 붙어서면,
 
아셔:....소서.
 
아셔입니다.
 
김비챠 (GM):듣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셔:용서하소서. 제발 용서하소서.....
 
그리고 또렷하게 들리는 목소리, 떨리는 문장 끝,
 
그가.... 울고 있나요?
 
그가 일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듭니다.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지 어두워 잘 보이지 않습니다.
 
신자가 아니라 제물처럼 초라하게 기도하며 꿇었던 무릎을 펴며 비틀거립니다.
 
돌아섭니다.
 
문틈으로 보이는 방 안. 시야가 한정적입니다.
 
김비챠 (GM):은밀행동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은밀행동
기준치: 60/30/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열린 틈으로 당신은 방 안으로 들어섭니다.
 
인기척 없이, 돌아선 마왕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리고 등잔을 들어 방 안을 보면,
 
..자세히 볼 필요도 없습니다.
 
'제발', '죽어', '죽여줘', '살고 싶어', '죽고 싶어',
 
……시커멓게 굳은 피입니다.
 
벽에 피로 온통 낙서가 되어 있습니다.
 
미치광이가 칠갑을 해 놓은 듯한 이 방에서 아셔는 무얼 기도하고 있던 걸까요.
 
인간의 피. 어두운 방.
 
그의 그림자를 다시 봅니다.
 
마왕.
 
나아가려 했던, 혹은 물러서려 했던 당신의 발에 무언가 툭 걸립니다.
 
그 소리에 그가 섬뜩한 속도로 돌아봅니다.
 
아셔:...너.
 
발 밑을 보면 작은 수첩 하나가 떨어져 있습니다.
 
당신이 든 등잔 아래가 어두워 아셔는 보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어떡할까요?
 
클로에 지오반니:(어떻게 줍지? 어떻게 줍지?) (여기 방에 천장을 바라보며 동공을 축소 시키고 몸을 굳혀 놀란 자세 취한다. 네가 천장을 바라보도록...) (천장 바라볼 시 빠르게 줍겠습니다.)
 
그는 순간적으로 네가 보는 방향에 시선을 빠르게 두었다가 별 다른 것을 발견하지 못 하자 다시 시선을 상황의 불청객에게로 돌립니다.
 
클로에, 수첩 획득
 
마왕은 돌아선 그 자리에 우뚝 선 채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아셔:...자는 거 아니였어? 왜, 여기에 있을까... 들어오지 말라고도 했는데. (잠긴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천천히, 경고스럽게 뱉어진다. 방에서 새어나오는 아주 희미한 촛불의 빛에 붉은 눈가가 보일 듯 싶은 어두운 낯으로 똑바로 널 바라본다. 저녁식사 때와 침대에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담담한 울상을 지어보인다.)
 
클로에 지오반니:(정적, 초가 타는 소리만이 간간히 들려오는 어두운 공간. 짐승의 것과 유사하게 빛이 일렁이는 클로에 지오반니의 두 눈동자가 명백하게 너를 향한다. 제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 들고 있던 등잔을 허리춤으로 내린다.) 안 잤어. (평소와 다름 없는 톤으로 말을 이었다가 발걸음 소리를 낸다. 너에게로 다가간다. 반 걸음의 공간만이 사이에 존재한다.) 왜 울어. (등잔을 들지 않은 낮은 온도의 손이 허공을 가르며 네 눈가에 닿는다.)
 
아셔:...안 잤구나. 내가.. 나오는 것도 들었을 테고. (허탈한 웃음소리가 잠시 이어진다. 할 말을 찾으려는 듯 입을 다물고 바닥을 내려다 보다가도 가까워지는 발걸음에 두 눈을 질끈 감는다. 방금까지 속을 곯게 하던 걱정거리가 전부 씻은 듯 내려가는 기분이 싫었다. 고작 너 하나만으로 기분이 이렇게나 바뀐다는 그 부분에서.) ..안 울었어. 목이 잠긴 거야. (뻔한 거짓말을 뱉으며, 닿아오는 손에 움찔 굳었다가 제 손을 그 위에 덮고 옅은 온기를 나누더니 억지로 힘을 주어 떼내어서 내친다. 그래놓고 자신이 내쳐진 것 마냥 표정은 더 울상이다.) 그만해. 어짜피.. 어짜피 다 별 거 아니잖아. 돌아가.
 
클로에 지오반니:그래. 잡으려다가 말았지. 침대가 좁아서 불편한가 싶었거든. (질끈 감은 네 얼굴을 바라보았다. 등잔을 높이 들면 반짝이는 네 적색의 금을 볼 수 있을까. 두 눈동자를 굴려 벽을 바라본다. 저것은 인간의 피, 혹은 야생 동물이겠지만 이 숲에 야생 동물이 들어올 리 없으니 인간의 것이라 확신한다.) 그렇구나. 내가 착각했나 봐. (아이를 다루는 것과 유사한 톤은 나긋나긋 너를 위해 문장을 이룬다. 너에게 내쳐졌을 때엔 반 걸음 물러난다.) 아셔 니콜로. (그러고서 다가가는 한 걸음.) 내가 너를 원해. (너를 이루는 아주 사소한 무언가조차.)
 
아셔:(온통 배려가 점칠된 다정한 목소리가 들린다. 자신은 선의를 내칠 수 없는 사람임을 알기에 더욱 동요할 수 밖에 없었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표정을 억지로 굳히고. 그럴 때면 방금 무릎을 꿇고 저 너머의 신에게 기도하며 혈관에 새긴 다짐들을 되새긴다. 할 수 있는 만큼 냉정해진다. 나는 살아야만 해.) 내가 너에게 이름을 바치고.. 잠시 그럴싸한 말들을 뱉었다고 해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잘 알 텐데. 한낱 인간 주제에. 용사 주제에... 마왕을 원해서 무엇을 할 건데. 가. 경고했어, 용사. 방으로 돌아가. 잠시 오랫만의 욕망에 눈이 멀어, 없던 일로 하면 딱이겠네. (말 끝과 동시에 내뱉는 숨이 파르르 떨려온다. 가까이 있는 너는 필시 눈치챘을 정도의 깊은 시름. 이렇게 가까이 있지만 끌어안으면 안 된다는 것을 매 초 마다 떠올리지 않으면 이름이 또 다시 불릴 때 모든 것을 내려놓을 듯 굴 것 같았다. 뒤로 한 발자국 멀어진다.)
 
클로에 지오반니:... (경고라, 하루를 같이 보낸 상대의 아주 조금도 파악하지 못한 듯 문장을 내뱉는 너를 본다. 설마 공포에 사로잡혀서 내가 순순히 물러 갈 것이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클로에 지오반니는 등잔을 꽉 쥐었다가, 저 바닥으로 힘껏 내팽개친다. 등잔이 엎어지는 소리와 초가 뭉개지며 초 외의 것이 타는 냄새가 천천히 번지기 시작한다.) 아셔 니콜로. (뚜렷하게 네 이름을 부른다.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너를 위한 부름이었기 때문이다.) 난 네가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넌.. 지금 스스로가 가장 아플 말을 하는구나. (본인을 향한 날카로움은 결국 너를 향할 것이라는 걸 안다. 용사가 네가 멀어진 만큼 다가가며,) 난 한낱 인간이 아니야. 클로에 지오반니, ...네가 사랑하는 인간. (세뇌하는 것마냥 또렷하게 말을 잇는다. 너를 벽에 몰아붙일 듯 사나운 발걸음이다. 빈 양손을 들어올려 네 뺨을 감싼다.)
 
아셔:(네가 얌전히 물러가지만은 않을 인물인 걸 잘 알고 있었지, 물론. 하지만 이렇게 과격하게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 했으니 강렬한 파열음에도 멍청히 그 근원지를 바라만 보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려, 불씨가 더욱 커지기 전에 대충 걸쳐두었던 정장 자켓을 벗어 덮고 그 위를 왼쪽 구둣발로 서서히, 확실하게 짓이긴다. 그 위에 우뚝 서 아무 말도 않다가 옷 사이로 검은 연기가 새어나올 즈음에 입을 연다.) ..클로에 지오반니. 내가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슬퍼할 짓만 골라서 하고 있잖아. 내가.. 스스로 아플 말을 하는 이유도 다 너 때문인데.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이 성을 어떻게 할 생각은 말아줘. 그래선 안 돼. 이건.. 모두를 위한 일이야. (네가 이해하지 못 할 모순적인 말들을 끝없이 쏟아낸다. 다가오는 시점에서 뺨이 감싸질 것은 각오한 듯 일부러 시선을 마주하지 않다가 어금니를 맞물려 까득, 하는 소리를 낸다. 장갑을 낀 손으로 네 턱을 가볍게 잡고 고개를 훅 숙여 콧잔등에 아주 짧게 입을 맞추곤 떨어진다. 그리곤 방금 한 행동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처럼 뺨에서 다시 손을 우악스럽게 떨쳐내고 아예 등을 돌려버린다.) ...해가 뜰 거야. 그 때 결말을 내지, 용사. 나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
 
여러 감정을 내리누르는 듯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달빛조차 닿지 않는 그믐입니다.
 
등불의 빛도 없이 촛불의 연약한 빛만이 아른거리는 성 안.
 
마왕의 목소리는 담담합니다. 침울합니다. 사랑스럽습니다. 끔찍합니다.
 
아셔 니콜로가 말을 멈추고 고개를 돌립니다. 시선의 방향을 알 수 없습니다.
 
....어째서 이런 감정이 드는 걸까요?
 
클로에 지오반니:내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네가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야. 모두 용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애초에 용서를 받을 거리가 아니도록 네 머릿속에 인식 시키는 게 목표였지. (어울리지 않게 진실을 내뱉는 그의 목소리가 낮게 깔려있다. 네가 불을 끄는 행위를 굳이 말리지는 않는다. 이로써 너를 조금 더 이해했고, 나의 마음까지도 어렴풋이 짚었다. 기분 나쁜 향이 코를 찌른다.) 마왕님. (몇 시간 전에 지속적으로 담았던 단어가 입 안에서 어색하게 맴돈다. 난리통에 꺼졌을 옅은 촛불로 아예 칠흑이 되었을 이 공간에서 클로에 지오반니는 쨍한 두통과 함께 시야가 흐트러짐을 깨닫는다. 제 턱이 잠시 고였던 것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을 느끼며 다시 입을 연다.) 나는.. 뜨지 않을 해를 바라. (바깥으로 몸을 돌린다.)
 
당신은 방으로 돌아옵니다.
 
새벽은 아스라히 밝아지려 하는데.
 
등잔도 없고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없는 방은 고요합니다.
 
알고 있는 것이 너무나 적은 기분입니다.
 
문득,
 
김비챠 (GM):아이디어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의문점이 밀려옵니다.
 
왜 세상의 끝이 이곳이라고 규정되었지.
 
마물들이 한 번이라도 여타 제국의 사람들을 공격한 적이 있나?
 
마물로 인한 피해를 들은 적이 있나?
 
마왕은 꼭 나를 아는 것 같았다.
 
왜 그 오랜 세월 동안, 용사는 나 하나 뿐이었나?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태어났다면,
 
마왕은?
 
수첩을 쥡니다.
 
아스라히 비쳐오는 창문의 빛에 비춰봅니다.
 
아주 오래된 종이냄새.
 
 
왜 나와 네가 선택되었는지의 이유를 묻는다면 그저 운이 없어서라고.
 
……
 
마왕성은 너무 외로워. 아무도 없어.
 
……
 
축복받는 용사.
 
……
 
부러워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부러워하게 돼.
 
……
 
한 사람은 죽여 마왕이 되고 한 사람은 죽어 용사로 태어난다. 용사는 잊고 마왕은 기억한다. 나는 어느 쪽을 선택하지? 왜 하필 내가 그걸 물어봤을까. 왜 나만이 이걸 알고 있어 괴로울까. 나는…… 나는……
 
……
 
클로에 지오반니:ㅋㅋ
 
차라리 이러지 말았어야지. 자꾸 화가 나. 억울해. 몇 백 번의 삶을 이런 식으로 죽고 죽이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이 지긋지긋한 교환되는 운명. 이 세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 해도, 내가 용사가 되고 네가 마왕이 되는 것도, 내가 마왕이 되고 네가 용사가 되는 것도 너무 싫어. 우리가 죽고 죽어야만 모든 평화가 유지된다는 게 끔찍해. 그러나, 그렇지만 ……
 
……
 
나 네가 불쌍해. 나 내가 불쌍해. 클로에.
 
……
 
클로에. 네가 축복받는 용사가 아니라면. 네가 마왕이 된다면.
 
……
 
클로에.
 
……
 
이건 영원한 저주야.
 
……
 
클로에 지오반니.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태어난다면,
 
마왕은?
 
김비챠 (GM):(SANC 1/1d3)
 
클로에 지오반니:
SAN Roll
기준치: 90/45/18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김비챠 (GM):이성치 1 감소
 
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가슴이 텅 빈 것 같습니다.
 
반대로 무언가로 꽉 차버린 것도 같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세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도구.
 
용사와 마왕이라 이름 붙여진 연극의 배우.
 
결코 무대 밖으로 내려갈 수 없는 인형극.
 
옛날 옛날에, 어떤 용사가 있었습니다.
 
용사의 사명은 마왕을 무찌르는 것이었고, 그 용사의 이야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눈을 들면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햇빛이 눈부시고, 찬연하게 비쳐오는 빛줄기를 따라서 시선 또한 따라갑니다.
 
침대 맡에 놓인 당신의 검을 스치고, 그 눈길 끝에,
 
어느새 열린 문 앞에,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마왕이 서 있습니다.
 
김비챠 (GM):관찰 판정
 
클로에 지오반니: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의 손에 검이 들려 있습니다.
 
이것이 어떠한 용도인지, 당신이 모를 리 없을 텝니다.
 
클로에 지오반니:(고개를 든다. 흘러내리는 눈물은 나의 것이 아니니 굳이 닦지 않았다.) 검 버려. 아셔. (가볍게 서서 허리를 숙여 제 검을 쥐고서, 너를 향해 겨눈다.) 모든 것은 나의 뜻대로 될 거야.
 
아셔:(굳게 지면에 박혀있는 깃대처럼, 어깨 넓이보다 조금 적도록 다리를 벌려 서서 검을 꾹 고쳐쥔다. 아까보단 덜한 붉은 눈가를 한 채 햇살을 받으며 선 모습이 누가 보면 이 쪽이 용사라고 해도 믿을 만큼 찬란하다.) ..미안해, 클로에. (눈동자를 슬금 움직여 네 주변을 훑으면 오래된 수첩이 보여, 네가 얼추 사실을 알았음을 직감한다. 그래, 다 알아버렸구나. 우는 듯한 미소가 지어진다.) 네 뜻대로 다 해주고 싶지만.. 이번만큼은 안 되겠네. 네가 검을 버리지 않겠다면 나도 그럴 거야. (빛이 죽지 않은 검날의 끝을 네 심장 쪽으로 향하도록 팔을 뻗는다.)
 
클로에 지오반니:(검을 쥐었음에도 빈틈이 허다한 용사.) 내 소원은... (왼손으로 검을 쥐며 침대 위에 올려둔 수첩을 강하게 내리꽂았다. 침대 속까지 푹 들어간 검이 그 속을 헤집으며 빠져나온다. 무게가 있는 검임에도 불구하고 나뭇가지처럼 다룬다.) 너의 고통. 너의 죽음. 유일무이한 최악의 아픔! (이야기 속 뒤바뀐 악당이 소리친다. 묵직한 음색이 방을 맴돈다. 무척이나 흥분된 억양임에도 표정은 침착하기에 그지 없다.) 때문에 있어야 할 너의 무력함. 내 말 들어. 니콜로. (인간의 승리, 눈썹을 치켜 올린다. 마땅히 나의 승리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네가 그 이름으로 얽매인 이상.)
 
아셔:..... (햇살에 물들면서 황금빛이 되어가는 네 머리카락을 본다. 이 아름답고 별빛같은 낯을 몇 번이나 보았던가. 몇 번이나 사랑했던가. 다만, 이런 모습은 수 천 수 만 번의 죽음과 죽임 속에서도 처음이라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았기에 온 몸에 긴장이 흐른다. 아주 오랜 시간을 보았어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네가 이 다음 어떻게 행동할지 가늠하느라 칼 끝이 살짝 흔들린다. 이름을 들은 이후엔 검 끝이 바닥을 향하도록 내렸지만 마음이 꺾인 것은 아니였다. 올바르고 각오가 서린 눈동자를 한 채 크게 다가서며 낮고 거친 음성으로 말을 토해낸다.) 나의 고통, 유일무이한 최악의 아픔은 이미 충분히 얻었잖아. 나의 죽음까지 이뤄낼 필요는 없어. 소원이 전부 이뤄지면 인간은 금세 지루해지는 종족이니까. ...(이 이야기에 누구도 악당은 없다. 우리는 그저 체스판 위 양 측을 맡고 있을 뿐이고 판이 끝날 때 마다 색이 바뀌는 것이 전부인, 그것 뿐인. 그러므로 진정한 인간의 승리는 어디에도 없다. 네가 지금 승리한다면 마왕이 될 것이고, 인간의 측인 용사로써 내가 기억을 잃은 채 황성에서 다시 태어나 자라겠지. 네 달콤한 제안은 수 천번 죽음을 겪고 눈 앞에서 보았을 때에도 생각해보았던 적이 진즉 있었다. 용사로써 태어나면 적어도 20년동안은 따스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테니. 하지만 그걸 네게 짊어지게 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매번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에 칼을 찔러넣고, 견디지 못 하고 무너질 때면 그 피로 벽에 닿지 않을 기도를 올리고, 외로운 마왕성에서 널 만날 단 이틀만을 위해 20년의 간격을 버티고 또 버텼던 것이지. 나는 이기적이다.) 듣고 있어, 클로에 지오반니. 하지만 들어줄 수 없어. 나는 검을 내려놓지 않을 거야. 이 검으로 내 심장을 찌르지도 않을 거야. 나는... 너를 죽여야만 해. 제발 받아들여줘, 널 사랑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야. 제발.
 
클로에 지오반니:(태양을 받아 황금빛이 일렁이는 이 갈빛 머리카락은, 마땅히 주인공이 선사 받을 것. 때문에 그는 생에 처음 자신의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행복했던 십 년, 지루했던 이 년과 역겨운 팔 년을 견딘 뒤 겨우 자유를 찾아 마왕을 죽이러 왔더니 기다리는 것은 다시 지루를 번복하라는 운명. 때문에 용사는 수첩을 보지 못한 듯 굴었다. 이 분노를 어디에 풀어야 할지 몰라 스스로를 지우고서, 오직 너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용사의 사명을 지니고서.) 좆같네 진짜.. (이런 스스로가 어이없어 입 안에 추잡스러운 단어를 맴돌게 한다. 엉킨 제 앞머리카락을 검을 들지 않은 손으로 흐트러지게 한다. 시발. 다시 한 번 나온 불경스러운 단어와 함께 그가 뒤로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선다. 오른팔의 근육에 힘이 들어가며 벽을 내리친다. 큰 소리가 그의 흥분을 더한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 크게 벌린 입 사이로 나오는 건 없다. 다만 절망에 빠진, 혹은 말도 안 되는 기쁨을 겪은 자가 지을 표정을 머물게 한다. 입꼬리는 올라갔으며 입이 벌어지고, 축소된 동공은 무언가를 바라보나 그것이 명확하지 않다. 눈가가 붉어 곧이라도 울 것만 같으나 기쁨인지 슬픔인지 알 수는 없다.) 닥쳐. 나도 내가 먼저 뒈질 생각이야. 다만 너도 함께 죽는다. 결국 절망은 온전히 너의 몫일 것이고 미래는 꼬이겠지. 알 바야? 다 뒈지라지.. (혼잣말처럼 말함에도 누군가에게 확실히 전달될 톤이 마치 이야기를 것과 유사하다.) 누가 날 죽인다는 게 매우 기분 더러워. 난 내가 스스로 죽을 거야. 널 죽이는 것도 나고. (의도적으로 검을 바닥에 내동댕이 친다. 그러고서 성큼성큼 너에게 다가와 네 칼의 칼날을 세게 잡았다. 붉은 피가 하얀 손을 타고 흘러내린다.) 내놔.
 
아셔:...하하. (상황에 맞지 않게 웃음이 새어나온다.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 네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일까. 이런 운명에 가만히 순응할 네가 아니라는 것 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내 말에 응, 알았어 하고 죽어줄 거라고는 생각도 않았지만. 이렇게 과격한 네 모습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웃겨서 속으로 또 한 번 자조적이게 웃는다. 어떤 너마저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이 두 번 째로 웃겼다. 그의 감정 정리가 어느정도 끝날 때 까지 아무런 말도 없이 그 엉망진창인 광경 한가운데에 서서 바라보고만 있다. 처형자가 아니라 처형을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너는 기어코 내게 사형 선고를 내리고, 목줄을 잡아당긴 모양이였다. 어째서인지 그것이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조차 웃겼다. 절망의 절망에 내몰려 모든 것을 혼자 떠안고 낭떠러지에서 버티는 것 보단 차라리, 네 말대로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싶었다. 고작 우리 둘의 죽음과 고통으로 유지되는 세상의 평화라면 모두 내려놓고 너와 나만의 선택을 하는 순간을 기대해왔을지도 모르겠다. 금속의 검이 바닥에 세게 부딪혀 한 번 튕겨 떨어지는 소리와 네 강렬한 목소리를 듣는다. 이것마저도 하나의 기억으로써 머릿속에 새긴다.) ...그게 정말 네가 원하는 거야? 한 점의 후회도 없이? 클로에 지오반니로써.. 한 순간의 분노로 후회할 선택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겠어, 클로에? (네 손에서 피가 흐르는 것이 너무나도 마음이 아파서 그랬는지 너의 명령을 거절할 수 없는 자이기에 그랬던 건지, 굳건히도 쥐고 있던 검을 단숨에 놓는다. 다만 다시 한 번 냉정히 생각해서 혹시라도 죽음을 후회하지 않도록 네게 묻는 어조이다. 웬만하면 네가 죽어 새로운 사랑을 받으며 다시 자라는.. 그런 미래를 바라지만 모든 걸 알아버린 네가, 다시 한 번 확신을 내린다면. 클로에 지오반니를 거스를 수 없는 아셔 니콜로는 순응할 것이다. 운명이 아닌 클로에 지오반니에게 고개를 숙일 것이다.)
 
클로에 지오반니:(웃음이 나냐, 입에 자연스럽게 안착하는 험한 문장이 대신 표정으로 그려진다. 오른쪽 눈썹을 들고서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는 것이 웃지 말라 협박하는 꼴과 다를 바 없다. 다정하게 지었던 웃음과 속삭임들은 모두 거짓인 듯 하지만 너를 한 순간 사랑했던 미개한 인간은 분명 존재했던 개화開花. 너를 위해 흘렸던 눈물은 낙화落花. 또한, 현재 꽃을 짓밟다 못해 이미 뭉개진 꽃을 격하게 으깨는 중이다. 그는 이기적이었기에 일순 너를 탐했고 무지하기에 눈물을 흘렸으며 앎으로 인해 분노한다. 결국 전부 중심은 클로에 지오반니, 본인. 나에게 마땅히 희생되어야 할 세상이 나를 조롱했으니 온전한 분노가 그의 안에 머문다. 너만큼은 나를 위해 희생했으나 그것조차 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스스로가 목줄을 쥐고 있는 줄 알았건만 결국 전부 너로 인해 이루어진 내 운명. 고작 이십 년을 사랑 받으라고 나를 죽였던 건가? 나의 의견은? 치밀어오르는 것이 그가 살아있음을 강하게 표한다. 지금은 소리가 멈춘 밤도, 뛰는 네 심장도 없는 종말의 아침. 죽음에 도달하여 삶을 외치니 그 존재가 매우 묘하다. 욱신거리는 심장이 아프다.) 나는 두 번 말하지 않아. 나를 보아온 너는 알 것 아니야. 아니지, 아니지.. 친절한 나를 반복해서 봤을 테니 모르려나. 젠장. 존나 복잡하네. 너 취향 무지 독특한 거 알지? (조롱하 듯 올리는 입꼬리가 명확한 의도를 가진다.) 난 내가 한 행동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 굳이 후회한 행동을 고르라면, 그래, 너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 진짜 거지 같다.. 내가 이런 새끼에 왜 홀렸었는지. (신체적 고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심한 괴리감에 네가 칼을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세게 쥐었다. 아주 깊은 상처가 새겨지고, 피가 끊임없이 흐른다. 바닥에 흥건히 붉은 액체가 고일 때 즈음.) 유언 있으면 말해. (좋은 감정이 단 하나도 없는 두 눈동자. 모든 것에 배신 당했으면서도 스스로를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자에 눈동자. 반대쪽 손으로 너의 검을 제대로 쥔다.)
 
아셔:(미안, 하고 꼬리를 내리듯 슬쩍 눈을 내리깔고 울상을 지으면 정말 옛날로 돌아간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나에 대한 것은 몰라도 너에 관한 것은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그 시작이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혼탁했다. 언제쯤 너를 마음에 담았는지, 짝사랑인 것을 알아도 꿋꿋하게 바라보며 또 너와 함께 하는 운명이라 다행이라고 안도 아닌 안도를 새겼었는지. 거친 말을 들으며 울적해하고, 가끔 웃을 때나 이야기를 들을 때 즐거워하고. 이제와 옛 기억들에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겠지만은 이 길고 긴 시간을 버티는 유일한 지지대가 되어주었기 때문에 또 허투루 놓을 수는 없었다. 나와 너의 시간들을 모두 끌어안고 끝을 맞이하리라.) ..아냐, 알아. 최근의 친절한 클로에 지오반니도 그랬어. 정한 건 번복하지 않는 거. 그래도 혹시나 해서 물어봤어. 그게 네... 뜻이구나. 클로에. 내 취향? 하하... 너 지금 네 입으로 자신을 독특하다고 한 거야? 그런 너 마저도, 전부 좋아했으니까. 독특한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고는 걱정과 미안함이 섞인 표정으로 네 피 흥건한 손과 네 눈을 안절부절한 눈치로 번갈아 바라본다. 멍청하고 다정한 마왕은, 아셔 니콜로는, 아셔는 네가 죽어서 살고 자신이 이 기록도 없는 기억들을 자신이 감당하는게 네게 도움이 될 것이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하지만 이리도 분노하는 널 보니 자신이 뒤늦게나마 그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볼 면목이 없던 것이다. 이제서야. 그러니 검에서 손을 떼라는 말도 함부로 할 자격이 없다 판단했고 네 행동만을 기다리는게 영락없는 주인 앞의 개다.) 날 사랑했었구나. 후회.. 스러운 일이 되게 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단 한 순간이라도 날 사랑한다는 착각을 해줬다면 나는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을 것 같네. 고마워, 다시 한 번 미안해. (온전한 진심만을 전하며 한 발 다가간다. 유언? 습관처럼 되묻고는 긴 고민 없이 대답한다.) 키스해줘. 클로에, 마지막으로 내게 입을 맞춰줘.
 
클로에 지오반니:(울상의 너를 눈에 담지 않음에도, 네가 그 표정을 짓기 전부터 나는 너를 예상하고 있다. 머릿속을 거쳐 도달한 것이 아닌 아주 잘 알고 있는 불변을 본 것처럼. 든 예상과, 현실이 일치하자 불쾌함이 감돈다. 지금 당장 어떠한 짓을 해도 긍정적인 기분은 들지 않으리라. 네가 나도 모르는 나를 안다는 사실이 역겨웠으며, 지금 당장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를 겹쳐 볼 것이라 생각하니 토가 나올 듯 하다. 입을 다물고서 너를 잠시간 노려본다. 무뚝뚝한 표정임에도 애초에 순한 인상인 것을 지울 수는 없다. 너는 나를 사랑하고 있으니 모든 나를 알고 있겠지. 기억의 공간이 모자르면 스스로를 지워서까지 클로에 지오반니를 끼워넣었을 너를 바라본다.) 내 이름 부르지 마. 나는 지금 마왕을 죽이러 온 용사야. 마땅히 너를 최악의 죽음으로 이끌 것이니, ... 말하지 않은 소원을 너에게 빌겠어. 네 심장에 칼이 꽂아지고 심장이 멈출 때까지 나를 바라봐. 날 사랑하잖아? 그 정도는 쉽겠지. (고개를 들고서 거만한 시선을 너에게로 둔다.) 욕 처듣고서 좋다고 실실 쪼개는 놈이 취향이 독특한 거지. (그렇지 않냐는 듯 의견을 묻는 것처럼, 입꼬리를 비틀었다. 네가 제 손에서 흐르는 피에 신경을 쓰자 보란 듯이 거칠게 턴다. 계속 흐르는 피는 난잡하게 벽에 튀기고, 탁자에 묻으니 시간이 지나면 검게 변질되리라. 일부로 네 심기를 거스르려고 하며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게 행동한다. 억겁의 시간 동안 나를 사랑해 온 이 개자식을 이제와서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기뻐? 미쳤군 사과하지 마. 넌 절대 용서받을 수 없어. 내 일 분 일 초까지 전부 사용해 너를 증오할 거야. 스스로가 희생했다고 생각했겠지. 아픔을 모두 껴안고서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아니, 절대 아니야. 넌 나를 지옥으로 밀어넣었어. (억겁의 분노를 감히 담아낼 수 없는 눈동자는 겨우 인간으로써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깊이를 담는다. 그러고서 일말을 표정 변화도 없이 너에게 반 발자국 다가간다.) 허리 숙여. 나 만지지 말고. (발꿈치를 들어 입을 맞춘다.)
주곘다
(너에게 어떠한 길이로 닿았는지 알 수는 없으나 입맞춤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늘어지는 타액을 닦아낼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물러난다. 그러고, 고민 없이 네 심장 부근으로 너의 칼을 욱여 넣는다. 분노조차 아깝다고 생각했는지 그새 차분해진 얼굴이다. 용사가 입을 연다.) 내 죽음은 전부 너의 탓이야. 스스로를 저주해. 스스로를 탓해. (악의 담긴 말들을 내뱉고서 펜을 들었다. 아마 나도 과거에 사용했을 펜. 고개를 치켜 들고서 정확하게 경동맥을 찔러 넣는다. 깊게 찌르고서 바로 뽑아내니 펜은 힘 없이 바닥으로 추락했고 순간 서있던 몸의 막 뚫린 구멍에서 분수처럼 쏟아지는 피가 온 곳을 적신다. 여전한 표정으로 그는 쓰러진다. 말도 안 되게 자연스레 이어지는 죽음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 그려온 것처럼.)
 
아셔:(마왕을 죽이러 온 용사. 그것이 현실인데, 자신이 끝도 없이 새기려고 한 사실인데 이제는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멀게 다가온다. 내가 확신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자꾸만 흔들리고 동요하는 자신이 아닌 오로지 클로에 지오반니, 너 하나 뿐. 노려보는 증오와 분노가 피부 위로 선명하게 느껴짐에 따라 점점 방 안의 그림자를 삼키고 떠오르는 햇빛도 함께 느껴본다. 내가 죽거나 네가 죽는 아침이 아닌 우리 둘이 지옥에서 함께하기 전의 아침이라 생각하니 머릿속이 맑게 개이면서 마지막으로 온전히 내 안에 너를 채우기 위하여 시야를 또렷히 한다. 화를 냄에도 귀엽에 쳐진 눈매, 분노로 번뜩여 생기를 더하는 두 색의 눈동자와 발간 뺨, 아무렇게나 흐트러진 금갈색 머리, 품 안에 쏙 들어올 체구, 옷에 가려져 뽀얗고 말랑하며 빨간 자국이 남아있을 피부, 취할 듯한 꽃 내음, 너의 말투, 목소리, 그리하여 숨 하나까지. 이 순간까지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 시간을 혼자서 살았더니 너의 말대로 어딘가가 이상해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거짓이라고는 없었다.) ...응. 알았어. 용사, 날 있는 힘껏 증오해. 용서하지 말아. 이기적이고 사악한 마왕에게 어울리는 최후를 만들어줘. (또박또박, 말을 드물게 흐리지도 않고 바른 목소리 로 자신의 끝을 부탁하고,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며 그의 키에 맞게 허리와 고개를 숙인다. 어느 정도 숙여야 네가 힘들이지 않고 맞닿게 할 수 있는지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찰나. 정말 한 순간이였다. 아쉽다고 느끼기도 전에 끝이 난 마지막 키스는 피에 절여진 꽃 향기가 났다.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았고, 너는 미련 없이 멀어진다. 사랑에 목 멘 나만이 손을 뻗어 붙잡지도 못 하고 혀로 입술을 훑을 뿐이다. 마왕에게 시간을 조종하는 힘 정도는 부여해주셨으면 아니 되었을까요, 위대하신 존재여. 그럴 수만 있었다면 저는 이 쓰라린 입맞춤을 평생 늘리고 늘려 꽃 향기에 질식해 죽을 그 순간까지 맛보고 싶습니다. 짧은 기도는 번뜩이는 날과 함께 마침표를 찍는다.) ...아, 윽. 커헉... (내가 너의 손으로 칼이 찔려지는 건 이번으로 몇 번 째일까. 칼에 찔려도 요령있게, 끈질기게 마지막 순간을 늘이며 다음을 기약하는 말을 쉬이 내뱉을 수 있는 호흡법 따위를 익혀버린지 오래라 극심한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곧장 피를 울컥 토해내면서도 곧바로 쓰러지지 않는다. 가슴이 아프다. 나는 이 고통을 널 세계에서 완전히 잃는 상실의 슬픔으로 치부하기로 정했다. 하얀 깃펜이 햇빛 아래서 천사의 날개처럼 들어졌을 때를 놓치지 않고 네가 들을 수 있는 가장 명확한 한 단어를 뱉는다.)
사랑해.
(단 한 번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던 말과 동시에 강렬한 적색이 햇빛과 이질적으로 솟구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너는 허무하게 쓰러진다. 햇살이 그 모습을 찬란하도록 비추고 있던 때였다. 온통 방을 점령해가는 피를 걷어내면 고요히 잠을 자는 것만 같을 표정을 한 너의 마지막 마저도 사랑스럽다. 사랑한다. 죽어도 다시 찾아올 것을 알았기에 이 때 까지는 이러한 사무치는 듯한 격렬한 슬픔을 느껴본 적이 없던 것 같은데. 두 번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감정이다. 그래, 너와 나의 죽음은 이 마지막으로 충분하다. 너에게 다가가기 전에 심장에 꽂힌 검을 억지로 뽑아 바닥에 떨어트린다. 다시 불쾌한 고통과 함께 검붉고 뜨끈한 피가 배어나오는 느낌을 생생하게 겪는다. 그리고 휘청이며 아득해지는 시야. 아직은 때가 아니야. 아직은. 네가 말한 대로 끝까지 행할 때 까지는 눈을 돌릴 수도 없다. 처벌인 것이다. 너를 지옥으로 밀어넣은 댓가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 온 몸을 뒤덮어, 네가 내 정신을 온통 차지하고 있었음을 너의 죽음 이후에도 생생하게 느낀다. 그 식어가는 육신을 끌어안고 제대로 지켜보기 위해 헛된 곳에 시선을 두지 않고 오로지 네 여전히 생생한 낯에만 눈동자를 고정하여 힘겹게 다가간다. 제어할 수 없이 바르르 떨리는 입술로 네가 좋아하던 속삭이는 목소리와 피를 흘린다.)
죽음이 그대 숨결을.. 앗아갔지만, 그대 아름다움엔 손도 못 대었구나.
죽음의 창백한 깃발은.. 그대의 입술과, 뺨에도.. 가지 못, 했소.
아, 사랑스러운 줄리엣. 윽... 아직도 어찌 그리 아름답소.
 
아셔:그대와 함께 이.. 커흑, 암흑 궁전을 떠나지 않으리.
내 사랑을 위해서, 마지막.. 입맞춤을 하고 나는 죽으리......
(죽어가는 인간이라고는 상상도 하기 힘든 편안한 표정과 오래도록 반복해서 읽었던 책의 구절을 읊는 목소리는 사악한 마왕 아셔가 아닌 아셔 니콜로의 것이였다. 그것은 곧 클로에 지오반니의 소유라는 뜻이기도 했다. 아직도 피가 처참히 흘러나오는 가느다란 너의 몸을 끌어안고 두 눈을 편안히 감긴다. 혹여 네 얼굴을 더럽히지 않을까 싶어, 고개를 돌려 떨어진 곳에 입에 고인 핏물을 뱉어내고선 두 죽음이 무색하리만치 깨끗한 소매자락에 입술을 닦아낸다. 느리고 힘겹게. 얇은 눈꺼풀 위에 입술을 두었다가 떨어진다. 네가 나에게 직접 최악을 선사하고 그 길로 인도하는 동행자여서 다행이다, 까지 생각하고 나서는 기어코 정신이 흩어진다. 그 쉽게 흘렸던 눈물들도 지금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 것에 시야를 방해받기엔 너무나도 네가 아름다웠다. 온 몸에서 감각이 흩어지는 와중에도 끝까지 억겁의 시간 동안 켜켜히 쌓인 감정을 쏟아붓는다. 좋아해. 사랑해. 너를 지독하게 사랑해. 클로에 지오반니. 너를...... ....)
 
당신이 쥔 것에는 한순간의 망설임조차 없었습니다.
 
검날은 마왕의 심장을, 날카로운 펜은 당신의 핏줄을 찌르고, 피가 솟구치고,
 
..... 더운 피가 얼굴에 마구 튑니다.
 
아찔하게 붉은색입니다.
 
당신의 몸 안에 흐르고 있는 것과 같은 색의, 같은 온도의.
 
울컥이는 고통이 참담하게 목을 찢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볼 수 없겠지요.
 
당신은, 그가 자신이 죽어가는 것을 보며 고통을 받기 원했으니까요.
 
만족했나요?
 
그가 당신의 앞에서 고통과 슬픔에 잠긴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정말 바라던 것이었나요?
 
...죽은 자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동이 틉니다. 하늘이 빛으로 밝아옵니다.
 
그 빛나는 하늘을 받들듯 서서, 기실은 오롯하게 무너지는 당신의 모습만을 눈에 담습니다.
 
눈꺼풀 안쪽에 화상처럼 남깁니다.
 
내게 영원히 머물 상처여.
 
용사여, 내가 오래도록 배워온 사랑이여.
 
기쁘겠지요. 결국 당신이 바라는대로, 이루어졌으니.
 
심장의 박동은 서서히 잠잠해지고,
 
곧이어 당신의 앞에 나직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그도 숨이 꺼져갈 겁니다.
 
아셔:용사.
..클로에.

 

 
그러나 이것이 해피엔딩입니다.
 
영원과 의도할 수 없는 목숨이 고통이었다면 그 영원이 깨어지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없이 눈부신 결말입니다.
 
그러므로 수많은 목숨이여, 나아가 세계여, 부디 용서하소서.
 
나, ■■의 이름으로 당신과
 
Ending 3. 함께 몰락하겠나니.
 
클로에 지오반니, 아셔 니콜로 로스트.
 
세상으로 들이닥치는 마물―신화생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