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카드_임재섭
PLZ SHOOT THE REVOLVER : ROOM
W.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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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 가브리엘 안토노프 (임재섭)
PC : 헨젤 유즈 기디언 (화테비)
분명 라디오에서 사랑을 찾고 흥겨움을 찾는 옛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으나 확 꽂혀 차 안의 지루함을 달래주지는 못합니다.
애초부터 이런 꽉 막힌 도련님같은 동거인을 데리고 나오는게 아니었을까요.
더위를 잘 타는 두 사람이라 창문을 전부 열어젖힌 탓에 겨울의 바람이 싸하게 차 내부를 돕니다.
아마 화를 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요하다 싶은 단어가 나올 때면 목소리가 커져 힘이 들어갔다는 것을 대변했고,
애초 조수석에 앉은 동거인의 성격은 짜증이 잦았기도 하지만, 더 감정적이게 되어,
결국 별것도 아닌 일에 시비를 걸고넘어졌습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더라?
KPC_ 가브리엘 안토노프
PC_헨젤 유즈 기디언
PLZ SHOOT THE REVOLVER : Room
...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서 깨어나는 것만큼 좋지 않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깜빡거리는 조명이 눈부셔 눈가가 절로 찌푸려질 정도면...
그래도 적잖은 시간을 바닥에 몸을 붙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차가운 공기는 숨을 쉴 때마다 마른 입천장을 당겨 헛기침을 억지로 토해내게 만듭니다.
두 번째로 들이마신 숨이 갑갑하다는 기분이 들 때, 온몸을 감싸는 낯선 기류가 바늘 끝처럼 변해 팔을 타고 올라가 목덜미를 찌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의 중간 기억은 고의로 잘라낸 듯 뚝 끊겨 머리가 자꾸만 아주 직전에 본 빛만을 되감아 재생시킵니다.
여러 경험에 빗대어 단정 짓는, 섣부른 직감이지만,
무언가 대단히 잘못된 것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게 넓지 않은 방에 있습니다.
무언가를 둘러보기 일전에 한 걸음 내딛는데, 그 발걸음이 굉장히 무거운 느낌입니다.
이렇게 둘러보기에도 어쩐지 지칠 때,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발밑 상자에 겨우 디디고 서 있는,
[건너편 방에 있는 가브리엘]이 보입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그는 기침 소리를 내며 간신히 말을 내뱉습니다.
발음이 그렇게 부정확하지 않은데도 그의 목소리가 고막이 아닌 그 주변을 둥둥 때리고 마는 듯 약하게 들립니다.

당신의 걸음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은 유리창 앞에서 멈추게 됩니다.
그는 어떻게 보든 마음 편한 상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창이 사이를 가로막고 있어 그 불편함을 해소해 주기는 또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 그렇다고 당장 곧 죽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당연히 저대로 오래 내버려 두면 기도가 눌려 잘못될 것이 분명하지만,
… 그런데 헨젤.
조금 심하게 추운 것 같지 않아요?

적어도 유리창 안의, 당신이 있는 쪽에는 문이랄 것이 없어보입니다.
과한 추위에 굳은살 배긴 손을 내려다보면 손톱이 보라색에 가까운 빛을 띠고 있고...
유리창을 통해 확인한 모습은 새하얗고 퍼렇게 질린 모습입니다.
숨을 쉴 때 입김이 나오지 않지만, 확실하게 추위를 느낄 만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 사실을 의식하고 나자 자기 보호를 하기 위해 몸이 저절로 덜덜 떨리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당신의 동거인과 당신은 죽음과 그닥 멀지 않았다는 것 정도겠지요.

그래요, 방에 넣어졌으니 넣어진 경로가 있을 겁니다.
벽은 하얀색에, 약간 물기가 맺혀 있다가 얼어 쓸어보면 바스락 소리를 낼 것 같습니다.
그 외 천장에 가까운 부분에는 이 방을 밝혀주는 [전등] 두 개가 이어 달려있고
모서리 쪽에는 약간의 소음을 발생시키며 [냉풍기]가 돌아갑니다.

평범한 냉풍기입니다.
부수려고 한다면, 근력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차가운 바람이 나오던 냉풍기가 볼품없이 부숴집니다.
...
그러나, 방 안의 온도는 달라질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더 추워지는 것 같습니다.

가방은 잠겨있는 단단한 재질입니다. 상당히 크지만, 당신에 비하면 평범합니다.
갈색의 우드 빈티지 가방으로 딱히 꾸밈이나 적혀 있는 것은 없습니다.
잠금 형태는 다이얼 자물쇠로, 비밀번호는 총 4자리이며 구성은 영문자와 숫자입니다.

높이는 낮고, 두께만 보았을 때 거의 당신의 손가락 한 마디 반 정도입니다.
때문에 책상이라기보다는 두꺼운 나무판 모서리에 쇠를 박아두고 세운 것과 더 비슷해 보입니다.
책상 위에는 깊이가 얕은 [트레이]가 올려져 있고 그 안에 [종이]가 들어있습니다.

침착한 손길로 트레이의 종이를 집어봅니다.
뒷면은 비어 있고 그저 눈으로 보거나 감각으로 느꼈을 때 종이 자체는 약간 두껍다, 정도만 느껴지지 특별한 부분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대체 무슨 말일까요?
물론 생각은 당신 몫입니다. 도와줄 사람이라곤 저 너머의 쓸모없는 동거인 뿐이니까요.

너머에서 작게 컥컥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유리창.
투명하기 때문에 안쪽이 비춰 보입니다.
안쪽은 빛 하나 없어 상당히 어둡고 아까 본 그대로 천장에서 내려온 줄에 매달린 가브리엘이 있습니다.
그 밑으로 겨우 발이 닿을 듯한 [받침 상자]와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문]이 보입니다.



두께는 상당히 두껍습니다.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으로는 부숴지지 않을 것 같네요.

그는 대답 대신 조용히 버티고 있는 모양새로 간신히 발을 디디고 있습니다.
천장엔 특별할 것 없는 전등이 두 개 늘어져 있습니다.
완전히 밝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나라도 없어지면 볼 수 있는 범위가 확실히 줄어들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그 아래 벽에는 [스위치]가 있습니다.

총 8개로 그냥 보았을 때는 별달리 특별하거나 이상한 점은 없는, 내리거나 올리는 방식입니다.

왜 전등 갯수보다 스위치의 갯수가 많을까요. 이상합니다.
현재는 전부 올라가 있습니다.

달칵, 소리를 내며 첫번째 스위치가 내려갑니다.
그뿐입니다.
달라지는 점은 없어보입니다.

8개를 다 차근차근 눌러볼 생각인 침착하고 꼼꼼한 헨유기
똑같습니다. 1, 2번째 스위치가 내려갔으나 별 다른 변화는 없습니다.

(동거인 한 번 흘끔 보고...)


?
가차없이 8개의 스위치가 내려갑니다.
...
전부 내려가는 순간, 방 안에 어둠이 찾아옵니다.
빛 한 점 없는 암실 속에 누군가의 숨소리만 들립니다.
그리고 어쩐지 축축하고 음습한 기운이 밀려들어 와 슬쩍 당신의 목을 휘감았다가 놓는 등의 기분 나쁜 장난을 치는 것 같습니다.




8번째 스위치부터 역순으로 스위치가 올라갑니다.
달칵, 달칵.... 달칵. 1번째 스위치까지 전부 올려질 적에 다시 불이 들어옵니다.
회로가 어떻게 되어먹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으로썬 스위치론 할 수 있는게 없는 것 같네요.
냉기 탓에 머리마저 굳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침착하게 상황을 되짚어갑니다.
살필 수 있는 것들은 얼추 살피었고,
아까 트레이에서 발견한 종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멍청하게... 가만히 서서 뭣 하는 건데... 내가... 콜록... 너였으면 진작.... 하....
너... 살고 싶긴 하나? (잔기침..)_


첫 번째 힌트에선 ' 올려주세요 세 번 '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당신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왜 어딘가에 '부탁하는 투로 제시되어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법도 합니다.

(올려주세요를 세 번 말하란 소린가?)
신중한 헨젤 유즈 기디언
뭐든 저질러 봅시다. 책임지는건 나중으로 생각하고요.

줄줄 읊어진 올려주세요, 세 번.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이게 과연 맞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도에 따른 결과는 늘 있는 법이니까요.
의문스런 생각들과 다르게 탐사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저없이 쇠가 부딪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천천히 가브리엘의 몸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발끝이 더 이상 밑의 상자에 닿지 않고 목을 조르는 줄에 숨통이 막히자 고통스러운 기침이 뚝뚝 끊어져서 들려옵니다.
사실 제법 익숙한 광경입니다만,
그 원인이 주로 이능력 패널티가 되는 평소와는 다르게 가브리엘은 어느 순간 멈춰버린 줄에 겨우 손가락을 걸치고 최대한 버둥거리는 중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죽음을 앞두고 추는 우아한 춤동작 같습니다.
알고 있겠지만, 계속 저리 둔다면 가비는 얼마 가지 않아 죽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라는 듯 당신 눈에 아까는 보지 못했던 [열쇠]가 가브리엘과 함께 공중에 붕 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당황스러운 투의 외침에 반응할 새도 없이 꼴사납게 침을 줄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가브리엘은 제쳐두고,
그 옆에 떠있는 열쇠는 얇은 줄로 묶여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확실하게 갈색과 대조되는 [하얀색의 스티커]가 열쇠 위에 붙여져 있습니다.

스티커를 살피면,무언가 글씨가 적혀 있는 듯 하면서도 아닌 것 같습니다.

ㅋㅋ
한 번 더 올려주세요, 라고 말해 열쇠를 가깝게 보거나 관찰or행운 판정이 가능합니다.

높고, 멉니다. 애초에 유리창으로 가로막혀 눈을 부릅뜨지 않는 이상은...
손을 뻗으면 목이 조일 것 같은 모습에 가브리엘도 손을 뻗기엔 힘들어보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살벌한 생각을 하며 들여다봅니다.

기준치: | 55/27/11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위기감에 목표물을 포착하는 능력이 더 탁월해졌는지, 스티커에 집중하자 곧 뚜렷하게 [tR78] 이라는 글자를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동거인은 그냥 두나요?

저대로 두면 당신 손이 아니라 한낱 검은 끈에 목 졸려 죽을 텐데도?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한참 숨을 불규칙하게 몰아쉬던 가브리엘이 무언가 힘겹게 말하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러자 다시 도르래 소리가 들리며 원래의 간당간당히 매달린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와 동시에 방 안에 훅 끼치는 한기.

기준치: | 90/45/18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직 버틸만 한 것 같습니다.

치즈
....

유리창 너머에서 째려보는 시선이 따갑습니다.

여튼, 목숨줄 연명한 것 같은 그를 깔끔히 무시해 뒤로 하고.
아까의 4자리를 입력하면 굳게 잠겼던 자물쇠가 무색하도록 쉽게 열리는 소리를 냅니다.
가방 안을 보려 몸을 움직이면 아까까지만 해도 없었던 바닥의 물이 보이고,
신발에 짧게 부딪혀 찰박하는 경박한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바닥의 물은 주변의 온도 때문에 얼마 가지 않아 뻣뻣하게 굳어버리고 어디든 달라붙습니다.
신발에 묻은 작은 물방울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투둑, 투둑, 얼어붙은 바닥 주변으로 새로운 물줄기가 나타납니다. 그 옆에 또 다른 굵은 물줄기가. 계속해서 밀려들어 오는 근원지를 찾아보려고 따라가 보면 그 끝은 벽 밑 틈입니다.
물은 당신의 신발 밑창 깊이 정도만 차오르고 더 이상 수면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은 전보다 더 추위를 느끼며 그래도 무리 없었던 호흡 조절이 힘들어지면서 무언가 떠오르는 듯, 아닌 듯,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천천히 자신이 이곳에 오기 전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떠올려 봅니다.
무엇을 보았는지, 또 아주 직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완전한 기억을 떠올릴 수 없지만, 대신 바닥에 물이 차올랐을 때와 아니었을 때의 걷는 느낌이 같다는 사소한 변화이자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
힘들게 연 가방 안에선 또 다른 하나의 [가방] 과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총알] 하나가 나옵니다.

작은 가방 역시 영문과 숫자가 혼합된 비밀번호 4자리가 걸려 있으며 크기만 작아졌지 방금 연 것과 모양새가 똑같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비밀번호를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쾅!!!
철푸덕...
처참하게 유리창 앞 쪽 바닥에 가방이... 엎어집니다.
화풀이를 해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만, 가브리엘이 놀랐습니다.


하... (한숨 한 번 쉬고... 총알이나 만지작거린다. 내 자리에서 안 보이는 곳이 어디지...) (다 보이는데...............)

총알은 그저 하나의 총알입니다.
이것과 짝이 되는 물건이 있다면 강력해지겠지만, 지금은 이 상황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총알 옆면에 글귀가 작게 적혀 있는 것 같습니다.
[원하는 바는 반드시 이루어지리]
당신은 유리창에 붙어있는 나무 책상 위에 화보처럼 앉아 턱을 괴고 가브리엘을 보았습니다.
그에 따르는 시선으로 가브리엘도 당신을 보았고요.
문득, 고개가 살짝 움직이더니,

기준치: | 45/22/9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
6..a...........


거기.. 뭐... 쓰여있는, 데.

각이 나옵니다. 사실 치워도 되긴 합니다만 부순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부수나요?
부술 시, 근력 어려움 이상 판정

건들건들하게 발로 밀어봅니다.
발로.. 슥 밀릴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근력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꽝 밀어집니다.
위에 있던 얇은 트레이가 우당탕 엎어집니다.
그러자, 아까보다 성에가 훨씬 낀 유리창에 누군가 손가락으로 그려놓은 듯한 네 글자가 반대로 보입니다.

6ap5, 를 입력하면....
열리지 않습니다.
정말로 6ap5가 맞는 걸까요?

두 번째 힌트를 얻어 가방을 열면 또다시 더 작은 [가방]과
굴러다니지 못하게 한쪽에 끼어 있는 [불투명한 병]이 나옵니다.

(중간가방을 또 유리창에 집어던짐) 아오씨발장난하나!!!!!!!!!
물건은 구분해서 화내는 헨젤 유즈 기디언, 참 이성적이고 바릅니다.
가방이 또 유리창에 집어던지고, 유리창과 가방은 멀쩡하나, 내성도 없이 가브리엘이 놀라는 소리만 들립니다.

좀 조용히.. 콜록... 해결 좀 하라고....
컥컥대면서도 역정을 내는 꼴이 아직 살만한가봅니다.

목에 줄이 없었으면 미치고 팔짝 뛰었을 겁니다.

진짜 화난다 헨유기
아니? 저는 화가 나지 않습니다. 화나는건 가브리엘입니다
여튼... 장송곡이 아닌 점을 다행이라고 여기며... 추운 방 안에서 감미롭게 울리는 ocu 군가와 함께 병을 살핍니다.
딱딱하지는 않고 누르면 들어갈 만큼 말랑한 병에 담겨 있는 액체는 그저 보기만 해서는 알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이름과 설명서 대신 [쪽지] 하나가 붙어 있기는 하지만요.

락버전 요들송 ocu 군가와 함께 쪽지를 읽습니다......................

뭔 놈의 문제를 이리도 많이 낼까요?
하지만 찢어선 나갈 수 없습니다. 힘내세요!

~개구쟁이 헨젤과 함께하는 꾸러기 수학교실~
하지만 어쩌겠나요. 찬찬히 풀어보는 수밖에요.

존나 추운 헨유기는 터덜터덜 스위치로 갑니다.

귀가 예민해서 잘도 패드립 부분을 주워들은 가브리엘이 뭔가 짜증내는 소리를 낸 것도 같습니다.
스위치는... 스위치입니다. 8번째 스위치를 내려도 변화는 없습니다.
문제 안 풀고 꼬라박겠다는 뜻인가요? 말리지 않습니다.

물론 스위치는 8개고 2의 배수 중 가장 큰 숫자라고 하면 8이 맞겠죠.
야호! 실마리 하나를 풀었습니다. 근데 실 하나가지고는 안 돼요

저는 당신의 마음 속 의지...
헨젤 유즈 기디언... 조용히 하고 빨리 문제나 풀어서 집 가자... 휴가 때려치우자...

살벌합니다.
살 의지보다 죽여버리겠다는 의지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1부터... 8 중.. 소수가 아닌건 1, 4, 6, 8... 이지 않겠나...


너는... 그래... 앞으로 전기세도... 가계부도... 죄다 나한테 맡길 거지... 맡겨라.... 숫자를 둥그런, 콜록.. 위치에서 보면.... 이걸 그림으로 설명, 해줄 길이, 없는데, 여튼... 1의 반대편에는 7. (씁) 4는 10, 6은 12, 8은 2...
... (상당히 힘겨운지 말이 멈춘다.)

2번째, 8번째 스위치가 동시에 내려갑니다.
... 변화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끄는게 아니라 켜야 하는 방식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네요.
전등에 무언가 장치가 되어있는게 틀림없습니다.
2, 8 빼고 전부 내린 뒤 2, 8만 올려보나요?

가브리엘은 이제 짜증도 못 냅니다.
두 개만 올려졌을 적에는....
어쩐지 전등 안 쪽에서 붉은 빛의 조명이 따로 켜진 것 같습니다. 약간의 붉은 빛이 방 안을 섬뜩하게 물들입니다.
질문이 두 줄인 것을 보아 아무래도 저것 말고도 다른 스위치의 답도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힘은 언제나 승리했죠.

추위 속에서 이마를 쓸어넘기는 헨젤은 훤칠합니다.
약간의 붉은 기운을 띄는 전등에 눈에 띄는 장치는 없지만,
문제를 풀면 붉은 색이 되는 전등이라면...

기준치: | 70/35/14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훤칠하고 스마트합니다

문제를 풀어 스위치를 맞게 다 내려도 어차피 바깥의 조명이 붉어진다는 결과가 같다는 가정 하에...
겉의 조명을 부숴 차라리 붉은 것만 빛나게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몸이 좋으면 머리가 덜 고생하는 결론이 떠오릅니다.

책상 자체는 그리 높지 않지만 당신의 키 정도라면 어찌저찌 닿을 것도 같습니다.
부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건너편의 가브리엘이 힘 빠진 모습으로 대체 무슨 뻘짓을 하나 지켜보고 있습니다.
머리도, 책상도 부숴지지 않은 멀끔한 상태로 책상 위에 올라서면, 까치발을 들어 팔 뻗기만 해도 전등이 어렵지 않게 닿아옵니다.

평범한 전구입니다. 어떻게 장치가 되어있는지는 헨젤의 식견으론 알 수 없습니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전등이 쉽게 산산조각납니다.
그와 동시에 책상에서 훌쩍 내려와 파편조차 맞지 않은 깔끔한 몸으로, 방에는 어두운 붉음만이 내려앉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세 번째 힌트 뿐이네요.

전의 가방들과 다를 부분이 없습니다.
역시나 영문과 숫자가 혼합된 비밀번호를 달고 있는 잠긴 가방입니다.

당신은 이미 알고 있는 답입니다.
소중한 시간을 간직하는 방법.
당신과, 당신의 동거인의 시간은 이 방법으로 간직되었죠.
물론 요즘엔 시대가 좋아진 덕에 쉬이 찾아볼 수 없는 환경이 되었지만요.
어때요. 무언가 짚이는게 있나요?

사진... 은 없습니다. 하물며 사진을 찍을 만한 도구도 없어보입니다.

구시대 책 오타쿠 짬바가 발동합니다
기억을 짚어가면, 사진사로 일하는 아버지를 둔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책의 내용이 떠오릅니다.
...아빠는 사진을 찍는 순간이 아니면 언제나 어두운 방에서 일하셨어요. 사진 인화를 하려면 빛이 들어오지 않아야 해서, 저도 못 들어오게 하셨고요.
책상 위에 놓여있는 물약같은 병이 있었는데, 그거에 종이를 담그면...
...
뭐든 해봐서 나쁠 것 같진 않습니다.

부숴야 할 것만 부수는 좋은 습관
철벅, 액체 안에 담가 두어 몸이 무거워진 종이가 마지막 공기 기포를 내뱉고 완전히 가라앉습니다.
1분, 혹은 그보다 적은 시간.
당신의 기대대로 종이 위에 글자가 나타납니다.

정말 다행히도....... 잠금이 풀립니다.
안의 내용물을 확인하려는 순간,
잔상이 눈앞에서 지나갑니다.
그걸 놓지 못하고 꼬리잡기하듯이 뒤따라 고개를 돌리면 또 다른 심연이 펼쳐지고 기억들이 속속히 떠오릅니다.
찬 겨울바람이 맴돌던 차 안,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텅 빈 도로와 허연 가루들을 몸에 두른 듯한 갈대들 사이에서 간간이 보이는 얼어붙은 호수를 바라보다가...
급격하게 꺾이는 차체에 턱을 부딪쳤고 그렇게 비명 한 번 지르기도 전, 뚝, 장면이 끝나버립니다.
기억입니다. 그리고 선연한 경험입니다.
커튼콜까지 모두 끝이 났지만, 남겨진 여운에 못 이겨 선뜻 일어나지 못하는 관객이 된 것만 같습니다.

가브리엘 쪽에서는 이제 잔소리나 크게 컥컥대는 소리도 없이 그저 살아있다는 것만 표현하듯 간간히 숨을 고르는 소리만 들려옵니다.
안에는 [리볼버]와 [날붙이]가 딱 맞는 케이스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가방이 흔들려 물건들이 굴러다니지 않게 보관된 모습이,
처음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자신과 지금도 밧줄에 목을 맡기고 있는 가브리엘과 비교되어 헛웃음이 납니다.

탄창이 비어있었으나 방금의 행동으로 인해 한 발의 총알이 딱 맞게 넣어집니다.
밀실과 총알 한 발. 어디선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긴 합니다.


...사고로 죽을 팔자는 아닌, 모양이지... (콜록...) 하나 묻자. 헨젤 유즈 기, 디언... 살고 싶어?

당연하지.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딨어.

...알았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그것으로 됐다는 듯 다시 불규칙한 숨을 내리쉰다.)
당신은 리볼버를 잡은 손이 심하게 얼어붙었음을 느낍니다.
손가락 마디가 자잘하게 굽어지지 않고 딱딱하여 움직이기 힘들뿐더러 심하게는 퉁퉁 부어 아프기까지 합니다.
1구역에서는 겪을 일 없는, 흡사 동상과도 가까운 증상들이 매우 불쾌합니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방금의 대화와 스스로의 상태로 알 수 있습니다.
가브리엘과 당신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는 전부 풀었습니다.
도구도 주어졌고요.
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순간에서, 결정을 내릴 때가 왔습니다.
딱 한 발 뿐입니다. 하지만 두 가지를 맞추기에도 충분합니다.


...설마, 이제와서... 여기서. 쏘겠, 다고? 나까지? 하.... 큭, 콜록... 그러지 마라, 진짜....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해, 그냥 물어본 거잖아... 어떻게 해 줄까?

별 다른... 선택지가 있나? 쏴. 유리창을. 그리고 날 풀어서 이거.. (아직도 높게 매달려있는 열쇠를 곁눈질한다.) 가지고 나가면. 이 끔찍한 방탈출 게임도 끝이 나겠, 지. 콜록....
네가.. 아무리 총을 싫어한다지만 실수로라도 나를 같이 맞출 일은 없으면 한다... (웅얼..)

여태까지 얼어있던 유리창이 총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나 화려한 눈꽃이 되어 떨어집니다.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가, 눈을 떠 당신을 바라보는 가브리엘은 이제 정말로 한계인 듯 아무런 말조차 하지 못합니다.
가브리엘에게 다가가나요?

똑같이 춥습니다...
가브리엘은 추위보다 호흡이 더 먼저인지, 아니면 진짜로 추위는 느껴지지 않는지 딱히 추위를 타는 낯은 아닙니다.


?
벗겨집니다.
깃 부분에 침 묻어있는데도...
안 풀어주고 뭐하는 짓이냐는 눈초리가 따라붙습니다.

나한테 할 말 없어?

... ... 내... 내려줘.

버릇 없게 왜 이러냐. 여기 하루 종일 처박혀 있게?
태평하게 제 코트를 가져가 여미는 헨젤을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노려보는 가브리엘..
코트를 뺏어 입었지만 그닥 추위가 가시진 않습니다.

(씁...하.......)
(죽...죽는 것보단...)(그치만.... 하....)
....내려주세요.................................................................................(콜록)

얇지만 튼튼하고 넓적한 검은색 줄이 맥없이 끊어집니다.
그와 동시에 가브리엘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지만,
단단히 붙잡아준 덕에 엎어지는 꼴은 면했습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보고 있었는데도 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맙다.


헛소리 할 힘이 남았으면.... 나가지. (매달린 열쇠를 잡아 뜯어 가져온다.)


문을 열면 보이는 것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까만 어둠입니다.
어둠 속으로 나아가나요?

(그의 옷을 쥐고 제 뒤쪽으로 홱 당긴 후 어둠을 향해 들어선다.)

가브리엘도 당신이 입은 자신의 코트 끄트머리를 잡고 걷습니다.
어둠 속에서 의지할 것은 오로지 그 뿐이였으니까요.
한참을 걸었을까,
자꾸만 귓가에서 날카로운 것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맴돕니다.
무어라 마음속에 담아둘 수조차 없는 소리가 물러날 곳도 없이 아주 바짝 가까이 왔을 때,
... 푸하!
시야가 억지로 떠지고 안정적이게 땅을 딛지 못한 몸이 잡을 것을 찾아 허우적거립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물, 물, 물, 얼음, 땅...
물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얼음이 둥둥 떠 있는 물에서 나오면 아슬아슬하게 기울어진 차 밑에 떨어져 있는 만신창이의 동거인을 발견합니다.
가비는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지만,
그래도 아까보다는 나아 보입니다.
축축하게 젖은 몸과 가비를 챙겨 조금 더 안전한 곳으로 올라갑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았는지 운전 중 무심결에 보았던 풍경은 그대로입니다.
좋거나 나쁘거나, 오늘 일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END. PLZ SHOOT THE REVOLVER
KPC, 탐사자 생환 / 보상 이성 1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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