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7일의 저택
w. 풉(PP)
KPC-가브리엘 안토노프 (임재섭)
PC-헨젤 유즈 기디언 (화테비)
아래로 내리면 플레이 로그가 이어집니다. (포타 오류 때문에 접는 글이 안되네요)
시나리오를 아직 까지 않았거나 갈 예정이라면 꼭 주의해주세요.
2022.09.22
KPC-가브리엘 안토노프 / PC-헨젤 유즈 기디언
모든 할 일과 농땡이를 마친 헨젤은 한적해진 2층 복도를 걸어갑니다.
주인어른과 부인, 다른 식구들은 런던에 용무가 있어 한동안은 이 깊은 숲속 저택에 돌아오지 않을 예정이고,
침대 밑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느니, 꿈에 괴물이 나온다느니,
잠자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느니, 온갖 핑계를 들어가며 잠들지 않으려고 하는 저 도련님 말이에요.
앙큼하게도... 이미 3일째 꼴딱 샌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이유로 저렇게 고집을 부리는 걸까요.
헨젤 유즈 기디언: (등불 들고 꼬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창틀에 턱 걸터앉는다.) 우리 싸가지 도련님이 이번엔 좀... 고집이 기시네?
오늘은 또 뭐가 문제실까요?
싸가지 가비 도련님의 옆에서 쩔쩔매고 있는 신입 메이드는 아이 잠옷을 든 채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보수가 월등히 많은 탓에 이 깊은 숲속까지 들어와 저 막무가내 도련님의 어리광을 몇 년째 받아주고는 있지만,
최근 들어서 도련님은 당신에게 사소한 잡일까지 전부 도와달라며 온갖 귀찮은 일을 시키고 있거든요.
환복같은 것도 혼자서 하거나 다른 사용인들이 도와주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자지 않겠다고 시위라도 벌이는 듯 신입 메이드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광경을, 당신은 지켜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한참 구경하다가 결국 메이드에게 손짓한다.) 알아서 할테니 가봐, 그냥. 오늘 목을 졸라서라도 재워볼게.
(농담임.)
그러나 신입 메이드, 로라는 딱하게도 당신의 농담에 익숙하지 못했습니다.
눈을 크게 뜨며 잠깐 주춤, 하더니 도망치듯 잠옷을 건네고는 종종걸음으로 사라집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 조를 거야? (뒷짐 지고 올려다본다.)
헨젤 유즈 기디언: (잠옷을 팔에 걸고 내려다본다. 하여간, 콩알만해가지고...) 일단 옷부터 갈아입죠?
가브리엘 안토노프: 일단, 이구나. 알았어. (그리고 그의 농담에 가장 익숙한 사람은 단언컨대 가브리엘 안토노프, 이 콩알만한 도련님일 것이다. 겁먹지도 않고 침대에 앉더니 양 팔을 벌린다.)
갑자기 졸린 것 같기도 하고. (다 해줘~)
헨젤 유즈 기디언: (잡일에는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성격이다. 애초에 이런거 하나하나 짜증냈으면 버틸 자리도 아니고. 외려 저 혼자 주절대며 리본을 풀어내고 옷을 벗겨서, 잠옷으로 갈아입힌다.) 저~기 마을에 서커스가 왔는데 말이죠~ 집채만한 사자가 있거든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훌륭한 사용인의 능숙한 손길을 받으며 편안한 차림이 된다. 하얀 셔츠의 손목을 정리하며,) 으응. 그래서? 혹시 이번엔 그 사자랑 친구먹은 이야기야?
헨젤 유즈 기디언: 그건 침대에 누우면 마저 알려드리죠. (갈아입은 옷을 정리할 정성까진 없다. 아무데나 휙 던져둔다. 메이드가 와서 치우겠지...)
가브리엘 안토노프: 로라가 와서 치우긴 하겠지만 적어도 내 앞에선 던지지 말라니까. (그냥 말버릇처럼 붙어버린 지적을 중얼거리고는 얌전히 침대에 몸을 눕힌다.)
자. 다음.
헨젤 유즈 기디언: (그럼 그 옆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는다. 아, 술땡기네.) 거진 2층 높이에 커~다란 고리를 걸어놓고 거기 불을 붙인 거 있죠. 사자더러 그걸 점프해서 뛰어넘으라고요. (과장이 좀? 섞임)
가브리엘 안토노프: 우와. (푹신한 배게에 머리를 올린 상태에서 살짝 돌려 그 쪽을 바라본다. 3일 밤을 새 피곤하게 가라앉은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뭐 그런 걸 시킨담? 재밌긴 하겠다.
내가 사자였다면 그걸 시킨 조련사를 물어버렸을 거야.
헨젤 유즈 기디언: 그래서 가죽과 강철로 목을 묶어두지요, 이렇게... (손짓으로 표현하다가, 흘끔 쳐다본다.) 도련님, 잠 안오죠?
가브리엘 안토노프: (손짓을 따라 눈동자가 데굴데굴 굴러가다가 얇게 휘어진다.) 그런 편이지.
헨젤 네가 스물 몇 년을 살면서 겪은 66가지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밤새 늘어놓아도, 잘 생각은 없어.
알았지? 너라서 그나마 침대까지는 누워준 거야. (말똥)
헨젤 유즈 기디언: 하, 이 맹랑한 애새끼를 어쩌면 좋지...(팔짱을 낀다..)
왜 버티는 건데요? 그냥 잠이 안와?
가브리엘 안토노프: 음. (천장 보고 잠깐 말이 없다가,)
(아까 헨젤이 걸터앉은 방의 창문을 향해 손가락을 든다.) 여기서 보면 멀찍한 곳에 나무 하나가 보이거든.
그래, 넌 모르겠지. 여기 안 누워봤으니까.
정원사도 관리를 포기할 정도로 크게 상했는지 4월인데도 새순이 돋지 않고 앙상한 나무가 하나 있어. 근데 한 가지의 끝에 말라가는 작은 잎 하나가 간신히 붙어있더라고.
저게 언제 떨어질지 걱정되어서 잠을 못 자겠어.
헨젤도 알잫아, 내가 몸 약한 거. (빵긋 웃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일어선다.) 뜯고 올게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네가 다리를 다쳐서 절뚝댄다면 난 정말이지 슬플 거야. 지붕에도 못 올려줄테지...
뭐, 어차피 다 변명이라는 건 알고 있지? 오늘은 그냥 자고 싶지 않은 기분이니까. 그걸로 알아둬.
능청스럽게 말하는 태도가 꼭 누군가를 닮았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주인어른 부부는 멀쩡한데 누굴 닮아서 이렇게 싸가지가 없으세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흠... (헨젤 보고 -인장의 표정처럼- 옅은 미소를 짓는다.)
헨젤 유즈 기디언: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요 당돌한 도련님을 효과적으로 재울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려봅니다.
가비는 2살 꼬꼬마 시절부터 책을 읽어주거나 동요를 불러주면 금세 잠들곤 했었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오히려 자신이 옆에 있어서 더 안 자나 싶기도 하니, 잠시 자리를 비워 책을 가져온 뒤에 돌아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른 방안이 있다면 얼마든지 시도해보아도 좋구요.
헨젤 유즈 기디언: 좋아요, 도련님. 개같이 노잼인 책하고 내... 간식을 좀 챙겨올게요. (창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누운 가비의 머리를 토닥토닥 해준다... 사실 말이 토닥이지 턱턱 때리듯이...) 여기 잘~~~ 누워 계세요? 알았죠?
가브리엘 안토노프: 아. 아야. (턱턱 토닥임을 받고서는 눈을 감았다가 뜬다.)
돌아왔는데 내가 자리에 없으면 창 밖 탈출기를 찍으러 간 걸로 알아둬. (손 흔들어줌)
헨젤 유즈 기디언: (건성으로 손 흔들고 나와버린다. 책부터 가지러감.)
가비는 문 밖으로 나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물끄럼 응시하다가, 몸을 돌려 창 밖을 바라봅니다.
당신은 도련님께 읽어줄 개같이 노잼인 책을 찾기 위해 서재로 향합니다.
담당구역이 아니기에 서재에 자주 갈 일은 없지만,
헨젤은 먼지 하나 없는 계단을 밟고 3층으로 올라갑니다.
(서재로 들어가면 대충 역사서...같은 거나 찾을 요량으로 뒤져본다.)
칼 안토노프 주인어른의 명령에 따라 항상 쓸고 닦아 과하게 광이 나는 저택에선 서재도 훌륭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어마어마한 크기의 책장과 수많은 책들이 먼저 눈에 띌 테지요.
자료조사
기준치:
40 /20 /8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제목은, <마더구스mother goose> 네요. 자장가와 짧은 동화가 여러 편 실려있는 책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마더 구스의 동요 중 하나는 분명...
: [ Baby, baby, naughty baby ]
아가, 아가, 나쁜 아가,
조용히 해, 요 시끄러운 것아.
지금 좀 조용히 해. 아님,
보나파르트가 이 길로 지나갈 거야.
아가, 아가, 그는 거인이야.
그는 그 철탑을 의지하여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지.
나쁜 사람들을 매일 잡아먹지.
아가, 아가, 네 소리를 들으면
그가 집으로 뛰어와서
고양이가 쥐를 찢어 죽이듯이.
그리고 널 마구 때리고 또 때릴 거야.
곤죽이 될 때까지 때릴 거야.
한 조각씩 물어뜯어서.
그리곤 널 계속 먹어 치울 거야.
보나마나 차갑게 식은 눈으로 '넌 무슨 애한테 이런 자장가를 들려주니' 라고 할 것이 눈에 선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보나파르트가 뭔데 씹덕아... 가사 찐따같아서 맘에 안든다. 다른 적당한 거 없나 뒤져본다.)
한 표도 받지 못한 동요책은 쓸쓸하게 책장 안으로 돌아갑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관찰력
기준치:
25 /12 /5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심드렁하게 뒤지는 척...만 하는 중...)
22세기라는 가상의 먼 미래를 다룬 소설입니다.
괴물의 침공으로 종말에 가까워진 세계를 구원하는 미래 전사들의 내용으로... 지나치게 흥미롭네요.
도련님은 이 책을 다 볼 때 까지는 절대 잠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이건안돼 죽어도 안자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운빨에 의지해 아무거나 한권 뽑아봐도 됨?)
좋습니다. 원래 이런 건 보이는 것보다 감으로 집는 게 더 정확할 때가 있으니까요.
헨젤 유즈 기디언: (느낌적인 느낌으로 아무거나 골라본다...)
운
기준치:
50 /25 /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척 봐도 겉면부터 시뻘건 선정적인 내용의 책을 골랐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알고 있는 동요나 적당히 흥얼거려주는 수밖에요...
헨젤 유즈 기디언: (헐~ 이건 내가 읽어야지)
헨젤 유즈 기디언: (빨간책을 옆구리에 챙기고 도련님 방 말고 주방부터 간다.)
고리타분한 서재를 나서 주방으로 가려던 때에,
유독 빨간색과 가까운 것 같은 오늘의 당신은 무언가를 보았습니다.
서재 한 가운데에서 창문의 달빛을 받고 있는 주인어른의 책상 위,
빨간색 잉크로 강조되어 적힌 서류들이 널부러져 있는 광경을요.
정리해두지 않으면 아론이 크게 혼날 게 뻔하지만 그건 알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선심을 베풀 수도 있고, 안토노프가의 거대한 음모라던지 이혼 서류라던지 헨젤의 급료 인상 문서가 있을 수도요....
뭐, 물론 그냥 주방 가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정리할 마음은 없지만 빨간 잉크로 갈겨놓은게 흥미로워서 읽어본다.)
유달리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서류는 세 장입니다.
깔끔한 고딕체의 영문 계약서인데, 내용이 많이 손상되어 무엇에 대한 계약서인진 알기 어렵네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밑에 도련님의 이름과 삐뚤빼뚤한 서명이 있네요.
어린 도련님이 계약서에 서명을 할 일이 대체 뭐가 있을까요?
헨젤 유즈 기디언: (대충대충 훑어보다가 친숙한 이름을 발견하면 테이블 위로 늘어진 것들을 좀 더 자세히 살핀다.)
두 번째 페이지엔 가비의 것 외에도, 두 개의 이름과 서명이 더 적혀 있습니다.
하나는 주인어른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본 적도 없는 사람의 것이네요.
헨젤은 기본적으로 이 집안 사람들과 연이 있거나 친한 가문의 성 정도는 외우고 있을 터인데…
주인어른의 지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소한 이름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수상한 계약서는 한쪽으로 밀어놔본다. 서재엔 별 게 더 없나?)
수상한 계약서가 밀리는 바람에 책상 위에 난잡하게 놓여있던 종이 중 하나가 바닥에 떨어집니다.
그쪽으로 잠깐 눈길을 주면, 달빛을 받아 약하게 녹슨 금빛을 내는 열쇠를 발견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열쇠를 집어든다. 어따 쓰는 거지... 본 적이 있나?)
처음 보는 열쇠이지만... 이 저택에서 8년을 지낸 당신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이 저택의 책상 서랍에 쓸 수 있을 것 같아보이는 형태를 하고 있다는 점을요.
이 주인어른의 책상에도 서랍은 있습니다. 잠겨있는진 모르겠지만요.
헨젤 유즈 기디언: (당연하지...신나게 딴다...)
이건 다 책상을 정리하지 않은 아론의 책임입니다.
서랍은 쉽게 열렸으며, 그 안에는 주인어른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싼 가죽수첩이 놓여있네요.
다른 서류 혹은 수상쩍은 약통이 있는 것도 아니라.
이 큰 서랍 안에 오로지 수첩 하나 뿐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어쩐지 좀 실망스럽다. 수첩을 꺼내 팔락팔락 읽어본다.)
뭘 기대했는진 모르겠지만 가죽수첩은 느낌 좋게 넘겨집니다.
주인어른이 썼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지저분한 필체의 라틴어와...
기괴하고 기하학적인 원 모양, 출처를 알 수 없는 붉은 얼룩이 눈에 띕니다.
난데없이 주인어른의 비밀을 알아버린 기분이네요.
헨젤 유즈 기디언: 언제부터 오컬트 마니아셨나... (일단 수첩은 주머니에 쑤셔넣고 마저 서재를 나온다.)
자고로 신사이자 지식인이라면 라틴어에 능해야 하는 법이니, 그 자체는 특이한 일이 아니지만요.
당신은 미련 없이 서재를 나와 빨간 책을 들고 주방으로 향합니다.
밤이 늦어가는 중이라, 주방의 식기들을 관리하는 소심한 하녀 한 명만이 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좋은 밤, 크리스틴~ (자연스럽게 인사하며 성큼성큼 걸어들어가 독주 한병을 끼고 나온다.)
크리스틴은 너무나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받아줍니다.
받아준게 아니라 그냥 깜짝 놀라서 중얼거린 것일지도 모르고요.
당신은 이 저택에서 하녀장과 집사장 다음가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는 허락을 받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독주는 매력적으로 찰랑이며 당신의 품에 끼어 나옵니다... 크리스틴이 다시 무어라 중얼거렸고요.
헨젤 유즈 기디언: (한 팔에 독주, 한 팔에 빨간책 끼고서는 도련님 방으로 돌아간다.)
서재는 3층, 도련님의 방은 2층, 주방은 1층이었으므로 당신은 다시 계단을 밟습니다.
그러다 갑작스레 계단 구석구석이 눈에 띄게 낡아진 것만 느낌을 받습니다.
분명 광이 나는 저택이지만 계단의 관리가 소홀했는지 약간의 삐걱거리는 소리도 나기 시작하네요.
헨젤 유즈 기디언:
관찰력
기준치:
25 /12 /5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
빨간책과 독주의 콜라보로 약간 흥이 오른 당신은 계단 벽에 붙어있는 초상화에 눈길을 줍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멀쩡한 그림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종이의 빛이 바래 누렇게 뜨고, 물감이 덩어리져 그림의 상당 부분이 떨어진 것을 발견합니다.
이제 사람을 그린 초상화라기보다는 마치.. 얼굴 없는 괴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접할 일 없는 기괴함이 들러붙어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SAN Roll
기준치:
60 /30 /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뭐 이딴 그림을 걸어놨어?)
조만간 누구에게라도 언질을 해서 새로운 초상화로 바꾸던지 해야겠네요.
당신은 마저 계단을 올라 도련님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창문은 여전히 열려있고, 고급 커튼은 옅게 펄럭이며,
정말로 창 밖 탈출극을 찍으러 가버리기라도 했는지 침대는 허전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 ...참 나... (책을 턱 내려놓는다. 그럴리는 없지만, 창문부터 살핀다. 진짜 나갔나? 진심?)
창 밖은 이상하리만치 짙은 안개가 끼어 정원 바깥으로는 거의 보이지도 않습니다.
최근 며칠간은 안개가 심했던 것 같은데... 도련님이 말했던 앙상한 나무조차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 정도의 안개는 이 저택에서 일하게 된 이래로 처음입니다만, 중요한 도련님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민첩
기준치:
60 /30 /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무언가 낌새를 눈치채고 근원지에서 민첩하게 멀어집니다.
옷장에서 튀어나와서 머쓱하게 서있는 허연 도련님이 있습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서커스에서 일하다 왔어? (먼지 털어낸다.)
헨젤 유즈 기디언: 우리 도련님이 한동안 봐드렸더니 참신하게 깝치시네... (허리를 숙이는가 싶더니 발목을 덥썩 잡고 그대로 거꾸로 들어올린다...) 잠이 그렇~~게 안와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봐주긴 뭘, 으아아아... (힘없이 뒤집혀 들어올려진다....) 어, 어지러. 내려놔!
토, 토할 것 같.
헨젤 유즈 기디언: (그대로 짤짤 흔든다.) 아직도 잠이 전혀 안오시나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이러면 더 안 오는게 당연한...!
건강
기준치:
40 /20 /8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우웁. (토하기 직전의 보호로써 나오는 다량의 침이 헨젤의 발치로 후두둑 떨어진다.)
헨젤 유즈 기디언: (쯧, 혀를 차며 내려다보다 침대로 던지다시피 한다.) 그냥 기절할 때까지 잡아 돌리면 주무실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생각해?
가브리엘 안토노프: 으악! (종잇장처럼 날아가서 몇 번 욱욱대더니 다행히 로라의 일을 늘리지 않고 참아낸다.)
너, 그렇게 하면 가만히 안 둘 거야. (애답게 짜증을 잔뜩 내는 표정으로 노려봄) 하지 마.
헨젤 유즈 기디언: (침대 아래쪽에 털썩 주저앉는다. 술병이나 깐다.) 도련님, 혹시 뭐 계약하셨어요? 이 나이에 땅 주인이라던가...
가브리엘 안토노프: 으... (고개 까딱거리며 제정신을 되찾으려는 듯 두 뺨을 챡챡 친다.) 뭐?
내 땅이 있는 건 당연한 거 아냐? 근데 그건 아직 나이가 덜 되어서 정식 계약서까지는 안 썼을 텐데...
...근데 왜? (뭔가 짚이는게 있는지 표정이 솔직하게 가라앉는다.)
헨젤 유즈 기디언: 이거 희안하네. 도련님이 쓴 것 같은 걸 찾았는데. (대수롭잖게 대꾸한다. 이어 독주를 한모금 빨더니, 주머니에서 챙겨온 가죽 수첩을 꺼내 건넨다.) 이건 뭔지 알아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혹시 내 양자 입적 동의서? 내가 쓴 거면 그것 밖에 없는데? (어물어물 말하며 찡그린다. 독주의 향이 역겨운지 이불을 끌어다 얼굴에 대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양자?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인가?)
이 숲속 저택의 사람이라면 신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쉬쉬하며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물론 주인어른 부부는 그 사실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았으므로 실제 증거는 없었습니다.
친아들처럼 닮은 외모였기 때문에 그 사실은 추측처럼 돌았으나...
헨젤 유즈 기디언: 그거 찌라시인 줄 알았는데. (옆에서 질색하든 말든 술이나 홀짝인다... 알콜이 들어가기 시작하니 좀 더 너그러워진다.) 그 수첩은 뭔지 모르시고?
가브리엘 안토노프: 뭐... 소문이 돌았단 건 알아. 내가 이 저택에 왔던 8년 그 이전부터 일하던 사람들은 내 존재가 갑작스러웠을 테니까. (그래도 상대가 헨젤이라 그런지 남에게 쉽게 하지 못할 말을 털어놓고선 고개를 젓는다.) 모르는데... 줘봐.
헨젤 유즈 기디언: (가죽 수첩을 다시 한 번 훑어본다. 여전히 뭔지 모르겠는 내용일 뿐이었으므로... 건네준다.) 내가 여기 온 시기랑 같은가보죠?
가브리엘 안토노프: 생각해보니 그렇네. (딱히 자각하고 있지 않았던 듯 으쓱이며 수첩을 받아들고는 휘리릭 넘겨 읽는다.)
뭐야, 이게? (붉은 얼룩과 기이한 무늬에 눈을 가늘게 뜨며 헨젤과 수첩을 번갈아본다.)
10m 탑... 제물... 괴물 같은 '신'? (라틴어로 쓰인 부분을 뜨문뜨문 읽는다. 안색이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엥, 라틴어도 읽어요? (수첩을 쏙 뺏는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 ... (수첩을 뺏기고 나서도 수첩을 잡았던 그 자세로 몇 초간 정지해있더니, 숨을 내쉰다.) 안토노프의 기본 소양이지.
헨젤 유즈 기디언: (이거 뭐... 정신 나간거 아니겠지? 눈 앞에서 손 흔들어봄)
가브리엘 안토노프: 그건 줘, 이제 보니까 우리 아버지가 나한테 선물로 주신 거랑 같은 디자인인 것 같은데. 너 그거 가지고 있다가 들키면 큰일 날 걸. (커다란 손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 멈추고는 달라는 듯 내민다.)
헨젤 유즈 기디언: 선물로 받았다고요? 그거 줘봐요. (어림도 없음... 가브리엘이 10년 지나야 닿을 높이로 들고 있다.)
도약
기준치:
20 /10 /4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침대 위로 다시 엎어진다.) ....흥.
헨젤 유즈 기디언: (시도했다는게 괘씸해서 한 발 등짝에 얹음) 그거 어디에 있는데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너 진짜 별난 사람이야. (침대에 묻혀 웅얼거리는 소리로 끙끙대며 침대 옆 서랍에 손을 뻗어 좀 더 작고 새 것의 티가 나는 가죽 수첩을 건넨다.)
그냥... 그... ... 내 일기인데.
가브리엘 안토노프: 헨젤 유즈 기디언! (꺄악 소리를 내며 얼굴을 붉히곤 수첩을 뺏기 위해 달려든다.)
헨젤하고 지붕 위에서 봄의 싹이 돋아나는 정원을 관찰했다가 미끄러질 뻔 했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지만 날 제대로 안 잡은 이 괘씸한 하인을 어떡하면 좋을까.
내가 이 저택의 주인이 되기만 하면 헨젤은 꼼짝없이 내가 시키는 일만 하게 만들 거다.
헨젤 유즈 기디언: ... ... ...(다리에 힘 좀 주고 페이지 넘김)
나비 박제처럼 가만히 침대에 엎드려선 반항을 포기한 가비가 다시 펄떡댑니다.
하루에서 이틀 단위로 꾸준히 적혀있는 일기들은 평범합니다.
당신이 해준 이야기의 요약이 적혀있는 부분도 있고,
그냥 이 저택에 대한 푸념이나 부끄러운 비밀, 이를테면 헨젤의 헤어스타일을 하면 멋져보일까? 같은 내용도 있네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더 넘기면 나 아버지한테 말해서 너 잘라버릴 거야.
헨젤 유즈 기디언: (휘파람까지 봐가면서 열심히 읽는다.) 도련님, 내 주인님이 되시려면 돈 많으셔야하는데.
그리고 키가 크려면 주무셔야 하거든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웃... (화가 나지만 할 말이 없는 듯 잠잠해진다.)
아, 알았어. 일단 다시 제대로 눕게 발부터 치워.
그리고 그거 줘.
헨젤 유즈 기디언: 어느거요? (양 손에 수첩 들고 있음)
헨젤 유즈 기디언: 주면 잘거예요? (발도 안치우고 있음)
가브리엘 안토노프: ...발 치우고, 수첩 주고, 술도 닫고, 노래 불러주면.
헨젤 유즈 기디언: (잠시 고민한다. 그냥 버리고 갈까 생각하다, 그정도는 들어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향한다. 순순히 발을 치우곤 수첩 두 권을 건넨다.) 무슨 노래? 늘 불러주는 그거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겨우내 몸을 일으켜 수첩을 받고서는 몇 번 콜록인다. 서랍 안에 냉큼 수첩들을 던져넣고서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 그거. 다른 것도 좋아.
헨젤 유즈 기디언: (술 뚜껑을 닫고, 의자에 기대 앉는다. 음, 하고 고민하다 노래를 시작한다. 메리는 시장에 가서, 거위를 사고, 어쩌고 하는 전형적인 평민들 자장가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드디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왁자지껄한 시장의 모습을 상상하는 듯 눈을 잠시 감았다가, 다시 뜬다.)
가비의 눈이 감겼다가 뜨이는 속도가 조금씩 느려집니다.
그러나 정말로 잠에 들 것 같지는 않은지 여전히 금색 눈동자가 완전히 가려지는 때는 오지 않는군요.
자장가가 끝나도 잠에 드는 호흡이 들려오지 않자 당신은 무언가 조치를 취하려고 했겠지만,
일순 시야에 안개가 가득 들어찬 듯 눈 앞에 희뿌얘집니다.
분명 졸리지 않았음에도 헨젤은 앉은 자리에서 갑작스러운 수면 상태에 빠져듭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듣기
기준치:
20 /10 /4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사실은 졸렸는지도 모릅니다... 독주가 지나치게 독했다던지.
라는, 낯설지만 어딘지 모르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 것도 같습니다.
눈을 떠보면 헨젤은 가비의 고급지고 푹신한 침대를 혼자 독차지하고 누워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가비는 헨젤이 앉아 있었던 의자에 앉아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고용인의 침대를 차지하고 잠에 들어버리다니, 속된 표현으로 x된 것 아닌가요?
거부할 수 없는 잠의 수마에 당했다지만 이렇게 막나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헨젤도.
헨젤 유즈 기디언: (어...라? 나 이렇게까지 망나니?)
SAN Roll
기준치:
60 /30 /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인가보다~)
언제 침대 위로 올라왔는지, 애초에 왜 갑자기 잠에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은색 자명종 시계를 살펴보면 벌써 정오에 가까운 시간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눈을 문지르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와, 이거 걸리면 짤리겠는데...
내가 진짜 여기서 잤어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괜찮아. 나를 밟는다던가 하는 행동만 아니면 넌 안 짤려. (그렇게 만들겠다는 히죽이는 미소...)
응. 안 믿겨? 술 마시고 훅 갔는지 냄새 풍기면서 침대로 쓰러졌길래 이불 덮어줬지.
헨젤 유즈 기디언: 큰일이네... 벌써 늙었나...(멍하게 목덜미를 긁적이며 가브리엘을 쳐다본다. 잠옷 차림인가?)
가브리엘 안토노프: 아저씨. (킥킥대며 의자에서 일어난다. 이미 갈아입었는지 단정한 셔츠와 자켓을 입고 있는 차림이다.)
헨젤 유즈 기디언: (어슬렁 창 밖을 본다. 안개는 걷혔나?)
안개는 여전합니다. 오히려 더 희끗해진 느낌이 들어요.
가브리엘이 당신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깁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네, 네. (창에서 시선을 떼고 그를 한 팔로 턱 안아든다.) 이거 힘이라도 빼놔야 밤에 좀 자려나...
가브리엘 안토노프: 앗. 말 없이 덥석 안아들지 말랬지. (꿍얼거리며 자세를 잡는다.)
어제보다 한층 더 창백한 낯을 하고 있는 가비는 얼굴과는 달리 느긋한 분위기로 말을 이어갑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오늘 헨젤 유즈 기디언은 유급 휴가야. 네가 쿨쿨 자고 있을 때 내가 다 처리해놨어. 알았지? 그래봤자 저택 안이겠지만... 그런 걸로 알아.
누가 누굴 쉬게 해준다는 건지, 또 밤을 샌 것 같은데 대체 왜 자라는 잠은 안 자고 난데없는 정원 산책일까요?
헨젤 유즈 기디언: (정원으로 저벅저벅 걷는다.) 도련님이 뭘 처리해요? 지금 나이엔 그냥 잘 처먹고 잠이나 자는게 일인데, 별 소릴 다하네.
계속 그렇게 안자면 키 거기서 멈출걸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 난 훗날 안토노프 대저택의 주인이 될 사람이니까. 남들과 같아서는 안 되지.
그리고 난 잠 안 자도 잘 커. (헛소리다.) 10살 치고는 크지 않나? 아냐?
두 사람은 정원을 향해 1층 계단을 내려갑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팽이버섯..................?
SAN Roll
기준치:
40 /20 /8
굴림:
46
판정결과:
실패
헨젤 유즈 기디언: 똑같잖아요? 쪼끄맣고 하얗고 가느다랗고 비실비실하고...
가브리엘 안토노프: 팽이버섯은... 아니야. (창백한 낯으로 홱홱 고개를 젓는다.) 너... 주인한테 무슨 말버릇이 그래?
...헨젤도 작고 어린 시절이 있었을 거면서.
뭐, 됐어. 그럼 오늘은 좀 더 힘 내서 날 즐겁게 해줘. 너도 알다시피 이 저택은 너무나도 따분하니까...
헨젤 유즈 기디언: (네, 네. 건성으로 대답하며 안개 낀 정원으로 걸어나간다. 주변을 둘러본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얘. 건성으로 답하는 것 좀 봐. (어깨를 주먹으로 툭툭 친다.)
기껏 내 비밀을 하나 알려주려고 했더니.
가비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주변을 둘러보면 아침임에도 여전히 안개가 끼어있습니다.
저택 근처 이외의 것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요.
미로처럼 복잡하고 거대한, 안개 낀 정원이 익숙하기라도 한지 가비는 당신에게 안겨 방향을 안내합니다.
어린 풀냄새와 이르게 핀 꽃향기가 코를 맴돕니다.
어느새 프리지아 꽃이 만개한 곳에서 당신을 조종하기를 멈춘 가비는 내려달라며 툭툭 칩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나만 알고 있는 비밀정원이 있어.
헨젤 유즈 기디언: (이 계절에 프리지아가 이렇게 활짝 피나. 그를 내려놓는다. 시야가 한정되니 제법 갑갑해서... 두리번댄다.) 어딘데요? 뭐가 보이긴 해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안정적으로 내려오며 다시 그의 옷깃을 잡고는 나무담장 틈새로 이끈다.) 여기.
커다란 인간들은 절대 볼 수 없는 곳이지. (훗...)
그 말대로 상당히 작고 좁은 틈새가 있는 것 같아보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햄스터예요? 이런델 들락대게?
크기
기준치:
80 /40 /16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브리엘 안토노프: 이 나도 공부하기 싫은 날이 있다는 건 알아주지 않겠어? (뒤에서 헨젤을 지켜보다가, 작게 웃음이 터지는 소리를 뱉는다.)
그야 당신은 커다랗고... 길고... 튼튼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긴 합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뒤에서 뒤끝넘치게 퍽퍽 밀어줌)
근력
기준치:
80 /40 /16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좁은 나무 담장 틈새가 비참하게 넓혀져, 성인 한 명 정도는 충분히 들락날락 거릴 수 있는 크기가 되었네요.
헨젤 유즈 기디언: 나중에 다~ 수리해드릴게요. 문짝도 아예 달아드리고. (대수롭잖게 대꾸하며 뻐근한 팔이나 휘적인다. 편하게 들어감.)
가브리엘 안토노프: 그럼 비밀이 아니게 되는, 하아.... 난 정말 네가 싫어....
가비가 뒤따라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맨 처음으로 보이는 것은 작은 오두막과 벤치입니다.
그 주변에 가득 핀 흰 나팔꽃와 겹조팝나무, 수국 등등이 어우러져 마치 눈 내린 소담한 공간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어쩐 일인지 유독 이곳에만 안개가 끼지 않아,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이 맑습니다.
문이 없어 햇살이 잘 드는 오두막 안에는 간이침대와 테이블,
당신이 시내에서 사와주었지만 저택 안에 두기엔 애매했던 물건 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서재에 육아 책 있는데, 읽어 봤어? 아이들에겐 개인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거.
헨젤 유즈 기디언: 내가 그딴걸 읽을거라고 생각해요? (둘러본다. 꽤 예뻐서 마음에 든다. 대강 아무데나 드러눕는다.) 지금까지 여길 혼자 썼다니, 좀 실망이네.
가브리엘 안토노프: 그걸 알아서 말해준 거야. (마음에 들어보이는 모습이 뿌듯했는지 희미하게 웃는다.)
그래서 데려왔잖니? 지금. 유급 휴가 처리해서. 후후...
이걸 몰래 만드느라 고생 좀 했지. 그 사용인을 너무 굴려먹어서 금방 그만두고 나가버렸지만...
그리고 그 고생은 이제 네 차례야. (바닥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모종삽을 누워있는 헨젤에게 건네준다.)
헨젤 유즈 기디언: ... ...(삽을 쥔다. 이걸 왜 나한테? 묘한 표정으로 올려다본다.) 나보고 여기 관리하라고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날 너무 극악무도한 주인으로 보지는 말아줄래? (표정 변화 없이 화단 밑 흙을 가리킨다.)
저길 어느정도 파주면 될 것 같아. 할 수 있지, 우리 키 크고 튼튼한 헨젤?
헨젤 유즈 기디언: (유급휴가라더니, 궁시렁대며 몸을 일으킨다. 어차피 남아도는게 힘이다. 푹푹푹 파낸다...)
헨젤 유즈 기디언:
운
기준치:
50 /25 /10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자물쇠가 걸려있는 작은 나무상자가 파내어집니다.
열쇠는... 어디 있죠? 남아도는 힘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근력
기준치:
80 /40 /16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헨젤 유즈 기디언: (바사삭된 파편들 봄...0
나무 상자는 상자의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은회색빛 보석이 박힌 금제 회중시계와, 종이 티켓 한 장입니다.
전자는 생소하나 후자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이 몰래 데려가줬던 경마장의 티켓이에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시계까지 부숴지면 어쩌려고... (약간 겁먹은 표정으로 다가가며 오른손으로 회중시계, 왼손으로 티켓을 집는다.)
헨젤 유즈 기디언: 난 자물쇠만 깨려고 했다고요... (어깨 너머로 모종삽 휙 던짐. 의아하게 고개를 기울인다.) 시계는 비싸보이는데, 그 종이쪼가리는 왜 넣어놨어요?
날아간 삽이 어딘가에 부딪히면서 깡! 깡 댕그렁 댕... 하는 소리를 냅니다. 별로 중요하진 않아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 내 눈으로 처음 본 경기라서. (뒤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던 말던 약간 부끄럽다는 듯 말한다.)
헨젤 유즈 기디언: (하, 피식 웃는다. 귀여운 구석이 있네. 하긴 애니까...)
그딴 데는 실컷 갈 수 있으니까 굳이 기념하지 마시죠, 도련님.
가브리엘 안토노프: 넌 정말 싫은 사람이지만... 그만큼 재밌고 유용하며 쓸모있기도 하지. 그 말을 믿어.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었다는 것처럼 맑게 웃는다.)
시계 비싸보인다고 했지? 너 줄게.
나는 아직 급료라던가 사용인 관리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힘을 가지진 못했다는 걸 알지?
그간 네가 시내에서 나를 위해 사와준 것들과 갖가지 수고에 대한 보너스라고 생각해줘.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시계인데 ...
후후. 미신은 믿지 않지만 돈은 믿으니까. 많을 수록 좋잖아, 그치?
헨젤 유즈 기디언: 어이쿠, 도련님... (시계를 받아들며 이리저리 살핀다.) 나같은 평민이 이런거 들고있어봤자 도둑으로 몰리기나 하는데요.
흠, 뭐. 그래도 가오는 있겠네.(만족)
가브리엘 안토노프: 적어도 이 저택 안에선 네가 뭘 하고 있어도 괜찮을 걸. 넌 헨젤 유즈 기디언이잖아.
...자, 이리와서 숙여. 걸어줄게.
헨젤 유즈 기디언: (실실 웃으며 시계를 만지작대다 도로 건네며 흔쾌히 허리를 구부린다. 어쨌든 패물 받아서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까치발을 들지 않아도 되는 편한 높이를 만끽하듯 금색 줄을 쥐고서 갈색 머리를 잠시간 지켜보다가, 천천히 목에 시곗줄을 둘러준다. 체인까지 채우고 난 이후엔 어깨를 몇 번 두드려준다.)
마음에 들어?
헨젤 유즈 기디언: (허리를 숙인 채 시선을 들면 얼추 눈높이가 맞는다. 씩 웃는다.) 네, 10년 뒤에 주인님 될 도련님.
가비는 그 말이 마음에 쏙 들었는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다가,
빈 나무상자로 시선을 옮기더니 오두막 안에서 만년필 두 개와 종이 몇 장을 꺼내옵니다.
원래의 타임캡슐이 비었으니 새로운 걸 채워야 하지 않겠냐면서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만년필 한 개와 종이를 건넨다.) 서로한테 편지 적어서 10년 후에 바꿔서 읽어보자.
음. 거부권은 없어.
헨젤 유즈 기디언: 예? 왜 굳이(라고 말하는 순간 거부권 뺏김)
하, 황당하네... (만년필을 받아들고 까딱인다.) 도련님, 나 10년 뒤까지 안짜르기로 약속한거예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10년 뒤에 주인님 될 사람이니까 할 말 있으면 미리 적어두라고. (관대함을 베풀기라도 하듯 산뜻하게 웃다가 마지막 말에 서서히 가라앉는다.)
뭘 당연한 걸 물어.
(흥 하는 소리와 함께 새침하게 고개를 돌리곤 TO.헨젤 로 시작하는 무언가를 적어내려가기 시작한다.)
헨젤 유즈 기디언: (쓸데없는 걸 자꾸 배워오는군... 펜으로 머리를 긁적이다 사각사각 쓰기 시작한다.
안녕, 도련님. 존대로 쓰기 귀찮으니 말 놓고 쓴다... )
아무래도 당신이 놀아주는 시간이 아니면 서재의 책만 주구장창 본 탓이 아닐까 하는데...
당신이 마지못해 가비를 따라 글씨를 쓰기 시작하면, 가비가 들릴 듯 말듯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곧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양 새초롬하게 편지 쓰기에만 집중하네요.
헨젤 유즈 기디언: (피식 웃었다. 잡일 빼고 애보는 것도 개꿀인데 이정도 못 맞춰줄 건 없지 않나.
정말 싸가지 없고 비리비리하지만 미래에는 둘 다 좀 나아졌길 바란다 어쩌구 저쩌구... 그땐 옆구리에 끼고 다니기 어려울테니까 지붕은 알아서 타고... 블라블라... )
가브리엘이 본다면 이것도 편지냐며 잔소리 좀 그만하라고 찌뿌렸을 것 같은 내용을 써내려갑니다.
당신 나름의 애정일 수도 있고... 그냥 오래 본 똥강아지에게 하는 느낌일 수도 있고요...
편지 적기를 마친다면, 조금 더 빨리 펜을 내려둔 가비가 종이를 곱게 접어 상자 안에 넣고선 너도 넣으라며 눈짓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착착 접어서 넣어준다. 팔짱을 낀다.) 됐어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말 없이 끄덕이곤 상자를 다시 잠궈놓는다. 당연한 일을 시키듯 헨젤에게 삽과 상자를 다시 건넨다!) 자.
...무슨 말 썼어? 아니. 아니다. 스포일러는 됐어.
헨젤 유즈 기디언: (엥? 자기 가리킴.) 파라고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다시 묻어야지? (헨젤 가리킴. 고개 끄덕.)
헨젤 유즈 기디언: (하놔... 삽 받아서 팍팍팍 팜... 무념무상... 두더지마냥 야무지게 판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두더지 유즈 기디언. (미소..)
(헨젤이 두더지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동안 잠깐 꽃을 구경하는 듯 향을 맡는다. 다 했나? 싶을 즈음엔 옆에 와서 가지런히 서있는다.)
나 힘들어. 야외 활동을 너무 많이 해서 피곤하고 출출하네... 업어줘. 돌아가자.
헨젤 유즈 기디언: (업는 대신 번쩍 들어서 짐짝마냥 옆구리에 끼고 저벅저벅 걷는다.) 거,벌써 피곤하면 어떡해요? 낮에 하루종일 싸돌아다녀야 밤에 잘 자지.
이 나이때는 쥐약 처먹은 원숭이처럼 움직여야 하는데~ (아쉽다는 투...)
가브리엘 안토노프: 쥐약 처... (잠깐 아찔해진 듯 눈을 질끈 감았다가, 최소한의 반항이라도 해보려는 듯 옆구리를 툭툭 친다. 그것도 힘들어졌는지 결국 짐짝처럼 늘어졌지만.)
교양스럽지 못하게. 하학상달로 꾸준한 공부를 해야 훌륭한 주인이 될 수 있는 거라고 했어.
가비는 꿍얼거리면서도 열심히 미로 정원의 길을 안내합니다.
주변은 벌써 어두운 기가 내리고 있네요. 아니, 뭘 했다고?
그럼에도 여전히 희뿌옇게 끼어있는 안개에 기분이 묘해집니다.
저택의 방으로 돌아온 한 짐짝은 두더지의 옆구리에서 폴짝 뛰어내립니다.
오늘이야말로 가비를 재워야... 겠지만. 우선 출출한 것부터 해결합시다.
뭐라도 든든히 들어가야 잠도 더 오지 않겠어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혼자서 잠옷으로 척척 갈아입고 침대에 앉는다.) 어차피 어머니 아버지도 집에 안 계신데, 굳이 식당까지 가서 여럿 귀찮게 만들 일 없지. 너만 귀찮으면 되는 일이니까...
내려가서 3인분 가져올래?
가브리엘 안토노프: 0.5는 내 몫. 2.5는 네 몫.
도련님 밥 뺏어먹고 싶지 않아?
헨젤 유즈 기디언: 그럼 4인분 가져와야겠네요. (총총 주방으로 향함)
가브리엘 안토노프: 이런... 내가 널 과소평가했구나. (다리 교차해서 흔든다.)
주방으로 향하던 길, 계단을 내려가기도 전에 음식을 들고 오는 주방장과 마주칩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주 앓아 방에서 식사를 해결하곤 하는 도련님을 위해 직접 가져오던 중이었군요.
헨젤 유즈 기디언: (쟁반을 척 받아들고 스캔한다.) 흠. 양이 좀 적은데?
눈치 빠른 주방장은 도련님이 당신의 몫까지 요청할 것을 예측했지만... 아쉽게도 양 예측까지는 실패한 모양이네요.
그럼 적당히 도련님 몫까지 뺏어먹든 나중에 더 챙겨먹든 하는게 낫겠습니다. 주방장에겐 털 것이 없어요.
헨젤 유즈 기디언: (쯧... 혀 차고 저벅저벅 돌아간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바질페스토 닭고기 파스타와 도련님 취향에 맞춰 삼삼하게 간이 된 버섯샐러드가 중심이라 많아봤자 2인분으로 보입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저녁 뭐야? (발 흔들기도 지루해졌는지 끌어모아 앉은 채로 쟁반을 든 헨젤을 바라본다.)
헨젤 유즈 기디언: (바질페스토 파스타랑요... 주절주절 설명한다. 쟁반 위 음식을 뒤적대며 세팅해준다.) 아니, 쥐콩만큼 줬네. 이렇게 된거 그냥 1인분 다 드세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아~ 아까 헨젤이 날 무슨 짐짝처럼 들고, 어제는 거꾸로 들고 흔드는 바람에 속이 영 안 좋네~
너 다 먹어. (빵긋...)
헨젤 유즈 기디언: 그건 곤란하죠. 도련님이 이대로 빌빌대다가 뒤지시면 저는 실직자가 되거든요? (포크로 푹 찍어서 빵긋 웃으며 들이민다.) 자, 아.
가브리엘 안토노프: 빌빌대게 만든 본인이 할 말인가. (입 다물었다가 눈치본다. 안 먹으면 억지로 먹게할까 싶었는지 그냥 순순히 한 입 정도 먹어주기로 한 듯...)
음. ... 나쁘지 않네.
가브리엘 안토노프: ............. (세 번째에서 거부하기 시작한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너 계속 일하고 싶은거 맞지? (일단 쥐어보기라도 한다.)
근력
기준치:
25 /12 /5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력
기준치:
80 /40 /16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힘이 꽤 느셨네요? (좃바르며.)
이야~이거~ 뺏기겠다~(놀아주는? 중인듯?)
가브리엘 안토노프: 너 날 무슨 2살 때로 보는... (힘꽉) 거니?
.... ... .... ... 때려쳐!
(포크 확 놓고 그냥 침대에 누워버린다.)
헨젤 유즈 기디언: 흠... 도련님, 이따구로 살면 진짜 뒤져요. (지 입에 처넣으며 말함)
가브리엘 안토노프: (가볍게 노려본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전속 하인 8년차 헨젤의 눈엔 이게 진짜 화난 건 아니고 그냥 쬑금 삐지거나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는 정도일 것이다.)
...그럼, 그렇게 죽으면. 헨젤은 나 기억해 줄거야?
헨젤 유즈 기디언: (대충 견적 잡히므로 그냥 침대맡에 앉아서 2인분을 혼자 냠냠 처먹는다.) 글쎄요.
도련님이 준 거 다 사라지기 전까진 기억하겠죠? (씩 웃으며 손가락으로 목에 찬 시곗줄을 죽 걸어보인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그래. (살짝 웃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불을 쭉 올려 머리까지 끌어올린다.)
근데 자진 않을 거야.
가브리엘 안토노프: 창 밖에 캐서린의 유령이 있는 것 같다는 변명으로 오늘을 때워 볼까 하는데.
밥 먹기 싫다고 드러눕기는 했으나 졸린 얼굴로 자지 않겠다고 오늘도 선언하는 가브리엘을 어쩌면 좋을까요?
양보할 생각도, 순순히 당할 생각도 없어보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변명 말고, 진짜로.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다. 건들대는 투로 고갯짓한다.) 도련님. 나 갖고 노시면 나도 충성 못해드려요.
어리니까 봐주는 거지 나 깝치는 인간 별로 안좋아하거든.
이불 안 쪽에서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겁을 먹은 건지, 아니면 짜증이 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내 고개를 쏙 뺀 가비는 당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화난 표정은 아니네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진실을 말해 줄까? 나는 사실 내가 유령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다 꿈인 거지. 헨젤도 없고, 이 저택은 순식간에 낡아서 아무런 생명도 없이 삐걱이는... 꿈을 꿨어.
뭐, 이 말도 사실은 거짓말이고. 그냥 갖다 붙인 말에 가깝지만?
내가 조금 더 이 재밌는 현실을 즐길 수 있도록 협조해줬으면 좋겠는데.
헨젤 유즈 기디언:
정신
기준치:
60 /30 /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브리엘 안토노프:
정신
기준치:
40 /20 /8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말을 마친 가브리엘은 잠시간 숨을 들이쉬더니, 몰려오는 잠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자울거립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쪼깐한게 별 상상을 다 하는군...) 내기할까요, 도련님 눈 떴을 때 내가 있을지 없을지.
가브리엘 안토노프: ... ... (깜박, 깜박...) ... 구두 약속은, 마음에 안 들어... 적어도 계약서를... ...
당신이 뭐라고 대꾸하거나 행동하려고 하는 순간,
정말 갑작스럽고 불합리한 시야의 암전이 찾아옵니다.
눈을 떠보면 역시나 당신은 가비의 침대를 혼자 독차지하고 누워있습니다.
지금이 새벽인지 밤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방안과 창밖은 어둡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보아도, 가비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음... 슬슬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침대에서 일어나 머리를 긁적인다. 방 안에서 등불을 찾는다.)
헨젤 유즈 기디언:
관찰력
기준치:
25 /12 /5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아 존나 어둡다고)
그러나 당신은 이 방을 8년 넘도록 다녔으므로, 앞이 보이지 않아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손을 더듬어보면 서랍 위쪽에 꺼진 등불이 있네요.
헨젤 유즈 기디언: (더듬더듬...대다 등불을 켠다.)
당연한 수순으로 고개를 두리번거리면, 분명 닫아두었던 방문이 조금 열려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듣기
기준치:
20 /10 /4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아 안들린다고)
헨젤 유즈 기디언: (일단 방 안을 이리저리 뒤진다. 벽장 안이나 침대 아래까지... 확실히 없나?)
작은 아이가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곳을 샅샅이 뒤져보아도 생쥐 한 마리 없네요.
침대 아래엔 당신이 사주었던 칼이 숨겨져 있습니다. 어디 꺼내놓지도 못하고 숨겨놓느라 침대 아래에 소중히.. 두었던 것 같네요.
창문은 잠겨 있고 누가 드나든 흔적은 당연히 없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등불과 칼만 덜렁 들고 방 밖으로 나간다. 복도를 저벅저벅 걸으며... 서재로 향해본다.)
어슴푸레한 빛에 의존해 서재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내려가는 계단 아래쪽에서 누군가의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걸음을 멈칫한다. 자세히 들으려는 찰나 점점 멀어진다. 눈을 굴리다 빠르게 내려가본다.)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계단을 내려가면 중앙 로비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처음 보는 인영이 앞서 지나가고 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관찰력
기준치:
25 /12 /5
굴림:
27
판정결과:
실패
가브리엘 안토노프: >행운 2 소모하여 성공 판정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옷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집안 사람들이 돌아온 것도 아닐 텐데 '저건' 대체 누구죠?
헨젤 유즈 기디언:
SAN Roll
기준치:
60 /30 /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헨젤 유즈 기디언: (모르는... 귀족? 왜?)
헨젤 유즈 기디언: (칼 한번 고쳐잡고 쫓아간다... 침입자면 후려패야됨)
당신은 화려한 단검을 고쳐잡고서 빠르게 쫓아갑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상당히 무서운 광경일 수 있겠지만, 이상하리만치 주변에선 상대와 당신을 제외하면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당신은 빠르게 수상한 자를 쫓았으나, 안개 속에서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 것처럼 멀어지기만 할 뿐,
대체 저 사람은 누구고 가비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괴한? 납치? …그 전에 사람이 맞긴 한 걸까요?
수상한 자는 이윽고 저택의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저택 밖의 자욱한 안개에 서서히 그의 모습이 묻혀들어갑니다.
헨젤 주변을 에워싼 안개는 점점 더 짙어져 어느샌가 방향 감각도 잃을 것만 같습니다.
수상한 자의 인영도,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됩니다.
어디로 빠져나간다고 해도 같은 곳만 맴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빠르게 딛던 걸음을 멈춘다. 어느 새 숨도 찼다. 뭔가에 홀린 것 같다. 찌푸리며 두리번 댄다. 이런건 안 믿는데... 그러고보니 내가 뿌순 그 비밀문은 찾을 수 있나?)
가비가 들으면 코웃음 칠 것 같다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 이상한 상황입니다.
역시 안개 속에서 당신의 위치조차 알 수 없어 비밀 문의 위치조차 가늠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때, 누군가가 뒤에서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흠칫 놀라며 뿌리친다. 바로 몸을 돌린다. 다소 예민하게 반응했다.)
미묘하게 씁쓸한 듯한 표정의 작은 도련님입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헨젤, 이거 떨어트렸잖아.
분명 도련님에게 받았던 그 회중시계인데... 언제 떨어트렸던 거죠? 목에 걸린 것을?
가브리엘 안토노프: ... ... 여기 오래 있으면 안 돼. 가자. (헨젤이 칼을 든 손을 피해 옷자락을 잡고 꾹 당긴다.)
헨젤 유즈 기디언: ... (좀 멍청한 표정으로 제 목덜미를 매만진다.)
도련님, 칼 든 사람은 그렇게 막 놀래키면 안되거든요? (일단 저벅저벅 따라간다.)
내가 그으면 어쩌려고 했어요?
가브리엘 안토노프: ... (조금 앞서가며 표정을 보이지 않는 상태였으나, 목소리는 확실하게 떨리고 있었다.)
너라면 나인 걸 확인하고 바로 멈출 수 있겠지 싶어서. 널 과대평가 한 걸까?
헨젤 유즈 기디언: 사람을 너무 믿으시네. 도련님, 여긴 어디예요? (두리번...) 내가 꿈을 꾸고 있나?
가브리엘 안토노프: 미안. 내가 너 말고는 믿을 사람이 전무해서. (조금 딱딱하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말하고는 정원을 계속 헤쳐나간다.)
어디긴 어디야. 미로 정원이지. 이렇게 안개가 끼었는데 왜 나올 생각을 했어... 침대 밑의 칼은 대체 왜 꺼냈고.
책 읽고 있었는데 네가 갑자기 번쩍 일어나더니 뭐에 홀린 듯 방 밖으로 나가버려서 놀랐잖아.
헨젤 유즈 기디언: 도련님. 말 똑바로 하고 있는 거 맞아요? (약간 무뚝뚝한 투 그 뒤통수에 대고 묻는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내가 그럼 틀린 말을 해? (우뚝 멈추더니 홱 돌아본다. 드물게 감정적이다.)
설령 내가 틀린 말을 했어도 넌 날 믿어야지.
헨젤 유즈 기디언: (물끄러미 쳐다본다. 무서워할 것 같으니 칼은 집어넣고.) 내가 늘 말했죠?
나 사람 가지고 노는거 싫어한다고.
그것만 아니면 뭐든 다 들어드릴텐데.
가브리엘 안토노프: (발걸음을 재촉하듯 다시 꾹꾹 이끌었다가, 현관을 밟고 1층 넓은 로비 한가운데에서 다시 멈춰선다.)
자꾸 동문서답하네?
뭐든 다? 흐음... 가지고 논 건 아니지 싶지만, 그래.
그 말을 끝으로 손 써볼 새도 없이 헨젤의 시야는 다시 암전됩니다.
저번의 일은 그저 꿈이었는지, 자신은 언제 이곳에 돌아온건지,
당신은 원래 자신이 생활하던 저택의 1층 방에서 눈을 뜹니다.
눈을 뜨자마자 헨젤은 동료 막스에게서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내일 집안 어르신들이 돌아올 예정이니 오늘은 다들 저택 청소로 바쁠 텐데,
사용인 몇 명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는 소리 말이에요.
짐도 그대로이고, 사라진 물건도 없고, 밖에 나간 걸 봤다는 목격자조차 없다고 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 ...? (얼떨떨...긁적긁적.) 도련님은?
막스: 엉? 도련님은 자고 계시거나 다른 애들이 알아서 씻겨드리고 있겠지?
헨젤 유즈 기디언: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분명 7일에 돌아온다 반복적으로 전해 들었던 헨젤입니다.
그럼 내일은 6일이잖아요? 날짜를 잘못 기억하고 있을 리는 없습니다.
수상한 자를 뒤쫓던 감각이 꿈처럼 희끗한데... 그렇다고 설마 꿈을 하루 동안 꾼 건 아닐 테고 말이에요.
헨젤 유즈 기디언: ...야, 오늘 날짜 좀 대봐.
막스는 네 태도가 별일이라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4월 6일이라고 답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기묘하네... 일단 도련님 방으로 향해본다.)
왜 그래? 술 마시다 꼴아가지고 기절해서 잤냐? 하고 등 뒤로 막스가 말을 던지던 말던 일단 걸음을 옮깁니다.
찜찜한 기분을 뒤로 하고, 방에서 중앙의 홀로 나오면 노년의 하녀장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하녀장: 헨젤 유즈 기디언. 식구들을 맞을 준비로 남는 인력이 거의 없는 것 같으니…. (찡그린다.) 자네가 잠깐 저택을 돌아다녀 보면서 사라졌다는 사용인들을 찾아봐 주겠나?
혹시 저택을 배회하거나 농땡이를 피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헨젤 유즈 기디언: (헐 귀찮다... 대충해야지.) 옙. (하고 후다닥 가던 길 간다. 도련님부터 확인하러감.)
하녀장은 당신에게 부탁을 남기고는 다른 방으로 사라집니다.
사라진 사용인들을 찾아달라니,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귀찮으니 그것은 뒷전으로 미뤄두고.
문은 닫혀있습니다. 안에서 딱히 뭔가 준비하는 소리도 들리지는 않네요.
열어보려고 한다면... 굳게 잠겨 열리지 않음을 확인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흠... 딸까말까, 고민하다 몸을 돌린다. 그러고보니 시계는 잘 걸려있나?)
역시 저번의 일은 꿈이었던 것 같은데, 날짜는 6일이라니. 이상합니다.
1층과 2층을 둘러보며 사라진 사용인들을 찾을 수도,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저벅저벅 침실부터 보러간다.)
주인어른은 외출 중이시니 청소를 위해 문은 열려 있는 듯 합니다.
문을 열려고 하면, 잠겨있지는 않으나... 쿵. 하고 누군가와 부딪히는 느낌이 납니다.
당신의 체구가 더 컸던 탓에 부딪힌 상대 혼자 휘청이다가,
당신이 누구인지 확인하고선 급하게 입을 엽니다.
견습하인 미하일: 아, 아아, 아, 안녕하세요!!!!!!!
도련님보다는 조금 나이가 있는 견습 하인, 미하일이네요.
딱 봐도 어딘가 수상해보이는 얼굴의 코딱지인데…
견습하인 코딱지는 다급히 문 밖으로 나가버리고,
벽난로 안엔 '무언가'가 타고 있지만...불씨는 작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전부 타버리기 전, 테이블 위 꽃병의 물로 불을 꺼서 무엇을 태우려고 했는지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헨젤 유즈 기디언: (망설임 없이 척척 걸어가 꽃병 물을 챱 부어버린다.)
이미 벽난로 안에는 수십장의 종이와 책이 타 그을음이 심하게 남은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멀쩡한 건 종이 한 장과 책 한 권 뿐이네요.
헨젤 유즈 기디언: (부지깽이로 끄집어내 확인해본다.)
충분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으나 당신은 이성적으로 판단해 종이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내용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글씨 하나 적히지 않은 그림에 가깝거든요. 가운데의 작은 원을 큰 원이 감싸고 있는 모양이고, 그 사이엔 기하학적인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원,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이런식으로 자세히 보니 마치 마법진을 그린 것 같네요.
>그을음이 심한 책
영어로『 존재의 증명(Proof of Existence) 』이라 쓰여있습니다. 내용은 영어와 라틴어가 섞여 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뭐라는거?)
존재와 증명 어쩌구 하는 내용 같은데 뭐... 알아야만 할까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철학적인 내용은 도련님의 독서 후기를 듣는 것으로 충분하니까요.
헨젤 유즈 기디언: (이건... 내 전공이 아니다...)
당신이 아무리 이 저택에서 나름의 실세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주인어른 부부의 침실을 뒤질 정도는 아닙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당연하지... 내가 실세?인건 눈치를 존나 잘봐서다. 마법진 같은 종이만 접어 챙기고 저벅저벅 돌아나옴. 귀빈실로 향한다.)
사라진 사용인의 다른 담당구역인 귀빈실의 문을 열면...
있어야 할 침대와 테이블 등 가구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자명종 시계 단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 ...? (무슨...)
(방 안으로 걸어들어가 두리번댄다.)
당신이 두리번대자 별안간 자명종 시계가 시끄러운 소리를 토해냅니다.
시침과 분침이 거꾸로 돌아가는 기행을 보이며, 뭔가를 느낄 새도 없이 당신의 목에 걸려있던 시계가 체인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떨어진 회중시계는 자명종 시계와 같이 시침과 분침이 아주 빠르게, 거꾸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찌푸리며 반사적으로 시계를 주워든다.) 아니, 썅. 뭐야?
당신을 시계를 주워듭니다. 그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손이 흐려지면서, 시계는 다시금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SAN Roll
기준치:
58 /29 /11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꿈인가보다.)
최근 짜증나는 도련님의 행동과 이상한 꿈이며 상황이며에 시달린 당신은 오히려 덤덤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헨젤이 눈을 한 번 깜빡이면 거짓말처럼 손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제 손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시계를 다시 줍... 아까와 같은 풍경은 맞나?)
투박하고, 굳은살 배긴 당신의 손입니다. 언제 투명했냐는 듯 멀쩡합니다.
시계는 멀쩡히 주워지고, 이 모든게 꿈이라는 것처럼 침대와 테이블 등의 가구가 자리해 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시게를 다시 단단히 목에 걸며 방 안을 이리저리 살핀다.)
원래 자리를 찾아간 시계는 제대로 된 시간으로 돌아갑니다.
이 방의 특이점이라곤 오로지 당신 뿐인 것처럼 고요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뒤적대다가, 혀를 차며 방을 나온다. 도로 복도로 향하면, 로비로 나와 테라스를 본다.)
원래라면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발코니이지만… 안개때문에 경치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정원의 한 가운데에 높게 쌓인 거대한 무언가만은 유독 눈에 띕니다.
적어도 10m는 되는 것 같은데, 저런 게 언제부터 저기 세워져 있었죠?
헨젤 유즈 기디언:
관찰력
기준치:
25 /12 /5
굴림:
2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라? 이걸보네)
촘촘한 안개 사이에서 이질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거대한 그것은,
자세히 보니 돌로 쌓아올린 석탑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이 정원…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조금 특이한 모양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정원의 나무 담장과 덤불들이 가운데의 석탑을 중심으로 어떠한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요.
헨젤 유즈 기디언: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음... 마법진 종이 주섬주섬 꺼내서 대조해보면?)
당신은 머리를 굳이 굴릴 필요도 없이, 아까 챙겨왔던 종이를 주섬주섬 꺼내어 대조한 순간 깨닫습니다.
가운데의 석탑을 기준으로, 정원의 나무 담장들이 마치 마법진과 같은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음을요.
헨젤 유즈 기디언:
SAN Roll
기준치:
58 /29 /11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미쳤군...)
(누가 더 미쳤나 해볼까? 발코니에 팔 짚고 훌쩍 뛰어내린다.)
이 모습을 가비가 보지 않았다는 걸 다행히 여겨야 할 지도 모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근력
기준치:
80 /40 /16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좃밥. )
당신은, 정말이지 왜 이런 고리타분한 산골짜기 저택에서 일하고 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훌륭하고 완벽한 착지를 선보입니다.
잘 다져진 근육의 힘으로 어떠한 상처도 없이 원하는 그대로 바닥을 짚고 일어섭니다.
정원의 한 가운데에 높게 쌓인 석탑은 아래에서 보면 더더욱 기묘한 위압감을 줍니다.
완벽한 대칭을 맞추어 오히려 이질감이 드는 그것에 가까워질수록 시계의 초침 소리가 커지는 기분이 듭니다.
커지고, 빨라지고 있네요. 다가가면 위험함을 알리는 경보음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제 목에 찬 시계를 확인해본다.)
이번엔 당신의 손이 흐려진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행운을 가져다준다던 그 회중시계는 불운을 감지하기라도 한 듯 경고적인 초침 소리를 들려줍니다.
계속 나아가나요? 아니면 다른 행동을 하나요?
헨젤 유즈 기디언: (뭐... 도련님도 못 찾았는데 곤란하니까... 일단은 저택으로 돌아가본다. 태연하게 1층 현관으로 들어간다.)
불길한 기운을 뒤로 하고 현관으로 들어옵니다.
도련님은 바깥에도, 현관에도 없네요. 다만 저택의 문 앞에 서서 정원 쪽을 쳐다보며 눈을 찌뿌린 중년의 정원사는 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왜? (정원사에게 기웃댄다.) 뭐 문제 있어?
정원사 루크: 이그그그... 돌아오시기 전에 완성해놔야 하는데... 안개 때문에 뭐가 보여야 말이지... (헨젤을 보더니 혀를 찬다.)
얼추 해두었긴 한데, 주인어르신께서 이렇게 이렇게, 둥글게 대칭을 맞춰 나무덤불을 잘 가꿔 놓으라고 하셨거든.
흠... 하다가 막히면 그냥 다 태워. (덤덤하게 말하고 저벅저벅 뒤로함.)
(응접실로 가본다.)
정원사 루크: 너라면 그렇게 답할 줄 알았다, 이놈아. 큰 손님이 오니 그렇게 해놓으라고 명령을 들어서 안 돼... 어휴. (습관처럼 혀를 쯧쯧 차며 고개를 돌린다.)
루크가 뭐라 더 꿍얼거리다가 마저 창 밖을 바라봅니다.
오랫동안 쓰이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더더욱 살펴볼 필요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사용인들 몇몇이 여기서 몰래 술판을 벌이거나 애정행각을 보이고 있을 지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문고리도 돌아가고 문도 조금 열어볼 수 있지만, 묵직한 무언가에 가로막혀 어느정도 이상은 열리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헨젤 유즈 기디언:
근력
기준치:
80 /40 /16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건지, 아무래도 누군가가 문을 가구로 막아둔 듯 덜컹이다가,
갑자기 장애물이 사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허무하게 열립니다.
분명 문 앞에 무언가가 있었는데, 열린 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견습 하인 미하일은 구석에 쭈그려 앉아 벌벌 떨며 흐느끼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견습 하인 미하일: 저,저는 아무것도 몰라요...저는 아무것도 몰라요...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헨젤 유즈 기디언: ....야. (다가가서 어꺠를 붙든다.) 여기서 뭐해?(상냥한 척 함.)
견습 하인 미하일: 아, 아무것도. 안 했, 안 했어요. (불쌍할 정도로 떨고 있다. 헨젤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거대한 공포에 휩싸인 것처럼.)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제발, 제발 비밀로 해주세요. 주인어른한테 비밀로 해주세요, 헨젤님...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저희 다 죽을거란 말이에요.
주인님은 내일, 사람 하나를 제물로 바쳐서 괴물을 소환해낼 생각이세요. 그런데 그건 괴물이잖아요, 그건 괴물이란 말이에요...
단순히 종이나 책을 태운 것 치고는 너무 절박한 표정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내가 모르는 걸 니가 아네? (흥미롭다는 투다. 어깨 잡은 손에 힘을 준다.) 괜찮아. 자세히 말해봐.
견습 하인 미하일: 아, 아야. 흑, 흐읍... 저, 저는. 그냥... 막으려던 것 뿐이었어요. 진짜요. 아는 건 주인님이 나쁜 짓을 벌이고 있다는 것, 정도만, 저는 죽고싶지 않단 말이에요. 저는... 헨젤님... (패닉상태에 빠졌는지 바닥을 기어 몸을 수그린다.)
미하일은 헨젤의 소매 끝을 잡으며 죽고싶지 않다고 절규를 토해내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도 그의 전신은 서서히 안개처럼 흐릿하게 변해…
헨젤 유즈 기디언:
SAN Roll
기준치:
58 /29 /11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아. 또 이건가.)
눈 앞에서 사람이 안개가 되어 흩어졌지만, 일일히 충격을 받기엔 아는 것이 없고 또 그는 당신에게 많은 감명을 주지 못했습니다.
견습 하인이 있었던 자리의 뒤에는 집안 식구들을 그려놓은 거대한 액자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설마, 저택의 하인이 사라졌다는게 이런 거였나요.
거대한 그림이 오늘따라 더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예술> . <관찰> , <행운> 중 택 1 판정
헨젤 유즈 기디언:
운
기준치:
48 /24 /9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운이 좋았는지, 사실은 나쁜건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을 그린 거대한 그림에서, 유일한 자녀인 가브리엘을 그려놓은 부분이 캔버스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요.
이거, 가브리엘 도련님만 나중에 따로 그려서 붙여놓은 것 같네요.
헨젤 유즈 기디언: (기이하게 그림을 관찰한다. 그림 이래저래 뒤져봄. 뭐 더 볼 거 없나.)
단란한 가족을 그린 듯 세 명의 미소는 완벽하기 그지없었으나, 가브리엘의 부분이 떨어져 나오며 오히려 자연스러워진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눈을 잠깐 깜박이면 가비의 그림만 사라진 것을 발견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자연스러웠던 그림은 이제 어딘가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원본이 드러났기 때문이겠지만, 마냥 편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은 감상입니다.
두 사람의 안토노프를 그린 그림은 당신에게 부드럽게 웃어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기분 나쁘구만... 저벅저벅 응접실을 나와 주방으로 향한다.)
식구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한 식당과 주방입니다.
방금 사람이 사라졌고 이 저택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다른 세계의 이야기인듯 다들 이곳저곳을 청소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탓에,
무언가를 물어본다거나 흔적을 찾아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금 둘러보자면 은식기를 닦고있는 메이드 레이첼과 키 큰 풋맨 로빈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듣기
기준치:
20 /10 /4
굴림:
34
판정결과:
실패
레이첼: 작은 도련님이 ... 명을 재촉하네.
레이첼: 왜, 뭐, 어때서. ... 다 이젠 하인... 없어지고, 이 ... 저주받은 거 아니야?
로빈: 그러게... ... 하더니 진짜 ... 라도 나오나 봐.
제대로 들을 필요는 없는 잡담인 탓에, 당신의 귀도 그닥 기울여지진 않습니다.
대충 판단해보자면 저택에는 공공연하게 나쁜 소문이 도는 것 같습니다.
가비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정말 미쳐버리기라도 한건지, 잠을 자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몇몇 사용인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요.
대체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헨젤 유즈 기디언: (이걸 나만 몰랐다고? 열받네...)
(3층으로 저벅저벅 올라가본다.)
최근 당신은 가비의 잡다한 요청들을 들어주느라 이런 소문들에 밝지 못한 모양입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운
기준치:
48 /24 /9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어디인지 정확히 감지해낼 수는 없지만, 당신이 1층에서 3층을 향해 올라가던 중 들려온 비명이므로...
2층 어딘가에서 들려왔다는 것 정도를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2층 복도로 내려와 둘러본다.)
2층 복도로 내려온다면 굳이 주의 깊게 관찰하거나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아까는 굳게 닫혀있었던 가비 도련님의 방문이 열려있다는 사실을요.
안으로 들어가 보면 로라가 붕대를 들고 가비의 침대 앞에서 벌벌 떨고 있습니다.
침대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흰색 이불 위에 선혈이 낭자합니다.
선혈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손등을 주변으로 베인 듯한 상처가 보이고,
그 작은 손에는 이전의 당신이 선물로 주었던 검이 들려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성큼성큼 다가간다. 칼 쥔 손목을 붙잡는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 (잠깐 힘을 주어 저항하지만, 그럴 기력도 없다는 듯 순식간에 종이 인형처럼 손목이 축 처진다. 칼이 바닥으로 떨어져 챙그랑, 챙 하고 금속의 소리를 낸다.)
뭐 해?
헨젤 유즈 기디언: (칼을 거두고 몸을 숙여 상처부터 살핀다.) 도련님이야말로?
가브리엘 안토노프: 호들갑 떨지 마. 정맥이라서 많이 안 나와. (손등을 중심으로 옅게 베인 상처는 많지 않다.)
오히려 이런 일에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무서울 정도로 침착한 태도를 고수합니다.
로라는 붕대를 든 상태로 여전히 어찌할 줄을 모르고 주춤거리고만 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로라에게 손을 까딱인다.) 내가 하게 나가.
이제 설명좀 해주시죠, 이게 다 뭐하는 지랄인지... 영 기분 나쁜 일에 얽힌 것 같은데.
로라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붕대를 떠넘기듯 당신에게 들려주고선 후다닥 나갑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으음. (피곤한 표정으로 고개를 꺾듯 이리저리 기울인다.) 무슨 상황이라고 생각해?
헨젤 유즈 기디언: (그의 손을 끌어 붕대로 감아준다. 하도 조그맣다.) 글쎄요, 더럽게 뒤죽박죽인데. 그냥 튀면 안되나? 같이 갈래요?
헨젤 유즈 기디언:
응급처치
기준치:
30 /15 /6
굴림:
45
판정결과:
실패
워낙 불규칙하게 난 상처에, 병약하고 조그마한 손이라 붕대를 촘촘히 감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조금 애매하게 감아진 붕대를 이리저리 둘러보듯 느리게 돌리고, 주먹을 쥐었다 핀다. 그래도 로라보다는 헨젤이 하는 쪽이 더 나았는지 피곤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도망가면, 어디로 가게? 난 관심도 못 받는 남의 자식이고 아직 내 명의로 된 것도 없어서 힘들 걸. 권유는, 정말이지 기쁘네. 그렇지만 난 못 가.
물론 너도 내가 여기 있는 이상 어디 못 가고. (못 박듯 말하고는 헨젤을 밀어낸다.)
헨젤 유즈 기디언: 허. (순순히 밀려나더니만 검지로 그의 이마를 쿡 밀어낸다.) 도련님. 쪼끄만 집에서 곱게 자라서 잘 모르나본데.
사는거 생각만큼 어렵지 않아요. 어른이 이런 꼬맹이 하나 책임 못질 것 같아요?
가고는 싶다는 거네?
가브리엘 안토노프: (그래도 뒤로 넘어갈 정도의 힘은 아니었겠지만 연속된 밤샘으로 인해 한층 더 쇠약해진 몸이 휘청인다. 붕대가 감기지 않은 손을 이마에 올리더니 멍해진 눈으로 입을 다문다.)
... ... 나는... (할 말을 찾지 못한 것처럼 몇 번 입을 열었다가 닫는다. 어쩌면 할 말이 너무 많아서 고르지 못 한 것일 수도 있겠다.) 네가... 바깥을 보여준다면... 그렇지만, ...
정신
기준치:
40 /20 /8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 (숨을 깊게 들이쉰다.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으로 길게 응시한다. 불안정한 금색 눈빛이다.)
아니. ... 조금만 더 버티면 돼. 그러니 됐어.
영문 모를 소리만을 뱉는 도련님이 슬슬 짜증날지도요.
그는 말 그대로 버티는 것 같이 굴긴 했습니다만 대체 무엇을 버티는지 정도는 알려주면 좋을 텐데. 그러나,
그럴 의지도 바닥났다는 것처럼 피 묻는 붕대의 손으로 문 바깥을 가리킵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헨젤. 나 네가 책 읽어주는 걸 듣고 싶어. 그래... 그게 좋겠어. 책 한 권 가져와. 질문은 듣지 않고, 이건 명령이야.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 좋겠다.
헨젤 유즈 기디언: ...꼬맹이가 읽기엔 좀 빡센 책 아니에요?
난 네가 읽어주면 무슨 책이든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이렇게 말하면 들어줄거지? 인내심 바닥나기 전에. (가증스러울 정도로 수줍게 웃어준다.)
헨젤 유즈 기디언: 하. (눈을 굴린다. 어깨를 으쓱인다.) 네, 또 속아드리죠. 시계 값은 해야지. (터벅터벅 방에서 나온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 ... 나도. 가고 싶었어. (들릴 듯 말듯한 크기로 웅얼거리고는 친히 걸어나와 방문을 닫고 들어간다. 안쪽에서는 또 다시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헨젤 유즈 기디언: (저벅저벅 서재로 향함...)
3층으로 올라와 왼쪽 복도 끝에 있는 서재의 문을 열면,
서재 역시 헨젤이 기억하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마치 10년 정도는 방치된 것만 같이 낡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책장의 끝에서 노년의 하녀장이 의연한 표정으로 책의 먼지를 닦고 있네요.
저택의 모두가 없어진 줄 알았는데, 헨젤은 반가운? 얼굴을 마주합니다.
그는 책장에서 책 하나를 꺼내더니, 헨젤에게 책갈피 끼워진 폭풍의 언덕 한 권을 건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책을 받으며 흘끔 본다.) 별 일 없어?
하녀장: ... (물끄럼 응시하다가, 표정 없이 고개를 젓는다.) 저택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구려.
헨젤, 자네도 눈치채고 있겠지. 사라진 사용인들에 대해서나...
사라진 그들은, 찾았나?
헨젤 유즈 기디언: 뭘 좀 아나봐. 그걸 내가 어떻게 찾아? (떨떠름하게 따져 묻는다. 곱게 굴 기분이 아니다.) 그냥 확 다 태워버리면 안되나?
하녀장은 당신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지 그저 미미하게 웃고 마는 듯 합니다.
하녀장: 사용인 된 자로써 어찌 그럴 수 있겠나.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아마 주인님들이 관련된 일일 걸세. 태워도, 도망쳐도 벗어날 수 없을 거야.
그리고 고민을 거듭하듯 책장을 묵묵히 닦다가, 적어도 '자신이 알고 있는' 일을 당신에게 전달해줍니다.
하녀장: 그 불씨의 염원 속에 나의 잘못 또한 있겠군. 그분들이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종교에 빠져있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었으니. 그런데 어쩔 수 없었어, 나는 그분들을 모시며 충성을 맹세하는 자였으니 말일세.
사용인의 덕목은 첫째도 침묵, 둘째도 침묵이지 않는가.
헨젤 유즈 기디언: (별 쓸모도 없는 소리군... 책이나 뒤적여본다.)
책을 뒤적여보면, <마더 구스> <아이를 위한 동요집 100선> <영국의 역사> 같은 별로 필요 없어 보이는 책들만이 집힙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당신의 손은 책을 투명하게 스칩니다.
당신의 손이 투명해진 것이 아니라 책이 사라진 것에 더 가깝겠군요.
하녀장: 가브리엘 도련님이 양자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 주인어른께서 뜬끔없이 양자를 들였을 때. 그분들은 정말 자식이 필요했던 게 아니었어. 그건…마치 어딘가에 '쓸' 귀한 물건을 얻은 표정이었지. 분명 도련님도 무언가 관련이 있을게야.
그리고 도련님과 가장 가까웠던 헨젤 너 또한... \
하녀장은 그저 제 할 일을 하듯, 점점 흐릿해져 가는 손으로 책장을 한 번 닦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라져 가는 손을 가만히 쳐다보다,
덤덤하게 헨젤에게 가죽 수첩 하나를 꺼내 건넵니다.
하녀장: 나는 떠날 때가 된 것 같으니, 이제 각자의 길을 감세. 나는 죽기 위해서, 자네와 도련님은…둘중 하나는 살기 위해서겠지.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오직 신만이 알 뿐이니, 현명하게 선택하게나.
노년의 하녀장은 그 말을 끝으로 웃으며, 안개처럼 사라집니다.
이제 헨젤의 앞에는 책 한 권과 가죽 수첩만이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이건, 도련님이 일기를 적는 용도로 쓰는 그 수첩이네요.
헨젤 유즈 기디언: 이봐! (짜증스레 불러봤자 이미 허공이다. 한숨을 뱉고 나서, 수첩을 집어든다.)
낡은 기운이 훅 끼져오는 서재엔 먼지와, 아주 조금의 책들만이 듬성듬성 남아있을 뿐입니다.
수첩을 몇 장 훑어보면 월 단위, 혹은 연 단위로 드문드문 일기가 쓰여 있습니다.
이 저택에 처음으로 오게 된 날의 기록, 공부가 지루하다는 내용, 비밀 정원을 찾아냈다는 내용,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비밀정원에 묻어두었다는 내용, 자신을 돌봐준 헨젤에 대한 내용…
성장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중간 이상의 페이지부터는 글씨체가 점점 더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가비가 언제 일기를 써서 서재에 갖다 놓기까지 한거죠?
헨젤 유즈 기디언: (오늘 날짜의 내용은 뭐지?)
:
생각해볼 필요도 없어요, 오늘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수첩을 팔락댄다. 뭔가 눈여겨볼만한 다른 내용은 없나...)
뒷장을 팔락이면, 답지 않게 휘갈기고 얼룩져 번진 글씨의… 내일 일기가 있습니다.
:
불안함과 절박함이 묻어나는, 이 역시 도련님의 글입니다.
견습하인이 했던 말들이 스멀스멀 떠오르며 머릿속이 혼란해집니다.
글씨체에서 성인의 티가 베어나는 9년후와 10년후의 일기까지 이어집니다.
:
헨젤 유즈 기디언: (고개를 기울인다. 긴 악몽 한가운데에 있는 기분이다. 근데 이제, 내 악몽이 아니고 다른 사람 것인...) (수첩과 책을 들고 도련님 방으로 돌아간다.)
(걸으면서 마저 읽음...)
:
:
헨젤 유즈 기디언: (반듯한 글씨체와 어른스러운 말투는 낯설다. 싸가지없는 도련님이 이대로 자라면 딱 이럴 것은 같은데... 수첩을 덮으며 방문을 연다.)
이 덮어진 수첩의 내용에 따르면... 당신은 이미 죽었다는게 되겠군요. 당신에게는 실체가 없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 의해, 가비에 의해 다시금 만들어진 환영입니다.
어디 당신뿐인가요? 이 저택에 있는 모두가 허상이었습니다.
가비는 대체 어떻게, 무엇을 만들어 낸 것인가요?
이제는 당신의 작은 주인과 이야기를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방문을 열면, 순간 방문이 낡고 뒤틀린 것 같다는 감상을 받습니다.
가비가 아닌 누군가가 침대 위에 앉아 창밖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어제 꿈에서 보았던, 헨젤이 안개 속에서도 끝까지 쫓아갔던 그 뒷모습입니다.
곧 쓰러질 것만 같은 얼굴을 한 그는 창백한 낯으로 헨젤을 맞이합니다.
성인의 얼굴이지만, 어린 도련님의 모습이 뿌옇게 겹쳐집니다.
어릴 적 동경했던 사람의 잔재를 쫓고 쫓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당신의 스타일과 미묘하게 닮아있어,
그래요, 이 저택의 허상을 만들어 낸 건 가브리엘 안토노프. 도련님입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그건 무슨 표정이야? (침대에 걸터 앉았지만 어릴적의 모습과는 달리 반듯하고 장난기가 빠진 태다.)
헨젤 유즈 기디언: (걸음이 멈춘다. 경계심부터 든다. 미간을 좁힌 채 그를 빤히 쳐다보다, 방을 가로질러 걷는다. 그의 앞에 섰다.) 우리 귀여우신 도련님은 어디가고 웬, 징그러운 멀대가.
꽤 잘컸네?
가브리엘 안토노프: (후 하고 바람을 뱉듯 웃고는 눈썹을 찡그린다.) 조금이라도 놀랄 거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군. 8년을 봤는데, 이후 10년의 공백은 너무도 컸던 모양이지.
그래... 헨젤 너만큼 먹거나 지붕 위를 뛰어다니진 않았지만 잘 컸어. (으쓱인다.) 하지만 정작 키를 봐줄 사람이 없었지...
감상은 그걸로 끝인가? 넌 죽은 사람이고, 로라도, 케이트도, 막스도, 아론도... 전부 10년 전에 죽었던 사람인데. 한 대 정도는 맞아줄까 해서.
헨젤 유즈 기디언: (책과 수첩을 침대 위로 아무렇게나 던진다. 혀를 입 안에 굴린다.) 내가 좀 막 살아, 도련님... 유령이니 뭐니 하는건 놀랍긴 한데.
(손을 뻗어 그의 턱을 붙잡는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책과 수첩이 낡은 이불 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저 옛날 옛적에 가장 가까이 두었던 사람을 이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감격하기라도 하듯 미묘하게 눈을 깜박일 뿐이다.) 그렇구나. 너는 역시 환상이든 아니든 너 그 자체로군. 하하...
아니지. 이런 말투보다는, 네겐 좀 더 상냥한 말투가 익숙할 거야. 그렇지? 헨젤. (순순히 잡혀준다. 그냥 피부가 닿는 감각 자체가 너무나도 생경했다.)
헨젤 유즈 기디언: (치지 않는다. 다만 이리저리 돌려보며 구경한다. 변성기를 지난 목소리에 희고 긴 속눈썹, 선명한 금색 눈동자... 창백한 낯과 흰 백발은 여전하다. 실컷 구경하고 놓아준다. 아, 하고 혼자 탄식하며 벽에 기대어 선다. 팔짱을 낀다.)
존나 키워놨더니 개같은 소리나 다 하고... 야, 내가 너 기어다닐 때부터 봤어. 치겠냐?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기울인다.) 이딴 짓은 왜 하는 거지?
왜 굳이 망령을 붙들고 살지? 얄랑한 죄책감 때문에? 이해가 안되네, 내가 도련님이면... 하루종일 술에 여행에, 끝내주게 즐길텐데.
가브리엘 안토노프: (맞을 것을 각오했는지 호흡의 템포가 조금 빨라졌다가, 그저 살펴보는 시선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선 피곤하게 처진 눈매가 동그랗게 뜨인다. 팔짱을 낀 그를 얼떨떨하게 바라보며 깍지를 껴 턱 밑에 대었다.) ...이런.
책이라면 질리도록 읽어서 무언가를 해석하는 것엔 이골이 났다고 생각했는데. 유년기의 대부분을 보낸 너 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모양이야. 그 점은 사과할게.
나는... 네가 날 때려서라도 자길 살려낼 방법을 찾아내라 말할 줄 알았어. 음. (눈을 깜박인다. 변성기를 훌쩍 지난 목소리가 피곤에 잠겨 살짝 거칠다. 그간 편하게 지내오지는 못했다는 것이 확실한 질감이다.)
술? 여행? 말도 마. 나는 네가 말해준 모든 것들을 다 해봤어. 당장 급한 일들을 해치우고 난 뒤엔 네가 생각나서 경마장을 갔지. 재미 없더라고. 서커스를 봤어. 사자가 가여웠던가. 밤새도록 술을 퍼마셨어. 난 네가 술을 마시던 모습을 동경했었다는 점을 의심했지.
아... 정말이지 재미가 없었어. (입꼬리를 비틀어 올려 웃는다.) 원래는 내가 소멸되었어야 했던 주술인데 뭔가 잘못되어서 모든 것이 뒤틀려버린 그 순간부터 난 잘못된 인생을 살 운명이었던게 분명했던 거야. 알겠어? 빌어먹을 환각이라도, 거지같이 재미 없는 저택의 삶이라도 되돌려 받고 싶었어. 그게 전부야.
헨젤 유즈 기디언: ... .. (머리칼을 쓸어넘긴다. 가까이 다시 다가가더니 머리채를 잡아 방 한가운데로 집어던진다. 치겠냐, 라고 말하던 때가 바로 좀 전이었음에도...) 이 얼간이 새끼가, 10살에 인생을 종쳐?
하, 이거 열받네. 야. 일어나.
가브리엘 안토노프: (다가오는 갈빛을 따라 시선이 움직이다가, 어떻게 반응할 새도 없이 쿵 하고 나동그라진다. 먼짓바닥에 던져진 충격으로 인해 몇 번 기침을 하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그래. 차라리 이렇게 해.
6일에서 7일로 넘어가는 자정까지 맨정신을 유지하면 이 환각들은 전부 실재하는 사람들이 된대. 나약한 정신력 때문에 결국 실패해서 너만 남았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면야, 뭐. 얼마든지 맞아줄 수 있어. (가르마가 어그러진 꼴로 비틀비틀 일어난다.)
헨젤 유즈 기디언: 그래? 그럼... (다가간다. 멱살을 잡고 웃는다. 평소처럼 장난스럽고, 딱히 악의는 없는...) 내가 지금 널 패서 기절시키면 다 끝장나는 거군. 그렇지?
가브리엘 안토노프: (키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몸무게가 쉽게 딸려 올라간다. 익숙하고 그리웠던 얼굴에 잠깐 화색이 돌았다가, 뒷말에 침을 삼키면서 목울대가 크게 움직인다.) 흠... ... 글쎄. 기절 상태는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 남자에게서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네가 살아있었다면 인생 살면서 돈 한 번쯤은 크게 걸어봐야 한다고 했을 것 같아서, 도박에도 손 대봤는데. 할 게 못되더라고. (겨우 중심을 잡고 바르게 서서 차갑게 응시한다.)
기절하고 나면 내가 사라질지 네가 사라질지 정말 궁금하긴 해. 시도하려고? 그냥 살려줄 때 네 인생 살러 가지 그래. 너도 25년 살면서 할 게 정말 많이 남아있었을 거 아냐.
금속같이 빛나는 눈동자가 자명종 시계로 향합니다.
아까 거꾸로 돌아갔던 귀빈실의 시계와는 달리,
시침과 분침은 정확히 돌아가며 11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가비는 잡힌 멱살 때문에 힘들게 숨을 쉬며 당신에게로 다시 시선을 옮깁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20분 남았네. 결과가 나오기까지. 내가 10년 간 그토록 원했던 일을 방해하지 말아주면 좋겠다, 헨젤.
헨젤 유즈 기디언: 그건 내 권리인데요, 도련님. (전혀 긴장감 없는 투다. 시선이 시계로 향한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이 상황의 주도권은 나한테 있어. (빙그레 웃는다. 다시 그를 보고, 얼굴을 쥐고 돌려 시선을 강제로 마주한다.) 이것도 보다보니 적응은 되네...
만약 내가 살면 도련님은 어떻게 되지?
가브리엘 안토노프: 있잖아... 난 아직 너 해고한 적 없어. 부모는 사라진 지 오래이고 이 저택의 권리가 나에게 쥐어진 이상 넌 기본적으로 내 사용인이자 명령을 들어야 하는 위치인 걸 알아주면 좋겠다. (이런 말싸움조차 체력이 소모되는 것처럼 눈썹만 간신히 찌뿌린 채로 담담히 말을 잇는다.)
윽. (같아진 눈높이가 그제서야 완벽하게 맞물린다. 찌뿌림의 골이 조금 더 깊어졌다.)
대충 예상할 수 있잖아. 이런 건 댓가를 요한다고. 죽은 자가 살아 돌아오면, 산 것을 소모해야 하는 법이지. (네 양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밀어내듯 힘을 준다. 힘 싸움으로는 질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잡혀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내 쓸모없는 인생이 드디어 무언가의 역할을 하고 마침표를 찍어지겠지.
헨젤 유즈 기디언: 싫은데? 역시, 귀족 새끼들은 싸가지 없어... 돈 몇 푼 쥐여주면 사람 목숨이 니 것 같냐? (건조한 낯으로 마주본다.)
자, 이렇게 해보자. 도련님. (손을 뻗었다. 그의 목을 쥔다.) 내가 지금부터 목을 졸라서 기절시킬거야. 그러고 나서 혼자가 되면...
그땐 징징거리지 말고 혼자 잘 살아보라고. 응? 내가 그렇게 나약하게 안 키웠는데. (한쪽 입꼬리를 비틀어 올린다.) 알아 들었어?
글 잘 쓰더라, 책이나 써봐. 나 책 좋아해.
가브리엘 안토노프: 왜... 그 몇 푼에 말도 못 하는 애새끼 정 붙여서 오냐오냐 키웠지 않나. (아냐? 하고 되묻듯 고개를 털어 머리카락을 넘긴다. 곧이어 다가온 충격에 자연스럽게 목 쪽으로 손을 가져가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너, 헨젤... 헨젤 유즈, 기디언!
나는 최선을 다 했어... 나는. 네 발자취를 쫓고 남들이 하는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을, 안 한게 아니라고. 나의 10년은 오로지 네가 준 8년으로 연명되었던, 건... 데! (눈이 붉어진다. 슬픔 때문에 우는 게 아니라 너마저도 이해해주지 않냐는 식의 일방적인 분노를 함유한 표정이다.)
나도 책이 좋았었어. 그런데 가상의 세계는 현실의 날 구해주지 않더라고. (힘을 주어 밀치려고 시도해본다.)
근력
기준치:
50 /25 /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헨젤 유즈 기디언: 내가 그깟 돈 몇 푼 때문에 이런 씹노잼 집구색에 처박혀 있었겠냐. 하얗고 이쁘장해서 마음에 들었어. (여상한 투로 말을 잇는다.) 도련님, 내가 여러번 말했는데...
난 나 가지고 노는거 싫어해.
근력
기준치:
80 /40 /16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 무료하면 애새끼 하나 키워봐. 나쁘지 않더라? (지 할 말만 한다. 바둥거리면, 주먹을 든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80 /40 /16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실컷 패놓고, 힘을 빼놓고, 눕혀놓고 올라타서 목을 조른다. 여전히 그는 유약하고 창백해서, 휴짓조각같은 인간이지만...) 기억해. 넌... 내가 키웠어.
헨젤 유즈 기디언: 이딴 나약한 짓 용서 못 해.
가브리엘 안토노프: 끝까지 너는... ... (드디어 마지막 여유조차 다 마모되어 버린 것처럼 말투가 한순간에 건조해진다.) 그거 알아? 난 부모 대신 널 귀감으로 보고 자라서, 나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걸 정말 싫어해...
그딴 걸 조언이라고 해주는 널 여전히 살리고자 하는 관대한 나를 좀 이해해줬으면 모두가 행복했을 텐데. (움찔, 하면 이미 끝이 나고야 만다. 근 10년을 건강하게 살지 못한 20살과 원래 체력이 좋았던 25살의 싸움은 시작부터 끝이 정해져 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나 반항은 끊어지지 않았다. 다만 그 뿐이라 어떠한 오점도 남기지 못했지만.)
(창백한 피부에 강제로 혈기가 오른다. 빨갛게, 퍼렇게... 시린 금색 말고는 어떠한 색도 용납하지 않을 것 같았던 신체에 지금은 살아있는 자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는다. 드문드문 벗어나려는 듯 고통스러운 소리와 함께 발버둥 쳤지만 의미는 없었다.) ... ...커흑, 헨... 젤....!
자명종의 시곗바늘이 차츰 정각을 향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헨젤이 올라타 목을 조르면서 흐려진 시야에 금빛이 흔들린다. 그의 목에 걸린 회중시계를 잠깐 노려보더니 마지막을 예감하면서 최후의 반항을 시도한다.)
네 손에서 자란... 사람으로써. 이 말은. (쿨럭,) 해야겠군.
난 꼭 너 같은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입꼬리가 연약한 떨림과 함께 힘겹게 올라간다.) 종종... ... 흡, 자주.
어쩌면 항상... (제 목을 조르는 굵직한 손목에 손을 올린다.)
... 생각했, 어. (그리고, 눈을 감는다.)
헨젤 유즈 기디언: (손에 힘을 풀지 않는다. 한숨 쉬듯 웃는다. 살고 싶지 않다기보단, 죽음에서 구질구질한 건 싫을 뿐이다.) 동생, 그거 재밌겠네.
우리 도련님이 안 자겠다고 속을 어찌나 썩이시던지... (성인 남성을 제압해서 족치고 있으려니 나름, 힘이 들긴 하다. 더운 숨을 뱉으며 키득인다.) 잘 자, 가브리엘. 내 꿈 꾸진 마.
마지막 음성. 익숙하고, 이젠 정말로 다시는 들을 일이 전무할 성대의 떨림.
그 모든 것을 뇌리에 새겨두듯 반항조차 그만두고 가만히 누운 가브리엘은,
어느 순간 움찔 크게 떨더니 완전히 움직임을 멈춥니다.
단순히 기절한 것 뿐이지만 이렇게 누워 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시체입니다.
고개를 들면 창 밖의 안개는 천천히 사라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겠네요.
비쩍 마른 나무에 달려있던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는 것을 순간 발견합니다.
당신도 역시 서서히 안개처럼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단 하나의 행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만이 남아있습니다.
그저 가만히 사라짐을 받아들일 수도 있겠군요.
헨젤 유즈 기디언: (그냥 일어난다. 나름 도련님인데 맨바닥에 눕혀두는건 좀 그러니까, 안아들어서 침대에 눕힌다. 늘 몸집에 비해 커보였는데 이젠 사이즈가 작아 보이기까지 한다. 팔짱을 끼고, 창틀에 기대어 선다. 한숨을 뱉는다.) 하, 참나...
(잠든, 혹은 기절한 이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다른 인간이 이랬으면 죽였어. (그 말을 끝으로 그냥 입을 다문다.)
편지를 적고 묻었던 그 상자는 여전히 남아있을까요.
당신은 어떠한 고통도 감각도 없이 서서히 흐려지다가...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가비가 다시금 몸을 떨더니, 무덤에서 일어난 귀신처럼 서서히 시야를 틉니다.
가브리엘 안토노프: ...헨젤 유즈 기디언. 거기 있지.
물론 둘 사이엔 어떠한 대화도 통하지 않습니다.
가브리엘은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비척비척 침대에서 일어나 창틀로 다가갑니다.
쓸쓸한 마지막이지만, 어쩌면 시작이 될 지도 모릅니다.
떠밀어준 삶을 다시 포기할 정도로 나약하게 키우진 않았잖아요.
END 2. 잘 자, 가브리엘. 내 꿈 꾸진 마.